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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18 11:49:36
Name 혼조
Subject [하스스톤] 헝그리앱 하스스톤 대회 예선에 갔다 온 후기
요즘 하스스톤 관련 글이 없어서 아쉬워 하고 있는 1인입니다. 질문게시판에는 가끔 질문글이 올라오는 것 같은데 말이죠.
여튼 아시아서버의 하스스톤은 뭐랄까요. 정체기라는 느낌이 듭니다. 신규유저의 유입도 많이 줄어든 느낌이고, 대회에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보기 힘드니까요. 여튼 저는 지난주 토요일에 치러진 헝그리앱 하스스톤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대회 나가면서 준비를 많이 한 것도 아닌 데다 평일에 게임을 거의 못해서 사실상 참여에 의의를 두고 갔다 왔네요.

대회 예선 장소에 갔더니 엄청나게 많은 네임드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참가자 중 80%(그 이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가 넘는 사람들이 이미 HCC나 여타 개인대회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수들이더군요. 게다가 서로 다들 너무 친해서 위축도 되고 그랬습니다. 마치 저만 혼자 대회 온 느낌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친구들 끼고 대회 온 느낌이랄까요. 저는 오후조(PM 01:30)였는데 도착하니 오전조 사람들은 아직도 예선을 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아 떨어졌어 광탈했어 등의 와글와글 담소를 나누고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오전조 경기가 모두 끝나고 난 후 오후조 등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다섯 개의 직업을 말한 후 이름표를 받고 PC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죠. 그러고 한 시간을 앉아서 대기만 했습니다…. 이럴 거면 왜 PM 01:30까지 오라고 했는지. 준비한 덱중에 성기사로 랭을 몇 판 돌려보는데 냥꾼을 만나서 다 지더군요. 망느낌이 왔죠. PM 02:30분쯤 되니 오후조 조 추첨을 시작했습니다. 오후조 참가인원이 28명이고 이 28명이 각각 4조에서 8조까지 배치가 되며 따라서 4명은 각 조에서 부전승이 된다고 진행자가 설명을 하고 조를 뽑았습니다. 저는 6조 6번에 배치되었습니다. 배정이 다 끝나고 난 뒤에 자리를 지정해주어 착석하고 전설뒷면과 덱직업을 확인한 후 심판이 옆에 앉더군요. 그러고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가 갑자기 대전을 걸어왔습니다. 심판에게 시작해도 되느냐고 물으니 시작하라더군요.

저는 예선 전체를 3판 2선승제로 진행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첫 1승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1승을 생각하면 당연히 상대 쪽에서는 사냥꾼이 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죠. 그래서 전 사제를 준비해갔습니다. 그것도 컨트롤사제가 아닌 죽메사제로요. 초반에 몰아칠 수 있으며 어느클래스가 나오더라도 할만하고, 냥꾼에게 강하며 요즘 잘 안 하는 덱이라 허를 찌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돌렸더니 상대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사제가 나오더군요. 사제 대 사제전이 됐습니다. 근데 저는 후턴에 제 손패에 장의사와 간식용 좀비가 잡히더군요. 상대는 죽메사제가 아니라 컨트롤사제였습니다. 나오는 족족 내니 장의사가 5/6까지 크면서 게임이 터져버렸습니다. 상대는 정말 아무것도 못 하고 맞기만 하다가 게임이 끝났죠. 그리고 상대가 다음으로 꺼낸 건 전사였습니다. 거흑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전사를 꺼내더군요. 거흑으로 이기더라도 다음에 사냥꾼이 나오면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더군요. 사제 대 전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2:0으로 가뿐하게 올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손패를 잡았는데 아까와는 달랐습니다. 장의사도 간식용 좀비도 잡히지 않더군요. 생각훔치기가 잡히길래 후반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상대도 제가 하수인을 내지 않으니 일찌감치 방밀을 써가며 방어도를 올려두더군요. 초반을 무난하게 넘어가니 확실히 기회는 전사에게 왔습니다. 가벼운 하수인은 무기로 때려잡고, 무거운 하수인의 경우 제압기를 사용하고 하수인을 깔기 시작하더군요. 죽메사제의 경우 광역제압기인 아키치마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처치기가 없어서 필드를 잡히면 뒤집기가 상당히 어려운지라 후반을 가니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1:1이 된 상황에서 저는 전사의 전통적 카운터인 주술사를 꺼내 무난하게 토템을 도배하며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대지 충격으로 드로우를 끊어주고 최대한 난투각을 생각하며 최소한의 하수인으로 상대 하수인을 제압하고 토템과 야수정령으로 필드를 잡으니 역시 전사는 답을 못 찾더군요.

심판이 5분 휴식 후에 바로 다음 게임을 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리에서 기다렸습니다. 근데 2분도 안 되서 다시 오더니 지금 바로 다음 대전 상대와 하겠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갑자기 심판이 예선 4강전부터는 5판 3선승제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잠깐 멘붕이 왔습니다. 전체 3판 2선승제라고 알고 왔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사실 이번 헝그리앱 하스스톤 리그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이 규정문제였습니다. 예선이 치뤄지기 이틀전에 규정이 바뀌고 그랬죠. 아무튼 뭐 그건 그거고 제가 룰을 꼼꼼히 안 본 게 문제였죠. 게다가 상대가 이번 WECG선발전에서 4위를 했던 로좀 선수더군요. 바짝 긴장하고 덱을 선택하는데 사제 덱을 선택하기 꺼려졌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거흑을 꺼낼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냥꾼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예감대로 로좀선수는 거흑을 꺼내 들었더군요. 그리고 전 이 거흑을 잡지 못하면 나머지 직업으로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마땅히 거흑을 완벽하게 잡을 덱이 없었거든요. 참고로 덱은 전사, 사제, 성기사, 주술사, 사냥꾼을 준비해갔습니다. 그나마 성기사가 할 만한데 성기사도 그냥 할만하지 완벽하게 잡는다는 보장이 없었거든요.

냥꾼은 생각보다 패가 잡혀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워낙 상성이 강하니 할만하다고 생각했죠. 근데 로좀선수가 초반부터 패를 막 내더군요. 로좀 선수가 선턴이었는데 2턴에 고대 감시자, 3턴에 성난태양 파수병을 내고 4턴에 대지 고리회 선견자를 내면서 초반을 완벽하게 틀어막더군요. 저는 그거 정리하는데 하수인과 무기를 어느 정도 다 쓰고요. 5턴부터 저는 상대 피는 못깎고 패가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예감이 안좋았죠. 뒤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야생의 벗과 영능을 쓰면서 상대에게 제발 용거가 없기를 바랐습니다. 로좀 선수도 패를 계속 사용하고 있었으니까요. 근데 로좀선수 피가 12 이하로 떨어지자 보란 듯이 용거 두 마리가 나오더군요. 도발은 안 걸렸습니다만 저는 도저히 용거를 제압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생명력 징표를 하나만 쓰는 덱인 데다 살상도 하나도 안 나오더군요. 결국, 뒤에 잡힌 또 하나의 성난태양 파수병이 용거에 도발을 걸자마자 전 서렌을 쳤습니다.

성기사의 경우도 손 패에서 할 게 없어서 신병만 뽑고 있는데 산악거인이 두 마리 나오더군요. 평등을 쓰고 한 마리는 처리하고 한 마리는 겸손을 걸어둬서 안심하고 있는데 거기에 올빼미로 침묵을 먹이니까 또 멘붕이 왔습니다. 처리할 방법이 없더군요. 마땅히 나갈 하수인이 없는데 상대 쪽에서 로데브까지 내고 명치를 패니 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성기사는 뭘 해보지도 못하고 서렌.

마지막에 꺼내 든 건 주술사였습니다. 아무래도 거흑을 잡고 멀티킬을 할 직업이 주술사 말고는 없었습니다. 로좀선수는 블러드각을 의식했는지 또 초반에 하수인을 막 내더군요. 확실히 3번의 게임중 가장 할만했습니다. 로좀 선수가 하수인을 정리하지 않으면 무조건 킬각이 나오는 상황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근데 정말 끈질기게 다 정리를 하더군요. 결국, 제 손패가 마른 상황에서 나오는 용거를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쓰다 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대회에 참여하고 난 후 느낀 아쉬운 점 두 가지를 꼽자면,

1. 대회 규정
규정이 이틀 전에 바뀐 것도 그렇고 전체 3판 2선승제의 예선이 4강부터 5판 3선승제가 된 것도 여타 사람들에게 혼동을 주기에는 분명했던 것 같아요. 게다가 당일 대회장에서 심판끼리 직업 밴을 하니 마니 하면서 잡담을 하는 걸 보면서 준비가 참 허술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사실 하스스톤 대회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점도 크겠죠.

2. 대회에 새로 등장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이건 지금 열리는 여러 하스스톤 대회를 볼 때마다 느꼈던 것인데, 이번 오프라인 예선을 실제로 가보고 나서 더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마치 이미 하스스톤 판은 그들만의 리그가 된 것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대회를 처음 참가한 제가 얼굴을 모르는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면 말 다했죠, 게다가 지금 인터넷 방송에서 나오는 여타의 소규모 대회의 경우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나오는 선수만 나오죠. 그래서 뭔가 아쉽더군요. 뭐랄까요. 국내 하스스톤의 대회의 유저 풀이 여기까지인가 싶기도 하고, 앞으로 다른 새로운 유저들이 와도 뭔가 모를 장벽을 느끼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이건 저만의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이 정도였던 것 같네요. 대회 장소가 멀었던 것도 불편한 요인이었습니다만, 장소섭외가 쉽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크
오늘 기사를 보니 로좀선수가 본선에 올라갔더군요. 개막전인 이번 주 목요일에 경기를 한다고 하니 보면서 응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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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밍포인트
14/11/18 12:03
수정 아이콘
근데 하스 예선을 3판2선을 하는건 문제가 좀있어보입니다 첫판이라곤해도 일정수준의 선수들에게 저렇게 겜하라는건 운빨에 맡기라는건데.. 규정전달 문제도 그렇고 규정도그렇고 아쉽네요

헝그리앱 대회중계는 아프리카로도하나요?
중계진은 정해진건지.. 상금이 커서 기대는되네요

고생하셨습니다~
14/11/18 12:31
수정 아이콘
아프리카에서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프리카 BJ분들이 틀어주지 않을까요? 아니면 헝그리앱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중계진은 기무기훈 선수와 김철민캐스터로 정해졌습니다.
단지날드
14/11/18 12:3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하스스톤 예선은 5판3선에 무조건 더블엘리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판수가 적어지면 운이 개입할여지가 너무너무 큰게임이죠 특히나 요즘 처럼 초반에 장의사 죽죽크는게 가능한 상황에선 ....
14/11/18 13:57
수정 아이콘
저도 예선과 본선 모두 동일한 룰에 5판 3선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예선이라고 3판 2선 하는 건 좀 그렇죠. 실력자들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고요.
단지날드
14/11/18 14:02
수정 아이콘
진짜 3판 2선이면 전설은 근처도 못가는 저같은 경우도 죽메냥꾼 흑마위니로 장의스톤모드로 운빨 터지면 아무리 실력자라도 2판정도는 이길가능성이 엄청 낮진 않죠..
14/11/18 14:49
수정 아이콘
그쵸 괜히 장의사스톤이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니까요 크크크..
14/11/18 12:47
수정 아이콘
헝그리앱은 아프리카TV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단지날드
14/11/18 12:39
수정 아이콘
이번에 헝앱 대회 대회룰 등등해서 좀 말이 많긴하더군요...
14/11/18 13:32
수정 아이콘
하스스톤에 대해 하나도 모르지만 만화책 보듯 엄청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승리하시길 바랐는데... 흑흑
14/11/18 14:4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흐
14/11/18 15:24
수정 아이콘
국내 보드게임은 유희왕이 이미 꿀을 다 빨고 산화했다고 봐서 흐흐..

사실 워3와 비슷한시기에 출시했어야 되는게 맞았다고 봅니다
14/11/18 15:57
수정 아이콘
모바일 출시가 반전을 만들어 줄지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분명한 건 신규 유저의 유입은 최근에 현격하게 줄어든 것 같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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