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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2/11/28 20:18:36 |
Name |
김유라 |
Subject |
[콘솔] [노스포] 갓 오브 워 후기: 상반기는 엘든링, 하반기는 라그나로크 |
사실 저는 1주일 전만 해도 이 게임을 하지 않고 평을 내렸었습니다. 그러다가 댓글에 "님들 라그나로크 다 깨보기나 하고 평가하는거죠?" 라는 한 마디가 나오니까 조금 뜨끔하더라고요. 그래서 1주일동안 시간 짬내고 주말을 화끈하게 불태워서 겨우 클리어하였습니다.
모두가 예상했다시피 상반기는 엘든링, 하반기는 라그나로크라는 한 마디가 어울리는 대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 섣부른 평가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 속 올해 1위는 엘든링입니다.
우선 쭉 작성해봅니다.
[장점1. 미친 연출]
- 정말 연출 하나는 미쳤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솔직히 전작의 발두르에서도 연출 하나는 기가 막히다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 또한 연출이... 정말 미쳤습니다. 엘든링이 소울류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 게임은 선형적 어드벤처 게임의 극한을 찍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여러 말을 아끼겠지만, 초반부 보스전, 각종 필드의 연출, 그리고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나오는 대서사까지 연출이 영화 뺨치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연출의 밑바탕에는 당연히 뛰어난 그래픽과 사운드가 밑바탕이 되어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죠.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필드 이 곳 저 곳을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했던 작품입니다.
[장점2. 완성된 캐릭터]
- 개인적으로 100만점을 주고 싶은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엘든링의 서사 방식은 게임을 밀도있게 파고들지 않으면은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라그나로크는 잘만들어진 친절한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전쟁의 신" 이었던 크레토스가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가며 성장하는 스토리, 그리고 동시에 아들인 아트레우스 또한 운명을 극복하고 한 명의 신으로 완성되어가는 스토리는 완벽 그 자체입니다.
- 보통 주인공이 이렇게 입체적으로 만들어지면 조연들이 힘이 빠지는 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이 게임은 그마저도 없습니다. 조연들의 성향 또한 세심하게 신경썼다는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하나 하나의 캐릭터가 낭비되는 것 없이, 깔끔하게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신경을 정말 많이 썼다'는 표현조차 아쉬울 정도로 정말 정성이 느껴지는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장점3. 평면적으로 느낄 수 있으나 깔끔하게 마무리 된 스토리]
- 사실 스토리를 좀 평면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작을 플레이해보셨다면 이번 작이 어떻게 흘러갈지 어느 정도 2-3개가 예상이 가죠. 그리고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다보면 대강 어떻게 흘러갈지가 좀 보입니다. 특히 북유럽신화를 어느 정도 아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느낄 것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스토리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연출이 기가 막히고 세심하게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평범해보일 스토리를 완벽하게 채워주거든요.
- 꼭 예상치 못한 뒤통수를 치며 반전이 나와야만 완벽한 스토리가 아닙니다. 누군가를 계몽시키려는 선민사상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단순한 이야기로도, 게임의 스토리는 충분히 재미있고 완벽하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불만을 이야기해봅시다.
[단점1. 부족한 빌런들]
- 전작에서도 나온 비슷한 지적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갓 오브 워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근본적인 이유는 신들의 뚝배기를 깨는 크레토스를 보기 위함입니다. 이번 작에서는 어떤 놈의 신을 '페이탈리티' 할까 궁금해서 하는 게임 아닌가요? 그런 것 치고는 이 게임에 나오는 빌런들의 숫자는 좀 많이 아쉽습니다. 개연성? 뭐 솔직히 그리스 신화 사가에서도 티탄족들 어찌저찌 다 나왔는데 이 게임이 신화의 개연성을 묻기에는 좀 그렇죠. 물론 작정하고 카운트해보면 또 많을 수도 있는데... 끝까지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페이탈리티' 당한 메인 빌런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 사실 이건 이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관통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합니다. 상술했다시피 북유럽 신화 사가는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의 성장이 주거든요. 그리스 신화 당시의 패기 쩔던 크레토스를 기억하며 "이제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들 머리통 다 깨부시고 다니는거지?" 라는 기대감을 품었다면 많이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단점2. 중반부부터 끊기는 호흡]
- 1번 단점의 영향으로 인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그 덕분에 초반 화려한 연출에서 "우와! 개쩐다!" 한 시점부터 그 이후 두 번째 유명한 친구와 보스전을 할 때까지 다소 좀 지루함이 느껴집니다. 그 때부터는 흔히 아는 갓 오브 워 식 게임 진행(잡몹 뚜까패기 → 퍼즐 풀기 → 보스 잡기의 일변도거든요)이 계속 유지 됩니다.
- 솔직히 표현을 좋게 해서 그랬지, 저는 정말 지루했습니다. 이딴게 고티? 라고 하고 게임 꺼버릴 뻔한 유일한 순간이었습니다. 딱 두 번째 친구 나오고나서부터 그 이후는 게임의 재미에 가속이 붙더라고요.
불만은 위 둘이 다입니다.
전반적으로 정말 잘 만든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게임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와 연출을 선호한다
- 깔끔하게 선형적으로 가서 1회차에서 모든거 다 뽑아먹고, 멀티엔딩도 없는 것을 선호한다(다회차 플레이는 딱히 선호하지 않는다)
- 평소에 신화에 관심이 많아서 "와! 이거!" 할 수 있는 역사적 지식이 많다
개인적으로 10점 만점에 별점 8점 주고픈 게임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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