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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3 07:27:52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리뷰] <해적> -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스포없음)

올 여름 극장가는 100억이 넘는 제작비를 들이부은 작품이 쏟아지면서 영화팬에게 많은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군도>는 감독 때문에 기다려졌고, <명량>은 소재 덕분에 기대했었다. 그러나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은 사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더구나 개봉전에 어설퍼 보이는 스틸컷이 공개되면서 무관심을 넘어 아예 기대감이 짜게 식어버렸던 작품이다. 그러나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 영화를 관람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오늘 드디어 <해적>을 만나고 왔다.



<해적>은 졸작이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이론적인 이야기를 해야겠다. 영화의 형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영화가 서술되는 체계인 형식 체계와 실제 촬영과 관련된 스타일 체계이다. 수식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다.

영화 = 형식 체계(내러티브 + 비내러티브) + 스타일 체계(미장셴 + 촬영 + 편집/몽타주 + 사운드)

즉 일반적인 대중 영화의 경우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따져 보는 것이 영화를 판가름 하는 잣대가 된다. 따라서 내러티브가 탄탄할 수록, 스타일이 독특할 수록 평단의 평가는 좋아진다. 반대로 이러한 부분에서 엉성함을 보이면 냉혹하게 까이는 것이다. <해적>은 이러한 관점으로 분석하자면 졸작이라 말할 수 밖에 없다. 내러티브에서는 우연적 요소와 개연성 부족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스타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스타일이라 부를만한 개성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내러티브도 스타일도, 영화 미학적으로 아무것도 성취가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분석을 해보자니 이걸 영화라고 인정해야 하는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굳이 하나 성취를 꼽자면 영상 정도? 줄타기 CG가 거슬리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대부분의 CG나 촬영, 미장셴은 훌륭한 편이다. 하지만 이것이 내러티브와 호응하며 영화적 가치를 올려주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냥 때깔만 고울 뿐이다.

[줄타기는 확실히 어설펐다. 이 분야 간지 최강은 아직까지는 <놈놈놈>인걸로...]



허이구~ 영화를 무슨 분석할려고 봅니까? 재밌자고 보는 거지? (고광렬이 톤으로)

하지만 이 자리에서 고백하건데, 나는 영화를 보면서 졸지도 않았고, 지루함에 몸을 베베 꼰적도 없으며 인상을 찌푸린 적도 없다. 딱 한번 흑묘(설리)가 첫 대사를 내뱉었을때 한숨을 쉬긴 했다. 기대한 대로 연기가 아쉬워서... 이후로는 정말 오랜만에 소리내고 웃으면서 영화를 봤다. 개그가 정말 재밌었다. 어떤 건 다소 1차원 적이기도 했고, 어떤 건 고전 유머를 조선 해양 버전으로 각색하기도 했고, 어떤 건 노골적으로 다른 영화에서 따온 장면도 있었다. 한마디로 유치하고 뻔한 개그들이었다. 하지만 나란 놈은 웃음이 헤픈 남자라 그런 개그에서도 빵빵터지고 말았다. 그렇다. 재밌게 봤다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낄낄대고, 아니 '푸하하하하' 거리면서 봤다. 영화를 재밌을려고 보는 거지, 분석할려고 보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면에서 티켓값이 아깝지는 않았다.(물론 할인받았다. 평일 대낮 가격이 10000원 이라니 -_-;;) 글의 흐름상 지금에서야 언급하긴 하지만 개그의 긴장도를 꾸준히 유지시켜주는 에피소드의 배치는 탁월하다. 편집에 대해서는 소기의 성과가 있다고 봐도 될 듯 싶다.

배우들의 개그 연기도 정말 좋았다. 오달수, 박철민, 김원해, 신정근, 조희봉, 정성화 등 언제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주시는 조연 분들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하다. 비록 개그감은 떨어졌지만 손예진, 이경영, 김태우도 무게있는 역할에 어울리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배우는 김남길이다. 생각외로 능글능글한 개그 연기가 잘어울렸다. 잘생긴 얼굴하고 안어울리게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그리고 유해진. 캬~ 유해진!!! 그 덕분에 정말 소리내며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설리는 연기를 심각하게 못하진 않는데 그냥 재능이 없는 것 같다. 이뻐서 봐주기엔 임자있는 몸이라 별로 애정이 안간다....

<해적>을 보고 있노라면 개그에 있어 뻔뻔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다. 앞서도 말했듯이 모든 개그 상황이 세련되고 깔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치하고 뻔해도 전혀 움츠러 들지 않고 당당하게 웃음을 펼친다. 잘생긴 김남길이 개그 연기를 하는데 어색하지 않은 것은 그가 그만큼 뻔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뻔뻔함에 내 손발은 오그라 들려다 펴지게 되고 개그를 유쾌하게 즐길 수 있었다. 저질이라거나 유치하다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뻔뻔함은 <해적>의 매력이다.

[배우들 표정이 전부 살아있다. 정말 얼굴만 봐도 웃긴다]



그놈의 백성

사실 유쾌하게 즐긴 영화인데다가, 허세로 작품성을 들이대는 영화도 아니다 보니 이렇게 분석하고 싶지 않았는데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짚고 가야겠다.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썰을 풀기 전에 한 평론가의 한줄평을 언급하고자 한다.

황진미 : 백성과 국가의 길항적 관계까지 품은 유쾌한 액션 코미디 ★★★☆

이분 참고로 백성 마니아다. <명량>(2014)에서도 백성을 그렇게 부르짖더니 <해적>에서도 또 이러신다. 망언도 이런 망언이 없다.

<해적>에서 등장하는 백성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이후에 한국 사극에서 보여주는 백성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정한 관리에게 짓밟히는 존재이다. 당연하게도 우리의 해적과 산적 분들이 이들의 억울함과 고통에 공감하여 정의를 몸소 행하신다. 왜?? 도대체 왜 이 영화에서 '백성과 국가의 길항적 관계'가 등장해야 하냔 말이다. 결국 개연성을 엿바꿔 먹은 덕분에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어버렸다. 더구나 다른 플롯과 호응도 안되는 처참한 편집과 황당한 등장 타이밍 덕에 백성과 관계된 내용은 간단히 윈도우 무비메이커로 잘라내도 극 전체에 아무런 무리가 없어 보일 정도다. 가장 모범적이고 완전무결한 사족이었다.

<명량>에서도 그렇고, <해적>에서도 그렇고 백성의 의미를 통해 대중의 공감을 얻고자 하는 것 같은데, 영화 전체와 전혀 호응하지 못함에도 이렇게 억지로 넣는 모습을 보자니 답답하고 안타깝다. 그나마 <명량>은 이 부분에서 감동을 받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해적>은 도대체 누가 백성의 의미를 언급해 줄런지 -_-;;; 황진미 평론가 외에 더 있을까? 이쯤되면 영화팬으로서 걱정이 된다. 이러한 '백성 연출'이 한국 사극의 장르적 관습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그것이다. 가뜩이나 착취와 폭정에 힘든 분들인데, 필요할 때만 불렀으면 싶다.

[백성 좀 고만해 이것들아!!!!]



총평

예전에 이순재 선생님이 MBC 연예대상에 나와서 상을 타면서 '연기자가 예능인 잔치에서 상을 뺏어가는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수상 소감을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 때 문득 들었던 의문이 시트콤은 극으로 봐야하나 예능으로 봐야 하나 하는 점이다. 방송국이 상주는 분야를 보면 그들은 예능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딱히 어느쪽이라고 말하기 애매하긴 하다. <해적>을 보고 난 뒤, 옛날에 했던 이 고민이 다시 떠올랐다. <해적>은 극일까? 아니면 예능일까? 

영화적인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할 수 밖에 없지만, 재밌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른 영화들도 관객을 웃기겠다는 열망이 있다면 <해적>처럼 열심히 웃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파 넣고 감동 넣어서 개죽 쓰는 것보다 찰진 고추장 같은 개그 한스푼만 비벼 넣어도 기분좋은 한끼는 만들 수 있는 법이다.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보지말고 너그러운 시각으로 봐준다면 분명 시원한 재미가 있는 영화다.



한줄평

개그와 유치함의 키치적 승화를 담은 유쾌한 액션 코미디 ★★★



※ 이후 첨언에는 약한 스포가 들어있습니다.


























※ 황진미 평론가의 시각은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네요. 한줄평 보면서 사전 찾아보기도 처음이네요. 길항적이 무슨 소린지 몰라서....
그래서 저도 한줄평을 좀 허세 스럽게 써봤습니다만... 별로 있어보이진 않는군요 -_-;;

※ 중간에 에로틱한 장면이 전개 되려는 찰나 땡중놈이 나타나서 훼방을... 솔직히 김남길, 손예진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만족하는 조합 아닙니까? 리쎌웨폰에선 비슷하게 가다가 잘만 엎어뜨리더만 왜 우리는 거까지 안가니 ㅠ,ㅠ

※ 많은 분들이 <명량>을 보시고, 영화에서 백성의 모습에 감동을 느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처음에는 비판적이었으나 <명량>속 백성에 대한 나름의 의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명량>의 백성은 '참여하는 백성'입니다. 관객은 이러한 백성에 감정이입하게 되고 명량해전이라는 역사적 순간의 영광을 함께 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단순히 신파적 요소를 넘는 참여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포장하더라도 영화 전체와 호응하지 못하고 따로 논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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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23 08:03
수정 아이콘
진짜 재밌게봤습니다. 제 웃음코드가 90년대 몸개그라는걸 알려준 작품이네요
쿵푸허슬같이 캐릭터가살아있어 여러번봐도 새로운재미를 발견할수있을거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4/08/23 08:12
수정 아이콘
오.. 쿵푸허슬 답다는 느낌도 드네요.
Eternity
14/08/23 08:39
수정 아이콘
리뷰 잘 읽었습니다. 본문 내용에 적극 공감하구요. 저도 깔깔 웃으면서 무척이나 유쾌하고 재밌게 봤네요.
[명량] 류의 정통사극과 [해적]류의 코믹사극은 보는 방법과 관점부터 달라야한다고 봅니다.
똑같은 미학적 시각으로 재단하고 비판하는 건 별 의미가 없죠. 차라리 유머코드가 재미없다고 까면 모를까.
어쨌든 저는 정말 재밌고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바람사]를 엄청 깠었는데 그 이유는,
여름 성수기 한철 장사해보겠다는 속내가 뻔한 기획영화치고는 너무 재미가 없었거든요.
작품성이나 미학적 완성도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흥행대박을 노렸으면 제대로 재밌기라도 하던가.. 라는 심정이었습니다.
작품성도 없는데다 재미마저도 허술하고 부족하니 뻔뻔하게 느껴질 수 밖에요.
[해적][바람사]와 마찬가지로 여름한철 흥행대박을 노린 기획영화지만 어쨌든 재미만큼은 제대로 담보하고 있으므로 그걸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코믹영화로서의 소임은 다 한거죠.
그리고 의외로 액션도 준수하고 캐릭터들도 살아있습니다. 특히 김남길. 왜 이렇게 능글맞으면서 허당스럽게 웃기나요 크크
유해진도 유해진이지만 개인적으로 김남길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었고 재밌었습니다.
손예진도 선방했고, 이경영의 카리스마와 무게감도 묵직했구요.

암튼 한여름에 킬링타임 및 피서용으로 아주 제격인 코믹영화였네요.
카스트로폴리스
14/08/23 10:22
수정 아이콘
영화 평론하겠다고 할 때는....이것저것 다 따졌는데..
지금은 재미있는데 최고라고 생각해서 전 매우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가 드라마를 안 봐서 김남길은 얼굴,이름밖에 몰랐는데.....코믹연기 아주 좋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유해진은 크크크크크 -_-b
14/08/23 10:25
수정 아이콘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유해진은 정말 이런 연기에서는 페이커인 것 같습니다. 정말 잘하고, 봐도 봐도 웃기더군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손예진이 예뻐보이고, 멋있어 보이고 좋았네요.

이경영도 요즘 보면 안나오는 영화가 없어 보일 정도로 다작이던데, 나오는 영화마다 역이 다른데 정말 잘하더군요. 김남길의 연기도 놀라웠고요.
소나기가내려온다
14/08/23 10:30
수정 아이콘
6개월 전이었던가요. 명량, 군도, 해적, 해무 제작 및 개봉 소식에 한껏 기대했던 적이 있었더랬죠.
전 네편 모두 기대이하, 평균 이하의 영화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설픈 그래픽과 어설픈 각본, 편집, 음악까지도 기억에 남는것이 없었고 그저 배우들의 힘으로 끌고가는 영화들...
한국 영화의 질이 점점 떨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합니다.
타임트래블
14/08/23 10:35
수정 아이콘
심각한 연기만 하던 김남길의 재발견이 가장 신선했습니다. 아...그 능글능글하고 허당끼 충만한 해적 역할에 그토록 잘 어울릴 줄은 몰랐습니다. 두 시간 동안 박장대소하게 해 준 것만으로도 영화의 가치는 충분했었습니다.
STARSEEKER
14/08/23 10:38
수정 아이콘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지루해질만 싶으면 유해진이 캐리.
대청마루
14/08/23 10:55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봤습니다. 김남길 모습은 예전 선덕여왕에서 흑화하기 전의 비담 캐릭터를 생각나게 하더군요. 그때도 잘 어울렸었는데 코믹하고 능글맞은 연기나 심각하고 진지한 연기도 다 소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해요.
손예진씨도 예뻤고... 그리고 연달아 본 바다영화인 명량-해적에서 김원해씨가 조연으로 나와서 신기했습니다 크크
기다린다
14/08/23 11:06
수정 아이콘
김남길????

더블리프트 나오는 영화 아니였나요?
14/08/23 11:20
수정 아이콘
영화전반적인 평엔 공감을 하지만 CG는 정말 최하급 이였습니....다

심하게 까자면 잘하는 개인이 해도 더 잘할 수준의..
마스터충달
14/08/23 13:41
수정 아이콘
고래 cg는 꽤 괜찮았어요.
줄타기는 정말 그냥 스턴트를 했던게 나았을것 같네요
맨투맨
14/08/23 11:49
수정 아이콘
저는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개그적인 요소도 전 거의 안 웃기더라고요.
손예진은 예쁘긴 한데 해적의 캐릭터(그것도 리더격)를 입으니 다소 허세스럽게 느껴졌어요.
유해진의 연기는 역시나 최고...
Rorschach
14/08/23 11:50
수정 아이콘
군도, 명량, 해적 중에서 예상과 달리 해적을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셋 중에서 명량이 가장 아쉽긴 했었는데 그렇다고 티켓값이 아깝다거나 그렇진 않았네요.
다만 아쉬운 부분은 세 영화 모두 독창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군도의 경우 쿠엔틴 타란티노의 조선사극버전, 해적은 캐리비안의 해적의 조선사극버전이었으며 김한민 감독 작품에서는 독창성을 아예 기대조차 하질 않았었죠.

해적은 저 역시 "잘 만든" 영화는 분명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영화보는 내내 즐겁게 봤었습니다. 손예진씨의 역할이 무게감을 조금만 더 뺐으면 어땠을까 싶긴 한데 오히려 무게감을 좀 잡고있어서 김남길씨 역할과 대비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 황진미씨 평은 이해가 가는게 이상한겁니다.
영원한초보
14/08/23 12:49
수정 아이콘
백성 이야기나와서 생각나는게
군도에서는 백성 이야기하다가 강동원으로 영화가 끝나서 사족으로 넣는 백성보다 더 나빴습니다.
마스터충달
14/08/23 13:44
수정 아이콘
군도는 백성을 고의로 내팽개친 영화죠.
진지함을 버리고 스타일을 추구했습니다.
하다가 안한게 아니라 그냥 안한거에요
영원한초보
14/08/23 14:44
수정 아이콘
군도는 새로운 막 시작할때
"흩어지면 백성이고 뭉치면 도적이다"
"흩어지면 도적이고 뭉치면 백성이다"
이렇게 내용도 민초를 중심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자체가 백성이 왜 도적이 되었나를 전개로 하는데
막판은 강동원의 아동성애를 부각시켰습니다.
마스터충달
14/08/23 16:20
수정 아이콘
<군도>에서 민란이라는 소재는 그저 배경으로만 기능할 뿐입니다.
백성의 고난 보다 액션과 스타일에 방점을 두었지요.
영화적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것을 감수하면서 백성을 이야기한 <명량>이나 <해적>에 비하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해줘야 하는 부분입니다.
말씀하신 해석은 지나치게 내러티브에 집중한 해석입니다.

그래도 내러티브적 요소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 또한 백성이 왜 도적이 되었나가 중심주제가 아니었습니다.
도치를 움직이게 하는 욕망은 가족과 동료를 해한 조윤에 대한 복수심 이었습니다.
그가 대의나 정의를 위해 움직이지는 않았죠.

그리고 이런 점들이 감독의 의도이기도 합니다.
고의로 소재의 특성을 낮추고 스타일과 쾌감을 살렸죠.
영원한초보
14/08/23 18:15
수정 아이콘
영화야 보는 시각이 다르니 충달님은 내러티브가 지장을 안줬겠지만
저한테는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덮을 만한 액션이나 스타일도 저한테는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마스터충달
14/08/23 18:27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더더욱 사족으로 백성을 집어넣은 <해적>을 비난하셔야지
내러티브의 완성도를 위해 대의보다 복수를 강조한 <군도>를 비난할 순 없습니다.

영원한초보님이 기대하신 것과 다른 전개를 한 점이 불만인 것이지 그 전개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왜 진지한 고찰이 없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조윤을 부각시켜 선악구도를 흐리면서 백성이란 문제의식을 망치느냐고 묻는다면
감독은 "원래 안다룰려고 했는데요?"라고 반문할겁니다.
안한걸 못한거라 비판하는 셈이죠.
<군도>가 백성이야기를 하려다가 말아먹었다고 분석하여 내러티브를 비판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영원한초보
14/08/23 19:17
수정 아이콘
이야기를 하다보니 해적글인데 군도 이야기를 하게됐네요. 저는 해적이 근도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게 아닙니다. 군도는 전개가 킬빌의 흐름을 많이 쫓아가는데 차라리 킬빌처럼 더 단순했다면 좋았을 겁니다. 그런데 곁가지가 너무 많고 깔끔하게 마무리도 안됐고 덕분에 정말 매력 없는 주인공 케릭터가 나왔죠. 강동원이 주인공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그것도 인물을 완성도 있게 표현해 준게 아니라 비쥬얼에 기댔고요
그리고 막판 아이에 대한 연민으로 이도저도 아닌 악인이 된것은 많이 비판 받습니다.
마스터충달
14/08/23 19:33
수정 아이콘
우선 영원한초보님은
'사족으로 넣는 백성보다 더 나빴습니다'라며 백성이라는 기준에서 군도가 해적보다 못하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군도>의 내러티브가 탄탄하다고 변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백성과 계급갈등을 잣대로 <군도>의 내러티브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 부분은 <군도>가 못 다룬 것이 아니라 안 다룬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쓰신 댓글에서도 백성의 의미와 연계된 비판은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작품 내적인 부분에서만 평가하는 것은 당연히 타당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도 적극 동감하구요.

저도 <군도>가 백성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불만이었습니다.
(지난 리뷰 참조 https://www.pgr21.com/?b=8&n=52898)
그러나 그것은 감독의 이름값과 시대적 배경이라는
작품 외부적인 부분에서 제가 기대했던 것이지
작품 내적으로 그걸 못다룬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도중에 관람의 자세를 전면적으로 재수정하였다고 했구요.

맛있는거 나온다길래 포크 나이프 들고 갔더니 비빔밥이 나온 셈인데
왜 비빔밥이냐고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스테이크인줄 알고 포크 나이프 가져간 나의 기대와 어긋난 것 뿐이니까요.
비판할려면 비빔밥으로서 맛있는지 맛없는지를 판단해야죠.
영원한초보
14/08/24 12:24
수정 아이콘
어제 밖이라서 댓글 못달았는데
사족보다 나쁘다는 첫 댓글은 제가 잘못달았네요.
최근 사극3편 군도, 명량, 해적 모두 백성을 부각 시키는 모습이 나왔는데
모두 매끄럽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말을 잘못했네요.
마스터충달
14/08/24 12:51
수정 아이콘
맞아요. 3편 모두 백성을 작품 내외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만족할만하게 다룬 작품은 없었습니다.
연휘가람
14/08/23 12:56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정신없이 웃으면서 본 영화네요.
역시 영화는재밌으면 그만 아닙니까!!
14/08/23 13:41
수정 아이콘
진짜 김남길씨가 이정도 였나 생각들더군요..

"두령은 다 나쁜데! 맹한게 제일 나빠요!!"
Eternity
14/08/23 14:0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댓글 읽으니 그 장면 기억나서 빵 터졌습니다.
서열놀이도 재밌었구요 흐흐
버스커버스커
14/08/23 14:02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정작 김남길이 인기 가장 많이 얻게 되었던 작품인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나온 비담이 딱 저런 캐릭터였죠..
오래된 작품도 아닌데 덜덜.. 그 잘나가던 작품을 설마 여기 피지알 분들 다 안 보셨다는건 말도 안되는거 같고..
Eternity
14/08/23 14:08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선덕여왕]에서 비담이 점점 흑화하며 진지해지다보니 마지막 모습이 더 깊게 각인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능글맞은 면이 비슷은 하지만 어쨌든 좀 다르지 않나요?
비담이 [해적]의 장사정 만큼 허당-_-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크크
버스커버스커
14/08/23 14:13
수정 아이콘
완전 같다기보다, 김남길 자체가 저런 연기를 무난히 소화해낼수 있는 사람인걸 이미 비담을 연기하면서 전 보여줬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김남길이 저런 배역을 저렇게 소화해낼줄이야!! 라는 반응이 좀 의아해서 달아본 리플이었습니다 흐..
하기사 님말씀대로 비담의 후반부 모습이 인상이 깊게 남아서 그전 모습들을 기억못하는게 클 수도 있겠네요
Rorschach
14/08/23 14:41
수정 아이콘
전 비담은 자신의 본모습을 가리기 위해서 허당인 것 처럼 행동했던 캐릭터인 반면 두령은 마지막에 아주 진지한 모습을 잠시 보이긴 했지만 실제로 허술한 인물이라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물론 캐릭터 표현 자체는 매우 비슷했지만 극에 잘 어울렸기 때문에 괜찮았다고 봅니다.

라고 쓰고 보니 아래에 이미 댓글이... 저도 댓글을 좀 잘못 이해했었네요 크크
대청마루
14/08/23 15:26
수정 아이콘
윗분 말씀대로 선덕여왕에선 비담이 점점 흑화해서 저런 모습이 사그라든 감도 있겠지만, 그것보단 차기작인 <나쁜남자>와 <상어> 의 배역의 영향도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상어는 최신작이기도 하고요. 이 두 배역 모두 능글맞고 허당스러움은 찾아볼 수가 없고 더 진중하고 강렬한 캐릭터들인지라... 흐흐
아마 김남길 하면 선덕여왕을 떠올리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쁜남자나 상어를 떠올리는 분들도 많을거 같아요. 전 다 좋아했지만! 그래서 더 생소해하는 분들도 있을거 같습니다 하하
마스터충달
14/08/23 16:22
수정 아이콘
전 <공공의적 1-2>에서 나온 차가운 모습이 크게 각인이 되어 있어서
정말 의외였습니다.

전 <선덕여왕>을 안보기도 했구요
버스커버스커
14/08/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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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영화평은 수상한그녀때 빼고는 모두 만족하고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단지날드
14/08/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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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박지성 하드캐리 이경영은 멋있었고 손예진은 예쁘다!!

그리고 말씀대로 백성드립과 김남길 캐릭터와 이성계의 연관은 없었어도 전혀 상관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 그대로 사족이었던거 같네요
14/08/2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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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는 함수에 집중하는게 맞지않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찌나 겉돌던지...
14/08/2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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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명량, 군도, 해적, 해무

기대했는데 정작 제일 재미있었던 건 가오갤이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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