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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9/06 19:15:39
Name Ublisto
Subject [유머] [실화]4인의 대표
유머게시판의 자작유머가 대부분 경험담을 글로 옮긴것이 많아 재미없어하시는 분들도 많으실겁니다. 제 글 또한 마찬가지이므로 흥미없으신 분들은 ←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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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특별히 오후2시에 집합하기로 한다. 그러니 알아서들 와라"

배드민턴 부 담당 선생님의 말씀에 우리는 왠지 모를 흥분감에 휩싸였다.
아침에 가는 pc방은 또다른 즐거움이며 고등학생으로써 토요일 아침부터 스타를 한다는것은 또다른 정당한 일탈의 기쁨인것이다.


때는 오후2시...

"이제부터 이 쓰레기봉투들을 들고 야산을 청소하기로 한다. 봉사활동 알아서 쳐줄테니까 열심히 줍고와라"

배드민턴은 안하는 것인가..서클활동에 봉사활동시간도 준다니 더할나위 없다.
응? 근데 저기 모인 학생들은 우리학교가 아닌데...봉사활동도 연합으로 하나.
.
.
.
"자 이제 봉투들은 여기에 모아두고 소강당으로 모여"

영문도 모른채 우리는 강당으로 향했다.

"XX생활체육협의회 4개 클럽 대항전"

무언가 아리송한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많은 학생들이 강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직감적으로 4개 학교가 모인것은 깨달았다.

친구 네명과 적당히 앞쪽자리에 앉은 우리들은 협의회장부터 이사 등등의 인사말씀을 지루하게 넘기고 있었다.

"그럼 이제부터 4개 클럽 대항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음???? ¿¿¿¿믕

어느새 나타난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말이 이어졌다.

"각 학교에서 대표한명씩을 뽑아서 무대앞으로 나오세요~"

장내는 소란해졌으나 분위기 파악이 된 학교에서 속속 대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x고, 대x고는 대표 아직인가요?"

바로 우리학교 아닌가..약간은 머쓱한 기분으로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다.

"야이 새x들아 빨리 안나가? 대x고 손들어!"
조금 흥분한 체육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같이 앉아있던 친구들과 함께 손을 들며 뒤를 돌아본 찰나,

우리학교 학생들은 이미 우리를 제외하곤 장내에 단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xx.........'

"야! 거기 하얀모자 나가!"

아...왜 하필 난 우리 4명중 '모자'라는 아이템으로 개성을 나타내고 있었을까..
.
.
"자 이제 각 학교 대표가 모두 모였는데요. 간단한 대결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우선 대표들의 춤실력을 보도록 하죠~^^"

'울컥'

♬네~정말 xx고 대표의 춤실력은 대단하군요~ 이어서 대x고!♪

나는 어느새 몸치조차 나이트에 가면 저절로 하게된다는 그 춤. 박수춤을 추고 있었다.


◎제1의 시련.

"자 그럼 각 대표들은 자기학교에서 춤을 제일 잘 추는 사람 한명씩 데리고 오세요!"
.
.
...난감했다. 매우 난감했다.
나와 같이 있던 유일한 동지들 세명의 묘사를 해보도록하자.
1.대두 이자 베스트프렌드.
나는 잘 모르겠으나 대두로 불리워지고 있다.(나도 대두여서?) 매우 친한 친구.
2.해리포터, 애거사
이마의 커다란 흉터의 모습에서 해리포터가 나왔고,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고나서 보여준 그의 예측된 행동에 애거사(예언자)라는 별명이 붙은 친구다.
3.젓가락, 촵스틱
170중반의 키에 40~50의 몸무게를 가진 친구. 누나가 많은 관계로 여성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중에서 춤을 제일 잘 추는 사람을 고르라는건 고이즈미와 부시중 제일 존경하는 사람을 고르라는것에 비견될만 할까...?

결국 무대위로 속속모여드는 춤꾼들. 당시 브레이크댄스의 열풍으로 미루어 보건대 다들 윈드밀, 토마스 정도는 구사가능한 녀석들이리라..

"대x고 안나옵니까? 없으면 대표가 그냥 나오세요"

각 학교 대표의 춤실력이 이어질때마다 학생들은 열광했고, 특히 남녀공학이었던 관x고의 학생들은 폭발적인 성원을 보내고 있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고..
'시x....차라리 박수 치지마라'

나의 소극적 플레이에 레크리에이션 강사는 직접 "에~이" 라는 추임새를 넣어줬다.
'발끈..'
허나 흥분은 나를 더욱 수렁에 빠져들게 할 뿐..

◎제2의 시련.

"자 그럼 각 학교대표들은 다시 자기학교에서 머리가 제일 큰 친구! 를 데려오세요!"
.
훗..이건 꽤 쉬운 문제로군. 아까 묘사한 1번친구가 적합하다.
사회자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한편으로 안도했으나, 이 친구가 과연 학교(..)를 위해 희생해 줄지가 의문이었다.
.
.
??
아뿔싸...

"야 xx이 어디갔어?" "아까 화장실가는것 같던데" "이런 XXX!"
평소에는 차분하고 냉정하다고 까지 평가되는 나. 하지만 나의 입에선 거친 욕설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음..어쩌지?

"없으면 대표 그냥 나오세요"

이번에 주어진 시련은 만보기를 머리에 차고 헤드뱅잉을 하여 1분간 카운터를 가장 많이 올리는 것이었다.

조금은 흥분된 상태와 이 상황에 대한 굴욕-아니 치욕이라 표현해야 좋을것이다-에 나는 최선을 다짐했다.

열광적인 성원과 함께 이어지는 각 학교 롹커들의 열정이 지나가고 내 차례가 왔다.

"자 시작~!"

bang bang bang bang bnag nbag gban %$#@

후 새드... 순간 머리속에 강당 전체모습이 그려져 왔다.
적막이 감도는 실내에서(1명의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3명의 친구들은 차라리 입을 다물어주는게 나았다.) 굉장히 흥분한 상태로 열심히 머리를 흔들어 대는 나의 모습..
평소 서태지를 좋아했기에 뱅잉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후..여기서 결국 담배 한대 피우고 쓰게 된다.)
어디선가 웃음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키득키득" "쟤 뭐야~"
분명 이건 XX염색체를 가진 인간의 웃음소리..

그렇게 한번 터져나오는 웃음들은 곧 장내를 메워가기 시작했다.

'관x고 XXXX들.....훗..하지만 1등은 내꺼다!'

그렇게 길고 긴 1분이 지났고, 내 이마위의 만보기는 6이란 악마의 숫자를 표시하고 있었다.

미션스쿨인 우리학교에 보내는 원망의 숫자였을지도 모르겠다.

◎제 3의 시련

"자 이번에는 가장 목청이 좋은 친구를 찾아오세요!"

일단 젓가락은 패스다. 누나가 3명인관계로 그의 목소리는 그냥 하리수라고 하자.
그리고 하필이면 사실상 나의 목청이 제일 좋았다 -_-+

허나 이번 대항시합(-_-)은 두명이 필요했고 1번 친구의 실종에 어쩔 수 없이 2번친구를 강제로 끌어왔다.
"야 이 xxx야. 빼지 말고 나와. 너 안나오면 우리 망해 (;)"
흥분한 나는 욕설과 함께 거친 몸동작으로 그녀석을 질질 끌어왔다.

역시 가장 마지막으로 무대에 등장한 우리는 이른바 '고함 전달 게임'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한사람이 좌우에 서있는 다른 학교 학생에게 고함을 지르면 고함을 받은 사람이 또 좌우 둘중 한명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그 흐름이 끊이게 되면 탈락인 서바이벌 게임이었다.

얼른 좌우를 쳐다본 나는 안도 했다.
왼쪽에는 관x고의 여학생이었고, 오른쪽에는 언뜻봐도 소심해 보이는 녀석이었다.
분명 강제로 끌려왔으리라..
가볍게 장내를 정리하고 싸움은 종반전으로 치달을 무렵.

내 오른쪽에 한녀석이 탈락되고 그 다음녀석과 마주쳤다.
'이런 썅!!!'
여기에 참가한 학교중 가장 마초적인 성원-이라 쓰고 괴성이라 읽음-을 보내던 모 공고의 짱 정도 되어보이는 녀석이었다.

그녀석은 결코 다른 녀석에게 전달하지 않고 나에게만 고함을 질러댔다.
나 역시 가장 끄트머리였던 관계로 그녀석에게만 고함을 질러야 할 판.

나보다 머리하나는 더 큰 그녀석의 눈을 쳐다보며 고함을 질렀고, 그 녀석 역시 나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고함을 질렀다.

그렇게 "아!" "아!" 하는 전혀 음란하지 않은 괴성과 함께, 장내는 점점 조용해져 가고 있었다...

머리속에서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되고 있었다.
사실상 이싸움은 기세싸움이자 체력싸움이다.
기세가 밀리게 될경우는 한쪽이 포기하게 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목청이 살아있는한 얼마든지 이어갈 수 있는것이다.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기세는 분명 내가 밀리지만 현재까지 나는 눈을 마주쳐가며 대등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녀석에게서 살기가 흘러나왔고 나는 본능적으로 시선을 객석을 향해 돌렸다.

그 순간!

저 멀리 제일 뒷편 좌석 등받이 뒤로 친숙한 두상이 보였다.

그 친구는 하염없이 웃어대며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 자식.....'

그렇게 1번 친구를 발견하고 나서 허탈해진 탓일까. 나는 기권을 선택했고 강제로 끌려온 2번친구는 최후까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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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4개 클럽 대항전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마치겠 까지 들은 우리는 서둘러 장내를 빠져나왔다.

"이런 xx!! 완전 오늘 하루 잡쳤네 xx"

1번 친구는 말없이 미소만 한가득 지으며 옆을 걸어갔고, 나는 부상으로 받은 배구공과 배드민턴채 한쌍을 옆구리에 끼고 걸어갔다.

"야"

음..이 사건의 원흉. 체육선생님이다.

"수고했다. 들어가서 잘 쉬어라"
.
.
흠...이봐 xxx선생..당신은 여린 한 학생의 마음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긴거야.
-------------------
아직도 그 네명의 동지들중 한명만 같이 술자리를 가져도 성화에 못이겨 얘기를 꺼내곤 하는 굴욕중의 굴욕이야기 입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같은 배드민턴부 친구들에게 얘기했을 때, 그들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웃더군요.

"야 큭큭, 거기 왜 남아있어. 난 4개 클럽 대항전이란 현수막만 보고 바로 튀었어"

p.s 쓰면서 몇번이나 글을 취소할까 생각했고, 담배도 많이 피웠네요 ; 그래도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는 있습니다. 허허
p.s2 지금도 관x고는 참 싫어라 합니다.

●모든 학교의 이름및 실명등은 x로 처리했습니다만 제가 사는 지역에 계신 분들은 알법도 하다고 생각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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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06 19:52
수정 아이콘
대신고인가;;;흠...
J♥L ~★
06/09/06 20:20
수정 아이콘
관저고인가;;;흠...
J♥L ~★
06/09/06 20:24
수정 아이콘
대전대신고인것같군요...좋은학교죠...요즘은 문제아들이 너무많아서 좀 그렇지만...대신고 3학년에 서울대 수시 환산점수 전국1등한 학생 있던데...;;;; 부럽부럽...
06/09/06 20:59
수정 아이콘
흠흠. 미션스쿨이란 점을 유념하시길~^^
풍운재기
06/09/07 09:21
수정 아이콘
대신고, 대전고, 대성고......
관X고는 관저고밖에 생각나는곳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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