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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04 15:34:47
Name 다솜
Subject 성공을 위해 어디까지 비겁해질 수 있는가
https://www.pgr21.com/?b=10&n=195616

한달 반 전쯤 모 성악과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해서 직위해제된 사건이 있었죠. 금방 슬 거라는 게 아니라 추천서를 금방 쓸 거였다던 개드립이 유게에도 이렇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교수의 제자들이 학교 안에서 탄원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이만큼 뛰어난 교수가 학교에서 쫓겨나서 안타깝다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말이지요.

아마 아직 학생들이 탄원음악회를 열었다는 것이 기사로는 안 떴을 겁니다. 두 시간 전쯤 일어난 일이고 저도 방금 알았으니까요.. -_-; 학내 커뮤니티는 파이어되고 있습니다. 뭐 파이어라고 하기도 뭐한게, 그들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명하기 때문에 그냥 까이고 있습니다. 까는 사람의 일부에는 또 제가 있고요. 그 상황을 지켜봤을 피해자의 심정을 생각해보니 먹먹해져서 한참동안 아무 생각이 안 나더군요. 성추행 당한 것도 충격인데 과 동기들 선후배들이 그딴 공연을 하고 앉아있다니..

뭐, 그들 입장에서야 위에서 시켜서 했겠죠. 흔히 말하는 '도제식 교육'의 폐해가 가장 심한 곳 중 하나가 음대이고, 지도교수가 자신의 커리어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날테니 말이죠. 학내 커뮤니티 댓글 중에는 '말년병장이 군생활 리셋되는 기분'일 거라고도 하더군요.

다만, 누군가가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하고 묻는다면 그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엄청나게 얽혀있다고는 하지만, 같은 교수를 선생으로 둔 친구, 혹은 동생이 성추행을 당했는데 그 가해자를 두둔하겠다고 공연까지 하고 있는 거니까요. 저 공연이 끝나고 나서 피해자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을까요. 어쩌면 피해자는 학교 다니고 싶은 마음도 싹 사라졌을 지도 모르겠네요. 뭐 그들도 찔리긴 했는지, 교수가 억울하다는 소리보다는 그 교수의 실력이 뛰어나고 쫓겨나기 아깝다는 어필을 위주로 했다고는 합니다만 그런 핑계로 '나도 힘들었어, 어쩔 수 없었어'라고 하는 게 그 유명한 비겁한 변명 아니겠습니까. 나라도 살아야지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도 욕먹기 싫다는 비겁한 변명 말이지요.

저런 짓을 벌이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2차 가해자 급이라고 생각하고 진짜로 커리어가 망가져 봐야 정신을 차리지 싶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20대 대학생들을 저만큼 추잡하게 만드는 것, 저 자리에 나서지 않으면 인생계획이 송두리째 틀어져버릴 수도 있는 것이 또 저들에게 놓인 현실인가 싶어서 씁쓸하기도 하고, 그런 생각 잠깐 들었다가도 정상인이라면 저 상황에서 저런 음악회에 나서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화나기도 하고 참 그렇습니다.

음악회 소식을 듣고 충격적인 마음에 글을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많이 횡설수설한 것 같아 읽는 분들께 송구스런 마음이 듭니다. 글도 너무 급마무리 짓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럼에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싶습니다.



p.s. 글에 오류와 추가적인 내용이 있어서 첨언합니다.

1. 피해 여학생은 일단 서울대생이 아니라고 하네요. 그래서 동문이라는 의식이 없고 얼굴 볼 일이 없으니 탄원음악회를 한 듯 합니다.

2. '시켜서 어쩔 수 없이'는 정황상 아닐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성악과 학생들이 관련 쓰레드에 실명과 휴대폰 번호까지 공개하면서 성추행 당했다는 건 거짓말이고 억울한 교수님 까는 너네들이 잘못이라는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성추행사건에 대해 니들이 모르는 진실이 있는데 여긴 안올릴 거고 알고 싶으면 비겁하게 인터넷에서 까지 말고 우리들 앞에서 해봐라 뭐 이런 댓글이요. 다만 명백한 증거가 나온 시점에서 그들의 말에 믿음이 가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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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4/04/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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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도제식 교육의 폐해가 큰 전공을 하고 나왔는데, 연공서열에 기반한 시스템이 피해자를 양산할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의 차이는 정말 종이 한 장, 수 년의 짬밥차이뿐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14/04/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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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달려다 개인적으로 좀 궁금해서 여쭤보는건데 어떻게 많은 글들에 젤 먼저 댓글을 다시는 건가요? 백수라 해도 F5만 누르고 있지는 않을텐데 꽤 바쁜 직업을 가지셨잖아요. pgr에 혹시 글 알림 서비스 같은 게 있던가요? 그냥 개인적인 궁금함입니다. 답은 안하셔도 상관없습니다^^;;;
레지엔
14/04/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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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백수인데 아닌 척 하고 있...

다기보다는 하고 있는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비는 시간이 딱 제가 리플을 열심히 다는 시간입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이 비는 시간이 대충 오전 초반하고 오후 중반이거든요. 대신 새벽에도 일함...ㅠㅠ
14/04/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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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특정시간에만 1등하시는 거였군요^^;;; 친절하게 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울러 레지엔님의 댓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시스템이 문제일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로 탈바꿈하는 건 정말 순식간입니다. 사실 '피해는 받았지만 난 대물림하지 않겠어'라는 개인적인 '반항'도 거의 파급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물론 피해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하자는 의견은 아닙니다만 단순히 개인적인 성정으로 접근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4/0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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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도제식교육의 폐해가 심각한 전공을 하고있는데(심지어 못나왔네요 ㅠㅠ, 엄밀히 말하면 완전히 때려치우지 않으면 나올수가 없.....)
구조적인 가해가 재생산되는 안타까운일입죠.....
딱히 '연공서열'이나 '도제식교육'이 필요하긴 한가 싶은 세상에서 기존구조가 견고하게 유지되서 부작용이나 폐해도 부지런히 재생산 하고 있어서......
어떻게는 구조를 바꾸어볼려고 노력해 봅니다만.....
레지엔
14/04/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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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포기하고 도주했습니다. 제가 짬밥을 먹고 독재를 해서 제 밑으로는 평등하게 만들어둘 수 있는게 한계인데, 이것도 모순이더라고요. 어차피 나 없어지면 그대로 돌아갈거 불보듯 뻔하고.
유로회원
14/04/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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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막막하군요

비겁하게 얻은 성취는 결코 '성공'으로 포장되어서는 안되는데 우리역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비틀린 사회상이 몹시 쓰네요
켈로그김
14/04/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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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피해를 견딜 수 있는 까닭은.. 관문을 통과하면 내게도 주어지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지요.
14/04/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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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이라면 저런 음악회에 나서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체능 계열 뿐 아니라 인재풀이 작은 데서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폐해잖아요. '아, 사람은 본래 저게 정상이구나' 생각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물론 아닙니다.
비연회상
14/04/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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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이상하네요. '그것이 잘못된 것은 명백하지만 폐쇄적 집단 내의 일개인이라면 동조할 수 밖에 없었을 것' '화가 나지만 인지상정일수도' 정도의 표현이라면 모를까, '저게 정상인입니다'라는건 뭔..;

범죄혐의와 추문으로 직위해제된 자에 대한 탄원행사를 열고 참석하는데서 이미 '비정상'의 범주입니다. 저건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한 정상인이 아니라, 그냥 나쁜짓을 하고 있는 바보들입니다.
14/04/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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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인지상정이라는 건 이미 그게 인간으로서 '정상'의 범주라는 뜻이거니와 시스템의 문제를 참여하는 개개인의 문제로 국한시키는 '나쁜 짓을 하고 있는 바보'라는 표현에는 더더욱 동의하기 힘드네요. 저런(이라고 하지만 저 역시 포함한)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시스템에 접근하는 게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저 친구들이 바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인간형을 가정하고 시스템에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였구요. 아마도 '정상'이라는 개념에 대해 저와 조금 생각이 다르신 게 아닌가 합니다.

아울러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피해자에 대한 추가적인 가해는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졸업하기 전에도 음대 학생회는 유명무실했었는데 총학생회라도 아직 제대로 기능하는지 모르겠네요.
14/04/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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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정의가 좀 다른 것 같아요 두분이서. 비여회상님은 이상하거나 나쁜 것에 대칭되는 뜻으로, 마땅히 그래야 하는 standard를 말하시는 것 같고 eleejah님은 bell curve를 띄는 정규분포상에서 -2~2까지의 z값을 갖는 보편성을 띄는 것을 정상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14/04/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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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설명 너무 너무 감사한데, 전형적인 문과생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이네요. 현기증 나요^^;;;
14/04/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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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거 수1 내용 아닌가요? ㅜㅜ 제가 글을 못써서...;; U를 뒤집은거 처럼 생긴 정규분포 곡선에서, 하위 5% 부터 상위 5% 까지의 구간을 말하려고 했습니다...
14/04/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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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는데 혓바닥이 길었나요^^;;; 수 1 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이해는 잘 했습니다. 제가 상상할 수 없는 설명 방식이라는 의미였어요. 친절하시네요^^ 감사합니다~
베네딕트컴버배치
14/04/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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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라기 보다 현실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나요?
그리움 그 뒤
14/04/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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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정상이라는 표현보다는 현실적이라는 표현을 쓰는게 더 낫지 않았나 싶네요
14/04/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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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좀 해봤는데 '정상'과 '현실'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 차이가 어떤 것일까는 제가 어떤 하나로 넘겨 짚기에는 꽤 다양할 수 있을 듯 해서 넘겨 짚기는 일단 포기하고,

제가 정상이라는 표현을 현실로 바꾸면 뭔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있을까요? 제가 정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인재풀이 좁은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일반적인 인간은 구조에 의해 적응당하는 동시에 구조를 재생산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상태에서 구조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만 현실이라는 단어는 (그 누구도 단정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과 처해있는 상황 하에서의 본성의 굴절이라는, 제 생각에는 쓸데없는 노이즈가 발생하는 단어거든요. 현실이라는 단어가 더 나았다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뭔지, 그리고 그렇게 바꾸었을때 사태를 바라보거나 해결하는데 어떤 통찰력을 줄 수 있는지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하는 오해를 피하고자 말씀드리면 공격적인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두 분이나 연거푸 지적을 해주시는데 제 생각으로는 정확히 어떤 뜻으로 하시는 말씀이신지 알 수가 없어 드리는 질문입니다. 퇴근을 준비 중이라 댓글 남겨주시면 집에 가서 보거나 모바일로라도 꼭 확인하겠습니다.
그리움 그 뒤
14/04/0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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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라 함은 저들이 탄원음악회라는 것을 함에 있어서 스스로도 부끄러움이 없고 외부적으로도 아무런 이견이 없는 것을 말하겠지요

현실이라 함은 음악회를 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부끄러움이 있고,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 있지만 처한 상황이 음악회에 동조하거나
동참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과정이나 커리어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 됨을 말하구요..

정상보다는 현실이라 하는게 낫다는 말은 저들이 음악회를 열었지만 부끄러움이나 미안함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말입니다.
저도 제가 저 상황이 되면 이것은 옳지 않으니 참가하지 않겠다..라고 과감히 말 할 자신이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달콤한삼류인생
14/04/0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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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이란 단어의 어감은 신체나 정신적인 면이 보통에서 치우치지 않는 사람을 뜻하지 않나요?
사회생활을 할때 독립적인 의사결정이나 신체의 활동이 가능한 사람으로 정신감정이나 의료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생각되는데 저 본문에서의 "정상인"이란 단어를 대체할 옳은 표현으로는 "밥그릇이 걸려있는" 또는 "이해관계에 놓여져 있는 당사자들은"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요?

저 본문에서 "정상인'이란 단어는 신체적인 이상을 말하는 것은 아닐테고 정신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어감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도제식 교육이나 연공서열로 범벅된 분야도 있지만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전체에서 그 분야를 보면 아주 작은 일부의 영역이고 욕을 먹을 만한 일인데 그 분야의 특수성이니 이해하라는 뉘앙스로 보입니다.
14/04/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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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에서 몇몇 과는 지나치게 폐쇄적인 구조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끼리만의 잘못된 형태로 내려오는 집단적 사고가 강하고 자신들이 도대체 무얼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지요. 자신들 끼리끼리 물고 뜯고 지지고 볶고 놀 때는 문제인식이 전혀 없지만 본인들이 저렇게 공론화 해 버리면 그제서야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자신들의 조직구조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기회가 생기겠죠. 정말 알려나 근데 ...
가만히 손을 잡으
14/04/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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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되는 면도 있지만 정말.. 비겁한 거죠. 모른척 하는 정도도 아니고 저 정도면 동조하는 건데.
14/04/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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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3자로서 욕을 하고 비난하는건 당연한데.. 저와 관계된 상황에서 저런 일이 있을때 소극적인 동조라도 안할 수 있을까를 자문해보면 참 아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14/04/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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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그래서 정말 씁쓸했습니다. 정말 나쁜 짓인데, 저들을 저 자리에 몰고 간 무언가가 더 끔찍해요..
14/04/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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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하고 더럽고 치사해도 성공하면 사회적으로 인정도 해주고 비난도 없고 탄탄대로인데 왜 정직하고 깨끗하게 살아야 합니까. 라는 질문에 답할 어른들 없잖슴까.

그런거죠.......
소독용 에탄올
14/04/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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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분들은 2차가해자 급이 아니라 빼도박도 못할 2차가해를 수행하고 있는 2차가해자들입니다.
사실 몇몇학과 학부생 양반들이 군기잡고 하는것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는 일인데요......
좀더 큰 '이권'이 달려있어서 더 큰 '문제'를 자행하곤 합지요
시장이 좁은 대부분의 학문영역에서 공통되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ㅠㅠ
실제 제 모교에서도 최근에 유사한 일이 있었고 2차가해자가 양산되어 엄청난 2차가해를 야기했습니다 ㅡㅡ;
wish buRn
14/04/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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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예체능계열을 가겠다면 꼭 말려야겠네요.
돈은 기둥뿌리뽑힐정도로 드는데,파이는 작은데다 그나마 승자독식..
그렇다고 공정하지도 않은 것 같고..
켈로그김
14/04/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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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성공이라기 보다는 생존을 위해서에 가깝다는 생각은 듭니다.
14/04/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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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쵸.. 그나마 20대는 어찌될지 모르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몸부림이라면.. 처자식이 생기면 사실 가끔씩 눈에 뵈는게 없는게 이땅의 가장들이기도 하지요.
꽃보다할배
14/04/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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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도 쩌리 만드는게 현재 한국 예술계죠...체육계는 기록이라도 존재하니 조금 낫다 싶지만 안현수 사태를 보면 그것도 그다지...
예술계는 마에스터 하나 있음 그 안에 왕국입니다. 물론 올바른 마에스터가 더 많겠지만 변태라도 하나 있음 나머지 제자들이 저리 비겁해지죠. 전 저게 비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저들도 살아야지요.
14/04/0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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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를 통한 인맥과 같은 시스템을 유지해야 자기들한테 유리하다는거겠죠.
그걸 보고 간 사람들도 있겠고요. 탄원음악회마저도 줄서기처럼 느껴지네요.
레지엔
14/04/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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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례에서 꼭 그럴지는 모르겠는데 비슷한 다른 사례를 생각하면, 유지해야 유리한게 아니라 시스템을 깰 능력이 없으니 복종하는 거지요.
14/04/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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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례에서는 일단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변화할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일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굳이 나서서 복구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그렇다면 능력이 없다기보다는 시스템에 대한 자발적인 협력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내부 분위기가 어떨진 모르겠지만 가만히 몸사린다고 복종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진 않을 것 같은데요.(물론 다른 사례들까지 생각해보면 레지엔 님 말이 맞는 경우도 많겠죠.)
레지엔
14/04/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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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례로 모 병원에서 교수가 의대생을 성추행한 일이 있었는데요. 그 사건의 결말이 뭐였냐면 교수는 정직 처분을 받고 학생들에게 '성범죄 대응 교육'을 했는데 그 교육에 성추행 교수와 같은 과에 있는 시니어 교수가 들어와서 '여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오해받지 않는가'를 설명했지요. 딱 그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교육에 참여하고 저 교육을 준비한 사람들이 과연 문제의식이 없어서, 혹은 적극적 가해자라서 했을까에 대해서 좀 회의적입니다. 저 음악회도 비슷하다고 봐요. 몇몇의 적극적 가해자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고, 그들이 아래에 '야 진행해'라고 했겠죠.
14/04/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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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성범죄 대응 교육을 잠자코 듣던 사람들과는 다른 것 같은데요. 들으라고 하는 건 거부하기 힘들고 그런 점에서 그들을 적극적 가해자나 자발적인 동조자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아무 것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나선다면 힘이 없어서 복동한다기보다는 자발적 협력자로 볼 여지가 충분하죠. 몇몇의 적극적 가해자가 시켰다고 추측하시는 것 같은데, 이미 공론화된 상황에서 여론이 안좋아질 일을 누가 시킬지 의문입니다. 누가 익명으로 터트리기라도 하면 더 큰 난리가 날텐데 말이죠. 사실관계가 더 파악되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얘기는 이정도 아닌가요. http://news1.kr/articles/1618513 여기 대표자분이 말할 것만 봐도 문제의식보다는 자기 앞날을 걱정하는 것 같네요.
레지엔
14/04/0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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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된 상황에서조차 여론이 안좋아지더라도 다른 이익을 위해서 시킵니다. 당장 저 교육이 그러했거든요. 그리고 당시에도 대다수의 학생들은 저 교육 전까지는 걔 불쌍하다... 였지만 저 교육에 관련되어 여러 일을 할 때는 '아 왜 문제 일으켜가지고'라는 반응이 상당히 나왔습니다.
14/04/04 18:17
수정 아이콘
레지엔 님이 말씀하신 케이스가 어느 정도로 공론화되었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이 케이스에서 논의되는 탄원콘서트라는 것도 특이하기 때문에 그 케이스와 이 케이스가 충분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마무리되는 단계였다는 것과 다시 불붙이는 행위라는 점도 다르고요. 제가 모르는 일이니 더 말할 순 없겠군요.
14/04/04 16:23
수정 아이콘
저기서 선배, 교수들에게 한번 밉보이면 평생동안 먹고 살 길이 끊긴다고 생각하면 저들은 피해자죠.
14/04/04 16:27
수정 아이콘
예체능쪽 더러운거야 항상 있던 말이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네요.
위에서부터 보고 배워온게 그런지라 악습이 반복되는것같은데 딱히 방안이 떠오르지도 않는다는게 안타깝네요. 오히려 정답을 제시하면 배척해버리니..
이것과는 별개로 성공 혹은 켈로그김님 말씀처럼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제 자신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거라 자신할 수 없다는것도 씁쓸하군요.
14/04/04 16:44
수정 아이콘
이런일이 소위 명문이라는 서울대에서 일어나다니.. 아찔해지네요...
shadowtaki
14/04/04 16:47
수정 아이콘
저와는 정말 정반대에 재능이 있는 동생이 예능쪽 전공인데 이쪽은 경연 혹은 대회라고 하는 것들이 정말 썩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고 상금을 받으면 연락이 옵니다. 그 대회의 심사위원의 커넥션에서요.. 또 웃긴 것이 심사위원이 직접 연락하지는 않더군요..
심사위원의 제자 혹은 가족에게서 연락이 와요.. '내가 너에게 명예를 줬으니 물질적인 것은 나에게 넘겨라..'라는 말을 빙 둘러서 표현합니다.
동생이 대회에 나가서 남는 것은 상장 하나 밖에 없더군요..
크리스콜먼
14/04/04 16:57
수정 아이콘
제대로 썩었죠. 진짜 한번 제대로 뒤집어 져서 진짜 노력하고 실력있는 사람들이 살아남을수있는 구조로 바꼇으면 좋겠어요...
14/04/04 17:05
수정 아이콘
예술은 그 실력이라는게 참으로 주관적이라서..

양궁저럼 10점 9점 8점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보니 저렇게 더 썩는거 같습니다.

음악이야 어느정도(?) 기준이 있을 수도 있지만 미술은.. 답 없죠.
14/04/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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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잡고있던 줄이 끊어지면 밥줄 끊기는거니까요.

서울대생이면 뭐하나요. 밥줄 끊기는데에 장사 없죠.
asdqwe123
14/04/04 17:12
수정 아이콘
안타깝긴한데 나같아도 저기서 반대의견 낼수있을까라고 물어본다면 글쎄... 라고 말할꺼 같습니다. ㅠ 제 자신이 싫어지네요..
14/04/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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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직장 들어가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옆 부서에서 돈 받아먹은 중간 간부 한 사람이 잘렸습니다. 잘린 건 잘린 거고 이제 재판을 받는데...
탄원서 제출한다고 서명부를 돌리더군요. 평소 이 사람은 근면성실했고 좋은 가장이었으며 블라블라.
그런데 거부할 수가 없었어요. 윗선의 지시라. 서명했습니다. 하고 나니 자괴감이 들더군요.

탄원 음악회를 연 사람들... 그들 중 다수는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입니다. 자기보다 훨씬 강한 자가 몽둥이를 쥐여주고 너 가서 저기 저 놈을 이걸로 때려라. 안 그러면 너를 죽을 때까지 두들겨 팰 거라고 협박했을 때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습니다. 저들 중 다수는 강제에 의해 타의로 가해자가 된 겁니다. 가해자가 아니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것이지요. 자발적인 가해자와 강요에 의한 가해자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의 강요에 의한 저런 상황에서 의기 있게 "난 못하겠소"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진심으로 존경할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비겁한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또다른 가해자가 된 이들에게 차마 돌을 던지지는 못하겠습니다. 왜냐면 저는 그 때 서명을 했거든요. 비겁하게.
14/04/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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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성공이 아니여도 비겁한 사람은 많다고 봅니다. 그 예로 군대에서 악습을 들 수 있죠.
그리고 식자층이라고 해도 사실 별거 없지 않나 합니다..
Arya Stark
14/04/0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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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온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뭐 서울대라고 없겠습니까 그냥 돈만 많이 벌어서 배떼지만 불리면 되는거죠.
운명의방랑자
14/04/0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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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 탄원 음악회에 우리 사촌동생이 나갔는데!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군요.
yangjyess
14/04/0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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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몇몇 댓글들을 보면 친일파들의 행적도 꽤 많은부분 용납될 수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들이 친일을하지 않았을 때 받는 불이익과 저 학생들이 소신껏 행동했을 때 받을 불이익의 위험성과 무거움을 비교한다면...
14/04/0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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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지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서 어쩔 수 없었을거라고 판단하고 이해한다는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네요. 이해는 갑니다만 이런 시선들이 많아진다면 (1) 조금만 용기내면 어쩔 수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합리화하거나 (2)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면 모두 이해할거라고 어쩔 수 없는 일을 당연하듯 시키거나 (3)자기 좋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모두를 속이는 경우가 빈번해지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페리페
14/04/0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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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다는 것이 정당하다거나 당연하단 것은 아니죠.
게다가 지금 기사를 보고 왔는데 사진에는 남학생들만 있네요?
정말 어쩔 수 없었는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 군요.
마지막좀비
14/04/0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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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음대 출신이라...
이런 경우 왜 이렇게 되는거냐고 질문을 해 봤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음대에는 누구의 제자인가... 누구에게 배웠는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것이라고 하더군요
즉, 이번 직위해제 교수의 제자들은 평생 그 낙인을 새기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교수에게 배울 수 있겠지만
이미 새로운 교수의 직계는 아니게 되고...
직위해제 교수의 신원이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그 제자들도 같이 도매급으로 파도에 쓸려가는 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는군요

선배의 강요에 의해서일 수도 있고...
스스로 자신의 줄인 교수의 신원이 회복되는 것이 자신들이 앞으로 음악계에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기 위함일 수도 있다는군요
영원한초보
14/04/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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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과연 공연이 어땠을까요?
영혼 없는 음악이 였을 것 같은데 아니면 그런 상황에서도 혼신을 다한 연주를 했을런지
이와는 별개로 혹시 JTBC에서 하는 밀애 보시나요?
이런 관계면 혹할 지도 모르겠는데...
14/04/0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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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나온거 두어개 읽어보고 왔는데
교수는 파벌싸움에 희생된 것이고 조사결과는 날조요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군요.
직위해제된 시점에서 침묵시위도 벌였다고 하고 ..

저또한 저걸 설마 저들 밥줄이라고 스스로 하고있겠나. 압력이 있었겠지 하는 생각이였는데
이제는 정말 스스로 저럴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학생의 교육권 어쩌고까지만 했으면 본인들 생존을 위한 발버둥으로 이해할 여지가 약간이라도 있을텐데
.. 그냥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건 제목과 같은 성공(혹은 생존)을 위한 비겁함 수준이 아니라고 보이네요.
매우 능동적인 '악' 이죠.
14/04/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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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를 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고 원했던 사람도 있을테지만 원치않게 그 교수 직계로 간 학생도 있겠죠.
(예체능은 잘몰라서 추측입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저런 교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제 입장에서는 회의감이 들꺼 같네요.
예술하는 사람들은 원래 이상한건지..상당한 회의감에 연주회는 둘째치고
학교 때려치던지 재수해버리고 싶네요.
다음닉변경전까지취직
14/04/0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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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교수가 정말 짤릴지가 의심되는군요.대학교수들을 직계는 아니지만 상사처럼 모시는곳에서 일하고있는데..어떤 금전적인 비리를 저질러서 실형을 선고받아도 조금 쉬다가 금방 현직에 복귀하더군요. 물론 대외적으로는 몸이 안좋아서 쉬었디고 말하게하고....

하여튼 체대나 음대나 직장생활이나 이놈의 군대문화는.. 전 제가 있는 조직에서 짬이 쌓이면 그런 문화들은 최대한 개혁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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