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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24 01:13:19
Name 말랑
Subject [기타] 컴파일의 망령 - DiscStation 한국판 이야기(3)


4호에서 마도물어의 색을 쏙 뺀 반대급부로 5호는 마도물어 계열을 두 개 +1이나 넣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줍니다. 4호의 캐릭터들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으며 한국에서 팬덤을 생성해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잡지 판매량도 영향을 받았던 모양입니다만.

잡지 내용에서 인상적이다 할 것은 역시 당시 막 공중파에서 방영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슬레이어즈에 대한 분석기사. 캐릭터나 관계도, 역사, 마법 등 한정된 지면 내에서는 생각보다 충실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동시에 당시 디스크 스테이션에서 마도외전이라는 이름으로 만화를 그리던 유현을 끌어들여서 환상서유기를 만들었는데, 그것을 광고하던 지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왜냐면 환상서유기 매뉴얼보다 훨씬 좋았기 떄문에...


* 도전! 뿌요림픽!



마도물어 캐릭터들의 운동회라는 컨셉으로 미니게임을 모은 형태의 게임. 조종할 수 있는 캐릭터는 윗치와 아르르 둘뿐이라 진정한 컴파일 올스타 게임은 한참 후에 레스토랑 킹에 와서야 현실화됩니다. 2인용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우정파괴적인 요소가 특별히 없는 게임. 상대를 방해하는 게임은 장애물 레이스와 뿌요 블럭 뿐이며 나머지는 전부 유저 스스로의 역량만 펼치는 게임입니다. 용과 대결하는 게임은 하이스코어를 기록하는 맛이 있습니다.

뿌요뿌요 3에도 부록으로 수록되었으며, 게임피아에서도 따로 부록으로 제공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스토리의 전반적인 내용은 톱을 노려라의 패러디.


* 마도물어 - 마법의 성 엘리시온의 비밀



컴파일 코리아 자체제작 마도물어. 기존 마도물어의 소스를 충실하게 따와서 써먹었습니다. 어차피 외전이고 '컴파일 코리아 설립' 기념으로 만든 게임이라 큰 의미를 둘 순 없습니다만... 문제는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어놓고는 그 캐릭터의 소스로 전편의 소스를 음성 + 그래픽 전부 차용했다는 것.

게임상에 등장하는 엑스트라와 던전 및 아르르 얼굴 등 전반적인 그래픽의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시스템 면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했고, 게임 내부의 퍼즐이나 레벨 디자인은 아주 훌륭합니다. 번역이 아닌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낼 수 있는' 퍼즐을 훌륭히 구현해 내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에서 설득력을 얻는 데 실패했고(도대체 왜 거기에 잠자는 공주가 있는 걸까?), 그 잠자는 공주 구현할 시간이 없었는지 전작의 소스를 도용했는데, 그게 하필이면 할머니 역할인 윗시였다는 것. 나이 60먹은 할머니가 사악한 존재에게 조종받는 목소리를 아르르랑 딱히 나이차이도 나지 않아보이는 소녀가 내고 있는 것은 컬트적이라는 평가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게 합니다.



이 게임은 일본에 정발되지 않았으며, 일본 마도물어 팬들에게는 전설속의 마도물어로 인식되고 있다나 뭐라나... 일본 팬사이트를 보면 정말 의외로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으며, 심지어 잠자는 공주에 대한 평가도 좋습니다. 빨아줄 회사도 없고 하니 대인배 감성이 폭발한 걸까...




* 브릿츠 런너

컴파일이 만든 게임의 이름이자, 게임 내 설정에서 벌어지는 레이싱 대회의 명칭이기도 합니다.

딱히 쓸만한 사진도 없고 한국에서의 인지도 역시 제로에 가깝지만, 디스크 스테이션 5호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게임을 꼽으라면 저는 이 게임을 꼽겠습니다. 미니게임으로 만족한다면, 이 이상 훌륭한 레이싱 게임은 없습니다.

전형적인 1인 경주 레이싱이며, 목표는 주어진 코스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특정 지점을 체크하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서 랩타임을 찍는 것. 사실상 정해진 코스를 달리는 맵도 있고 아예 내가 길을 개척하는 맵도 있습니다. 가끔 시간 날 때 한 타임 돌면서 랩타임 경신을 노리는 게임.



* 배드민턴 카방클



쓸데없이 잘 만든 미니게임 2탄. 도대체 어디가 배드민턴인지 모르는 필드이지만 어쩄든 배드민턴입니다. 좌우와 점프만 구현된 필드에서 셔틀콕의 위치와 카방클의 움직임, 스윙의 판정 조절을 통해 승리를 노립니다. 일단은 드라이브도 있고 클리어도 있고 드롭도 있고 스매시도 있습니다. 정확한 발동조건은 모르고 대충 여러분이 상상하는 대로 쏜다는 느낌으로 조작하면 나가긴 나갑니다. 총평하자면 그래픽을 일신한 피카츄 배구입니다.

하나 특이한 점은 신박한 난이도. 컴퓨터랑 대련하면 도대체 셔틀콕을 놓치는 법을 모르는 배드민턴의 황제를 목도하게 됩니다.







컴파일 코리아가 잡지형태로 발간한 마지막 DS. 모기업인 컴파일은 세가새턴이랑 드림캐스트만 바라보다 그거 따라 망했고, 어차피 콘솔은 쳐다보지도 않던 KCT가 모기업이었던 컴파일 코리아의 최후의 승부수 뿌요뿌요 썬은 해상도 조절도 안하고 멀티입력도 지원 안하는 조잡한 퀄리티의 이식으로 쌍욕을 먹으며 대차게 망했습니다. 일본이야 뿌요뿌요빨로 버틴다고 해도, 한국에서 뿌요뿌요로 버틸수는 없는 일. 잡지기사 역시 이렇다 할 내용은 없고, 기억나는 것은 제가 에반게리온 극장판을 접한 매체가 이것이라는 것. 에바 극장판이야 아직도 썰이 나오는 작품이라 이 당시 지면으로 담아내기엔 무리인 작품이였고...

수록한 게임 역시 힘이 많이 빠진 것이 눈에 띕니다.




* 세리리의 해피버스데이



컴파일이 과감히 시도한 육성 시뮬레이션.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작품성은 평범한 수준. 진정한 의미는 망해버린 한국 팬덤에서 마도물어 올스타 게임의 역할을 한다는 것. 캐릭터들이 즐겁게 어우러져 노는 세계를 구현한  한국 유일의 게임입니다. 이후로 나온 게임은 의미를 두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망했으니...

컴파일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는 게임인데, 마도물어 캐릭터의 판권이 세가로 넘어간 이후의 첫 마도물어 작품입니다. 노리고 만들었을까나...



* 파이팅! 에이스맨(후편)

4호에 실었던 에이스맨의 후속작으로, 딱히 다른 말을 붙일 것이 없을 정도로 전작과 다를 게 없습니다. 사실 전작의 세이브 데이터와 연동해서 플레이하는 기능이 있어서 스토리와 등장인물 외에도 차별화를 두었는데, 한국판에서 구현을 안해서(...) 똑같은 게임이 되었습니다.

컴파일은 파이팅 에이스맨 역시 시리즈화할 야망이 있었습니다만, 실패했습니다. 회사가 망해서...


* 폴리폴리!! 스피드 대작전

카트라이더 같은 레이싱 게임. 컴파일의 첫 풀 폴리곤 게임이며,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조작감, 그래픽, 레이싱 게임으로써 즐길 요소 뭐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쿠소게임. 거기다 당시 컴퓨터 사양으로는 제대로 굴리기도 힘들었던 총체적 난국.



* 옵션 몬스터 Light

DS 최초로 네트워크 대전 기능이 수록된 게임. 옵션 몬스터 역시 컴파일이 시리즈로 만들었던 게임입니다. 본가 게임은 공을 쏴서 적을 없애는,  사방이 막힌 알카노이드 형식입니다. 한국에 소개된 Light는 1:1 에어하키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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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24 01:44
수정 아이콘
디스크 스테이션 이야기라니 제목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말랑님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 초딩시절 제가 디스크 스테이션에서 요즘 아이폰에 있다고 말하는 '감성'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단순 가성비로만 따지면 그리 좋지 않지만(7천원에 영웅전설 4를 부록으로 주던 잡지에 비해선) 정성을 담아 만든 느낌? 묘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말랑님 글을 읽고나니 왠지 아이폰 빠(?)들이 이해가 되네요.
켈로그김
14/09/24 10:36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컴파일 감성이 있었어요.. 담백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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