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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2/22 16:43:12
Name SIGMA
Subject [절정잡담] 핸드폰을 분실해버렸습니다. 흐흑!
그게... 아마도 토요일이었을 겁니다.
친구들과 놀다가 갑자기 프로리그 결과를 알아버렸습니다.(잠시 PGR을 들렸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수께서 그만 져버리셨더군요T_T
가슴이 괴로워서 (제가 원래 한? 소심 해요) 제 친구 집에서 저희 집.
자세히 말하자면 2분거리를 1분에 주파! 했습니다. 그냥 뭔가 잊고 싶으니까 달린거죠.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무언가 잊고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저녁 7시 반쯤에 제 코트를 뒤져서
핸드폰을 찾아보았습니다. 더듬더듬..더듬더듬... 한참을 뒤졌는데도 핸드폰이
코빼기도 안보이더군요. 설마 잊어버렸겠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글쎄 통화중이더군요!!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달리다가 핸드폰이 떨어짐 -> 누군가가 주워서 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있음) 이렇게 정리가 되더군요.


제가 핸드폰을 산건 2002년 4월경. 또래들에 비해서 굉장히 빨리 샀습니다.
그때 당시에 가지고 싶어서 엉엉 울고 매달리고 단식투쟁까지 한 끝에 얻어낸
36만원짜리 16화음에 6만 5천 칼라를 지닌 핸드폰이었습니다.
( 거 왜;; 유지태씨와 신애씨가 둘이서 선전하던 그 핸드폰..; 혹시 기억나십니까;)
1년전이니까 제가 중학교 1학년때군요.^^(실감이 안나네요;)
제가 폰을 사고 나자마자 친구들은 너나 할것없이 40화음에 멋진 칼라를 지닌 핸드폰을 사기 시작했고 제 폰은 점차점차 고물소리를 들어갔습니다.
게다가 카메라폰까지 등장하고 나서는 아예 핸드폰을 며칠이고 고철덩이 취급하며
거들따도 보지 않았던 적도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인연이 참 깊었던 것 같습니다.

제 핸드폰은 제가 모르고 바지 주머니에 넣어뒀었을때 엄마가 그걸 또 모르고
그 바지를 세탁기에 넣고 조용히 세탁을 하셨었습니다.
탈수까지 완벽하게 된 제 핸드폰은! 배터리가 고장났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완벽히 다시 재생되었습니다.(슈퍼 핸드폰일지도 모릅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을때도! 제 핸드폰은 제 손에 꼭 쥐어져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윤열 선수가 아쉽게 결승전에서 강민 선수한테 졌을 때에도
소심한 주인이 경기를 차마 못보고 있는 동안. 제 친구의 목소리로 전화중계를
전해줬던 것도 제 핸드폰이었고 끝내 질질짜던 제 손에 들려있었던 것도 제 핸드폰이었습니다.

팀리그에서 좋아하던 지오팀이 결승전에 갔을때. 친구와 지오팀이 이기네 아니네 하면서
툴툴대며 싸웠을 때도 제 핸드폰을 통해서 였습니다.
태풍 매미가 와서 제가 사는 창원이 완전 풍비박산 났었을 때.제가 걱정된다면서 구미에 살던 제 친구가 너 괜찮아? 하면서 전화 왔을때. 그 순간 (제게도 그런 친구가 있는지 몰랐습니다-_-;;)에도 핸드폰을 통해서 였습니다.

그리고 저번주에 마이너리그 결정전 있던 날.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학원에 가서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하고 있었을 때에. 모 선수가 밀리네 이기네 하면서 옆반 친구가 문자중계를 해주었는데! 그때에도 제 핸드폰을 통해서 였습니다.

제 핸드폰은 제게 정보전달의 수단이자 친목도모의 장. 그리고 화풀이 대상이었습니다.
과격한 주인탓에 긁히고 찍히고 찌그러져서 모양도 이상하고 독특한 취향의 주인탓에
앞에는 괴물스티커가 떡하니 붙어있던 그런 겉모양을 하고있지만.
제게는 몇 없는 친구였습니다.
(얼마나 찐따스러우면 핸드폰이 친구겠습니까-_-;;;)

지난 1년하고도 8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눈물 콧물 그리고 웃음까지 다 받아준 핸드폰 친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또. 피지알 식구 여러분들 핸드폰 코트에 넣고 뛰지 마십시오...T_T
다행히도 저희 어머니께서 내년에 016도 번호이동이 가능하면
좋은걸로 하나 새로 사주신답니다. 하지만 그 좋은 친구를 잊기는 부족할 것 같네요.
새로운 핸드폰 친구에게도 정을 붙여 봐야겠습니다..흑..



덧. 핸드폰보다 아까운건 저장되어 있던 지난 18일날 문자중계 받은것들...
정말 귀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문자인데...T_T 제 친구가 문자중계 해준건데
예전에 피지알분들이 했던 거 만큼이나 재밌었습니다. 편파적이긴 하지만요-_-;

덧 2. 경상남도 창원시 명서동 명서중학교(저희학교;) 앞 거리에서 핸드폰 주워서 통화쓰신 분~
벽에 똥칠할때까지 통화하세요 흥!!! T_T
분실신고 하면서도 내내 그 생각 때문에 손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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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세비치
03/12/22 16:47
수정 아이콘
전 어제 교회화장실에서 오줌싸다가.. 소변기위에 핸폰 올려놓고....

5시간여를 못찾고 해매다가 ......목사님 부인되시는 분이... 찾아왔더군요

진동으로 인해 소변기 안에 빠져있었다는.....
아이리스
03/12/22 16:56
수정 아이콘
시그마님.. 여기에다도 한번 분실신고 해보세요.. 혹시나 해서요..^^
핸드폰찾기콜센터 http://www.handphone.or.kr/
다시 그많은 전화번호 저장할려면 얼마나 고로운데.. 위로를...ㅜ.ㅜ
이은규
03/12/22 17:30
수정 아이콘
핸드폰 분실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ㅠ.ㅜ
이은규
03/12/22 17:31
수정 아이콘
핸드폰 분실만 아니였으면
이번 크리스마스는 따*-_-*뜻하게
보낼수도 있었는뎁..ㅜ.ㅠ
03/12/22 17:34
수정 아이콘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은 참 불쾌한 추억이긴 합니다만..
인연이 거기까지 라고 생각하고 빨리 잊는 게 낫습니다.
다음번엔 좀 저렴한 것으로 사시는 것이 어떨까요.....
경기도 안 좋은데....(쿨쿨럭 쿨쿨럭)
이은규
03/12/22 17:38
수정 아이콘
그녀의 ' 언제나 이길수 있어~ '
핸드폰 -_-;; 생각나네요;;
주어간놈 나쁜놈~(컬투;;)
義劍無敗=GunDam
03/12/22 18:51
수정 아이콘
핸드폰 현재 2년 6개월째 사용중..
전화가 잘 안와서 그런지 -_-;;
남들보다 핸드폰이 훨씬 오래가는 느낌이라죠..
튼튼한 나무
03/12/22 19:09
수정 아이콘
그제 술한잔하고 집에가다가 서면지하철역에서 핸드폰을 분실했습니다.
지하철 막차도 끊긴 시간에 친구들과 집에도 못가고 핸드폰때문에 방황하다 집에도착하니 새벽2시였습니다.
3년동안 구형핸드폰 아껴가며 쓰다 큰맘먹고 할부로 산게
한달도 않되었는데.....앞이 깜깜하더군요.

밤새 전화하고 여자친구는 돌려달라고 수도없이 문자보내고 그러다 결국
오후 늦게가 되어서야 왠 영감이 전화를 받더군요.
자주가는 식당이라면서 서면에 한 식당으로 오라길레 서면에 갔더니 왠 구석퉁이에 있는 식당인지 서면에서 식당하나 찾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리더군요.
식당에 도착하니 핸드폰 주웠다는 영감은 집에가고
핸드폰과 자기집전화번호만 남겨놓았더군요

식당아주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단골손님이 지하철역에서 핸드폰을 주웠는데 나이가 많으신 분이라 핸드폰이 새거같으니 욕심이 생겨 전화도 받지않고 가지시려 하는걸 자기가 말려 핸드폰 식당에 일단 맡아놓았다고 하시면서 점심값 한 5천원은 영감님 드리게 맡겨놓고 핸드폰 찾아가는게 어떻겠느냐고요.
집에서 미리 5만원이 든 봉투를 챙겨서 간지라 봉투놓고 핸드폰 찾아가려다 집전화번호 있다는 말에 핸드폰 주웠다는 영감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영감님 핸드폰때문에 전화드렸는데 감사하고요 제가 돈 몇만원 놓고 가겠습니다 식사나 한끼 하세요.

영감님 왈..
최소 3만원 놓고가...
몇만원 안되 안되...
나이먹은 사람이 찾았는데 최소 3만원은 놓고 가야지...
3만원 놓고가...

어이가 없어서...
몇만원이라 했더니 만원이나 2만원 놓고 가는걸로 생각을 했나봅니다.
봉투에서 2만원 빼고 3만원만 식당아주머니께 맡겨놓고서 집에왔는데
기분이 어찌나 나쁘던지요.
핸드폰 찾아좋다는 생각보다도 어찌그리
3만원 놓고가...
그 말만 들리던지...

세상 참 많이 각박하네요...
This-Plus
03/12/22 19:14
수정 아이콘
아이고 그 식당 아주머니같은 분이 있어서 그나마 세상의 각박함이 줄어드는 느낌이네요^^; 식당 아주머니께 감사 드리세욧~!
03/12/22 19:47
수정 아이콘
이제 전화를 못 하시겠군요...... SIGMA님의 아리따운 목소리를 이제 들을 수 없다니.. 아쉽습니다..T_T
김평수
03/12/22 19:50
수정 아이콘
요즘 할아버지들, 예전같지 않습니다.ㅇ_ㅇ;;
03/12/22 21:36
수정 아이콘
含 / 새로 좋~은걸 하나 산답니다. 걱정붙들어매시길! 하지만 含님 댁 전화번호와 含님의 아버님의 핸드폰 번호가 홀라당~ 날아가버렸군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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