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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05 16:54:19
Name 김아무개
Subject [일반] 어릴때 말입니다.
본가가 모태신앙이라 아주 어릴때부터 교회나간 기억이 있는데..
항상 궁금했다지요...

그렇게 안믿으면 큰일난다고 하는데 그럼 2000년 전엔 (대략이라 칩시다. 예수탄생일이 정확치 않으니..) 존재를 몰랐을땐 다 지옥갔나?
그럼 그사람들은 기회가 없어서 못믿은건데 우쩌나? 라는 질문을 가졌었답니다.

그랬더니 집사님인지 목사님인지 대답을 해주시더군요.

죽으면 지옥문앞에서(?) 재판을 한번 더해서 그때 믿으면 된답니다.

그래서 아하! 그럼 지금 굳이 진실여부를 따져가며 믿든말든 상관없네!! ^_^ 라고 대답했더니 그뒤부터 뭔가가 주리주리 꼬리를 물고 늘어졌던걸로 기억합니다.

뭐 여튼 저로서는 그쪽분들이 하는 설교가 딱히 와닿지 않고 트집잡을것만 넘쳐나서 되려 사춘기를 더욱 질풍노도로 밀어넣는거 이상도 이하도 안되었습니다만..
안믿자니 압박이 무지하게 심했고. 실제 방문과 진실한 신도로서의 행동을 하길 바라는데 내 보기엔 옳지 않아 보였거든요...

그때 친구가 성당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재미삼아 "같이 가볼래?" 란 말에 성당을 한번 가본적이 있었는데.. 이게 컬쳐쇼크 였습니다.

개끗하고 정돈된 내부와 요란하지 않고 소박하고.. 예배도 정중히 진행되고...
제가 밖에서 기웃거릴때 신부님이 근처에 있길래 여쭤봤습니다.

질문은 간단했죠.

"왜 교회를 다니고 헌금을 내고 그런행위를 해야 제가 신을 믿는건가요? 제가 보기엔 저사람들의 말이 앞뒤가 맞지 않아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고..

그 근처 교회사람들에게 저런 질문을 하면 우루루 몰려들어서 떠들다 시피 하던 경험을 제법한지라 좀 긴장된 상태였는데..
차분히 말슴해 주시더군요.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이런 말슴을 해 주셨습니다.

신을 믿고자 하고 부정하려는게 아니라면 시간이 걸릴뿐 결국 옳은쪽으로 가게 될거라고..
그건 자기가 있는 이곳일수도 있고 다른곳일수도 있다고.. 그냥 하나님은 당신을 포기하지 않고 늘 사랑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옳은길로 가게 인도해 줄테니 걱정말라고.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괜찮다고 하고픈대로 하라고..
본인이 옳다고 믿는걸 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이 말에 솔직히 전에 보던 집사님들보다 더 본인의 신을 믿는다는 느낌을 받고 스스로도 많은 위안도 되고 많이 안정을 찾아 집에 돌아왔습니다만..




제가 성당에 가는걸 본 같은교회분이 자기 교회와 제 부모님에게 꼰질러서 집에 왓을땐 그 지역 집사님 권사님들이 가득몰려있었고..
날 가운데 앉혀놓고 이단심문이라도 하려는듯 언성높여가며 거길 왜갔냐고 윽박질러댄건 안자랑..

저기는 이단이라 저렇게 약한말만 할수밖에 없다면서 난리친것도 안자랑.

.........


그뒤로 여러사람이 절 둘러싸는 상황자체에 약간 공포감을 느낀달까.. 빙둘러쌓이는 상황자체를 무서워하게 된것도 안자랑...


기독교 분들 무서워요............


제눈엔 절 둘러싼 신도분들이 악마들로만 보였던것도 안자랑..


신을 부정할건 아니지만 그런 그들은 부정하렵니다.



또.. 길가면서 교회다니라길래 다닌다니까 어디다니냐고 물어서 저기 작은교회 다닌다니까 저기 작아서 별로라고 자기네 교회가 진짜라고 해댄다거나.. 그와중에 다른교회에서 전도 나온 집단이 와서 싸움난것도 안자랑.


그뒤론 그냥 교회나 교회인만 보면 피해다니게 된것도 안자랑..


지금도 신의존재를 믿고 의지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을수 있는건
그때 그 성당의 신부님 말에 마음한켠 믿음을 받아서지
모태신앙으로 어릴때부터 접해온 열과 성을 다하던 교회사람들에 의한건 아니란것도 개그.
....



...
아 진심 무서워요.. 그분들....
지금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1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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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05 17:00
수정 아이콘
저도 기독교 믿다가 사춘기시절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들과 광적인 분위기에 질려 안믿습니다.

무슨 교회 수련회에서 누구는 알수없는말 하고 누구는 울부짖는데 공포영화를 보는거 같았어요

신은 믿으나 그 신의 뜻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그 존재만 믿습니다.
14/04/05 17:05
수정 아이콘
초 5인가 즈음에 친구 따라 한번 가봤는데 설득이 아니라 세뇌를 하는 분위기더군요. 여자가 남자보다 갈비뼈 하나가 적든 방주에 모든 종을 다 태우든 처녀가 애를 낳든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말을 하면서 반론은 없고 그냥 내가 진리고 안믿는 너는 지옥갈거라고 초등학생한테 윽박지르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지옥 가야죠 뭐
요즘도 종종 지나가면서 보이는데 그 교회는 더 커졌더군요. 뭐 그 수준이 교인들 안에서는 통하니까 커졌겠거니 하고 그러려니 합니다.
HOOK간다
14/04/05 17:15
수정 아이콘
신의 존재는 믿습니다.
다만 신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는거죠. 독실한 저의 어머니가 교회나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가끔 하시는데
전 그것에 대해선 믿지 않습니다.
빠독이
14/04/05 17:21
수정 아이콘
제가 앞으로 어떤 종교를 믿을지 아니면 아예 안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자식에게 모태 신앙은 갖지 않게 하렵니다.
커서 어떤 종교를 갖고 싶다고 하면(사이비가 아닐 때) 그 종교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나서 상의해보고 싶은데 자신이 없네요.
Holy Cow!
14/04/05 17:24
수정 아이콘
아이에게 모태신앙을 갖게하는건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14/04/05 18:00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조카 중에 하랑(하X님의 사랑)이라는 아이와 예랑(예X님의 사랑)이라는 아이가 있는데, 애들 볼 때마다 삶의 경계선이 그어진 채 자라야하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원래 부모의 사랑('좋은 걸 주겠다')이라는 게 관점에 따라 다소 폭력적인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름을 그렇게 정하는 건 또 느낌이 다르더군요. 뭐 원래 오전 4~5시면 꼬박꼬박 일어나서 TV의 특정 채널을 틀어놓고 박수치고 노래하는 가풍인지라 딱히 참견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지나가는회원1
14/04/05 20:57
수정 아이콘
이름은 폭력이라는데 공감합니다. 왠지 강제적으로 신앙을 아웃팅하는 느낌이 되버려서
王天君
14/04/05 21:03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Langrisser
14/04/05 17:25
수정 아이콘
뭐, 인터넷에서 이런 경험담(?)은 하나 둘이 아니고 그에 반박(?)이 붙는 것도 하나 둘이 아니죠. 저는 굳이 끼어들 필요가 있다면 자크 프레베르의
시 하나를 쓰고 잊어버립니다만...
다른 건 모르겠고, 어쩌다 갈 일이 생긴다면 절이나 성당은 갈 수 있지만 교회는 못 가겠더군요. 정말로.
14/04/05 17:38
수정 아이콘
궁금한데 무슨 시죠??;; 고엽??;
Langrisser
14/04/05 18:28
수정 아이콘
밑에 썼습니다 ^^;
김아무개
14/04/05 17:39
수정 아이콘
그거 사실 저도 아까부터 궁금했어요...
근질근질................
Langrisser
14/04/05 18:05
수정 아이콘
일단 저도 퍼와서 쓰긴 했습니다만 원문이 한글이 아니다보니 느낌이 조금 다를수 있으니 검색해서(....) 찾아보셔서 원문을 보시거나
다른 번역본을 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다른 경로로 이 시를 알아서....;;;
지나가는회원1
14/04/05 20:50
수정 아이콘
이 다른 경로가 왠지 모 소설일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크크
전 어떤 소설에서 이 시를 처음 보았습니다.
Langrisser
14/04/05 18:03
수정 아이콘
자크 프레베르 : 하느님 아버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거기 그냥 계시옵소서 그러면 우리도 이 땅위에 남아 있으리라 이 땅은 때때로 이토록 아름다우니
뉴욕의 신비도 있고 파리의 신비도 있어 삼위일체의 신비에 못지 아니하니 우르크의 작은 운하며 중국의 거대한 만리장성이며
모를레의 강이며 캉브레의 박하사탕도 있고
태평양과 튈르리 공원의 두 분수도, 귀여운 아이들과 못된 신민도 세상의 모든 신기한 것들과 함께 여기 그냥 땅위에 널려 있어,
그토록 제가 신기한 존재란 점이 신기해서 어쩔 줄 모르지만
옷 벗은 처녀가 감히 제 몸 못 보이듯 저의 그 신기함을 알지도 못하고
이 세상에 흔한 끔찍한 불행은
그의 용병들과 그의 고문자들과 이 세상 나으리들로 그득하고 나으리들은 그들의 신부, 그들의 배신자, 그들의 용병들과 더불어 그득하고
사철도 있고 해(年)도 있고 어여쁜 처녀들도 늙은 병신들도 있고 대포의 무쇠 강철 속에서 썩어가는
가난의 지푸라기도 있습니다.
지나가는회원1
14/04/05 20:47
수정 아이콘
이 시 좋아요 ~ ^^
14/04/05 17:39
수정 아이콘
인터넷에서 보는 바로는 꽤 하드코어한 교회들이 있더군요. 저는 운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회원1
14/04/05 20:57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하드코어한 교회, 하드코어한 사람들 많죠. 그런 사람들 만나면 굉장히 아이가 강박증적으로 자랍니다... ㅠㅜ
그리고 그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죠.
켈로그김
14/04/05 17:55
수정 아이콘
하나님을 하나님으로서 섬기지 못하고
지역구 의원 섬기듯 하는 사람들.. 못된 사람들..
콩먹는군락
14/04/05 19:47
수정 아이콘
똥을 보듯 해야하는군요(응?)
지나가는회원1
14/04/05 20:55
수정 아이콘
교회 다니는 사람으로써 느끼는건 한국 기독교인들은 믿음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 그렇게도 아이들이 신앙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게 불안한지.......
기독교가(천주교 포함) 여러 공격을 받으면서도 2천년을 지속해왔던건, 그거에 모두 대답할 수 있는게 성경에 있기 때문인데요.
그만큼도 성경을 못 믿으니 교회에서 교육을 하는게 아니라 폭력이 나오는거겠지요.

글 앞에서 적은 죽으면 지옥문 앞에서 재판을 한번 더 받는다는건 천주교의 연옥 개념이지요.
통상적인 한국교회의 집사님이 하시면 큰일날 소리입니다 크크
오히려 그 본문에 대한 개신교적인 대답은 성경에 있습니다. 사도행전 17장 30절에 보면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간과하셨거니와. 라는 게
더 설득력이 있겠죠.
(사실 저도 낸시랭의 신학펀치를 통해 알았습니다만...)
인간실격
14/04/05 22:59
수정 아이콘
종교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입니다만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개신교와 천주교는 클라스 차이가 좀 있죠. 평균적으로. 목사랑 신부 되는 차이만 봐도 사실 당연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무지개반
14/04/06 00:41
수정 아이콘
일요일에 결혼 날짜를 잡은 제 동생에게 독실한 기독교인이신 고모가 전화하셔서 날짜 바꾸라고 하시더군요. 전도사라 그냥 못오실것 같으면 안 오시면 될 것이지 예식장 예약까지 다 한걸 아시면서 별로 친하지도 않은 조카 날짜까지 간섭하시는걸 보니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tannenbaum
14/04/06 19:39
수정 아이콘
당연한거 아닐까요?
기독교(정확히는 남한의 개신교)는 우리 교회만이 오직 진리라고 주장하니까요. 심지어 자기들 개신교끼리도 서로 이단이라 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개신교도 아니고 카톨릭에 다녀 오셨으면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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