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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2 07:52:43
Name 찬양자
Subject [일반] 사람 이야기
독일에서 공부하다 방학이라 한국에 놀러왔습니다만.. 아직도 시차적응이 안되서 헤롱대고 있습니다.
고작 2년만에 왔는데 이 습도는 대단하네요.

아침에 문득 예전 일이 생각나서 끄적여봅니다.

대학교 시절 파이썬에서 놀고있던 와중 평소에 그냥저냥 친하게 지냈던 여자 후배가 네이트온으로 말을 걸며 하는말이..
"오빠 제가 술을 좀 마셨는데 택시에 지갑이랑 전화기를 두고 내렸어요 어떡하죠 ㅠ.ㅠ"
자취하는 친구라 동전한푼없고 집전화도 없다는겁니다.
그래서 그친구 전화로 전화를 걸어서 기사님께 왕복 택시비를 드릴테니 혹시 그 친구 사는 강서구청까지 와주실수 있냐고 부탁을 드렸고 아마 제 기억으로 분당이었는지 일산이었던지 계셨던 택시 기사님은 강서구청까지 와서 그 친구에게 지갑이랑 휴대폰을 전해 주셨습니다.
그 뒤에 전화를 걸어 기사님한테는 얼마 드렸냐고 물어보자 그친구 왈
"3만원 달래서 편의점 가서 돈 뽑는다 하고 그냥 튀었어요 3만원을 어떻게 줘요 어쨌든 오빠 고맙습니다 ^^ "
쌍욕이 입밖까지 튀어나왔지만 그런 훈계할만큼 애정있던 친구도 아니라서 그만 뒀습죠.

군대시절 광주출신 선임이있었는데 저랑은 기수 차이가 많이 나서 제가 이병이었을때 병장 2호봉쯤 됐던 사람인데
"이병 킬러"라고 불리우는 선임놈이 있었습니다.
일거수 일투족을 꼬투리잡고 때리고 갈구는데 '아 이러다 내가 이놈한번 때리겠다' 싶을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초소근무를 같이 올라가게 됐는데 이놈이 글쎄 지 힘든 가정사를 얘기하며 무슨 십년지기 친구라도 된 마냥 따뜻하게 대해주는 겁니다.
2시간동안 맞거나 갈굼당할 생각을 하면서 온갖 걱정하며 올라갔는데 말이죠.
제가 또 받아주는 건 잘해서 온갖 감정이입을 하면서 말동무를 해주며 속으로 "됐다 이제 군생활 풀렸다 내 편 하나 만들었구나" 하며 내려와 숙면을 취했습니다.
다음날 과업이 끝나고 저는 당시 병장 말년 선임에게 이끌려 축구하러 나가는중 어제 그 십년지기 선임은 제 면상에 테니스공으로 강속구를 뿌리며 저에게 말했습니다.
"야이 xxxx 니가 감히 축구를 xxxx 당연히 야구를 xxxxx"
그때 깨달았죠. '아... 단둘이 있을때 나쁜놈은 진짜 사람죽일놈이구나. 단둘이 있을땐 모두가 마더 테레사가 되는구나....'

대학교 시절 다른 교수 청강을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전공이 성악이라 평소에 존경해 마지않던 교수님 클래스여서 기대에 부풀었었죠.
1학년 소프라노 친구가 레슨을 받고있었는데..
그 교수놈이 한다는 말이 "야 성대를 그렇게 비비는게 아니고말이야 니 xx(여자 성기) 비빌때 처럼 비벼봐"

세상에 미친놈 참 많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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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22 08:00
수정 아이콘
3번 >>>>> 1번 >> 2번 순으로 이상한 사람들이네요. 2번이야 뭐 흔한 일이라서.
찬양자
14/08/22 08:41
수정 아이콘
흔한 유형이긴한데 그 온도차를 직접 겪어보니 이게 뭔가 싶더라구요 ㅠ.ㅠ
레지엔
14/08/22 08:23
수정 아이콘
3번은 모 보컬 트레이너도 성대 접지 설명 할때 쓰더라고요 저 말을;
찬양자
14/08/22 08:42
수정 아이콘
물론 그 모양새가 흡사하긴 합니다만... 갓 20살 먹은 친구한테 저런말을 하다니요.
이름만 대면 다아는 성악가가 말이죠.
레지엔
14/08/22 09:22
수정 아이콘
딴 거보다, 저게 개인 레슨에서 친밀감을 위한 음담패설이면 좀 이해라도 되는데(사실 직관적이기도 하고) '니'라는 말을 붙인게 진짜 좀... 평소에 얼마나 생각없이 사는가 잘 보여주네요.
14/08/22 08:25
수정 아이콘
1번은 진짜 상종하고 싶지 않은 스타일이고...
2번은 저도 흔하게 본 사람이기도 한데 이게 단둘과 여럿의 차이가 있나요?
3번은... 직위해제하고 법의 처벌을 받아야... 물론 뭐 예체능과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듣기는 했습니다만, 얼마전 서울대 성악과 교수 일도 그렇고...
XellOsisM
14/08/22 08:30
수정 아이콘
가장 최근에 본 이상한 사람.
25도 남짓한 날씨, 대낮에 트렁크 팬티만 입고 조깅하던 남자. 순간 잘못 본줄 알고 다시 한번 봤다가 무브먼트에 기절할뻔 했습니다.
멀쩡하게 생긴 백형이 트렁크팬티, 양말에 런닝화, 이어폰끼고 쿨한 표정으로 뛰는데 한번 놀라고
조깅 코스도 아니고 일반 인도에서 그러는데도 아무일 없이 쿨하게 지나가는 사람들 보고 두번 놀랐습니다.
타향살이도 15년째인데 빤스조깅은 처음 본것 같네요.
R U Happy ?
14/08/22 08:58
수정 아이콘
하하 ~ 어떤 처자가 오빠 새로 산 반바지 몰래 훔쳐입고 나갔는데 그게 알고보니 빤쮸였다는.. 전설이 떠오르네요.
아스미타
14/08/22 09:33
수정 아이콘
독일은 날씨가 어떤가요? 습도가 덜 하나보네요
찬양자
14/08/22 09:36
수정 아이콘
저희는 좀 북부라서 그런지 몰라도 불쾌한 느낌을 한번도 받질 못했어요.
한국은 나갔다 들어오면 샤워를 안하고는 도저히 못버티지만 독일은 나갔다 들어와도 귀찮으면 샤워안해도 제 기준으로는 전혀 찝찝하지 않았네요 크크
켈로그김
14/08/22 11:22
수정 아이콘
1번이 커서 3번같은 사람이 될거같은 불길한 예감이..
동네노는아이
14/08/22 11:44
수정 아이콘
guten tag
가장 최근에 본 이상한 사람
5분전 화장실에서 거울 앞에 있던 사람.
찬양자
14/08/22 11:47
수정 아이콘
Tag!!!
잘 지내시나요^^
14/08/22 12:43
수정 아이콘
2번같은 사람이야 군대는 아니었어도 저도 경험해 본 바가 있어서 그러려니 합니다만 1번은 개념 상실에 3번은 헐...소리가 절로 나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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