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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30 23:21:43
Name Katarina
Subject 2년 간의 바보 이야기.
어떤 남녀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남자는, 물욕이 굉장히 강하며 자기가 갖고 싶은것은 반드시 갖고 누려야 하는 타입이다.
그것을 얻고 누리기 위해 노력을 충분히 수행하진 않지만, 결과가 항상 어느정도 좋게 나와 주변에서 인정을 받는다.
그는 자신의 가치관을 남에게 자주 표현하며, 자신의 호불호가 뚜렷한 만큼 상대방의 남자에 대한 호불호도 뚜렷한 편이다.

여자는, 굉장히 성공지향적이지만 게으르다. 자신의 현재 위치에 항상 괴로워하지만 노력은 부족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꽃다운 청춘이 지날 때 까지 입시에 대한 압박 속에서 살아왔으며, 항상 성공에 목말라있다.
하지만 운이 문제인지 노력이 문제인지 본인이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였다.
항상 우울하며 도피처를 자주 찾았다.



2012년, 가을.
남자는 여자에게 '첫 눈에 반했다.' 태어나 이상형이라곤 생각해 본적도 없는 그였지만, 눈 앞에 있는 그녀는 말 그대로 천사였다.
그는 첫 만남부터 그녀에게 꾸준히 대쉬하였으며, 몇 번의 만남 후에 그녀와 연인관계가 되었다.

그는 그녀의 얼굴만 봐도 행복했고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했다. 그녀는 특별히 애교는 없었지만 그는 그녀의 존재 자체가 애교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와 그녀는 잘 되는 줄 알았으나...

그는 그녀가 자신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함을 항상 아쉬워하였고 가끔은 티도 냈다.
그녀는 그의 성공(어디까지나 자신 관점에서의)을 질투하였으며 연애를 자신의 성공의 방해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녀에 의해 약속은 자주 취소되었고 연락횟수는 줄어들었다.
그런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였고 둘의 사이는 일찍 마무리 된 듯 하였다.


반년 뒤, 2013년, 가을.
시간이 흘러 여자의 수험이 일단락 된 후, 여자로부터 먼저 남자에게 연락이 왔다. 시험을 잘 못 봤다는 말과 함께.
그 말과 함게 둘의 관계는 다시 시작되었다. 그는 그녀를 위로해주고 입시를 도와주었으며, 그녀는 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다만 현실은 그녀에게 냉정했고, 결국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한 그녀는 무기력 속에 모든것을 내팽겨쳤다.
남자는 그녀의 연락이 뜸해질 수록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약속을 취소하고 연락을 받지 않는 그녀에게 결국 그만 만나자는 말을 전했다.


또 반년 뒤, 2014년 늦여름.
새벽 세 시, 여자가 남자에게 전화를 하였다. 한 시간 정도 자신의 한심함과 무기력함에 대해 토로를 하였다. 그는 그 전화의 내용이 달갑진 않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그녀의 가벼운 부탁 몇 개를 들어주었고. 그녀는 시험을 보았고, 결과는 같았다.


2014년 가을.
한 달 뒤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보고 싶다고.






이 남자는 몹시 바보인듯 했다.

이 여자가 자기를 필요에 의해 만나는 것을 알고도, 그녀의 마음에 그가 소중한 존재가 아님을 알고도. 그는 그녀에게 빠진다.
이 남자가 만난 여자중에 누구도 그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다.

한 때 그는 그녀를 좋아하는 것이 바뀔 수 없는 진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연락이 온 며칠 전, 그는 더 이상 바보이길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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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마무리가 죠죠스럽습니다.

왜 바보이길 그만두었냐 하면,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으면 되니까겠죠?

아마 새로운 연애를 하지 않았다면, 계속 바보였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글 솜씨가 많이 부족해서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잘 안 전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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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30 23:35
수정 아이콘
내년에 3년간의 바보이야기만 안쓰시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게임매니아
14/09/30 23:41
수정 아이콘
새 연애를 시작했다면 거기에나 집중하세요. 이 글조차 미련처럼 보이네요.
endogeneity
14/09/30 23:42
수정 아이콘
짧은게 아쉬운 글 같습니다.
Katarina
14/09/30 23:46
수정 아이콘
Tiny // 감사합니다..
게임매니아 // 아.. 그렇군요ㅠ. 미련 끊었다고 생각해서 올린건데. 감사합니다..
endogeneity // 길게 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없네요.ㅠ
14/10/01 01:39
수정 아이콘
아.. 참고로 저 분은 늘 날선 댓글만 다니까 너무 맘에 두지 마세요.
14/10/01 00:38
수정 아이콘
바보이길 그만두었다.

라는 표현이,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걸로도, 그리고 그녀의 생각이 바뀌게 된 사연이 있다는 걸로도 읽혀서 참 중의적이면서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되네요.

전자의 결론인게 살짝 슬프지만 현실적이어서 글쓴분 감정과 마음이 전해져오는 느낌도 드네요.

어떻게 되시던, 더 행복하시게 되셨으면 좋겠네요
14/10/01 01:39
수정 아이콘
쭈욱 읽다가 아? 2002년이 아니라 2012년이 시작이었구나? 했네요 크킄
보통 남자들은 10년쯤은 헤매지 않나요? 크크크;;;
14/10/01 02:10
수정 아이콘
그렇죠! 빨리 나오셨네요. 저는 한 4년 반 걸린듯 싶네요.
14/10/01 09:04
수정 아이콘
남자 여자에 대한 평가는 사족인 듯 합니다. 어떻게 봐도 여자가 안 좋은 평가니까요. 굳이 저런 평가를 쓰신 이유를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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