애국가가 나오면서 눈물이 그렇그렇 맺히다가 결국 연아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이 나이에 이 덩치에 젠장. 집에 혼자 있었기에 망정이지 여러 사람이서 같이 봤으면 조금 쪽팔릴 뻔 했어요. 연아에게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시작한게 주니어 시절부터이니 이게 벌써 몇 년이 흘렀네요. 주니어 시절에 맥스에서 어떤 분이 공항에서 일하다가 연아를 체크인인지 뭔지를 해주었는데 아무것도 못했다면서 아쉬워 하면서도 사람들이 별로 연아를 못 알아보더라는 말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아유 지금 연아가 공항에 뜨면 뭐 흐흐흐
연아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챔피언에 올랐을 때만 해도 주니어 레벨에서 너무 설레발이 심한 거 아닌가 하고 애써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럿츠를 예쁘게 뛴다더라, 선이 곱더라는 긍정적인 말들을 듣도 관심이 들던 차에 '벤'을 보고 첫 눈에 뿅갔죠. 그래서 주니어 월드는 아주 집중해서 봤습니다. 그 해에 쇼트는 아마 SBS에서 따로 중계를 하지 았았을 겁니다. 쇼트에서 연아가 마오를 3점인가 4점 정도 앞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찾아보기 귀찮아서 그냥 다 기억에 의존합니다;;;), 프리에서는 아주 연아가 여왕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마오는 경기를 좀 말아드셨죠 훗
이전까지는 확실히 마오의 평가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마오는 그 해 엘리지블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해서 당시 최강이던 이리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정도였으니까요. 차세대는 마오가 탑에 서고, 연아를 필두로 한 다른 선수들이 그 뒤를 좇을 것이라고들 봤지요. 근데 이 대회 이후 그런 말이 쏙 들어갔습니다. 특히 3F-3T를 시그내쳐 점프로 만들어버리면서 3A의 마오에게 충분히 대항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당시 연아와 마오의 프로그램은 올림픽에 가져다 놔도 경쟁력이 있는 (아니 사실 점프만 보면 더 어려운) 프로그램들이었습니다.
주니어 월드 챔피언에 오르고 마오까지 이겼지만 한국에서의 반응은 그저 그랬지요. 좋아하는 사람들만 좋아하는 뭐 그런 거.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은데 실력은 상승하면서 연아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류의 말을 하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다시 태어나면 피겨하기 싫다는 류의 말을 꽤나 자주 했었어요. 제가 자주 인용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계속 하지만 새로운 삶이라면 다시 선택하고 싶지 않다는 허심탄회한 반응이 그렇게 씁쓸하게 들릴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어려운 일이 많으면 저렇게 아름답고 재능이 넘치고 피겨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가졌음에도 그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니요. 운동하는게 그 정도 힘든 걸 감수해야지라고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꽤나 많으실 겁니다. 요즘은 연아의 활약 때문에 피겨 종목 자체가 스포트라잇을 받다보니 한국의 피겨판이 적당히 미화까지 되는 것 같더군요. 피겨 인프라는 아직도 국내 여러 종목 중에서도 바닥이에요. 그래서 좀 아는 사람들이 연아의 출현을 정말 기적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을 못하는 것이지요.
이 기적을, 그리고 기적의 뒤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를 동시대에 접하다 보니 보다 더 많이 감정 이입을 하게 되고, 그녀의 결과와 여러가지 일들에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NBC에서도 한국의 No.1 sports celebrity라고 소개할 정도의 위치에 오르고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인물이 되었지만, 불과 2년 전만 해도 시니어 데뷔 첫 해만에 세계 최정상의 선수가 되었지만 대우가 시원치 않았어요. 스폰서 하나 잡기도 힘들었지요. 처음으로 광고를 찍었을 때 이제 연아 연습비에 보탤 수 있겠다며 기뻐했을 정도 였으니까요. 거기에 아직 연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음에도 어떻게든 떡고물이라도 떼어 가려는 날파리들이 자꾸 꼬여서 주변이 아주 시끄러웠습니다. 여러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
그리고 그랑프리 파이널 챔피언에 오르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참가한 첫 해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 챔프에 오르긴 했지만 그 때부터 부상에 시달렸습니다. 그 이후 대회들을 스킵면서 월드를 치루는데,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부상상태가 어떤지 전혀 모르고 경기를 본 적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기적같은 퍼포먼스를 펼쳐주십니다. 오서코치 체제 하에서 펼쳐진 첫 경기였는데, 부상으로 신음한다더니 되려 실력이 훨씬 증가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기본적인 스케이팅이 훨씬 깔끔해져서 돌아왔지요. 당시 마오의 버터바른 스케이팅이 각광을 받고 있었는데, 그에 못지 않은 부드러움을 보여줍니다. 엄청난 스피드가 동반된다는 점에서 훨씬 대단했죠. 이것도 놀라웠지만, 이 날의 연아는 그 이상이었어요.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 이처럼 자기자신을 잊은 채 완전히 몰입되어 펼쳐진 연기는 아직까지도 본 적이 없어요. 연아 자신도 연기의 수준을 떠나서 이 날과 같은 경험은 아직까지도 다시 해보진 못했을 겁니다. 전 그냥 넋이 나간 채로 몇 시간이고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사실 3일전 쯤 아주 황당하게 실연을 당해서 진짜 힘들어 하고 있었는데, 이 경기를 보고 나니까 모든 고통이 싸악 날아가더군요. 이런게 바로 카타르시스라는 걸 생생하게 체험해버렸습니다. 이 사적 경험 이후로 제가 연아를 숭배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크크크크크
이제 프리를 엄청나게 기대하고 봤지요. 부상 걱정했는데 컨디션은 나쁘기는 커녕 좋아보여. 기술은 1~2 달만에 더 좋아졌어. 연기력은 두말하면 잔소리야. 기대가 안 될 수가 없잖아요!
이윽고 김연아의 연기가 시작되는데 환상적입니다. 정말 스케이팅이 일취월장했습니다. 한층 부드러워진 스케이팅은 역시 록산느에서보다는 종달새에서 훨씬 빛을 발합니다. 아우 그런데 러츠에서 꽈당, 러츠에서 또 꽈당... 그 때만해도 갈라에서도 맘대로 러츠를 뛰어대던 연아였기 때문에 전 연아가 러츠를 실패한다는 건 상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이나 넘어지는 걸 보니까 부상 생각이 그제서야 머리를 때리더군요. 진짜 몸이 많이 안 좋았던 거였습니다. 그 다음에 컴비네이션 점프수 계산 잘 못해서 살코에 더블 토 붙혔다고 감점만 더 당하는 등 많은 실수가 있었지요. 결국 쇼트 프로그램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4점 정도 앞서는 쇼트 1위를 기록했음에도 프리 4위 합계 3위로 쳐집니다.
그래도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쇼트 프로그램을 통해 진짜 여왕 퍼포먼스도 보여주셨고, 기량이 엄청 향상되었음을 보여주었고, 아직 월드는 많이 남았기 때문이지요. 맥스에서 만세오님이 하신 말마따나 건강한 종달새는 아무도 이길 수 없을 거란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새시즌이 시작되기 전 희소식이 들려옵니다. 점프 엣지 판정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쌍수를 들고 환영이었죠. 연아는 선수들이 나서서 인정하는 정석 점퍼였고, 다른 상위권 선수들이 에지 문제를 안고 있었으니까요. 시즌이 시작되자 김연아 최강론이 입증됩니다. 그랑프리 시리즈들을 초토화시키고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압도적인 포스를 보여주었으니까요. 루프에서 넘어지고도 모든 점프를 뛴 마오와 비슷한 프리 점수를 받은 후 여유있게 1위를 하면서 가볍게 웃음지으며 손을 들어 화답하던 연아의 모습은 피겨여왕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부상 소식이 들려옵니다. 국내에서 열린 4대륙 대회임에도 부상으로 불참하였고, 월드를 참가하네 마네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침 장기간의 휴가를 쓸 수가 있었는데, 그 소식 때문에 좀 고민을 했습니다. 뭐.. 그래도 '못먹어도 고' 정신으로 내 생애 마지막이 될 보름간의 장기 휴가를 유럽여행에 투자를 합니다. 런던에서 여행을 좀 하다가 예테보리로 드디어 입성했습니다.
예테보리에서 경기를 보고, 한참 후에야 비로소 2008 월드 경기들을 영상으로 다시 보았습니다.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확실한 것은 이 날 경기의 느낌만큼은 영상이 잘 캐치해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쇼트 영상은 연아가 얼마나 안 좋은 상태였는지를 잘 잡지 못했고, 프리 영상은 연아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내지 못하더군요.
쇼트를 하러 연아가 들어오는데 얼굴이 흙빛 그자체. 아픈 환자도 많이 봐왔지만, 그렇게 안색이 안 좋은 경우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그냥 아흑 망했다ㅠ.ㅠ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래도 3-3도 뛰고 나름 선전했지만, 경기의 전체적인 폼이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발랄한 박쥐 음악 위에서 '나 무지 아파요'란 필링으로 가득찬 연기라니요ㅠ.ㅠ 차라리 좀 슬픈 음악이었으면 좀 나았을 겁니다. 전 점수 보고 저 정도면 잘 나왔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아도 우승후보니까 어느 정도 역전 가능성을 열어준 순위랄까.. 국내팬들의 반응은 그게 아니였는데, 동영상을 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영상에서는 그리 심하게는 안 좋은 것처럼은 나오더라구요 흐미
여하간 쇼트 결과 후에 기대를 접었습니다. 프리 날은 얼굴이 한결 가벼운 것이 아주 좋았는데, 아후..
이 날은 다시 여왕 퍼포먼스!!! 전 날 경기를 말아먹은 탓에 입장할 때 한국 사람 빼면 별로 반응도 없었는데, 경기 시작하자마자 관중을 사로 잡아버려서 주변에서 쉴 새 없이 탄성이 몰아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정말 러츠팝할 때까지만해도 최고였습니다. 러츠팝 이후로 흔들렸습니다만 그래도 다시 잘 추스려서 깔끔하게 마무리했지요. 정말 기분 좋은 기립 박수^^ 어.... 근데 카로보다 점수가 낮다......
이런 짓 잘 안 하는데, 정말 저 때 제 상황을 이 짤방보다 잘 설명해주는 것이 없네요;;;
마오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제겐 쇼트 점수 차이도 있고 그렇게까지 납득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마 연아가 마오 뒤에 뛰었으면 연아가 우승했을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건 연아가 쇼트를 그렇게 말아먹은 이상 그 날은 둘이서 1, 2위를 근소하게 나눠먹는 날이었죠. 뭐 좀더 자세하게 파고 들면 마오가 더 깎이고 연아가 당연히 1위-_-;; 뭐 하여간 프리를 제 정신 차리고 뛴 이상 당연히 1위 아님 2위였는데 엄한 것 때문에 다시 3위라니 많이 황당했습니다.
2008 월드 3위는 2007 때와는 많이 기분이 달랐습니다 .2번째 해임에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부상으로 시달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 계속 걸렸습니다. 역대 최강으로 꼽힐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월드에서 계속 이리 무너지면 다 소용없죠. (물론 일발역전 올림픽이 있긴 합니다만 쿨럭..) 그리고 카로 정도의 퍼포먼스로 들이밀어도 저렇게 밀릴 수가 있다는 것을 눈 앞에서 봐버려서 참 기분이 나빴습니다. 이제 올림픽 전까지의 월드는 한 번이 남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은 정말 SA를 제외하면 몹시 화가 나있었습니다. 빌어먹을 플립 엣지 어텐션 판정 때문이지요. 이것 때문에 정말 화가 나있었는데, 그 절정은 4대륙에서 나와버립니다. 프리 스케이팅 점수를 말도 안 되게 깎아버린 것이죠. 엣지, 로테이션에서 연아만이 다른 기준을 적용받더군요. 쇼트에서 벌어논 것이 있는 탓에 1등을 했지만 전혀 기쁘지가 않았습니다. 한 선수의 점수를 올려줘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봤어도 점수를 엄하게 깎아버리는 경우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이제 월드가 코 앞인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가장 다행인 것은 부상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 심판이든 머니든 니깟 것들이 할 수 있는 건 연아가 약점 보일 때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고 부분 물어 뜯는 것 밖에는 못하지? 연아가 건강만 하면 너희들은 다 죽었으!!!! 머 이런 거죠^^
이번 쇼트 프로그램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은 바로 이겁니다.
NBC 홈페이지에서 어제는 Dominance란 제목으로 헤드라인을 걸었고, 오늘은 200점 기록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의미에서 New standard라는 타이틀을 걸었습니다. (사진이 좀 안타깝긴 하지만;;;) 하지만, 어제의 쇼트 프로그램이야말로 New Standard입니다. 어제의 쇼트 프로그램은 SA처럼 한 번 보면 도무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사하지도 않습니다. 4대륙 때처럼 스틸샷들이 연속적으로 지나가듯 안무를 하나하나를 해체하여 엘레간트하게 소화해내는 압도적인 디테일을 선보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가장 완벽하고 균형 잡혀 있습니다.
일단 여자 싱글이 소화해낼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의 테크닉들이 가장 높은 퀄리티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어텐션 붙은 건 병신같은 심판들의 장난질에 불과할 뿐이고, 유일하게 지적할 만한 부분이라면 레이백 스핀이 완벽한 턴아웃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 정도일 뿐입니다.
어휴 이 가산점 좀 보세요. 연아가 New standard인 증거입니다.
연기는 또 어떤가요? 동작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우아하지만 절대 오버하지 않습니다. 카리스마를 뿜어내기 보다는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원래 기술과 예술의 싱크가 절묘한 선수였지만, 오늘처럼 모든 기술과 모든 표현이 잘 버무려진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들 모두가 연아의 의도 하에 완벽히 컨트롤되어 표출되었습니다. 이것은 예술인들이 필연적으로 품게 마련인 자기과시를 뛰어 넘은 경지지요. 앞으로 모든 피겨 선수들은 오늘 연아의 연기를 바이블처럼 모시고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Atheletic과 artistic이, technique과 feeling이 공존하는 스포츠인 피겨에서는 바로 이렇게 연기해야 한다는 standard가 바로 이번 쇼트 프로그램입니다. 2년전 소니아 여사가 말했듯이, (그리고 제가 다시 확신했듯이;;;;)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것입니다.
오늘은 점수차가 워낙 커서 별 걱정도 안 됐습니다만, 미키와 로셰트가 꽤 잘 해주면서 일말의 불안감이 남았습니다. 혹시 연아가 우리 몰래 부상이 좀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같은 말도 안되는 걱정이 차올랐지요.
사실
어제 쇼트프로그램 보면서 좀 열받았던 것이 이런 여신 퍼포먼스를 펼쳐주시는데, 관객들이 경기가 다 끝나고서야 기립하더라구요. 불경하게시리 크크크. 근데 오늘은 예전 야구딘이나 콴만큼은 아니어도 경기 마지막 스핀 들어갈 때부터 박수가 커지기 시작해서 경기 끝나기도 전에 일부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끝난 다음에는 전원 기립!!! ㅠ.ㅠ 이젠 모두가 연아가 여왕 아니 여신임을 인정해 준 것이지요.
오늘의 셰헤라자데는 왕의 침실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가던 셰헤라자데가 아니었습니다. 왕에게 모든 것을 인정받고 왕비로 우뚝 선 그녀의 즉위식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교정기를 끼고 충실한 연기를 하던 한 선수에게 첫 눈에 반한 뒤 그녀의 성장과 고통, 즐거움을 주욱 지켜보면서 이런 여왕 즉위식까지 보게 되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두번째 영상이 2007월드SP에서 보여주었던 록산느 탱고 맞죠? 군대 있던 시절이라 전 말만 들었지 보진 못했는데, 오늘 처음 보고 그 동안 별 관심없었던 제 자신을 몇 대 쳤습니다;; 아버지가 김연아 왕팬인데(거의 전문가 수준입니다...TV해설만큼 정확하세요) 그 이유를 오늘에서야 알았네요. 앞으로는 안자고 본방사수 하겠습니다!
2007월드 록산느는 후아... 지금의 연아가 하더라도 그때 포쓰가 나올지 모를정도로 너무 좋았는데..
오래전 상페테부르크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등허리에 테이핑을 덕지덕지하고 경기하는 모습에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 포디움에서 입술 삐죽거리며 눈물흘리기 시작하는 연아를 보니 저도 절로 눈물이 나더군요.
수년동안 경기에서건 경기밖에서건 한번도 눈물흘리는 모습을 보지 못한거 같은데..
그간 혼자 많은 짐을 지고 달린 김연아선수. 오랜 팬으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고생많았어요.
전 김연아님 리플 볼 때마다 장난삼아 닉네임을 지으신거라 생각했는데
오랜 연아팬이시군요~~
너무 정성스럽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연아팬으로써 오늘같이 기쁘날은 정말 처음이네요. 속시원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
(월챔타이틀, 쇼트프리토탈 신기록 보유, 언론의 200점타령 종식, 룹 점프 타령 종식, CF 찍을 시간에 연습하라는 헛소리 종식, 랭킹 1위 등등)
심판의 장난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서서히 연아의 가치를 인정하는 움직임이 느껴져서 정말 기쁩니다.
우리나라에서 연아같은 선수가 태어났는게 믿기지가 않고 이런 환경에서 그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낸 연아 어머님은 기적으로 느껴집니다. 한창때는 정말 연아가 미국이나 캐나다로 귀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휴...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