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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27 00:36:59
Name 플토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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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영화 '7번방의 선물' 후기 [스포 없음]


글의 목적은 영화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함입니다. 영화 취향은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주말에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딱히 마음에 끌리는 영화가 없어서 한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가 끌리긴 했지만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한 분이 이미 보셨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결국 '잭 리처'와 '7번방의 선물'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네이버 평점을 보고 '7번방의 선물'을 선택했습니다.

네이버 평점을 리뷰한 다음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인공의 탄탄한 연기 (류승룡, 갈소원)
2) 조연들의 살아있는 캐릭터 (오달수, 김정태 등)
3) 소소한 웃음

위와 같은 내용을 기대하고 영화를 봤는데 생각보다 저와는 맞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최근 제가 본 영화를 호불호에 따라 나눠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재미있다
건축학 개론, 광해 왕이 된 남자, 다크 나이트 라이즈, 레미제라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용의자X, 어벤저스

2) 그냥 그렇다
007 스카이폴, 도둑들,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세 얼간이, 테이큰2

3) 별로다
없음 : 여기에 7번방의 선물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니 제 영화 취향은 상당히 평범판 축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헐리우드 대작을 좋아하고 스릴러나 추리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건축학 개론과 같은 잘 만들어진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테이큰2 같이 약간 식상한 액션물이나 세 얼간이 같은 교훈을 주려는 영화, 그리고 대놓고 눈물을 유발하는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영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1. 과연 명품 연기인가
다른 영화 평을 보면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칭찬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아역 배우인 갈소원양의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류승룡씨의 연기는 광해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아니, 부족하다기 보다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지적장애 연기는 어딘가 부족하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말아톤에서 조승우의 연기에서 느꼈던 참신함, 신선함, 놀라움은 발견할 수 없었고, 그냥 일반적으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범위의 연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스포일러 관계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보여주는 연기는 약간 인상적이긴 했습니다.

2. 조연들 - 나쁘지는 않지만 몰입시키지는 못하는..
오달수, 김정태, 박상면의 조연진은 꽤나 훌륭한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연들의 연기는 영화 중간중간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합니다. 배우들간의 호흡도 나쁘지 않고 연기에 큰 어색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건축학 개론에서의 납득이 정도의 흡입력을 보여주지는 않으며, 영화의 늘어지는 전개를 살리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3. 과연 무슨 장르의 영화인가
장르가 코미디라고 되어 있지만 코미디라고 생각하시고 보면 절대 안됩니다. 가족영화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코미디라고 보기에는 대놓고 재미를 표방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도 큰 웃음을 주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중간중간 작은 웃음이 몇 번 나올 뿐이고, 류승룡씨는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도 벅차서 웃음을 줄 여유는 없어 보입니다. 조연진이 예측된 시점에 예상된 웃음을 주는 것이 전부이며 그 역시 큰웃음은 주지 못합니다. 야구에 비유하면 1루주자 류승룡씨는 혼자 도루하기에는 부족하고, 타석에서 안타는 만들어주지 못하고 겨우 겨우 희생번트만 대주는 정도라고 할까요.

반면 극의 초반부터 대놓고 표방하는 가족과 감동 코드는 너무 지나친 것 같습니다. 영화 전체에 산재한 부성애 코드는 계속되어 반복되어 후반에는 지루하게 느껴지며, 감정은 과잉되어 있습니다. 기승전결로 감정 곡선이 이어진다기 보다 대놓고 감동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후반에 가면 영화에 몰입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4. 산만한 전개
영화의 통일성이 부족하고 산만한 느낌입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에피소드는 많지만 통일성이 없어서 오히려 집중을 저해합니다. 영화 곳곳에 재미를 위해서 여러가지 장치를 해놓았지만 정작 실패하는 경우도 많고 오히려 영화의 매끄러운 흐름을 방해하기만 합니다. 또한 스토리는 탄탄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복선은 눈에 빤히 보이고 법정 장면은 어색하고 긴장감조차 주지 못합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너무 비판만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대부분의 영화는 재미있게 보는 편인데 이번 영화는 저와 너무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글을 올립니다. 저와 비슷한 영화 취향을 가진 분들이라면 영화 선택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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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13/01/27 00:48
수정 아이콘
음 저는 나열하신 영화중 광해, 다크나이트 라이즈, 어벤저스, 도둑들, 밀레니엄 테이큰 2 그리고 7번방 요렇게 봤는데...

재밌게 본 순위는 도둑들=광해>7번방>어벤저스=배트맨>>>>>>>>>밀레니엄=테이큰
이정도였네요.

류승룡 연기도 좋았고, 조연들도 깨알같은 재미가 있었고 감동도 있었습니다. 댄싱퀸에서도 안울었는데 이거 보곤 펑펑 울었네요.

위 영화들은 전부 여자친구랑 봤는데 여자친구 반응도 비슷했었습니다. (최악은 어벤저스랑 배트맨)

아 최악의 영화를 빼먹었네요. 회사원...
아라리
13/01/27 01:09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보고왔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갔었는데도 불구하고 상상 그 이하더군요.
후.. 하품만 영화내내 30번은 한 거 같고..
극초반 모의법정장면부터 한숨 나오게 하더니 끝까지 별로 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언제나남규리
13/01/27 01:44
수정 아이콘
내일 주연 배우 무대인사도 오고 주위에평도 괜찮아서 갈까했는데 안가는게 낮겠네요 크크 영화는 수다다에서 이동진씨가 감정을 짜내는것 같다는 평을 하시던데 그런 면이 없지않아 있는것 같네요
13/01/27 02:09
수정 아이콘
방금 보고왔는데 저도 실망했습니다
좋게 말하면 동화같고 나쁘게 말하면 많이 허술랍니다
일단 울어라! 라는 게 너무 보이고...
마지막 몇 장면은 불후의 명화 클레멘타인의 "아빠 일어나!"를 연상케 할 정도로 오글거렸습니다

근데 극장에서는 훌쩍거리는 소리도 좀 들린 걸로 봐서 호불호가 꽤 갈릴 것 같긴 합니다
13/01/27 02:2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감독의 전작인 각설탕을 정말 손에 꼽힐 정도로 재밌게 봐서 기대를 많이 하고 봐서인지...

기대보다는 조금 실망스럽더군요. 펑펑우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펑펑우는 정도는 아니였어요.

박신혜씨의 연기가 조금 튀어보였고요.

그래도 배우들 연기 보는맛이 있었습니다.

분명 구성도 허술하고 억지감동 짜내는 측면이 많지만... 그럼에도 추천하라면 추천할수 있는 영화입니다.

300만은 무난할듯 싶네요. 베를린이랑 설에 같이 쌍끌이 흥행하면 500만도 돌파 예상합니다. 가족영화로 괜찮습니다.
13/01/27 04:30
수정 아이콘
저도 되게 재미없었네요 잭리처랑
고민하다가 이거 봤는데..
그냥 억지로 눈물 짜내는 영화라고 밖엔
생각이 안 듭니다. 무엇보다도 개연성이나
현실성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네요.
'아빠 일어나' 한 마디로 요약 가능한 영화인 듯
리콜한방
13/01/27 06:27
수정 아이콘
한국 영화의 문제점 중 하나가 고스란히 노출됐나보네요.
절대 안봐야지..
13/01/27 08:31
수정 아이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볼 때는 빵빵 터졌는데.... 하이라이트만 뽑아놔서 그랬나요?
플토만세
13/01/27 10:54
수정 아이콘
저도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본 경우입니다.
감동적인 것 제외하고 순수 코믹 요소만 본다면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것이 전부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13/01/27 08:35
수정 아이콘
주조연의 연기가 꽤나 수준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각본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했죠.

지금껏 있어왔던 수많은 클리셰를 다 끌어모아서 관객에게 울어라! 를 강요하는 감정의 과잉이 아쉬웠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가 97년인건지, 영화 수준이 97년인건지 헷갈렸습니다.
13/01/27 09:47
수정 아이콘
기혼자가된 이후로 이런류의 영화가 저는 굉장히 재밌더군요..
와이프랑 같이 보는 내내 딸아이가 무척 보고싶었습니다. 저희가 주말에만 아이를 보는탓일수도 있겠지만, 뻔한 내용임에도 저희부부는 둘다 펑펑울고 웃으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잉여잉여열매
13/01/27 10:09
수정 아이콘
저는 상당히 잼있게 봤습니다. 원래 영화보면서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배우 연기가 진짜 나쁘지만 않다면 무난하게 잘 몰입해서 보는편이라 7번방도 배우들의 연기가 괜찮아서 잘 봤습니다. 지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네요
플토만세
13/01/27 10:51
수정 아이콘
저도 친구들과 이야기 해봤는데 감성적이거나 가족영화 좋아하는 친구들은 재미있게 봤다고 합니다.
취향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13/01/27 13:11
수정 아이콘
어제 봤습니다.

저희 가족은 항상 조조로만 보는데 (영화표가 7000원 넘어가면 어머니가 안보십니다....)
어머니가 보다가 한번도 안조신 영화는 이게 처음입니다.

저도 좀 거슬리긴 했으나, 이정도야 뭐, 그리고 딸낳고 싶어요....
구국의영웅오세훈
13/01/27 13:34
수정 아이콘
나 혼자는 안보겠지만 여럿이 본다면 괜찮아요
나아가자
13/01/27 15:04
수정 아이콘
잭리처 보신분은 안계신가요? 7번방이랑 잭리처 고민되는데 잭리처 보신분들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13/01/28 08:17
수정 아이콘
잭리처랑 칠번방 둘다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칠번방이 별세개정도라면 잭리처는 별두개도 아깝습니다
톰크루즈 아니였으면 관객 이만에 일주만에 조용히 사라질 영황였다고 생각합니다..
tannenbaum
13/01/28 08:29
수정 아이콘
좋아요+1
잭리처에 비하면 7번방은 명작입니다 ㅡㅡ
돈아까워서 추천한 사람이랑 싸울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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