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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3 20:35:52
Name 후아암
Subject 스타크래프트 사가
제 1막.


태초에 푸른 눈의 군주가 있더라.



그리고 테란의 삼군주가 있더라.

황제는 미지의 영토를 개척하고 테란을 일으켜세웠으며

이국의 백성들까지 감복시키더라.

천재는 시대를 제압하였으나 황제의 휘광에 민심을 얻지 못하여

한탄과 함께 기록으로 역사를 지배하더라.

결국 시대를 지배한 것은 황제의 적자인 괴물이라

괴물은 완력으로 천재의 왕국을 부수고 상황(上皇)을 폐위시키며

세상을 내려다보는 높은 성을 세우더라.



한편, 그들과 시대를 같이 하고 뒷서거니 따라오고 한 이들이 있었으니...

폭풍은 광활한 영토를 질주했으나 그 땅에 이름이 없었고,

영웅은 가림토보다 빛나는 이름을 얻었으나

태생의 한계에 좌절하며 고군분투할 따름이더라.

목동은 천재의 춤사위에 홀려 드넓은 초원의 주인이 되지 못한 것을 한탄하고,

운신은 아득히 솟아올랐으나 한순간의 소나기 구름이었으며,

투신은 괴물과의 세력 다툼에서 밀려났으나

와신상담 끝에 투혼을 불사르며 금쥐를 움켜쥐더라.

악마는 동족의 꿈을 꺾어댈 따름이더라.

몽상가는 마에스트로의 지휘에 군주의 꿈을 분루와 함께 삼키더라.



그 후 마에스트로를 향한 사신의 낫이 부활한 천재에 가로막히고

세월에 무뎌진 천재의 칼은 마에스트로의 지휘를 끝내 멈추지 못하니

그렇게 마에스트로는 등 뒤로 시대의 막을 드리우며 유유히 물 위를 걷더라.

그가 곧 네 번째이자 첫 번째 군주이더라.



제 2막.

택뱅리쌍이 등장하니 시대는 바야흐로 춘추전국으로 치닫더라.

순서로는 택뱅이 먼저고 리쌍이 나중이라,



우선 혁명가가 네 번째이자 첫 번째 군주의 통치를 7일로 멈춰 세우고,

총사령관은 무관의 제왕으로 위용을 과시하더라.

그렇게 둘은 몽상가의 꿈을 잇고자 하였으나,

하나는 넓은 대지를 일구었을 뿐 안돈할 성을 쌓지 못하고

하나는 광휘의 성을 세워 올렸으나 그 영토가 너무 좁더라.

그들은 동족 넷과 함께 육룡으로 불리기도 하더라.



넷 중 가장 큰 성을 쌓고 가장 넓은 땅을 일군 폭군이 등장한 것은

반대편에서 혁명가가 사막의 여우에게 물린 날로,

총사령관을 물리치고 혁명가의 땅을 휘젓는 것이 그의 첫 번째 업적이더라.

뒤질새라 등장한 최종병기는

어린 호랑이 시절부터 이미 폭군과 더불어 기세로 리쌍을 이루더니

그 이름처럼 끝내 궁극의 병기가 되더라.



그렇게 넷이 뒤엉키는 동안

선대들의 군주의 영광은 낡은 깃발인양 진흙탕 속으로 가라앉더라.



...그리고

정복자의 아레나는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하더라.

삼김 중 머리 좋은 맏이는 어느새 약관(弱冠)이더라.

붉은 용은 번번이 폭군의 영토 위에서 날개가 꺾이더라.

대인배의 이름은 향기가 나더라.




-- 지난 시즌 적룡에 이어 오늘 뇌룡의 날개마저 시대의 극악콤비 리쌍에게 꺾였더군요.

남은 것은 적룡과 브레인, 그리고 매.

이미 폭군에게 두 번이나 좌절당한 아픔이 있는 적룡,

최종병기에게마저 당한다면 정말이지 리쌍이라면 치가 떨릴 처지가 되겠군요.

그러나 저러나 당장 눈앞의 매부터 제압해야 최종병기와 싸우든 말든 하기라도 할 텐데,

이 매가 용도 움켜쥘 만큼 커다란 매라서

적룡의 비행도 순탄하지만은 않겠네요.


브레인이 진정한 오버마인드로 거듭나는 과정 역시 가시밭길인 건 마찬가지겠구요.

상대가 하필이면 일년에 한 달 걸리는 마법마저 풀고 다시 펄펄한 기세로

지난 굴욕을 되갚아주겠다고 팔 걷어부치고 선 폭군이라니...

더군다나 폭군과는 그나마 동족전, 그 중에서도 가장 변수가 많은 저저전이기라도 하지,

폭군 넘어서면 그 다음엔 답도 없는 상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머리가 지끈거릴 것 같습니다.



적룡과 브레인이 자신들의 이름을 더욱 빛나게 써내려가게 될 지

리쌍이 자신들의 이름을 더욱 공고히 새겨넣을 지

과연 어느 쪽일 지 두근두근합니다.


----------------------------
뒤늦게 교정하는 김에 몇 가지 더 첨언합니다...

우선, 매는 대한항공의 창공을 훨훨 날았네요.

반면, 브레인은 눈으로 레이저빔을 쏘아대는 성난 폭군에게 결국 복수당해버렸더군요.

어쨌거나 리쌍은 여전히 질주 중이고,

삼김은 어느새 둘이나 우승자가 되었습니다.

프로토스 진영만이 불꺼진 채 싸늘히 식은 아궁이 같군요.

영웅과 사신으로 대변되는 가을의 전설이든,

몽상가와 혁명가로 이어지는 날카로운 라인이든,

악마의 후예든 총사령관의 부관이든,

뭐든 좀 팍 하고 터져줬으면 좋겠네요.

뭐, 올드가 부활해도 좋고, 곰TV세대가 한 번 더 힘을 내줘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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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태란
10/05/13 22:22
수정 아이콘
앗 무플방지위원회에서 출동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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