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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1 09:21:50
Name Blue_아리수
Subject [일반]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너무 늦다.
지난 1주일간, 각 커뮤니티의 타블로 관련 게시글과 리플을 읽으면서 가슴 한 구석이 콱 막힌 답답함이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4년이라는 기간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일이 이렇게 커진 시간은 약 1주일 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없이 많은 인증 사례를 두고도, 다른 인증, 다른 인증, 다른 인증을 외치던 사람들에 의해

아빠가 된 기쁨도 얼마 누리지 못한채, 처참하게 당했고, 무너졌으며, 울고,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타블로가 그렇게 돌멩이 맞아 죽을 죄를 지은 것일까요?

무한도전 '죄와 길' 편에서 변호사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죄를 추궁받은 쪽에서는 자기가 하지 않은 사실이기 때문에 증거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 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가져오라"
(기억에 의존해 적었기 때문에 다소 틀리겠지만, 이와 비슷한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그에게 인증을 요구할 권리가 있었을까요?

차라리 우리가 아니라는 주관적이 아닌 객관적 증거를 준비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이렇게까진 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1집에서 스탠포드라는 학력을 이슈삼아 인터뷰를 하려던 기자에게 당당하게 음악으로 평가해달라고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이번 일로 그가 어디까지 무너졌을 지는 본인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단지, 저를 비롯한 수많은 네티즌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네티즌들이 5분도 안되는 시간을 들여 쓴 악플의 악의에 짓눌려 그가 자살해 버렸다면?

모든 것을 놓고 혼자 떠나버렸다면?

그렇다면 만족하시겠습니까?

이번 사건에서 가장 화가 났던 것은 처음 타블로를 비난하고 나섰던 '왓비컴즈(?)'가

"만약 타블로가 진짜 스탠포드를 졸업했다면 무릎꿇고 사과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의 무릎이 그렇게 비싼 걸까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네티즌들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지금도 변함없는 많은 네티즌들을 보며 더욱 화가납니다.

어쩌면 이런 일들이 모여 저희들의 자유 공간이었던 인터넷이 결국은 규제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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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ngSSun
10/06/11 09:28
수정 아이콘
이때까지 여럿 죽였죠..키보드..
자주 가는 커뮤니티중 그나마 여기가 정상적인 반응을 보였던거 같은데,
그 전의 사례나 이번 건이나 키보드로 죄를 저지르고도 그들은 또 키보드를 치겠죠.
10/06/11 09:28
수정 아이콘
저만 해도 인터넷 모욕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정부 여당은 자신들 나름대로 이해관계를 갖고 추진하는 일이겠지만
지금의 인터넷 자정 작용에는 더이상 신뢰를 줄 수 없겠더군요.
이 번 일로 인터넷 수준이 성숙될 거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집단광기가 이미 여럿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래서 달라진게 뭐 있나요.

야당과 조율이 잘 돼서 하루빨리 합리적이고 강력한 법안으로 시행됐으면 합니다.
Ms. Anscombe
10/06/11 09:29
수정 아이콘
요즘 떡밥이 없긴 없나 봅니다. 이런 일에 관심이 많은(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걸 보니..
아니면 떡밥에 대한 사람들의 취향이 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WizardMo진종
10/06/11 09:33
수정 아이콘
개거품 물던분들 휴식하시라고 띠리링~ 렙업좀 시켜드렸으면,,
가만히 손을 잡
10/06/11 09:37
수정 아이콘
저도 최근 일은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는...허나 지금도 딱히 관심이 크게 가지 않습니다.
또 이 일로 소위 인터넷모욕죄가 정당하다는 생각도 들지는 않습니다.
10/06/11 09:43
수정 아이콘
불구경 싸움구경처럼 흥미롭게 지켜봤는데 몇몇 지저분하게 노는 네티즌들은 무관심이 답인듯.
자기들만의 공간에서 지지고 볶는건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봅니다.
10/06/11 09:50
수정 아이콘
키보드가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문제는 언론이라고 말하는 쓰레기들 때문입니다. 게시판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그냥 지들끼리 그러고 말겠지만 기사 한번의 효과는 장난이 아니죠. 이런식의 일을 만드는것이 모욕죄 만들려고 하는 정부의 떡밥 같습니다.
원시제
10/06/11 09:51
수정 아이콘
다른건 모르겠지만,

이용규 선수 사건때 소위 미친듯이 비난하고서,
진실이 밝혀졌을때 사과 한마디 안하던 분이 몇분 아이디가 눈에 띄는데,
지금은 타블로에게 사과해야 한다 어쩐다 나서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참 씁쓸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네요.
블랙독
10/06/11 10:02
수정 아이콘
타블로 관련해서 별말 안하고 있었는데 게시판 분위기가 그동안 타블로씨의 학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것 같아서 한마디 적습니다.

1. 타블로의 학력인증이 필요한 이유?
사실 타블로의 직업상 명문대 졸업에 대한 인증이 필요치는 않습니다. 타블로가 자기 전공살려서 랩하는건 아니니깐요.(아.. 아닌가?) 뭐 중요한건 랩을 쓰는데 있어서 타블로의 학력이 필요치는 않죠. 김태희씨한테 학력인증 하라는 경우 없잖아요? 당연하죠. 연기랑 서울대랑 먼 상관입니까? 그치만 김태희씨와 타블로씨의 경우 차이가 있죠. 타블로는 방송에서 자신의 학력을 자신의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는 거죠. 그것도 타인이 "타블로는 명문대 출신이래요~" 한것도 아니고 자기 입으로 신기한 일화들을 쏟아냈죠. 그러한 이미지 덕분에 광고도 얻었던 걸루 기억하구요. 아무것도 안팔았으면 뭐라하진 않지만 물건을 팔았으면 그 팔았던 물건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보여줘야할 의무는 있는것 아닐까요?(물론 도의적인 겁니다. 법적으로 그럴 의무는 없겠죠. 이미지 라는 것이 상품이냐 아니냐도 토론거리인 마당에;;;)

2.타블로의 대처는 미흡했다.
타블로가 즉각 자신의 성적을 인증했다면 별 탈 없었을 겁니다. 과거 도올선생님처럼 쿨하게 "이거 보고 이제 조용히 해라 얘들아" 했다면 사태가 이렇게 커지진 않았겠죠. 하지만 방송에서 농담 비슷하게 성적에 대한 증명을 회피하고(사실 방송이니깐 이렇게 대처하는게 옳겠죠;; 거기서 진지하게 타블로씨 학력 인증하라는 것도 아니고요) 이런 저런 이유로 증명을 미루게 됩니다. 결과는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키워들의 무차별안 언어폭력이 쏟아지게 되었죠. 죄의 유무를 따지자면 당연히 근거없이 모욕적인 비난을 한 사람들에게 죄가 있을겁니다. 타블로씨는 밍기적 댄것 뿐이고, 사태의 경중을 잘못 판단한 것 뿐입니다. 타블로씨가 똑똑하긴 하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는.... 어리석었다, 현명하지 못했다 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타블로가 친구였다면 "그러길래 냉큼 보여주면 될걸 왜 니가 엄한 꼴을 당하냐;;; 뭐 좋은 경험했다 생각해라"라고 말해줬을것 같아요.

3. 뭐든 너무 흥분하지만 말자
타블로씨에게 성적증명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다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긴것 같습니다.
사실에 대한 확인이 대립의 중점인 경우, 사실이 드러날때까지는 어느정도 진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블로씨 학력의 경우 그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천안함 마냥 결과가 나와도 신통치 않을 건덕지는 없죠. 지금처럼 성적증명서 딱 보여주면 쫘~악하고 증명되니까요. 뻔하게 결말지을 수 있는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았나 싶네요.

추신 : 앞으로 연애인들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경우 학력인증을 째깍째깍 하는 모습이 보이겠네요. 타블로씨가 이런 일의 첫타자가 되어 참 크게 데이신것 같습니다. 타블로씨와 그의 가족들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10/06/11 10:11
수정 아이콘
관련글은 댓글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한 페이지에 타블로 글이 너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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