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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03 16:33:03
Name 챠밍
File #1 IMG_19051.jpg (326.8 KB), Download : 43
Subject [일반] 미국에서 카메라를 도둑맞았습니다


오늘 친구들과 볼링을 치러 왔다가 테이블 위에 놔둔 카메라를 도둑맞았습니다.
다행히 사진은 백업을 자주 해서 무사하다지만, 불과 2달전 900달러 넘게 주고 산 소니 미러리스라 답답해 죽을 것 같네요..

현재 미국에 유학와서 잠시 머물고 있고, 주말을 맞아 낮에는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프리스비를 하고 저녁에는 미국친구 떡볶이도 먹이고, 볼링장도 가고 정말 좋은 하루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미국 볼링장은 펍, 스낵가게, 당구장, 오락실등이 갖춰져있고 흥겨운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놔서 한국 볼링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요. 친구가 카메라를 가지고 놀다가 책상위에 그냥 놔두길래 저렇게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카메라를 집던 도중에 카메라 넥스트랩이 책상위에 있던 맥주컵이 걸려서 맥주가 그만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책상 밑에는 볼링화를 갈아신고 신발을 놔뒀었는데 신발이 맥주에 흠뻑 젖어서 책상 뒤편의 벽에 걸려있는 휴지를 가지러 간 사이 책상위에 놓여 있던 카메라가 사라지고 말았네요. 제 친구의 아이폰도 함께 없어졌습니다. 불과 10초 남짓한 시간이었을거에요.

범인이 누구인지는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에 중고등학생 남짓한 흑인 세넷이 게임은 안하고 피자를 먹고 있었는데 사라졌더군요. 곧바로 찾으려 노력해봤지만 워낙 사람이 많았던데다 마음먹고 쥐어갔는지 종적조차 찾을수 없었고 CCTV가 있는 볼링장도 아니라 수분간 허탕만 치고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으로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니 건너편 레인에서 볼링을 치던 노인분이 저희가 짐작한 흑인친구들이 너희 물건을 가져가는걸 봤는데 친구인줄 알고 막지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허허..그런 친구 둔 적 없습니다 ㅜㅜ

곧바로 볼링장 메니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메니저가 경찰을 바로 호출하였습니다. 옆 레인에 있던 노인분도 증언을 해주기 위해 함께 남아 주셨구요. 미국 생활하며 운전면허장이 경찰이랑 이야기하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줄 알았는데..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경찰 왈, 제 친구의 아이폰은 약정이 남아 있는 경우에 통신사에서 보상이 되고 자기가 분실한 것이 맞다는 서류를 작성해 줄테니 이걸 제출하면 새 폰을 바로 받을수 있을거라고 하더군요. 친구도 처음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지 경찰한테 되물어보자 그 경찰도 자기 휴대폰을 도둑맞았었는데(..) 친구랑 같은 통신사에서 바로 새 아이폰으로 받았다고 걱정말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문제는 약정은 커녕 할부 지난달에 끝난 제 카메라...분실 리포트 쓰고 시리얼 넘버는 집에서 확인 한 후 월요일에 알려주기로 하고 끝났습니다. 게임을 시작조차 못하고 1시간가량을 허비하다 돌아와서 게임을 할지 안할지 고민하다가 스트레스를 풀어야겠고 걱정하는 친구들 마음도 풀어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분노의 볼링을 했는데..태어나서 처음으로 200점 넘겼습니다.

혹여나 시리얼넘버를 통해 찾게 된다면 정말 기쁘겠다는 생각을 지금 글을 쓰는 와중에도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찾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카메라를 잘 관리하지 못한 저에게 있는거지요.

길고 재미 없는 사건보고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물건 관리를 잘하지 못한 저에 대한 반성도 되고, 후련한 기분이 드네요.
새벽 1시 30분이지만 오늘만큼은 아껴놨던 짜파게티를 끓여먹으며 무한도전을 보고 잠들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슈퍼볼이 있군요! 다들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혹시나 카메라 분실 경험이 있으신 분들 있으시면 한 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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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의지
13/02/03 16:53
수정 아이콘
질게가 더 어울리겠네요
13/02/03 16:55
수정 아이콘
질문없는데요??
강한의지
13/02/03 16:59
수정 아이콘
그러네요.

지워야겠다.
TheWeaVer
13/02/03 17:01
수정 아이콘
지울 수 없다는건 함정... 크크크크
강한의지
13/02/03 17:03
수정 아이콘
헉, 그러네요.
법이 바뀌었나요?
OneRepublic
13/02/03 17:07
수정 아이콘
강한의지 특별법이 제정되었어요.
13/02/03 17:15
수정 아이콘
제 카메라 어디 갔는지 질게에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강한의지
13/02/03 17:59
수정 아이콘
소통 없이 독단적 입법해도 되나요?
13/02/03 17:06
수정 아이콘
이런 도난사건이 참 슬픈게 본인이 잘못한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는 물건을 더 잘 간수해야겠다는 자기반성으로밖에 결론이 안나온다는 점이죠 ㅠㅠ 사고나서 1주일 지나고 사라진 제 노트북만 생각하면 제 물건을 한번씩 더 챙기게 되네요...
그래도 액땜하셨다고 생각하시고 너무 부정적인 생각만 안하셨으면 좋겠네요.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기분이라도 덜 나쁜게 이득이니까요...
전 노트북 잃어버린 이후로 제 물건을 잃어버린 적이 없는걸로 위안을 삼습니다. 정신승리긴 하지만 뭐 본인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게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크크
13/02/03 17:20
수정 아이콘
노트북을 사고나서 일주일만에 일어버리셨다니 ㅜㅜ 정말 억장이 무너지셨겠어요. 사실 카메라 잃어버리고 볼링 칠 기분은 전혀 아니었는데 그래도 치고나니 좀 후련하니 좋아졌습니다. 며칠 잠을 보내다 보면 훨씬 나아 지겠지요. 조언 감사합니다. 긍정의힘!
지드래곤
13/02/03 17:20
수정 아이콘
약정 남아있다고 보상되는게 말이 되는건가요? 신기하네요
13/02/03 17:24
수정 아이콘
집에 와서 조금 찾아봤는데 약정기간동안은 소유권의 일부가 휴대폰회사에 있고, 대형 통신사는 요금이 비싼 대신에 보험이 포함되있다고 하네요. 다만 저의 경우에는 아이폰을 한국에서 사서 들여왔기에 잃어버릴 경우 구제받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억울하면,테란해!
13/02/03 17:41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그렇게 가져가서 대체 어떻게 써먹을까요? 어떻게 현금화 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저는 미국 서부 사는데, 가게에서 일하면서 손님이 도둑 맞는 것도 경험해봤고, 여행가서 디카도 잃어봤고... -_ㅠ

그런 걸 보고 겪을 때마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물건은 철저하게 자기 감시 하에 두세요. 기회만 있으면 누가 훔쳐간다고 생각하시는게 나을 듯....


아 그리고 미국에서는 누구도 100%는 믿지 마세요. 한인으로서 미국 오는 한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격언이 이거랍니다.

'한인들을 제일 조심해라.' 이거 외에 다른 건 쪽지로 말씀 드리죠.
13/02/04 16:28
수정 아이콘
살고 있는 곳이라 경찰 신고라도 했지, 정말 여행중에 잃어버렸다면 여행 스케쥴까지 꼬이며 아무것도 못했을 것 같아요.
비싸게 얻은 교훈이니 앞으로 조심하며 살아야죠 휴..

쪽지 보내 주시고 걱정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100%공감!
13/02/03 17:41
수정 아이콘
으휴 카메라 도둑맞으면 진짜 허탈하죠..

저도 지난 가을에 유럽여행중에 카메라 가방을 통채로 도둑맞은 경험이 있어 그 심정이 이해가 가네요

저는 꼭 매일밤 랩탑에에 사진을 빽업했는데 그날만, 유독 그날만 정말 날씨좋고 너무 모든게 완벽해서 사진도 많이찍고 좋았던 그날밤에

제 카메라 가방이 사라져.. 그날 찍은 사진도 모조리 사라졌었습니다 아,ㅠㅠ

저도 정말 고민끝에 질렀던 Gx-1 이랑 렌즈들..ㅠㅠ ..

카메라랑 현금 도난은 정말 .. 거의 못잡는다는건 새드 트루 ㅠㅠ
13/02/04 16:31
수정 아이콘
저도 생각해보면 힘든 주중 일과를 끝내고 화창을 주말을 맞은데다, 하루종일 들떠 있던 상태에 있었던 나머지 제 물건 간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언제 어디서든지 마냥 분위기 휩쓸리지 않고 자기 주변을 잘 챙겨야겠습니다...
착한밥팅z
13/02/03 19:19
수정 아이콘
하하 2년 약정으로 산 아이패드 4개월만에 도둑맞은 저도 있습니다.
물건잃어버리는건 좀 운명이란 생각이 드는게,
항상 안그러다가 그날따라 하필이면 안하던행동을 하고, 그것때문에 문제가 발생...
온니테란
13/02/03 20:01
수정 아이콘
10년전쯤..
노량진 오락실에서 오락하다(원래 안하는데 친구가 가자고해서)가방 앞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제 소니md를 누가가져갔습니다.
1년전쯤에 26정도주고산거같은데..-_-
그 이후로는 제 물건에대한 잃어버릴수다는 두려움이 생겨서 도서관에서 자리비울때 모든 고가기기를 손에 다 가지고다니네요;;
OneRepublic
13/02/03 20:13
수정 아이콘
저는 분명 MD를 도둑맞지도 버리지도 않았는데, 없어졌어요. 아니, 사실 없어진거 지금 알았네요.
10년도 더 된 일인데... ㅡㅡ
13/02/04 13:55
수정 아이콘
전 예전에 중국 살 때 공중전화 위에 카메라를 놔뒀다가 다시 가니 없어졌더군요. 10걸음 갔다가 돌아왔는데...신고하러 갔는데 밍기적 밍기적 거리는 공안 때문에 속터져 죽는줄 알았습니다. 결국 못찾았죠 뭐...나중에 알고보니 그 날 절도단이 떴는지 도난신고가 엄청나게 들어왔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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