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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7/10 10:31:15
Name 7월
Subject [잡담] 박제에 대한 이야기
_ 아래 글은 가볍게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여졌습니다.
_ 진지한 학문적 고찰이 아닌 가벼운 잡담의 분위기 입니다. 쓱- 읽어주세요. :)

  박제된 동물만큼 매력적인건 찾기 힘들거란 생각을 하다보니 박제된 인간은 어떨지 궁금해졌는데 박제된 인간 끝엔 왠지 이상이 있을 거 같더군요. 박제가 매력적인 이유는 살아있는 것처럼 만지고 느낄 수 있다는 건데 요컨대, 살아있는 것을 만지고 느끼고 싶지만 불가능하기에 최대근접치의 경험을 가능하게 한 게 박제입니다. 동물의 권리나 생명 윤리를 생각하면 뜨악한 구석이 있으나 이런 부분을 지켜가며 박제를 한다면 굳이 말릴 필요 있나_ 싶기도 하네요.
  다시 박제를 요구하는 심리로 돌아가자면 인간은 좋아하는 대상을 곁에 묶어두고 보고 만지고 느끼고 싶어하는 욕구를 보이고 이는 본질적으로 소유욕에 해당합니다. 이런 소유욕은 흔히 좋아함, 사랑함 이란 사유 내지는 합리화로 이어지는데 인간에 대한 박제는 여러 사유로 지탄받고 허용되지 않기에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기 마련. 가끔 온전한 소유에 가장 가까운 형태인 박제 아류를 시도하는 부류가 있는데 이들은 (철저하게 이기적인 소유에 대한 합리화의 표현으로) '사랑'하는 대상을 간직하기 위해 대상을 살해하고 미완성 박제상태인 시체와 함께 살거나 대상의 박제화를 포기하고 먹음으로서 대상과의 합일화를 자행하곤 하죠.
  이에 관해 저의 선배 Y는 사랑의 가장 파괴적 형태는 그것을 먹음으로써 드러난다며 보신탕을 사례로 들었는데 당시엔 동의했으나 지금은 동의와 공감을 모두 철회하는 바입니다.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순 없으나 사랑이 대상을 소중히 하고 아끼는 마음임을 전제 한다면 대상의 생명에 -요소를 부과하는 건 사랑이라 할 수 없지 않나요?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합리화인거죠, 뭐.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BGM은 윤상의 사랑이란 입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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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렐루야
14/07/10 10:33
수정 아이콘
사랑의 궁극적 형태가 먹는 것임은 치킨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14/07/10 12:47
수정 아이콘
오늘은 목요일. 목요일은 치느님과 함께 하는게 진리죠 크크
엘에스디
14/07/10 10:39
수정 아이콘
인간 박제는 털이 적어서 금방 변색되고 볼품없게 되어버릴 것 같은... o_o
역시 액침표본이 낫지 않을까요? (도주)
14/07/10 12:47
수정 아이콘
진짜가 나타나셨네요! 크크 액침표본은 뭐에요? 찾아봐야겠어요
사악군
14/07/10 10:43
수정 아이콘
영국박물관에 인간박제가 있었죠. 전시내린게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던걸로..
14/07/10 12:49
수정 아이콘
아 아마도 논란때문에 내렸나보군
학술목적으로라도 예민한 주제라 ..
사악군
14/07/10 13:39
수정 아이콘
아뇨 학술목적같은게 아니라 아예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잡아온 사람을 구경거리로 삼다가 죽은 다음엔
동물처럼 박제해놨던 겁니다..사체기증같은 게 아니라 그냥 짐승취급한거죠.

찾아보니까 영국에서 잡아온 노예를 프랑스로 팔아서 박제는 프랑스에서 했군요. 1994.에 프랑스 오르세박물관에서
전시하다가 논란끝에 내리고 유해반환요구도 유물이라며 거부하다가 2002.에야 남아공으로 유해반환했습니다.

선진국이라는 유럽 백인들의 야만성과 인종차별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죠..
14/07/10 13:54
수정 아이콘
헉. 훨씬 충격적이네요.... 이건 소유욕도 뭣도 아닌 그냥 광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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