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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08 14:20:55
Name par333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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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다시 태어난다면 또 다시 재일동포로'


쇼후쿠테이 츠루베. 심종일씨의 스승.





*라쿠고 = 1인 만담.
*라쿠고가= 1인 만담을 하는 사람.

일제강점기 때의 부작용으로, 일본에는 우리 민족임에도 우리 민족이 아닌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재일동포로, 일본인도 한국인도 북한인도 아닌 - 각 나라에서 슬그머니 외면받는 그런 사람들이지요.
이 분 또한 재일동포 3세입니다. 솔직히 재일동포 3세면 일본인..이나 다름없어요.
예명은 쇼후쿠테이 긴페이. 본명은 마츠모토 죠우이치. 松本鐘一. 그리고 그는 그와 함께 '내 이름은 심종일 입니다'라고 말하는, 일본의 '라쿠고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GO라는 소설을 쓴 가네시로 가즈키도 재일동포라고 하더군요. 두 분은 어떠한 관계도 없지만, 일본땅에서 '재일동포' 그들의 표현을 쓰자면 '자이니치'라고 손가락질 당하는 청소년 시절을 정말 잘 그려낸 소설이고 그게 일본 내 재일동포가 겪는 현실과 많이 가까울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면에서 재일동포가 라쿠고가가 된건 참 신기해보였습니다. 모든 것에 '재일'이라는 딱지를 받아야만 했을텐데, 왜 하필 그런 전통문화에 투신했을까 한거지요. 그러나 위 인터뷰 영상을보고 의문이 풀렸습니다. 웃음을 주고싶다. 고통을 웃음으로 바꾸는 힘이 그에게는 충분했나 보더군요.



며칠 전에 초난강(쿠사나기츠요시)가 무릎팍도사에 나왔었죠. 일본에서 흔히 한국에 큰 호감을 갖는 연예인이자, 우리나라에서는 '아-아-싸랑해-요'로 한때 방송활동도 했었죠. 비록 이런 톱스타는 아니지만, 이 분 또한 일본에서 '쇼후쿠테이'의 이름을 짊어진 유명한 라쿠고가 중 한 사람입니다. 비록 특성상 테레비 출연이 낮고 관람층이 젊은세대가 아니라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요.



일본 방송에 있어서 쇼후쿠테이 쯔루베라는, 라쿠고가 중에서는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분 중 한분인데, 이 분의 제자로 들어가 이름을 이어받은 사람이 쇼후쿠테이 긴페이, 그리고 심종일씨 바로 본인입니다. 어릴 때 부터 남을 웃기고 싶다, 남 앞에 서는게 좋다 하는 생각에 라쿠고를 했다고 해요. 쇼후쿠테이라는 관서의 라쿠고 명문의 이름을 받은 그. 그대로 요세에서 하던 공연만 열심히 해도 미래가 보장되있다고 할 수 있는데, 언제부턴가 자신의 조상으로 이어진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고 그는 최초로 '한국어 라쿠고'를 하기 시작합니다.




라쿠고는 원래 영어로도 공연을 시도하는 등, 외국진출에 대해서 관심이 없던 문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개그코드와 정서가 외국인들과는 맞지 않았죠. 그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분은 처음에는 일본어로 한국에서 라쿠고 공연을 하다가, 한국어를 익혀서 라쿠고 공연을 꾸준히 하러 왔습니다. 그럼에도 인지도는 거의 없지요. 일본 관광청에서는 이 분을 문화교류사로 지정하기까지 했지만 라쿠고 라는게 워낙 마이너하다보니 여전히 아는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일본에서 라쿠고가라는 직업은 가장 일본스럽고 전통적인 직업입니다. 그런면에 있어서 이 분의 발언, 한국사람이 되고싶다거나 두 나라 모두 내 조국이다 라는건 본인에게 전혀 좋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 국가를 막론하고 우익화되기 마련인데 라쿠고라는 문화 자체가 장년층의 소비가 주 타겟이 되는 만큼 위험부담이 큰 발언이죠. 그럼에도 스스로 한국어를 공부해가며 자신의 경력이나 수입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좀 마음이 짠하기는 합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사람중에 '추성훈'이라는, 아키야마 요시히로죠 일본이름은.. 이종격투기 선수도 있죠. 이 분에 대해서는 스타성이 강했던 만큼 상당히 많은 논란이있죠. '쇼'라든가, '위선'이가든가. 저는 그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쇼후쿠테이 긴페이씨는 이 일을 해서 자신에게 되려 손해라면 더 손해를 겪는 일이기 때문에.. 좀 더 감동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제가 어제 라쿠고 영상을 올리고 자막을 만들었는데
막상 제가 자막을 보면서 영상을보니 가뜩이나 어색하고 재미도 없을 영상이
자막에 집중하면서 동작, 몸짓, 연기등을 잘 못 느끼게 되니 더 재미없더라구요.
그런데 다행히 이 분은 우리나라에서 한국어로 공연하는 영상이 있어서 보여드릴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판도라 링크라 찝찝하긴하지만, 3~4분사이부터 보시면 됩니다.
대림대학교 언어교육원 기념공연인듯해요.

3~4분부터는 라쿠고에대한 짤막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며 10~15분까지는 라쿠고의 특징이나 부채와 손수건, 두가지로 하는 퍼포먼스등을 보여줍니다. 처음부터 쭉 그냥 볼만해요. 재밌어요..ㅠ 관객들도 빵빵터지고..
본격적인 라쿠고는 20분부터 시작됩니다. 근데 그 전까지 싹 보시면 라쿠고의 재미가 두배 세배...
라쿠고는 두 편입니다. 인력거꾼과 시계우동이요. 시계우동은 특히 일본에서 엄청 유명해요.





이 분의 대표적인 라쿠고로는 '동물원'이 있습니다. 이 분의 오리지널 라쿠고로 알고 있는데, 이 동물원이라는 라쿠고도 라쿠고가 사이에서 상당히 인정받는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이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예전에 쓴 글도 있습니다.


https://www.pgr21.com/?b=8&n=26667

동물원 아르바이트와 가짜 유괴범 아저씨


바로 이 분의 라쿠고를 보고 쓴 글이었죠.
중앙대에는 라쿠고 관련 학회가 있는데, 거기서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번역된 '라쿠고'를 소개하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거기에도 참여하셔서 라쿠고에 대해 많이 써 주셨지요.



일본 내에서 재일동포가 겪는 차별이나, 어릴때부터의 갈등 같은게 상당히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주기 위한 삶을 살고, 그리고 어쩌면 그 차별의 근본에 있음에도
그저 내 속에 한국의 피가 흐른 다는 것 만으로도 자신이 쌓아온 것을 걸어가며
한국사람에게 자신을 알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웃음을 퍼트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참 좋아하여
이렇게 소개해 봅니다.


드래그 해본 사람은 다시 위로 라쿠고 재생하러 가십니다. 재밌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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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
13/02/08 14:43
수정 아이콘
어.. 이분 일본 방송에서 많이 보는 분인데 재일교포였군요... 라쿠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지만 일본인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분야라서 보수적일거라는 느낌이 굉장히 강해서 재이교포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어려울거 같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쇼후쿠테이면 굉장히 유명한 일파(라고 해야 하나요? 여튼..)인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재일교포임을 밝히기가 어려울텐데 정말 대단한 분이군요...
13/02/08 15:09
수정 아이콘
관서쪽에서 쇼후쿠테이라는 만담 일파는 정말 그쪽에서 유명하지요.
지바고
13/02/08 14:55
수정 아이콘
'라쿠고가'라는 단어의 뜻을 알려주셨으면 더 좋았을것 같아요. 중요한 단어인데 뜻을 모르겠으니 이해가 잘 안갔네요. 검색해서 만담가라는걸 알게 되었지만요.
여튼, 덕분에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13/02/08 14:59
수정 아이콘
라쿠고를 하는 사람을 라쿠고 가 라고 부릅니다. 근데 만담가라고 번역하긴 하지만 일본에서 라쿠고는 엄밀히 말하면 '만담'이 아니거든요. 만담은 '만자이'라고 해서 혼자가 아닌 복수 이상의 사람이 대화를 통해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마땅히 바꿀 단어가 없네요..
영원한초보
13/02/08 15:42
수정 아이콘
마크트웨인 같은 이야기꾼이라고 보면 되나요?
13/02/08 14:59
수정 아이콘
저기 위의 스승 쇼후쿠테이는 쿠와즈기라이 나왔을 때 저를 미치게 만드신 분이군요 크크

그리고 본문 주인공이 재일교포인지는 몰랐네요.
13/02/08 15:10
수정 아이콘
크크, 쯔루베 아저씨 진짜 사람 웃기는데에는 재주가..
13/02/08 15:35
수정 아이콘
츠루베 스승 문하군요. 이 아저씨는 워낙에 유명한 인물이라 왠만큼 일본문화를 접하신 분이면 알 수 있을듯.
라쿠고는 딱히 한국어로는 번역할 말이 없습니다. 만자이와는 다르게 라쿠고는 고전이나 새로 만든 라쿠고 이야기를 맛나게 살려내 재미를 주는 것이거든요. 오와라이, 게닌, 보케, 츳코미 등 일본의 웃음을 주는 것과 관련된 단어는 한국과 매우 차이가 커서 마땅히 번역하기가 참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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