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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2 01:00:25
Name yangjyess
File #1 2950633664_f5fe7ade_IMG_20130802_2.png (528.2 KB), Download : 44
Subject [일반] 소립자


오래전에 쓴 독후감입니다. 아래 인지과학에 관한 글에 달린 댓글 중 "인공지능은 인간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을 보고 인공지능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디스토피아 소설이 떠올라 옮겨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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쎽쓰! 꼐임! 헉헉! 거리다보면 어느새 종장... 인 소설... 은 분명 아닐것이다...

지금으로선 그런 장면들이 어른거려 이 책이 정말로 전달하려는 것을 내가 흡수했는지 잘 알수가 없다..

모든 양서가 그러하듯 여러번의 재독이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여러 독자들이 지속적으로 추천해온 책이었고, 심한 충격과 맨붕을 각오하라고 미리 경고를 들어와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인지 다 읽고 난 소감은 의외로 담담했다.

물론 작가의 엄청난 포스에는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놀라고 경악한게 되는 것은 차라리 노골적인 성애묘사지 인류의 예정된 불행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희망을 더 많이 보았다.

마지막 장에서의 화자가 멸망한 인류를 대체한 새로운 종이었기 때문에 비극이라 할수도 있겠지만 그 가상의 새로운 종이 과거의 하위종족인 인류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는 것만 봐도 우리는 충분히 자기비하보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스스로에게 더욱 북돋아야 한다.

그 마지막 장을 읽고 내가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가려보면서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앞으로 재독과 다른 독자들의 감상을 참조하며 보완하도록 하겠다. (아직까지 재독을 못하고 있습니다 -_-)

두어달 전쯤인가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에서는 인류가 수렵 채집 생활을 하다가 최초로 농경을 시작한 시기를 설명하고 있다. 동서양을 비교하며 첫 출발의 차이부터 어떤 다른 점이 있었는가를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 부분에서 "진보란 쉬운 길을 찾는 게으름뱅이에 의해 이루어진다" 라는 한 sf소설의 문구를 인용한다.

수렵 채집 생활은 사냥감이나 다 익은 과일들을 수확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야생동식물의 종류별로 그 수확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수고를 들이면서도 획득식량분은 부족할수밖에 없었다.

이때 게으름(돌아다니기 싫어) 탐욕(더 많이 먹고 싶어) 두려움(굶주림,혹은 다른 사람이 먼저 가져갈수 있다는 불안)이 어떤 영감을 제공하여 가장 좋은 종자를 가져와 특별히 거름진 땅에 심어보자! 땅을 갈고 잡초를 뽑고 제때 물도 주고! 그러면 해마다 그곳에서 나는 것에 의존할 수 있고 수확량도 어쩌면 다 많을 수도 있다! 라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위대하면서도 돌이킬 수 없는, 불의 발견처럼 가장 기본이 되는 인류 진보의 첫 단계중 하나였다.새로운 혁명의 시기마다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그만큼의 불안정한 격변에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지만 사실 수렵채집 => 농사 로의 변화는 너무나 당연해 보이고 자연스럽게 전환되었을거 같기도 하다.

그러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라는 책에서는 최초로 농경이 도입되었을 시기의 기존 수렵채집인들의 불안과 반대입장을 소개한다. 많은 식량은 인구를 급증시켰고 공동체를 더욱 조직화시켰다. 모두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은 누군가의 창고에 보관되었고 그것은 대부분 힘 있는 자의 것이었다. 한 곳에서 머물러 살면서 조상에 대한 집착이 커졌고 조상을 위한 제의에 희생시킬 동족들도 필요했다. 물려받을 재산이 있다는 것은 훔쳐갈 재산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고 그들은 이웃의 동족들을 죽이고 약탈했다. 고정된 주거지에서의 인구의 급증은 심각한 위생문제도 야기했다.

최초로 발달하기 시작한 고도의? 농경사회에 다른곳에 사는 비교적 낙후한 수렵채집인이 찾아와서 구경해 보고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동굴이나 옹기종기 들어선 작은 오두막 대신에 크고 튼튼한 집과 식량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창고, 강력한 예술,종교 기념물로 채워진 분주한 동네... 땀 흘려 일하고 달갑잖은 각종 세균과 부자와 가난뱅이가 어깨를 맞부딪히며 살아가고 사람 위에 사람이 군림하며 죽은 사람들을 위한 제사에 살아 있는 사람들을 살해할 권리가 주어지는 세상...

수렵채집인은 환호하며 그 세계를 받아들였을까

소립자는 프랑스의 68운동과 그 정신을 이어받은 세대를 비판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에서 이 농경사회로의 변화과정을 설명하는 도중 1967년 파리 학계의 새로운 바람을 소개한다.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경쟁하고 그렇게 번 돈으로는 정작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을 구매함으로써 끝없는 욕망을 부풀리고 그것을 채우려는 가망없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원시적이었던 수렵채집인들은 그들이 소유물을 거의 가지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그렇다고 가난뱅이는 결코 아니었다> 라고 말한다. 수렵채집인의 주 노동시간이 21시간~35시간이라 주장하며 그들은 텔레비전을 가질 수 없었지만 그것을 가지고 싶은 욕망도 당연히 없었을 것이라며 수렵채집사회를 <최초의 풍요 사회> 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그러면서 농경의 대가가 노동량증가와 불평등심화, 그리고 전쟁이었다면 왜 농경이 채집 생활을 대체했는지 자문한다."


... 사실 이런 식의 주장은 어이없기도 하고 때론 식상하기까지 하다. 아니 그럼 이제와서 자본주의의 폐단 때문에 사냥하고 살잔 말인가? 욕망이 우리를 피폐하게 만든다고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 버리고 살자는 말인가?

그러나 이 어이없는 반동심리에 난 순간적으로 의심할수도 없고 의심해서도 안 될것 같았단 너무나도 당연했던 인류사의 걸음마, 농경사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립자에서 인간 개개인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는 매우 다양한 변수가 있어 그것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마치 그때까지 일어났던 일들은 반드시 그렇게 진행되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으며 다른 가능성들은 상당정도 축소되어 보이는 착각에 빠진다고 한다..  난 사실 소립자가 자유의지를 긍정하는 것인지 부정하는 것인지 아직 헷갈리기 때문에 이부분은 다시 읽어봐야 할거 같긴 한데 어쨌든 너무나도 당연해 보이는 채집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의 변화과정, 그러나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 그것은 당연한 변화가 아니었고 어떤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모든 운명을 걸고 저항해 싸워야 했던 무엇이었을 수도 있다. 어떤 과정을 거쳤든 세계 각지의 그 모든 싸움에서 최종 승자는 농경인이었다. 그렇다면 결국 만사는 대체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대로 진행되어 가는 것일까? 수렵채집인들이 후대가 보기에는 별로 선택지로 보여지지도 않는 그 선택의 기로에서 당연한 발전시스템을 거부하면서 지키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의 싸움은 어리석은 과거에의 집칙이었을 뿐이었나?

... 물론 우리는 절대 수렵인으로 머물러 있을순 없었다. 수천년이 흐른 후 또다시 일어난 위대한 혁명으로 신을 끌어내리고 인간의 세상을 만들었으며 전제왕권을 무너뜨리고 피로 얼룩진 소중한 시민사회를 품에 안았다. 다시는 뒤로 돌아가서는 안될 인류의 용감한 한걸음 한걸음들.. 그렇다면 거기에 대항했던 자들의 부질없는 노력은 다만 시대착오와 옛 시스템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기득권의 반항이 전부였던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농경사회로 돌아가자는게 아니다. 신의 계시를 따라 살자는 것도 아니고 우리를 현명한 왕이 다스려 주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인류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더 편하게, 더 풍족하게, 더 안전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과거보다 더, 지금보다 더.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고 물질의 풍요와 욕망충족의 가속화만으로는 우리는 그것을 얻으면서도 언제나 부족해하며 무엇에 목마른지도 모른 채 알 수 없는 갈망에 시달릴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그 뒤에 놓고 와서는 안될 무언가를 빠뜨렸기 때문이고 역사속 매 시기 인류의 결정적인 혁명의 순간마다 어리석고 무모한 저항에 집착했던 이들이 다시 뒤로 돌아가려 했던 것은 바로 그 빠드린 무언가를 되찾아오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소립자 마지막 장에서 멸종한 인류를 대체한 새로운 종이 과거의 어리석었던 인류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 이 땅위에서 고통스럽게 사라져 가면서도 지키고자 했던 어떤 것에 대한 긍정이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놓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하는걸까? 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진보에 자꾸 불안해하고 딴지걸고 싶어지는 걸까?

대단히 이야기하기 어려운 주제 같기도 하고 누구나 해볼만한 고민 같기도 한데

소립자는 이부분에 대해 제대로 문제제기릉 한 거 같다. 자기만 문제제기를 한 게 아니라 독자들한테까지 강렬한 각성제를 맞은듯한 충격을 전달하는데 성공한듯 보인다.

개인적으론 다른 독자들의 소개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았는데 그렇다고 소립자의 평가에 더 인색해지는건 절대 아니다.

쓰다보니 소립자 얘긴 안하고 농사짓는 얘기만 한거 같다. 소립자 읽었으면 셱쓰 얘기로 풀어가야 더 어울릴텐데... 최근에 읽은 책이라 어쩐지 연관되어서... 나중엔 성욕과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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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22 01:09
수정 아이콘
오, 상당히 유명한 책인가본데 저는 몰랐네요. 한번 아마존이라도 좀 들러봐야겠습니다.

전체 주제와는 약간 동떨어진 이야기겠지만, 고대 사회가 홉스가 상상했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였는지 로크가 상상했던 풍요의 낙원이었는지에 대해서는 20세기 전반에 걸쳐서 원시 부족들을 연구함으로써 대체로 결론이 났다고 생각합니다. 마가렛 미드의 초기 연구는 감정에 휘둘렸다는 약점 때문에 지금은 거의 사장된 분위기고, 실제 숫자들을 가지고 통계를 내 보면 결론은 홉스가 맞았다는 거지요. 양차 세계 대전을 포함해도 20세기 서구권의 폭력으로 인한 남자들의 사망율은 10% 가 안되는 것에 반해, 대부분의 원시 부족은 폭력으로 인한 사망율이 20~ 50%, 최대 80% 까지 올라간다더군요. 원 논문들을 읽어보지 않고 2차 자료만 본 거긴 하지만, 숫자들이 후덜덜하더군요.
소독용 에탄올
14/08/22 01:34
수정 아이콘
사실 남자 '숫자'는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정도만 된다면) 딱히 '생존'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하는 경향이 약화될 이유가 딱히 없어서.......
물론 당시에는 여성들도 '다른이유(머리가 너무 자라버렸......)'로 유사한 수준으로 죽어갔다는 것, '가용자원' 수량차이, '내집단 범주' 같은 부분을 고려하면,
(왠지 다들 서로 같은 인간이라고 보는 듯한 이미지를 주는)'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기 보다는 사실 생존을 위한 '조건'과의 투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14/08/22 01:42
수정 아이콘
사실 저 시절에는 안 싸워봤자 이빨 썩으면 죽어야 하던 시절인지라, 평화롭게 산다고 해서 평균 연령이 많이 길어질 것 같지도 않긴 합니다. 그리고 말씀처럼 '인간끼리의 투쟁' 이 아니라 '내 부족이 아닌 모든 적과의 투쟁' 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수도 있겠네요.

부연설명 하자면, 제가 저 통계를 본 책이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 이었는데, 거기서는 풍요로운 고대인이라는 신화를 부정하려고 나온 거였어요. 풍요 신화를 밀던 사람들은 고대인의 투쟁은 일종의 용기의 시험 같은 ritual 에 가까웠을 것이고 죽기 살기식이 아니었을 것이다! 라는 주장을 폈었다더라구요. 근데 숫자 까 보니 이거야말로 죽기 살기의 연속이었다... 뭐 그런 얘기였지요.
소독용 에탄올
14/08/22 01:59
수정 아이콘
사실 (어떤종류의) ritual이라고 해서 죽기살기식이 아니었을거라는 주장은 다른방향의 '무지'를 드러내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과거에 대한 미화 역시 '상당히 오래된' 전통중 하나이기도 하지만요.
14/08/22 02:00
수정 아이콘
그... 그렇죠! 여기까지만 흐흐흐;;;;
yangjyess
14/08/22 01:35
수정 아이콘
와.. 과거로 올라갈수록 욱해서 사람 죽이는 일이 많았을거 같긴 한데 20~50%는 정말 무섭네요 ;;
14/08/22 01:53
수정 아이콘
저는 저런 사회에 태어났으면 이미 죽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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