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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8/19 23:39:07
Name 포니
Subject [일반] (데이터 주의) 똑딱이로 은하수 찍어보려고 한 얘기..
안녕하세요.

작년에 똑딱이 들고 몽골가서 은하수 찍은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작년 8월말에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가려고보니 예전에 지리산 뱀사골에서 봤던 은하수가 생각이나더라고요.
작년 여름 더위는 역대급이었는데 프로젝트 끝내느라 몇 달을 에어컨도 안 틀어주는 사무실에 있다보니
한국을 뜨고 싶어서 찾다보니 몽골 밤하늘이 그렇게 예쁘다더군요. 그리고 아이슬란드보다 가깝고 저렴하구요...

그래서 회사 후배랑 모르는 분 두 분 모아서 몽골에 갔었더랍니다.

본론 갑니다.

gM009dSh.jpg

이런 차(러시아산 푸르공!) 타고 하루에 5시간씩 초원을 달립니다.
멀미 심하시거나 모르는 분이랑 부대끼는 게 힘드신 분은 어려우실 듯~
낭만 좋아하시는 분은 꼭 타보세요...후훗..

P9hNeAsh.jpg

44pSWMQh.jpg

아침 저녁으로 고기먹습니다.
야채? 별로 없어요.. 사진에 오이 두 쪽이 오랫만에 특식이었습니다.
특히 돼지고기가 별로 없습니다.
가끔 대형 만두 같은 거 먹을 수 있습니다...

8dHSnjCh.jpg

매일 하루 5시간씩 이런 풍경 보면서 푸르공에서 노래 틀고 다닙니다.
가끔 내려서 작은 일 보시면 됩니다. pgr 답게 큰 건... 잘 생각이 안나요. 섬유질이 부족해서 그랬는지...
참.. 저는 5박 6일 중에 4일을 저렇게 차를 타고 다녔답니다.

wfn0xfZh.jpg

15JtReYh.jpg

차를 타고 다니면서 풍경 구경하다가 5~6시쯤 되면 여행자용 게르 캠핑장에 도착합니다.
여긴 현지인이 사는 게르가 아니라서 물이 나와요!! 샤워를 매일 할 수 있답니다. 물이 쫄쫄 나오기는 하지만....
게르 안에는 1인 1침대가 있어서 괜찮아요. 깨끗한 편이기는 한데 이불 컨디션은 그 때 그 때 달라요.
침낭 가져가서 좋았습니다.

밤에는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게르에 모여앉아 보드카와 소주와 맥주를 먹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도 틀고 게임도 하고 그럽니다.
아재인 저도 끼워줘서 너무 고마왔어요~~

seiJBJdh.jpg

3CATxEDh.jpg

일행들과 옆 팀도 적당히 알콜 섭취하고 바깥에 나와 은하수를 봅니다.
똑딱이에 삼각대를 들고 밤하늘을 열심히 찍어봅니다.
너무 예쁘네요.. 맨 눈으로 보는 게 더 예쁩니다. 하늘 끝에서 저 끝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은하수를!!!!
별똥별도 아주 그냥 우수수 떨어집니다. 평생 빌 소원을 저기서 다 빌었는데 몽골에서 빌어서 그랬는지 한국에선 영 소식이 없네요..

이렇게 저렇게 똑딱이로 장난치다가 그냥 밤하늘을 봅니다.
그믐달이 걸쳐있는 날짜로 선택한 제 탁월한 판단력을 속으로 칭찬합니다.

w5MyYvFh.jpg

몽골엔 초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막도 있습니다.
모래가 진짜 곱고 예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온 몸에 모래가 스며듭니다.
올라가는 것은 지옥인데 바람 안 불 때 골라서 잘 올라가면 인스타용 사진 때깔이 나옵니다.
등반을 강추드려요..

A8I0huah.jpg

XxNYfMZh.jpg

날이 좋고 전날 과음을 안했다면 매일 일출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 수평이 안 맞는 것처럼 보이는데 전날 과음을 한 것 같습니다.

아.. 제 똑딱이 이름은 RX100-II 입니다.
이걸로 은하수 찍어보려고 인터넷 엄청 찾았어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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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waway
19/08/19 23:41
수정 아이콘
몽골초원 너무 예쁘네요.
19/08/19 23:44
수정 아이콘
몽골 가고 싶어서 작년부터 계속 와이프를 설득해봤는데 허가가 안 납니다...흑
그나마 체력이 조금이라도 좋을 때 가야한다던데...
사진 보니까 또 가보고 싶셒슾니다.
괄하이드
19/08/19 23:45
수정 아이콘
저도 최근에 몽골 갔다왔는데 반갑네요 크크
저는 큰 카메라로 찍었는데 저보다 어째 은하수를 더 잘 찍으신듯한...
졸린 꿈
19/08/19 23:50
수정 아이콘
와 멋있고 부럽습니다.
진짜 사진 이쁘네요. 잘봤습니다.
리나시타
19/08/19 23:55
수정 아이콘
와 부럽네요 저도 몽골이나 이런데 은하수 찍으러 가보는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데..
그나마 강원도 살아서 여름시즌에 종종 은하수 찍으러 소양댐이나 천문대 다녀오고는 하는데
몽골이나 북유럽 이런데서 제대로 된 은하수 찍어보고 싶네요
홍승식
19/08/19 23:55
수정 아이콘
사진 정말 이쁩니다.
눈으로 보면 더 이쁘겠죠?
부럽습니다.
김홍규
19/08/20 10:39
수정 아이콘
눈으로 보시면 하늘에 구름은 껴있는데 구름이면 가려져 안보야 하는 별이 구름과 같이 보인다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19/08/20 01:06
수정 아이콘
22일에 출국합니다 기대만빵!!
19/08/20 04:05
수정 아이콘
Rx100mk2 정도면 정말 좋은 똑딱이죠 사진 잘 보고갑니다~
요시오카 리호
19/08/20 10:04
수정 아이콘
최근 은하수 사진에 관심이 생겨서 좀 찾아뵜는데 빛공해가 없는 곳에서 촬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더군요.

아... 너무 부럽습니다.
좋은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Soviet March
19/08/20 12:52
수정 아이콘
9월에 몽골갑니다.
추석이라 달이 밝을까봐 걱정입니다만. 저도 은하수를 잘 볼수 있으면 좋겠네요.

8일정도 고비 투어가려고 예약해놨는데, 조언해 주실만한게 있을까요? 준비물이라거나... 등등
인원은.. 30대 남자 두명입니다..?

사진은 삼각대+장노출인가요? 찾아보신 사이트도 추천 부탁드립니다.
괄하이드
19/08/20 14: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달빛이 생각보다 강력해서 보름이면 확실히 좀 덜보이긴합니다. (저는 반달쯤에 보긴했는데 달빛이 꽤 세다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게르 조명 꺼지는 늦은밤에 나오시면 잘 보일 것 같습니다.

별사진 찍으시려면 삼각대는 무조건 필수입니다. 20초 이상되면 움직임이 잡히기 때문에 점상사진을 찍으시려면 ISO좀 높이고 15초정도 노출주시면 좋습니다.

준비물은 침낭 챙겨가시면 좋고요, 이미 알고계실수도 있지만 러브몽골 까페가 가장 크고 활성화된 곳이니 후기들 참조하시면 좋을듯합니다. 밤엔 생각보다 추우니 참고하시고, 챙 넓은 (밀짚모자st) 모자 가져가시면 좋고요. 게르에서 쓸 슬리퍼 꼭 가져가시고요.

여행은 오프로드 달리는 구간이 꽤 기니 그부분만 각오하시면 될 듯 합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웹툰 보고 갔었는데 그 만화에 나온것보다는 전반적으로 환경이 괜찮았습니다. 게르에 화장실/샤워실도 나름 잘 되어있었고요. 더 궁금하시면 댓글 주세요!
19/08/20 21:42
수정 아이콘
퇴근하고 이제 글씁니다.
사진은 아래 링크 많이 참고했습니다. 해석은 대충하고 사진 밑에 ISO랑 노출 시간 참고하고
밤에 찍으면서 계속 조정했어요. 나중엔 그냥 손 놓고 찍었지만..
https://www.lonelyspeck.com/sony-rx100-series-astrophotography-review/
위 링크는 RX100 으로 은하수 찍는 법인데 다른 글들 보면 다양한 기기로 천체 사진 찍는 법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분 쪽지에도 답글 드렸는데..
1. 음식 느끼할 수 있으니 방법을 강구하셔야 합니다. 볶음고추장이나 김치 등...
2. 수테차라고 아침마다 차를 마실 수 있는데 저는 블랙커피 믹스 들고가서 커피 마셨습니다. 뜨거운 물은 항상 있습니다.
3. 이동 중과 게르에서 음악 진짜 많이 듣게 됩니다. 노래 1000곡은 가지고 가세요.
4. 샤오미 멀티탭 같은 거 하나 챙겨가시면 인기쟁이 됩니다. 콘센트가 부족한 게르나 캠핑장이 있을 수 있어요.
5. 추석즈음에 추우실 수 있는데 핫팩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저 김병장 핫팩 60개 가져갔다가 공항에서 세관원?이 사무실로 끌고가서 물어보더라구요. 검은 가루 봉지가 60개나 있으니... 몸짓발짓으로 해결하고 나왔습니다.
6. 밤하늘 찍으시려면 게르에서 좀 떨어지셔야 해요. 사람들 오가기도 하고 샤워장이나 관리사무소쪽에 불빛이 좀 있습니다.
어두우니까 헤드랜턴 같은 것 챙기시고 바닥 조심하시고요.
7. 큰 마트에서 한국 술 파는데 비싸기는 합니다. 출발하실 때 사실 수 있으면 울란바토르에서 사가셔도 되요.

카레먹으러 가야해서 생각나는 거 있으면 또 댓글 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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