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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19 14:04:16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영화토크](스포) <아메리칸 허슬> - 실망 혹은 배신 그리고 제니퍼 로렌스
충달 : 오늘의 영화는 <아메리칸 허슬>.

존리 : 미국식 사기란 뜻이죠. 허슬이 사기란 뜻이 있는 줄 처음 알았네. 어떻게 봤어?

충달 : 난… 좀 지루했어.

존리 : 크크크 나도 재미 없었어. <아메리칸 허슬>을 1~2년 뒤에 돌이켜 보면 기억이 잘 안 날 것 같애

충달 : 우리나라에선 흥행이 당연히 안됐겠지?

존리 : 국내 흥행부터 보면. 총 관객수가 12만 6천명. 매출로는 10억. 10억이면 참 아쉬운 숫자지. 달러로 100만불.
이게 개봉관이 별로 많지가 않았는데, 많았어도 별 차이 없었을 것 같아. 우리가 몇 주째 국내 흥행이 저조한 작품들만 봤는데,
다른 영화들은 ‘왜 이것밖에 안들었지?’ 싶었는데. 이 영화는 인정. 12만명 인정.

충달 : 개인적으로 노잼영화였어.

존리 : 그래도 글로벌 흥행은 꽤 괜찮았어. 3월 27일자로 총 수익 2억 5천만불. 제작비는 4천만불.

충달 : 4천만불? 적네? 하긴 제작비를 쏟아부을 장면은 없었어. 4천만불로 2억 5천을 벌었다라… 잘 벌었네~

존리 : 배우들이 워~낙 쟁쟁해서

충달 : 여기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연기력으로 한 가닥 하는 배우들이니깐. 크리스천 베일, 에이미 아담스,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제레미 레너, 거기에 로버트 드니로까지….

존리 : 거기에다가 감독이 또 직전에, 국내흥행은 별로였지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연출했거든.

충달 : 흥행은 못했지만 입소문은 진짜 많이 탔지

존리 : 거기서 합을 맞춘 사람들이 고대로 나오니깐. 기대치를 생각하면 흥행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지.
게다가 아카데미에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거든. 작품상, 감독상, 놀라운 건, 남주, 여주, 남조, 여조 다 들어갔어.
그리고 각색상, 편집상, 예술상, 의상상 까지…

충달 : 근데 제니퍼 로렌스가 이걸로 상을 못받았어?

존리 : 여우조연상은 <노예 12년>이 가져갔지.

충달 : 아… 그 여자도 연기 잘했어.

존리 : 근데 개인적으론 제니퍼 로렌스가 나아. <노예 12년>에 상 하나주기 뭐해서 더 준 느낌이야.

충달 : 나도 그건 그래. 제니퍼 로렌스가 훨씬 나은 것 같아.

충달 : 난 우리가 이거 시작하고 나서 역대급 노잼영화였던 것 같아.

존리 : 정~말 재미없었어. 재미만 따지면 <숨바꼭질>보다 별로였던 것 같아.

충달 : 재미있는 영화랑 좋은 영화랑 별개이긴 한데… 너무 노잼이라… 이렇게 노잼인데 2억 5천만불이나 벌어들인 배경이 뭘까?

존리 : 배우와 감독빨.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밀밥좀 깔아놓고, 쟁쟁한 배우빨을 받았지. 아직 진행중이긴 한데 북미 흥행이 꽤 좋아.
북미에서 1억 5천만불을 벌었으니깐.

충달 : 그럴것도 같은게, 우리한테 노잼인 이유로 양키식 유머가 잘 통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

존리 : 당시의 뉴저지 상황 같은 배경지식이 없기도 하고. 하지만 좋은 영화 재밌는 영화눈 국가라는 틀을 따지지 않는 법이니깐.

충달 : 그래서 중간중간 깨알 같은 재미들을 우리가 놓진게 아닐까 싶기도 해.
근데 솔직히 우리가 미드도 많이 보고 미국 시트콤도 많이보고 그랬는데, 양키식 유머를 그렇게 못… 받아들이나?
여기에 ‘루이’가 나오는데, 시트콤이랑 스탠딩 코미디로 유명하거든, 루이가 괴롭힘 당하는 걸 유머라고 넣은 것 같은데…
영화에 ‘얼음낚시’ 개그가 나온단 말이야. 근데 처음에만 피식했지 나중엔 재미없었거든.
그래서 난 혼돈이 오는게, 미국에서 그렇게 흥행이 좋았다면 그런 깨알 같은 것들이 어필이 되었다는 거거든.
그래서 내가 잘 안받아들여 진건가 생각되기도 했는데, 그냥 개그가 노잼개그였던 것 같거든.
배우와 감독의 네임밸류로만 이 정도 흥행을 이룬걸까?

존리 : 우리가 좀 못 따라간 기분도 있긴하고. 막판에 브래들리 쿠퍼가 뒤통수 맞을 때는 상당한 카타르시스가 있긴 하거든.
그래서 흥행하지 않았나… 싶다.



속도감은 좋으나, 운영이 아쉬운... (어제의 프.. 프로스트?)
존리 : 영화가 이미 이슈가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각색상 후보에 올랐던 것 같은데, 
사실 각색을 얼마나 잘했는지 전~혀 감이 안온다.

충달 : 원래 실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니깐;; 우리나라에도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들이 있어. <그때 그사람들>이라든가. 
그건 우리가 사건을 아니깐, 어떻게 각색했는지 알텐데, 이건 우리가 사건을 모르니깐, 어떻게 각색이 됐는지 모르겠어.

존리 : 당시 실제 사기꾼을 이용해서 함정수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수사관의 의욕이 넘치다 보니 뇌물성으로 자금을 받은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끼어든 사람마저도 포함되게 되고, 이러다 보니 누가 나쁜놈인지 알 수 없게 된 상황.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할거면 브래들리 쿠퍼의 캐릭터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어야 해.

충달 : 응 확실히 브래들리 쿠퍼가 확실히 후반에 힘이 떨어지긴 했어.

존리 : 맨 처음에 작전 들어갈때는 의미심장한 인물로 보였고, 중량감도 있었는데. 
에이미 아담스의 유혹을 견디느라 관계를 못한 이후로, 힘을 팍 잃더라고. 캐릭터가 좀 정신을 못차리는 느낌?.

충달 : 마지막에 몰락해야 하니 캐릭터를 조금씩 슬슬 무너뜨린 감도 있어.

존리 : 그치만, 몰락을 할거면 왜 몰락을 했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니야. FBI왕보스 같은 경우는 야욕이 있다고 직접 설명을 해줘. 
그런데 브래들리 쿠퍼가 어떤 야망을 갖고 있는 건지 설명이 나오긴 하지만 좀 빈약해. 
도대체 얘가 왜 이렇게 까지 판을 키우는지 설득력이 좀 부족해 보여. 마지막에 답답해 보이던 놈이 뒤통수 맞으니깐 좋다는 기분이지, 
막 쾌감이 쫙~ 퍼지는 그런 기분은 없어.

충달 : 나도 시나리오 상에 불만이 있어. 영화가 굉장히 긴박하게 몰아붙이는 면이 있어. 그래서 꽉 짜여진 느낌이 드는 점은 좋아. 
그런데 후반가면서 힘이 약해진다고 해야하나, 절정 부근에서 마피아의 등장으로 주인공이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는데, 
영화의 템포가 빠르다 보니 속도에 밀려서 긴박감이 덜 느껴졌던 것 같아.

충달 : 그리고 마지막 반전. 마지막에 진퇴양난의 상황을 빠져나가게 되는 마지막 사기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하는데… 
그게 있긴 있는데 약해. 다른 영화랑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영화 중에 <범죄의 재구성>이나 <도둑들>이 훨씬 통쾌하거든. 
<범죄의 재구성> 마지막 장면에서 책장에 돈이 빼곡한 걸 봤을 때 ‘오오오’ 하는 것과 같은 쾌감이 있어야 되는데 말이야. 
<아메리칸 허슬>은 그런 카타르시스가 좀 약하지 않았나 싶어.

존리 : 구멍이 좀 나도 마지막 한방을 잘 때리면 사기영화로서는 괜찮잖아. 
근데 이 영화는 빈틈없고 치열하게 잘 짜여있긴 한데, 조각이 좀 안 맞는 듯한 기분이 들어. 
차라리 마지막 사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보다 로잘린(제니퍼 로렌스)이 이혼하자고 했을 때 느꼈던 안도감이 더 컸어. 크크크

충달 : 나도 로잘린이 이혼하자고 할 때 정말 통쾌했어 크크크 그리고 로잘린이 준 매니큐어 버렸을 때. 진짜 짜릿하고 통쾌했지 크크크 
마지막 사기에 힘을 줘야 하는데, 마지막 사기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했어.

존리 : 그런데 그 점은 칭찬해줄 수도 있는게, 어느 시점부터 사기가 시작된건지 아무도 눈치 못챘잖아. 
사기치는 부분을 티 안나게 해서 뒤통수를 치게 한 점은 좋은 것 같애. 다만 설명이 좀...

충달 : 설명이 부족해. 마지막 사기에 대한 설명이 ‘그 변호사 내 친구고, 너한테 구라친거야.’ 이런 식으로만 하고 끝났거든. 
근데 이게 아니라 좀더 세세하게, 사무실은 어떻게 바꿔친건지 설명을 해줘야 하거든. 실은 내가 이 사기수법을 알아. ‘엘리베이터 사기’라고..

존리 : 아아아~ 층을 바꿔가지고~

충달 : 그렇지. 7층인척 8층 사무실로 가는 방식이거든.

존리 : 영화에서도 엘리베이터 위에 표어가 붙어있고, 불도 꺼져있었단 말이야. 사무실 앞엔 층수도 적혀있었고. 
근데 이거를 영화 본 뒤에 나중에 추리를 하게 만들면 안되지;;; 영화를 보면서 ‘아~ 그렇구나~’ 하게 만들어야지.

충달 : <검은 사기>라는 만화를 보면, 한 에피소드를 ‘엘리베이터 사기’로 만들 정도거든. 
웬만한 드라마 한 회 정도를 뽑아낼 수 있는 분량이 있는 이야기인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넘어가 버리니깐...
뭔가 마지막 사기에 힘을 덜줬다는 이야기잖아. 그래서 카타르시스가 떨어졌어. 마지막 반전에 힘을 더 줬다면 어땠을까 싶네.
그리고 앞부분 노잼 얘기도 좀 해야겠어. 시나리오가 속도감 있게 몰고갔다고 했잖아. 그래서인지 좀 불친절해. 
한번쯤이라도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을 해주는 친절함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 
사기영화잖아. 사기영화면 사기를 어떻게 치는 가가 재미의 핵심이란 말이야. 
<검은 사기>만 봐도 사기수법 설명하고, 역사기치고 역사기 수법을 또 설명하거든. 이렇게 사기 수법을 설명만 해도 만화가 재밌거든. 
근데 이 영화는 중간에 설명이 없으니깐, 사기에 몰입이 안돼. 그러니 재미가 없지;; 한번쯤 템포를 늦췄으면 어땠을까 싶어.

존리 : 근데 호흡에 관한건 연출 문제 아닌가?

충달 : 아니 연출 쪽 보단 시나리오 자체가, 이야기가 원체 쉴새없이 흘러가니깐. 연출 부분에선 호흡을 가다듬는 부분이 있어. 
그리고 그때 호흡을 끊어버리는 역할을 하는게 제니퍼 로렌스인데, 문제는 제니퍼 로렌스는 사기계획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존리 : 제니퍼 로렌스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극의 장르가 바껴 크크크. 정말 재밌긴 한데 개연성은 떨어지지.

충달 : 제니퍼 로렌스가 없을 땐 영화가 <스팅>이었는데, 제니퍼 로렌스가 나오면 영화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바껴

존리 : <500일의 썸머>

충달 : 어어! 크크크 영화가 <500일의 썸머>로 바껴.

충달 : 연출상 호흡을 끊는 연출은 있어. 그런데 사기랑은 상관이 없고, 사기 시나리오자체가 설명이나 완곡조절이 없다고 생각해.

존리 : 극의 진행이 전체적으로 여유가 없어. 여유가 없다 보니깐, 사기같이 심리에 연관된 영화일 수록 느긋한 관점이 필요하거든. 
팍팍 몰아치다가, 뭐야? 이거야? 하니깐… 허탈한 감도 있고…
그리고 난 도입부분이 불만이야. 사기 중간 부분을 넣어놔서 액자구성을 만들어 놨거든. 근데 액자구성이 어울리지 않더라고. 
왜 한거야? 하는 느낌. 궁금증을 유발하긴 하는데 확실하게 안풀리는 기분이어가지고.

충달 :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는 건 맞아. 매듭을 묶으려는데 판이 벌어지고, 묶을려는데 판이 더 벌어지고. 
그런데 매듭이 어디 달릴려고 했는지는 보여줘야 할거 아냐. 매듭이 뭔지 파악도 안되는데 판이 벌어지니깐;;

존리 : 정신사납게 흘러간 느낌이 있어.

충달 : 산만해…



촌스럽고 섹시하지 못한...
존리 : 연출 부분에선 난 좀 촌스러웠어. 갑자기 밤에 불러서 춤추는 장면 같은 거. 
요즘 영화 클럽장면 보면, 사람들 둘러쌓여서 공간감을 나오게 찍는데, 그런것도 없이 작위적인 티가 나더라고. 
이런식으로 눈에 거슬릴 만큼 촌스러운 연출 들이 있었어. 우리나라 <범죄의 재구성>즈음에 나왔던 범죄영화들에 봤던 
조금 아쉬운 구도나 장면 같은 것들이 보여. 우리나라에서 헐리우드의 것을 따온 것을 다시 따온 것 같은 느낌이야. 
지금 2014년인데. 차라리 <아티스트>처럼 옛날 영화에 대한 오마쥬 성격도 아니고, 왜 이렇게 촌스럽게 찍었나 아쉬움이 들어.

충달 : 영화가 전반적으로 복고풍을 지향을 해. 음악도 그렇고, 의상도 그렇고. 
그런데 똑같이 복고를 지향을 했는데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그 복고가 더 세련되게 다가왔거든. 
그런데 이 영화는 복고를 지향하다 촌스럽게 끝났어.

존리 : 똑같은 레트로 패션이라도 복학생이 되느냐 원더걸스가 되느냐 이런 차이인데. 촌스럽더라고…

존리 : 그리고 또 맘에 안드는게, 배드신이 너무 안 이뻐. 배드신이 두근거림도 없고, 섹시함이 없어. 
지난번에 봤던 <울프….> 같은 경우는 대놓고 더러웠잖아. 일부러 더럽게 보일라고 했으니깐. 그런데 이거는 그런것도 아닌데 별로야.

충달 : 감독이 그런 쪽에 좀 약한 것 같아. <실버라이닝….>도 야한장면은 없어. 에로씬에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존리 : 일본으로 유학을 가야겠구만. 일본은 AV 출신 감독도 많고

충달 : 일본의 버블시대에 있었던 핑크 무비들. AV에 작품성을 결합시키고자 했던 버블의 잔재들… 크크

존리 : 촬영기술이 대박이지

충달 : 우리 그런거 보는 사람 아니잖아…

존리 : 그렇지. 나도 책으로 배웠어

충달 : 이런 얘기 나오면 걱정인게, 에이미 아담스가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 이런 의견 나올거란 말이야. 
예전에 <맨 오브 스틸> 나왔을 때 ‘여자 주인공이 나이가 너무 많아…’ 이런 의견들이 많아서 슬펐단 말이야...
근데 에이미 아담스 이뻐. 나이 많아도 이쁘단 말이야. 그런데 이렇게 이쁜애를 너무 안이쁘게 해놓으니깐;;;

충달 : 너무 까기만 하는데 칭찬할 건 없나?

존리 : 음악?

충달 : 맞어. 음악은 참 좋았어. 좋은 음악을 요소요소에 잘 사용하더라고. 
근데 영화가 너무 노잼이라. ‘음악도 좋네~’ 가 되어야 되는데, ‘음악은 좋네~’ 가 되어버렸어.

존리 : 연출상에선 ‘에로씬이 에로하지 않아서 애로사항이 피었다.’로 정리할 수 있겠군.



연기의 진수성찬
충달 : 연기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무조건 짚고 넘어가야 되는게…

존리 : 제니퍼 로렌스지. 정말 대박이었어. 보면서 내가 막 혈압이 오르더라고.

충달 : 아까전에 제니퍼 로렌스가 나오면 그 부분에서 장르가 바뀐다 그랬잖아. 
그 말이 맞는게 이 영화에서 완급조절을 제니퍼 로렌스가 해. 등장하면 분위기가 확~ 바뀌는 기분이야.

존리 : 지난 주에 <울프…>을 얘기하자면 중간에 와이프와 디카프리오가 싸우잖아. 
그런 실생활 스러운 장면이, <울프…>에서는 그게 극의 흐름에 자연스러운 장면인데, 여기서는 그런 장면마다 다른 영화가 돼.

충달 : 그래서 영화 보면서 아 노잼이네 이러다가 제니퍼 로렌스가 나오면 확~ 집중이 돼.

존리 : 제니퍼 로렌스가 최고로 좋았던 건, 사실 좋은건 아니지 짜증이 확 났으니깐. 
크리스찬 베일이 심장병 약 먹는 이유는 다 제니퍼 때문이라니깐. 
두 군데서 좋았던게, 하나는 카마인한테 받았던 전자레인지 태워먹고 책 들이대면서 전자레인지가 나쁜거라고 욕하는 장면.
 또 하나는 아들한테 아빠(크리스천 베일) 욕하면서 이혼하자는 얘기를 꺼낼 때, 
남편이 들어오니깐 ‘쟤 죽었어야 되는데 왜 들어오지?’ 이런 표정이었다가, 
계획이 떠올랐다니깐 ‘내 덕분이라고’ 하는 장면. 정말 답이 없다 싶더라. 그러면서 자기는 딴남자랑 붙어먹고 있거든.

충달 : 나도 이 영화 제니퍼 로렌스의 백미는 그 장면이야. 나 때문에 니가 생각해 낸거야 하는 장면. 
그 말을 듣는 크리스찬 베일 표정이 나왔잖아. 그걸 보는 내 표정도 똑같은거야.

존리 : 그 부분 연출이 참 좋은게 타이밍이 기가막혀. 관객들이 그 표정을 짓는데 그 다음에 크리스천 베일이 똑같은 표정을 짓는걸 보여주거든.

충달 : 공감이라는게 측은지심의 발로거든.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불쌍한거를 공감을 하는게, 그것은 우리얘기가 아니고 영화 속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리가 카타르시스나 공감을 즐기 수 있는거라고 해. 그래서 보통 비극에 빠진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해서 느끼는 거 거든. 
근데 이런 색다른 공감은 처음이야. 크리스천 베일은 아무것도 안하고 나오지도 않았어. 
계속 떠들고 나오는 건 로잘린인데, 그 때문에 우리가 크리스천 베일한테 감정이입이 되는거야. 
이거는 제니퍼 로렌스가 아니었으면 안나왔을 것 같애.

존리 : 어떻게 이렇게 답이 없을 수가 있나 하면서도 왠지 실존할 것 같단 말이야…

충달 : 게다가 나중에 크리스찬 베일이 독백을 해. 
‘그렇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라면서 자조섞인 목소리로 로잘린 헛소리에 동의한단 말이야. 
근데 로잘린의 그 헛소리가 어떻게 보면 삶의 진리야. 예전에 만화에서 수입의 10%를 용돈으로 주시는 할아버지의 이번달 수입은 8만엔. 
그렇다면 이번달 용돈은? 8천엔! 그러니깐 틀렸어. 할아버지가 기분이 좋으셔서 1만엔이야. 이런게 있거든. 
그런데 이게 헛소리지만 어느정도는 삶의 진리거든. 로잘린의 말이 그런 수준이야. 헛소리지만 어떻게 보면 삶의 진리가 있어….

존리 : 제니퍼 로렌스가 다른 영화에서도 비슷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그 정점을 봤어 오늘. 진짜 저 캐릭터가 나를 미치게하는 것 같아.

충달 : <500일의 썸머>를 볼 때 느껴지던 빡돔을 다시 느껴지는…

존리 : 땡큐 소리도 없는데 ‘you’re welcome’부터 나오는게… 이런게 번역으론 알 수 없는 위트지

충달 : 제니퍼 로렌스가 로잘린이고, 로잘린이 제니퍼 로렌스야. 마치 류승범이 양아치 연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존리 : 대단한 메소드 연기 였어. 크크 그거 말고도 배우들 연기는 모두 흠잡을 때가 없었어.

충달 : 잠깐 등장한 로버트 드니로도, 잠깐 나왔지만 그 무게감이 느껴졌어.

존리 : 잠깐 밖에 안나왔는데 끝까지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야. 크리스찬 베일도 좋았고, 에이미 아담스도, 
좀 뒤늦게 필모가 핀 경우긴 하지만 원래부터 연기 좋았고, 제레미 레너도 참 좋았고.

충달 : 모든 배우들이 다 쟁쟁한데, 그 배우들이 모두 쟁쟁한 연기를 보여줘

존리 : 그런데 그 중에 원탑을 제니퍼 로렌스가 ‘다른 장르’로 하고 있다는게

충달 :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정말 산해진미가 펼쳐진 겪이야. 근데 그 중에 한 음식이 너무 맛있어. 크크

존리 : 서양식 코스요리를 가서 정말 맛있는 파스타, 스테이크, 와인을 먹는데 이상하게 잡채가 제일 맛있어 크크크 이런 기분이야. 
<범죄의 재구성> 찍을려고 모아놨는데 혼자 <500일의 썸머>를 찍고 있어

충달 : 제니퍼 로렌스를 요리에 비유하자면 똠양꿍에 비유하고 싶어. 이게 똠양꿍이 정말 못 먹겠거든. 이 세상 음식이 아닌 것 같아서. 
한입 먹으면 읔~ 이게 뭐야~ 싶은데, 계속 숟가락이 가… 무지개를 씹어먹는 듯한 맛인데. 그런 황홀한 짜증을 제니퍼 로렌스한테 느꼈어.

존리 : 다음에는 케이트 블란챗의 <블루 재스민>에서의 배역 같은 것 좀 맡았으면 좋겠어.

충달 : 이런 점을 잘 살리는 거 보면 연출의 기본기는 확실히 있어. 관객이 그 이상의 것을 바라기는 하지만…

충달 : 이 감독이 에로 센스가 없는게, 에이미 아담스 연기 좋았거든. 책상에서 다리 흔들흔들 하는 거 정말 최고였지. 
화장실에서의 연기도 좋았고. 근데 그게 안 섹시해... 감독님 토렌트 좀 하면서 공부 좀 하셔야 겠어요.

존리 : 근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왜 그렇게 호평을 받았지?

충달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오히려 그 점이 좋았어. 여자주인공이 섹스중독인데, 
그런 여자애가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해도 섹시하게 안보이게 할려고 연출을 한 게 좋았어. 근데 이 영화에선 그게 독이 됐어.



총평
충달 : 일단 영화가 너무 난잡하고, 정신없고, 그래서 노잼인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제니퍼 로렌스만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아.

존리 : 좋은 소재를 가지고, 나름 괜찮게 펀딩도 받았고, 좋은 배우들 까지 갖췄는데, 
이 감독이 너무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야기의 중심을 못 잡고, 배우들이 연기하는 거에 끌려간 느낌. 
영화를 보면 ‘이 배우의 연기를 감독이 만들었구나’ 싶은 장면도 있단 말이야. 
그런데 이 영화는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니깐, 지난 주 <울프…>처럼 배우들이 잘 노는 걸 딱딱 잘 갖다 붙이기만 해도 될텐데, 
연기를 벌려놓고 어디서 끊어 써야 할지 모르는 기분이야. 이거 좋은데? 이거 좋은데? 하는 것들을 다 내보낸 느낌. 
그래서 정신사나운 것 같아. 따라서 각 캐릭터의 설득력도 떨어지고 카타르시스도 적고. 
하지만 음악 사용은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망한 만큼 배우들의 연기 하나는 기가막히다는 거.

충달 : 말한대로 내가 뭘 보여주겠다는 중심이 없어. 이 사건을 가지고 메시지를 보여주겠다. 
아니면 옛날에 있었던 정말 신기하고 재밌고 통쾌한 얘기 해줄까? 이런 목적을 정해야 되는데

존리 : 후자가 감독의 의도였지. 처음에 나온 ‘나름대로 실화임’ 하는 점에서 그게 보이지.

충달 : 그렇지. 근데 왜 재미가 없냐면. 이 신기하고 재밌는 얘기를 잘 설명해 주던가, 아니면 캐릭터 간의 심리를 피튀기게 다루거나 
이 두가지를 다 살리려다가 다 못살린 것 같아. 말한대로 연기에 끌려간 기분도 들고. 
이렇게 복잡한 사건이었으면 캐릭터성은 조금 죽여도 돼. 최동훈 감독이 이걸 정말 잘하는데, 이야기가 복잡하면 캐릭터를 살짝 죽여.
전형성을 부과하고 긴 설명이 필요없게 만들거든. 
<범죄의 재구성>에서 범죄자들이 등장할 땐 각 캐릭터를 심도있게 다루다가, 
후반에 가서 카타르시스를 위해 이야기가 복잡하게 흘러가니깐 등장인물을 착착 처버리고 사건에 집중하거든.

존달 : 최동훈 감독이 각 캐릭터에 전형성을 부과해서 한줄로 설명을 끝내려고 하는데, 이 영화는 각 캐릭터마다 설명하는게 너무 복잡해. 
캐릭터가 복잡할거면 사건이 단순하거나, 사건이 복잡하면 캐릭터를 단순화 시키거나.

충달 : 얘는 이러이러하고, 쟤는 이러이러 하고 설명하는데 보고 있는 입장에선 묻고 싶지.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난건데? "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아.



한줄평
충달 : 진흙탕 속에 핀 연꽃 같은 제니퍼 로렌스. ★★☆
존리 : 감독에 대한 실망 혹은 관객에 대한 배신. ★★
하지만 연기만 따지면 5개짜리 영화. 스토리가 4개를 깎아먹었네.


충달 : 작년 <일대종사>랑 비슷한 기분이야. 왕가위 감독의 특이한 촬영방식 때문에 영화가 좀 난잡하고 정신없거든. 
예전에는 스타일이 먹혔지만, 이제 그 스타일이 독보적이지도 않고. 근데 그 영화도 장쯔이가 캐리했거든. 
<아메리칸 허슬>도 비슷하게 제니퍼 로렌스가 캐리한 기분이야.

존리 : 내가 한줄평을 저렇게 한 이유는, 관객들은 감독을 몰라도 배우들 만으로도 극장을 찾아. 
배우들 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있어. 근데 배우들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데 이렇게 재미가 없으면 그건 배신이지.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아깝지만, 그렇다고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어.

충달 : 그래도 난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 좋았어. 제니퍼 로렌스가 캐리… 아 그러고 보니 캐리는 안했구나. 일단 판 자체가 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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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14/04/19 14:15
수정 아이콘
제니퍼 로랜스의 연기력이 어떤 클라스인지 증명한 영화죠
진짜 쟁쟁한 배우들 속이었고, 그들도 다 잘 했고, 심지어 주연도 아니었는데
기억나는 건 오로지 제니퍼 로렌스 뿐!
14/04/19 14:21
수정 아이콘
제니퍼 로렌스가 누군가 싶어서 찾아보니아 이 영화 보는 내내 거슬리던
정말 패버리고 싶었던 그 여자군요
정말 인상적인 연기랄까 케릭터랄까 하.... 다시 떠오른 것 만으로도 화가 나는 케릭터
그와는 별개로 영화 자체는 저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뭔가 우리나라 B급 조폭영화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봤어요 음악 취향이 노친네라 음악선정도 너무 좋았구요
마스터충달
14/04/19 15:41
수정 아이콘
저도 음악 취향이 노친네인건가요 크크 음악이 참 좋았어요
지나가다...
14/04/19 14:25
수정 아이콘
"차라리 마지막 사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보다 로잘린(제니퍼 로렌스)이 이혼하자고 했을 때 느꼈던 안도감이 더 컸어."는 진짜 공감합니다.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가 나올 때마다 짜증이 팍팍 나더군요.
하지만 그런 걸 기대하고 보러 간 영화가 아니었는데..
크리스천 베일이 개과천선(?)하는 과정도 조금 개연성이 없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뚝뚝 끊어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 트릭도 기대 이하였고요. 그리고 로버트 드니로가 왜 그렇게 쉽게 보내줬는지 잘 이해가..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본 장면은 크리스천 베일과 제레미 레너가 딜라일라를 부를(립싱크?) 때였습니다. 이것 때문에 한동안 유튜브를 뒤져서 딜라일라만 열심히 들었네요.
2막3장
14/04/19 14:30
수정 아이콘
아... 여기서 제니퍼 로렌스를 보는 거는 마치
왕좌의 게임에서 조프리 보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았어요.
(짜증유발 연기를 너무 잘해서 기분이....)
Rorschach
14/04/19 14:34
수정 아이콘
전 엄청 재밌게 봤습니다. 연기 각본 연출 다 좋았어요.
파이터-실버라이닝스플레이북-아메리칸허슬로 연결되는 최근의 세 작품 모두다 저에겐 그 해의 베스트 영화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TV에서 하길래 뭔가 싶어서 보다가 재미있어서 끝까지 봤던 쓰리킹즈도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영화라는걸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아카데미의 경우 저도 루피타 뇽 보다는 제니퍼 로렌스가 더 낫다고 보긴 하지만,
실버라이닝스플레이북에서의 연기의 연장선상에 있었으며 (존재감과는 별개로) 캐릭터 자체가 이 영화에서 주요 포지션에 있진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스터충달
14/04/19 14:41
수정 아이콘
사실 기본적인 역량은 갖춘 영화다 보니 누군가에겐 좋고 누군가에겐 나쁠 수도 있을겁니다.
저희에겐 별로 불호였지만요;
Rorschach
14/04/19 14:51
수정 아이콘
맞아요. 제 주위에서도 평이 제법 갈리더라고요. 전 그 중에서 가장 좋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었고요.
저도 파이터나 실버라이닝스플레이북에 비해서는 아쉽긴 했었어요.
지니쏠
14/04/19 17:09
수정 아이콘
이글을 보고 실버라이닝스 플레이북 봤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펀치드렁크피지알
14/04/19 18:34
수정 아이콘
굉장히 안좋게 봤습니다.
전작과는 반대로 수다스러운 영화가 수다가 겉돌면 얼마나 지루할 수 있는지...
광기를 부리는데 전혀 재기발랄하지 않고 한껏 스타일을 과시하려 하는데 멋나지도 않고 내공을 뿜고 싶은데 전혀 내공도 안느껴지고 순전히 배우빨로 연출을 매운
그냥 B급 정서 부족한 범생이 감독이 만든 감성적이려고 노력하는 영화로 보였네요.
트래비스
14/04/19 19:56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최근에 잼나게 본영화인데 의견이 갈립니다. 극에서 리치 디마소(브래들리쿠퍼)가 몰락하는 것도 설명이 되는 것같은데요. FBI 일개 요원인데 책상업무를 얌전히 보는게 아니라 현장에서 지휘하려는 야심이 있구요. 이런 야심가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 설정도 있으니..전 스위트를 예약하라며 전화기들고 소리소리 치는 장면에서 거의 정신병자인줄 알았다능. 스터들 전화통으로 내려치는 장면하며 이상한 사람이죠.
자전거도둑
14/04/19 21:07
수정 아이콘
저 이영화 너무 좋아요... 감독의 전작 실버라이닝 플레이북도 재미있게봤고 그 영화에서 함께했던 제니퍼로렌스와 브래들리쿠퍼도 역시.. 연기잘하더군요...
14/04/19 21:40
수정 아이콘
에이미 아담스가 너무 늙었어요... ㅜㅜ 아만다 정도로 해줬으면 어땟을까 싶네요.
마스터충달
14/04/20 03:35
수정 아이콘
에이미 까지 마세염 ㅠ,ㅠ
14/04/20 04:14
수정 아이콘
제니퍼 로렌스의 로잘린을 너무너무 사랑스럽게 봤네요. 저는 영화 자체도 재미있었구요.
마스터충달
14/04/20 04:14
수정 아이콘
너무너무 짜증스럽게가 아니구요? 크크크
14/04/20 04:15
수정 아이콘
그래요? 저는 사랑스럽더라구요 크크 매력이 철철 넘쳤다랄까.. 귀여웠구요.
마스터충달
14/04/20 04:20
수정 아이콘
저는 보다가 심장마비 걸릴뻔했어요.. 덜덜;;
14/04/20 08:24
수정 아이콘
제목부터 허슬(Hustle)입니다.
(원래 American Bullshit이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바뀌었다고)

뚱뚱한 아저씨가 낯선 곳에서 땀을 삐질 흘리며, 정처없이 종종걸음 치는 모습을 스케치 해놓은 것 같다고 할까요.
저는 너무 신명난다고 느꼈는데, 보면서 든 생각이 우직함이란 가치는 뼈째 발라내버려서 관객들한테 어필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거였죠.
기존 극영화의 플롯을 이 영화에 때려박으면 아귀가 안맞아요. 길거리에 있는 사람 모두가 목적지를 가지고 걷는건 아니니까요.
데이빗 오 러셀은 직접 "Christian, I hate plots. I am all about characters, that's it."라고 실없는 소리까지 했죠.

<친구>가 두꺼운 붓으로 뭔가 있어보이는 사자성어 휘갈겨놓은 것이고,
<범죄와의 전쟁>이 세계 최초의 목판으로 빼곡히 인쇄한 활자본 같으면,
<아메리칸 허슬>은 흑인 래퍼가 노트에 미완성 가사를 남들이 못알아보록 왼손으로 싸질러놓은 느낌이랄까.
그 필적 자체를 즐거워 하는 관객들도 있지만, 그런걸 왜 돈내고 봐? 하는 관객들도 있겠다 싶은... 이렇게 말씀드리면 더 난해한가요.

암튼 저는 배우들의 연기열전, 플롯의 의도된 자중지란 즐겁게 봤어요.
각본은 즉흥연기 비중이 많다고 들었는데, 보면 볼수록 즉흥연기스러운게 너무 많아서 애초에 제대로 쓰기나 했는지 궁금하구요,
연출을 못했다고 하기엔 음악이나 음향적인 부분은 또 기깔나게 연출해서 다른 부분과 괴리감이 너무 커요. 그래서 전 의도적이라고 봐요.
잘 짜여진 실화 바탕의 사기극을 보려고 기대하셨으면 100% 실망할 영화입니다. 그런건 손톱만큼도 관심없는 코메디에요.
인물들 - 주인공 네 명 외에 다른 조연들까지 모두 포함한 - 사이에서 팡팡 튀기는 스파크가 재밌는 영화에요.
마스터충달
14/04/20 14:08
수정 아이콘
자중지란형 영화들이 대중성을 잘 못 갖는 편이긴 하죠. 그렇지만 저희 시각이 또 대중적인 편도 아니라서;;;

캐릭터가 전부라는 마인드로 영화를 찍었다곤 하지만 후반에 사건과 인물사이에서 우왕좌왕 한 부분 때문에 이러한 의도를 잘 구현했다고도 못하겠어요. 그나마 이 부분에서도 제니퍼 로렌스만 돋보이구요.

실화 바탕의 사기극이 아닌 코미디가 주 목적이라면... 이 것도 의도를 제대로 못살린게 나오는 개그가 빵빵 터지는게 없어서;;;
잘 정돈된 머리를 헝그러뜨리는 걸 보고 피식하지 빵빵 터지진 않거든요.
얼음낚시 개그 노잼이야 말할것도 없고
브래들리 쿠퍼가 루이 괴롭히는 거야 재미가 아니라 광기였구요.
그나마 복기하면서 빵 터졌던 건 역시 제니퍼 로렌스 뿐이랄까요;;(이러니 제니퍼 제니퍼 할 수 밖에요)

말씀하신대로 코미디 영화로 본다면 비슷한 영화들, 아니 상위호환하는 영화들이 있다고 봅니다.
일본 영화중에 다나카 히로유키 감독의 <포스트맨 블루스>와 <먼데이>가 매우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차이점이라면 다나카 히로유키의 두 작품은 코미디에 확실히 목적을 두고 있었고 캐릭터 뿐만 아니라 상황까지 웃음을 유발하죠.
자중지란형, 빠른 전개, 복잡한 캐릭터까지 구성면에서 정말 비슷합니다.
서양이라면 <킬러들의 수다>를 꼽고 싶네요. 킬러들의 수다도 빵빵터졌던 적은 없습니다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렸던 영화였습니다.
지 머리에 총겨눈 사람을 총겨눈 장면은 깔깔댈 순 없지만 정말 쌉싸름한 위트가 최고였어요.
14/04/20 14:29
수정 아이콘
제가 애정을 듬뿍 담아봤나보네요.
하긴 카메라가 위스키라도 한잔 했는지 음악 따라 쉬지않고 꿀렁꿀렁 움직여대는데, 영화 끝까지 픽스 샷이 별로 없더군요.
저도 약간 춤추듯이 영화 본 거 같았어요.
배우들은 복장부터 정신산만한 모습으로, 자기들이 무슨말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할까 싶은 대사들을 늘어놓을 때부터,
크크, 이거 뭐냐 싶어서 너무 오픈 마인드로 봤던 거 같아요.
빙글빙글 돌아가는 옷걸이 속의 러브씬도,
"아니 이게 무슨 세탁소 멜로냐, 크크, 이 작자 도대체 뭔 영화를 만든거야, 크크크" 이런 느낌으로 쭉 봤네요.
세탁소 몇 개 있다고 자랑하는 꼬락서니나, 그걸 또 좋다고 주는 옷 받아입는 것도 그렇고,
후반부 브래들리 쿠퍼의 광기는 개인적으로 너무 웃기더라구요. 남 등골 빼먹고, 지만 잘난줄 알던 놈이 열받아서 발작을 하네, 크크.
저한테는 상당히 잘 먹힌 코미디라고 봅니다.
마스터충달
14/04/20 14:34
수정 아이콘
세탁소가 몇개 있으면 자랑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세탁소 러브씬은 생각보다 이뻤는데.. 그게 세탁소라니...돌이켜 보니 웃기네요.

그러고 보니 돌이켜 생각해 봐야 영화속의 위트나 트릭이 생각나는 요소들이 너무 많아요.
이런 점들이 B급 감성과 함께하면 컬트가 되지만, 메이저 감성에서는 의도전달 미흡으로만 남을 것 같네요.
14/04/20 15:11
수정 아이콘
초반부에 성공을 이야기하면서,
난 아버지 같은 약자가 싫었고, 유리 사업을 하며 동네 유리 다 깨부수는걸로 성공했다, 지금 하는 일은 미술품 다루는 사기꾼이고.
?!!!! 이런 하등의 관계도 없는 뻘소리를 영화 내내 늘어놔요.

쿠퍼가 사기꾼 잡으려고 베일을 잡았는데, 베일은 이슬람 주교가 중요하대요.(?)
뭐 택도 없는 설명 갖다 붙여가면서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그 와중에 아담스는 또 쿠퍼 관심끌면서 질투심 유발하죠.
아무리봐도 헛소리같은 주교놀이인데, 그거 안 껴줬다고 삐친 베일의 사기꾼 친구가 제레미 레너(시장)를 떡밥으로 던지죠.
그랬더니 쿠퍼가 마약을 한사발 잡쉈는지 갑자기 부패한 정치인을 다 때려잡겠답니다.(???)
그러면서 자기 상사한테 가서 돈달라고 생떼를 써요. 당연히 안주죠.
'진행비로 100만원 주세요.' 도 아니고 백만달러였나? 기억은 정확히 안나지만, '나 일할꺼니깐 10억 지원해줘!' 이러고 있으니까요.
근데 또 어중떠중 설명해서 받아가요.(얘기 진행은 항상 이런식이에요. 그러니깐 허술해보이죠.)
그걸 설득하는 놈도 웃긴데, 어버버버 주는 놈은 더 어이가 없어요. 이 와중에 무슨 낚시 얘기를 하죠. 하등의 상관관계도 없는...
그래서 부패한 정치인들 때려잡겠다! 하고 제레미 레너 만나러 갔는데, 이 머리에 힘준 양반은 부패가 없어요.(?!! 무슨 이런 경우가...)
결국 데이빗 오 러셀이 스토리 강제로 진행시키듯, 쿠퍼랑 베일이 강제로 껀수 만들어서 억지로 부패를 시켜요.
(크크크, 감독은 도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거냐...)

이슬람 주교 찾아오랬더니 어디서 이상한 맥시코 사람 앉혀놓고,
일이 잘 진행된다 싶으면 갑자기 제니퍼 로렌스가 어이없는걸로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고,
다시 정신 차리고 길 찾아보면 앞에 마피아가 앉아있구요.
나중가면 맥시코 사람 주제에 아랍어는 또 왜 이렇게 잘해요???
그 와중에 제니퍼 로렌스는 마피아 부하랑 열렬한 로맨스에 빠져있고...(??????)

캐릭터들 중에 이 상황이 어디로 갈지 아는 사람이 없어요.
(제 생각엔 감독, 지도 몰라요. 술먹고 찍은거 같아요. 카메라맨도 좀 취한거 같아요. 덩실덩실 계속 움직여요. 근데 너무 즐겁달까. 크크.)

영화 다 보고 나니깐 가장 첫장면도 웃기더군요.
크리스찬 베일이 몇 분동안 정성들여 만들어놓은 머리 브래들리 쿠퍼가 한 방에 날려버릴때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너네 혹시 진지하고 잘빠진 사기극 보러 왔니? 여긴 그런거 없다아~" 보는 사람들 너무 능글맞게 농락하는 거 같아서 살짝 짜증도 나요.

코미디야 취향에 따라 갈리니,
재미없는걸 재밌지 않느냐고 설득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이 영화는 온통 세탁소 같은 장면으로 채워져서요.
저도 빵 터진건 별로 없었지만, 보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어요.
제 취향에 참 잘 맞는 영화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4/04/20 15:15
수정 아이콘
개그라는거 자체가 취향을 많이 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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