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당신의 마우스를 쥔 오른 손이 무척이나 떨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엔 그러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당신의 경기를 지켜보다가 난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유가 있다면,
당신의 그 떨림에 이유가 있다면
어느 새 몰라보게 성장해버린 당신의 모습에 기대하는 팬들의 마음과,
늘 정상을 눈 앞에 두고도 좌절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러한 자신에 대한 불신 때문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당신의 일기장을 보며,
어느 날에 어느 선수에게 지고난 뒤,
지하철 안에서 울었다는 그 내용의 일기장을 보며,
당신도 아직 어리고, 약한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난 당신이 잘 해줄거라 늘 믿고 있었습니다.
난 당신이 사준다는 그 쮸쮸바도 먹고 싶었습니다.
난 당신이 이길거란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아직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입니다.












Junwi.
난 그대의 순수함을 좋아합니다.
난 키보드를 던져버리고 싶어지는 당신의 경기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난 당신의 웃음에 없어져 버리는 그 눈을 좋아합니다.


비록 내가 당신을 깊이 알지 못해 모든 것을 좋아할 수 없다고 해도,
적어도,
내가 아는 부분 만큼이라도 좋아해주고 싶은 이가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에게 짐이 될 것을 알기에
3위, 4위 따윈 그만하라고,
결승전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이런 식의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이젠 경기 전에 떨지 않는,
담담한 모습의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어주길 바라겠습니다.







나 같이 소심한 팬 조차도,
당신의 그 떨리는 손에 가슴 아파하지 않을만큼 말입니다.







당신이 있어 난 오늘도,
당신이 이겼을 거란 희망에 가득찬 채로,
이곳에 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