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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09 11:56:08
Name 연필
Subject 한자혼용론을 바라보며: 영어혼용도 전면 시행하라!
오늘이 568돌 한글날이네요.
한글날을 즈음하여 여지없이 한자혼용, 한자병기론 논란 기사를 보았습니다.
꽤 오래된 역사와 전통이네요.
http://media.daum.net/issue/397/newsview?issueId=397&newsid=20141009064109856
혼용 옹호 측은 '국어기본법 위헌' 헌법소원까지

예전 몇 신문(들)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밀던 한자혼용론은 이제 어느 정도는 호응도 적어지고 한풀 꺾인 느낌이긴 합니다.
지금은 그 신문(들)조차 자기들 이름을 걸고 한자혼용론을 주장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이따금씩 한자혼용주의자들의 발언을 기사화하는 형태로 한자혼용론을 말할뿐 자신들은 한발 빠져 있습니다.


저는 한글전용을 당연하게 생각하는사람입니다.
(특별한 이념이 있어서가 아니라 병기 안해도 의사 소통과 교육에 전혀 문제없는데 왜 굳이 어린 애들까지 강제하나 수준입니다.)
위에 링크한 기사에서 한자혼용론측의 주장을 읽다가 문득 재밌는 생각이 나서 이 글을 적어봅니다.
말하자면 여기부터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라고나 할까요.
그냥 한글날 농담 같은 거니까 편하게 봐주세요.
................................................................

'한자 혼용'의 주장을 읽다보니,  '영어 혼용'으로 말을 그대로 바꿔서 주장해도 전혀 이상함이 없다.
예전 한자의 위치를 지금 영어가 차지하고 있고,  
우리 말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 한자 이상으로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한자 혼용과 더불어 영어 혼용]을 주장해본다!
1. 한글만으로는 한국어를 온전히 표기할 수 없다.
싱어송라이터는 Singer-songwriter(가수이자 작곡자)인데 사람들이 Singer-songlighter(가수와 불 켜는 라이터)로 오해할 수 있다.

2. 한글만으로는 개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텔레비전이라는 말을 보자. 영어 television은 멀리라는 의미의 tele와 보다 vision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텔레비전이 무엇인지 그 개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글로 텔레비전을 적은 것은 아무런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다. 그건 그냥 소리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린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텔레비전이라는 단어를 쓸 때 반드시 영어 병기를 해야 한다.
텔레비전(television) 또는 텔레비전 television 식으로 말이다.
"영어로 문장을 쓰는 교육을 하자는 뜻이 아니라 우리말을 더 정확히 하려면 영어가 필요하다는 뜻"

3. "특히 최근 전문용어는 90% 이상이 영어인데 개념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학문이나 언어소통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인터넷, 컴퓨터, 자바 등 IT 용어와 의학용어, 과학 용어, 기술용어 등 예가 아주 많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 말에는 일제 강점기 영향으로 일본어가 많이 들어가 있네?
일본어 병기도 같은 차원에서 인정되어야 한다. 일본어 차별하나? 일어 병기도 함께 해라!
오뎅, 사시미...(또 뭐가 있나? 생각이 안나네. 노조미?)
건축쪽과 제조 현장에서 아주 많이 쓰는 걸로 아는데 차별하면 안 되지.
그렇다면 [한자혼용 +영어혼용+일어혼용]을 해야 겠군.


이봐, 프랑스어 무시하냐?
망토가 프랑스말인 거 몰라? 패션과 미술, 영화쪽에 은근히 프랑스말 많다. 프랑스어도 병기하라!
브랑누아, 블랑, 오뜨꾸뛰르, 뚜레쥬르,
오케이, 교과서에 [한자혼용+영어혼용+일어혼용+프랑스어혼용] 추진하자고!

독일어는?
철학에 훌륭한 단어는 절반이 독일어야.
학교 이름에 마이스터고등학교도 쓰잖아.

러시아어는?
포르투갈어는? 담배, 빵,

(교과서고 신문이고 거의 사전급이 되겠네요.
진정한 국제화, 글로벌 인재 교육의 시작이 아니겠습니까.)

왜 한자 병기만 주장하나요?
국어기본법 위헌 소송할 때 한자 말고 영어, 일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도 넣어주세요.
그리고 소외되는 언어 없게 다른 모든 외국어도 반드시 혼용하여 적어주세요.

그런데 무서운 건,  영어 혼용론자는 언젠가는 꼭 나올 것 같다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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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자하지말자하
14/10/09 12:08
수정 아이콘
뭐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혼용 논쟁은 사그라 들 것 같네요.그나저나 저 라이터 불붙는 라이터인건 확실 한건가요??
14/10/09 12:10
수정 아이콘
lighter 착각했네요. 감사^^
14/10/09 12:14
수정 아이콘
흐흐흐 공감합니다.
14/10/09 12:17
수정 아이콘
한자교육은 찬성하지만 한자혼용은 말도 안 되죠. 시대에 역행하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아직 정착된지 20년 정도밖에 안 됐으니 30년만 기다리면 그런 소리 안 나올 거 같네요.
종이사진
14/10/09 12:24
수정 아이콘
이미 영어는 혼용되고 있죠.

아내 혹은 부인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Wife를 쓰는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혼 때 배우자를 아내라고 부르니 다니던 직장에서 별스런 사람 취급을 하더군요.
પ નુલુંગ લસશ
14/10/09 12:35
수정 아이콘
외래어, 외국어 단어를 쓰는걸 문제 삼는게 아니라
글을 쓸 때 한글 외에 다른 문자를 쓰자는 한자혼용 주장에 대한 비판 글입니다.
종이사진
14/10/09 12:41
수정 아이콘
예, 알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 꺼낸 이야긴데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하네요.
밀레니엄단감
14/10/09 13:18
수정 아이콘
아내,부인,집사람,마누라 등등... 많았죠. 하지만 90년대이후 황소개구리 같이 와이프가 대한민국 배우자호칭을 초토화시킴. 예전에 일본에서 아빠를 '파파'라 그러는거 보고 '이런 정신나간 국민들 같으니, 암만 서양을 숭배해도 그렇지 가장 기본적인 가족호칭까지 영어를 쓰다니...'라고 욕했는데, 우리나라는 소리의 어감도 안좋은 '와이프'라는 말을 쓰게 됐으니... 우리나라 남자들은 자기아내를 남들한테 예쁘게 보이는게 싫은 모양입니다.
14/10/10 08:47
수정 아이콘
아내, 부인은 지나치게 formal한 느낌이 들어서 사용하기가 좀 어렵더군요.

예전에 결혼하기전에 친구 여자애한테 들었던 일화가,
자기회사에서 어떤이가 윗사람과 대화하는데, 와이프 혹은 마누라 이런 호칭을 안하고
"제 아내가.. " 이런 식으로 말하는게 너무 호감이고 좋았다고 얘기를 들었어서
저도 의식적으로 아내라는 호칭을 많이 쓰려고 함에도 불구하고 와이프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됩니다.

좀 formal해도 되는 상황 (윗사람과 대화라던지) 은 그게 자연스럽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편한대화에서 근데 우리 아내가 ~ 이러면 좀 이상해보여서..;
종이사진
14/10/10 08:58
수정 아이콘
wife란 말을 더 일반적으로 쓰니 아내라는 말이 이색적으로 보일 법도 합니다.
제 주변의 여성들도 아내란 말을 더 좋아합니다.
지나가다...
14/10/09 12:33
수정 아이콘
싱어송라이터는 Singer-Songwriter인 것으로...
이제 와서 한자 혼용은 시대 역행이며 별 의미가 없다고 보긴 하는데, 음이 같아서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같이 표기해 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한자하고 한글하고 섞어서 쓰는 건 뭐 논외이고요.
그리고 일정 수준의 한자 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오뎅은 요리 이름이라 그냥 오뎅이라고 쓰는 게 맞다고 봅니다. 어묵을 오뎅이라고 부르는 건 고쳐야겠지만요.
14/10/09 12:37
수정 아이콘
알려주신것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도 별도의 한자 교육은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고등학교 수준에서 제2외국어 배우듯 배우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운명의방랑자
14/10/09 12:36
수정 아이콘
와~한자혼용 옹호론자인데 이런 식의 접근법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요
પ નુલુંગ લસશ
14/10/09 12:46
수정 아이콘
한자혼용론 주장하시는 분들이 한자혼용이 필요한 사례를 보면
한자를 몰라서 생기는 문제라기 보다는 그 단어가 이미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한자이기 때문에 그 한자를 몰라서 생기는 문제가 대다수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자를 병기한다고 해도 어려운 한자를 몰라서 이해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러니 어려운 한자어는 좀더 쉽거나 많이 쓰이는 단어로 교체하거나 아니면 아예 우리말로 대치하는 언어순화가 더 좋은 해결책이라고 봅니다.
카와에이 리나
14/10/09 12:47
수정 아이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32&aid=0002325394&viewType=pc
반대론자의 일반적인 의견을 잘 정리한 기사입니다. 혼용론자의 주장 중에서 논리적인 글을 본 기억이 없어서, 혼용론에 구체적인 장점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제 인터넷 위주의 글쓰기와 읽기에서 한자 혼용은 효율적이지도 않고,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필요도 충분치 않아 보여요.
혼용론 옹호는 한자를 주로 쓰시던 밥그릇이 줄어든 어르신들의 푸념 같이 느껴집니다.
소독용 에탄올
14/10/09 14:38
수정 아이콘
링크에 달린 하나뿐인 덧글이 "우리조상이 만든 한문"드립이라 안타깝네요 ㅠㅠ
노련한곰탱이
14/10/10 01:11
수정 아이콘
중국인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한문/한글이라고 한걸 보니 환빠?
bluerain
14/10/09 12:50
수정 아이콘
.
뒹굴뒹굴
14/10/09 15:31
수정 아이콘
저도 항상 궁금해하는 겁니다.
한글만 써서는 부족하다는분들중 한명도 병기를 하시는 분이 없더라고요.
그리 좋다면 본인 먼저 병기를 해야할텐데요.
Judas Pain
14/10/10 11:08
수정 아이콘
한글전용정책 이후로 서로 한자를 못알아보고 일본처럼 타자 프로그램도 쓰지 않는데 지금 혼용해서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그런 것들은 한글전용책이 그랬던 것처럼 혼용이 정책으로 굳어서 교육이 된 다음에나 의미가 있겠지요.
Judas Pain
14/10/09 13:02
수정 아이콘
영어가 아니라 로마자 혼용이겠지요.

말씀하신 프랑스~독어 사이의 것들은 로마자를 사용하므로 로마자를 도입한다면 따로 도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어에서 한자가 표기하는 것은 한국어이지 중국어 같은 게 아닙니다. 글쓴분께서 한국어에서의 한자혼용논쟁을 이해하시기 위해선 먼저 언어와 문자의 구분을 명확히 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효과와 효율의 차이지, 한자가 아니더라도 한국어 안에서 어떤 하나의 체계가 다른 문자를 일정한 규칙을 갖추고 한글과 혼용시키면 대비효과로 문장 인식력이 증가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한글전용과 문호개방 정책 이후 점증하는 영어~외래어 사이의 것에 대한 로마자 혼용도 그렇습니다. (이점은 일본어의 히라가나-가타가나-한자의 3중 문자체계를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그러나 한편, 효과와 효율의 문제로 한국어에서 영어의 문제는 외래어의 로마자 혼용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영어-로마자가 공용화를 통해 학술과 전문지식 영역에서 한국어-한글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한국어-한글을 2등 시민의 민속어-문자로 위치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겁니다. 학부모님들께서 잘 아시는 것처럼 이미 시작되고 있고요.
소독용 에탄올
14/10/09 14:34
수정 아이콘
2등시민이기라도 하면 다행이지요.
현재 분위기로 보아선 '비국민'.......
14/10/09 13:08
수정 아이콘
어차피 난 한자를 봐도 뜻을 몰라...
14/10/09 13:40
수정 아이콘
이제는 굳이 한자를 표기할 이유가 없죠. 차라리 보그체처럼 영어를 쓰면 모를까요. 대개 지적하는 것 중 하나는 동음이의어인데 눈 같은 단어는 장단음 표기를 하지 않아도 불편함을 못 느끼시잖아요. 그리고 한자를 통해 뜻을 파악한다는 것도 적확한 것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에서 댓글 쓸 때 불편할 것 같고요..

다만 무협소설을 볼 때 멋드러지는 건 있는 것 같습니다. 육합성만조천하(六合星滿照天下)!!
발롱도르
14/10/09 14:17
수정 아이콘
근데 인명이나 지역에 한자를 붙이면 왠지 멋있어보이는 느낌은 나더라구요
홍승식
14/10/09 14:30
수정 아이콘
이제는 한자혼용론은 거의 사장된 주장 아닌가요?
한자병기론이나 한자교육론은 많이 남아있구요.
한자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한자병기는 쓰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내 의견을 한자가 없이 한글만으로도 잘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한글만 표기할 것이고,
한자(漢字)가 없으면 내 의도(意圖)가 정확(正確)하게 전달(傳達)할 수 없고 오해(誤解)가 생길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병기(倂記)하겠죠.
분명히 대부분의 표현은 한글만으로도 모두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다 명확한 표현이 필요한 논문이나 계약서 등에서는 한자병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소독용 에탄올
14/10/09 14:35
수정 아이콘
막상 국어국문이나 역사쪽 정도(법학도 해당하겠군요) 빼면, 논문에 한자병기가 아니라 영문병기가 이미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레지엔
14/10/09 18:32
수정 아이콘
그나마도 국내에 낼 때나 그런 거고 사실상 영문 온리(..) 아니 요샌 국내 학회지도 SCI 등재되려고 영어 논문으로 갈아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더군요.
소독용 에탄올
14/10/09 18:48
수정 아이콘
국어국문과도 영어강의 하는 세상이라 ㅠㅠ
기아트윈스
14/10/09 19:17
수정 아이콘
뻘플이지만 사실 "국어학" 분야는 영어강의를 해도 많이 이상하진 않지요. "국문학"을 설마 영어로 강의하진 않겠지요 -_-;?
안암증기광
14/10/09 14:3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한자혼용론은 이미 논리 문제를 떠나 각 개인들의 거부가 매우 완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시행하자는 주장 자체가 공염불처럼 들리네요.
Manchester City
14/10/09 14:38
수정 아이콘
명문이네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비둘기야 먹자
14/10/09 15:21
수정 아이콘
헉 싱어송라이터가 여태 sing a song writer인줄
꺄르르뭥미
14/10/09 23:44
수정 아이콘
저도요... 부끄럽...
요정테란마린
14/10/09 16:10
수정 아이콘
애초에 국한문혼용체가 일본의 영향으로 생긴 거 아닌가요;; 허허. 훈독/음독의 차이가 있으며, 그 차이도 세부적이어서 모두 다르게 해석하고 읽어줘야 하는 일본어는 한문혼용이 어쩔 수 없겠지만, 음독으로 통일되어 있어 한문 없이도 표현이 가능한 한국어에서는 국한문혼용론이 필요한가 싶기도 합니다. 차라리 한자교육을 강화하자,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아는 습관이 필요하다란 주장에는 공감하겠지만 국한문혼용은 좀 뜬금 없습니다.
기아트윈스
14/10/09 16:44
수정 아이콘
가나전용의 문제점이 한글전용보다 큰 건 맞는데 그게 음독 훈독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 체제에서 한자만 써놓을 경우 그게 음독으로 읽어야할지 훈독으로 읽어야할지 그 소리값을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기지요. 아예 가나전용으로 돌리면 소리값에서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효용이 생깁니다.

일본어에서의 가나전용의 문제점은 다른 데에 있는데요, 일본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음절의 수가 굉장히 한정적이어서 가나전용을 채택할경우 동음이의어문제가 심각해집니다. 한글전용으로인해 생기는 의미 전달의 모호함이 그냥 견디고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면 가나전용으로인해 생기는 모호함은 어쩌면 견디기 어려운 수준일지도 모르지요.

덧붙여 말하자면 국한문혼용체가 일본의 영향으로 생긴건 맞지만 시간을 더 거슬러올라가면 한자를 사용해서 모국어를 표기하는 거의 모든 방식은 그 전에 한반도에서 열도로 건너간 거지요. 최근에 실제 증거들이 꾸준히 새로 발굴되거나 재발견된 덕분에 "가타가나의 원형은 신라 화엄종에서 경전에 달던 토씨체계에서 왔다" 정도까지 제법 안전하게 주장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anic4685
14/10/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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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전용하면 문장길이도 무지막지해지고 띄어쓰기조차없는 일본 문자생활체제라면 어디가 조사인지조차 찾기 힘들지도...
기아트윈스
14/10/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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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생각보다]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 추게에 올라온 쥬다스 페인님 글을 봐도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를 놓고 [가]부분을 조사로 인지하지 않기가 더 어렵지요. 물론 가나전용이 현실화될 경우 가독성 최적화를 위해 띄어쓰기 도입은 잔드시 이루어지겠지만요
anic4685
14/10/09 17:1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보다 심할 동음이의어문제가지 끼면...우리나라처럼 쉽게 조사로 인지할 수 있을지...
요정테란마린
14/10/09 20:13
수정 아이콘
좋은 설명 감사합니다. 토씨체계나 향찰, 이두가 가타가나의 원형이라는 주장은 꾸준히 있어왔는데 그동안 논리나 자료가 많이 보강되었나 보군요. 그래도 국한문혼용론 보다는 한자교육강화나 사전을 통한 단어 뜻 찾기 습관을 기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기아트윈스
14/10/09 21:27
수정 아이콘
현존 최고(最古)본 불경들에서 각필(角筆) 구결 흔적들이 발견되면서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연구중이구요. 각필구결의 발견에 힘입어 발족한 구결학회가 2000년인가부터 학회지를 내기 시작하면서 볼만한 성과들이 축적되고 있습니다. 재밌는 건 어느 친절한 일본인 학자가 각필 스코프(scope, 판독기?)를 기증하지 않았으면 이 모든 연구가 불가능했을 거라는 건데요 -_-;; 여튼 그 분 덕분에 일본 소재 신라 화엄종계열 사찰에서 보관중인 9세기~10세기 화엄경에서 막 토씨를 읽어내고 그런 싱기방기한 일들이 가능해졌지요.
SugarRay
14/10/09 17:29
수정 아이콘
저는 한자병기를 주로 하는 편인데, 다른 언어도 다 해야하니까 영어는 안된다는 논리는 정성적인 면만으로 정량적인 면을 퉁치려는 시도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했듯 로마자 병기로도 말씀하신 문제점은 해결되는 것이구요.

차라리 표준어, 계급화 이런 쪽에서 문제를 제기하시면 모를까(바바 다쓰이 등) 이런 식의 지적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기엔 적확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에이멜
14/10/09 18:24
수정 아이콘
링크하신 기사를 보니 아직까지 한자혼용을 진지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놀랍네요.
이미 필요한 분야에서는 필요한 언어의 글자를 병기하며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경우 그 언어는 영어인 현 시점에서 한자혼용 주장을 보니 사회적 관성이라는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아트윈스
14/10/09 18:35
수정 아이콘
사실 세상 어디를 가봐도 문어의 어휘 수는 구어의 그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 때문에 구어생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종류의 동음이의어가 자주 나타나게 되지요. 또 구어생활에서도 자주 접하는 동음이의어라고 하더라도 활자매체의 정보전달력이 구어에 훨씬 못미치는 관계로 (표정, 어투, 강조 기타 등등) 문어에서는 동일한 음가에 깃든 서로 다른 의미를 드러내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인간은 100% 표음문자생활보다 어느 정도 표의성이 있는 문자생활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 우리 모두 중국의 경우처럼 한자만으로 생활하자는 이야기냐, 뭐 이집트 상형문자를 가져다 쓰자는 이야기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의 문자생활도 이집트의 문자생활도 표음성이 섞여있다는 이야기는 접어두겠습니다. 100% 표의문자 같은 건 없습니다.)

knight와 night는 그 음가가 완전히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잉국인들의 구어 언어생활 속에서 헷갈릴 일이 거의 없는 단어들이지만, 문자화 할 경우엔 반드시 구분합니다. 고유명사를 반드시 대문자로 시작하는 관례나 외래어를 이탤릭으로 표시하는 관례도 구어에 비해 문어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표의기호들이지요. 한국어도 그렇지요. 흙과 흑은 뒤에 이응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붙지 않는 한 음가상 완전히 같습니다만 역시 정서법상 반드시 구분해서 쓰며, 그렇지 않을 경우 많은 네티즌들에게 조롱을 받게 됩니다. 이는 모두 우리 문자생활의 표의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한자 병기, 혹은 더 나아가 한자 혼용을 한자병기론[자]나 한자혼용론[자]들 마음 속의 이념적 동인과 분리시켜서 순수히 논리적으로만 따져보자면 말이 안 될 게 없습니다. (난 조갑제가 싫어. 그래서 한자혼용은 최악이야. 뭐 이런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차갑게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문어생활의 편의, 그 깊이의 확장을 위해서는 표의성의 확대가 도움이 되면 되었지 방해가 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로마자의 병기나 혼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문 분과에 따라 다르지만 이미 많은 분야에서 로마자 병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어떤 특정 우리말 단어에 일상어로서의 의미와 번역어로서의 의미가 중첩됨에 따라 이 두 의미가를 구별해주기 위해서이지요. 실제로 이 병기가 있고 없고에 따라 해당 문장, 더 나아가 논문의 취지를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정확도가 큰 차이를 보이니까요.

물론, 아마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회에서 국한문혼용체가 한글전용을 밀어내는 일은 앞으로 수백년 안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문화적으로도 이미 너무 멀리 온데다, 필기방식이 펜에서 타자기로 넘어감으로 인해 이미 한글 전용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효용을 확보했으니까요. 일본어나 중국어 입력기의 경우처럼 잘 디자인 된 입력기가 개발된다면 모를까, 현재처럼 한글을 때려넣고 한자키를 눌러서 하나하나 한자를 찾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지요. 하지만 기술적 문제, 그리고 한자 지식 보급률의 문제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한자 혼용이 가지는 논리적 장단점은 구별해서 생각하고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14/10/09 19:36
수정 아이콘
항상 문제는 추가된 표의성의 B/C값, 특히 '포괄적' 표의성 추가 시 B/C값이라고 봅니다.
한자 추가의 경우 증가하는 표의성, 해당 표의성을 얻어내는데 투하되는 비용, 해당 표의성증가가 가져오는 '이익'등을 고려할 때
딱히 '한자병용' 형태까지 포괄적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자 혼용 역시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다' 정도지 제도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애초에 한자를 표기해준다고 해서 증가하는 표의성이 어느정도인지, 해당하는 표의성을 얻기위해 투하되어야 할 '자원'이 어느정도인지, 해당하는 표의성 증가가 가져다주는 이해상의 이익이 선형인지, 비선형인지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더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은근히 여기저기서 보이는 원글 링크에 달린 전문용어 90%한자어 드립은 대체 어느 분과학문에서 '언제'측정한 건지도 알수 없는 근거로 한자혼용이 할만한 일이다는것을 납득하신 무척 힘드니까요 ㅠㅠ
(물론 설득하는게 아니라, 반대하던 사람들이 은퇴한다는 말도 학술계에서 굴러다니지만.......)
기아트윈스
14/10/09 21:24
수정 아이콘
옳습니다.
14/10/09 21:01
수정 아이콘
링크기사의 한자 혼용론 하자는 주장 측의 '한자 쓰면 좋다'는 건 맞는 말인데, 저분들 주장대로 어린애들한테도 교육시키고, 생활에서 병용해서 한자 많이 알게 되면 뭐 좋죠. 아는게 많아져서 해 될게 있던가요? 동음이의어 뜻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나 어원을 알게 되는 일 등의 효용이 있는건 사실이니. 근데 현실적으로 이미 한글 전용을 시행해서 완전히 정착되었고 살면서 대부분의 경우엔 한자 혼용할 필요가 없는데 효율상 그걸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죠.

사실상 저기 기사에 뜬 한자 혼용 주장자의 심리는 '난 한자 이만큼이나 쩔게 안다' 라고 자랑하고 싶은 심리, '나는 고생해서 외웠는데 니들은 왜 안배움?'하는 피해의식, 그리고 위에서 카와에이리나님이 말씀하신 '한자를 주로 쓰시던 밥그릇이 줄어든 어르신들의 푸념'이죠.
14/10/09 23:05
수정 아이콘
이 글의 논리에 추천 드리고 갑니다
한들바람
14/10/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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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무릎을 탁 칩니다. 그런데 일본어에 생각나는 단어가 노조미라고 하시니 한가지 확인할게 있네요. 젠카이노?!!
Judas Pain
14/10/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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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다루는 것은 영어 혼용이 아닌 로마자 혼용이고 이것저것 다 허하라는 예시에 드는 프랑스어~독일어에 이르기까지의 언어들은 로마자를 쓰고 있는 등, 본문이 문자와 언어를 헷갈리고 있으며, 한국어에서 한자로 표기하는 것이 중국어 같은 외국어가 아닌 한국어라는 지적에 대답을 못하고 있음에도 논리에 추천을 한다거나 무릎을 탁 친다거나 하는 반응을 보니, 한자혼용의 문제는 확실히 논리의 영역에서 다뤄지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차사마
14/10/10 15:15
수정 아이콘
이미 관용화된 언어같은 경우 자국언어로 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상용어에서 벗어난 전문용어나 학습용어들에서 문제가 발생하죠. 알파벳 국가에서도 로마어를 배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자문화권 국가에서 한자를 배워야 되는 이유는 알파벳 국가에서 로마어를 배우는 이유와 같습니다.
azurespace
14/10/10 20:39
수정 아이콘
정작 라틴어는 선택과목이라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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