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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30 18:50:20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옛날 이발소에는 꼭 있었던 그림들...
요즘은 거의 다 사라져버렸지만 예전에는 시골에도 이발소이라는 장소가 있어서 사람들이 그곳에서 머리를 깎곤 했지요. 그리고 그런 이발소에는 이발소협회에서 지시라도 내려왔는지 대개 소위 말하는 "이발소 그림"이 한두 점 걸려있게 마련인데 싸구려 그림들도 많았지만 그 와중에 명작의 향기를 뿜어내는 그림들도 있었으니 바로 아래의 두 그림들이었습니다.

밀레의 "만종"과 "이삭 줍는 사람들"이라는 작품들이지요.

만종



이삭 줍는 사람들



왜 하필 밀레의 이 두 작품이 다른 곳도 아니고 이발소에 그렇게 많이 결렸을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는데 그냥 제 나름대로 추측해보자면 농촌을 대상으로 한 소박한 밀레의 그림이 사람들로 하여금 떠나온 고향 생각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시골 이발소에 피카소의 그로테스크한 작품들이나 도무지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는 추상화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을 것 같습니다. 밀레가 자신의 작품이 바다 건너 코리아라는 본인이 살아생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낯선 나라의 이발소에 그렇게 많이 걸렸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뜬금없이 밀레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인터넷을 뒤적이다 보니 서울에서 밀레 전시회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어서입니다. 소마미술관이라고 8호선 몽촌토성역 부근에 있는 미술관인가 본데 그곳에서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이라는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근처에 살고 있었으면 옛날 이발소를 추억하면서 가보고 싶은데 바다건너 섬에 살고 있다 보니 이럴 때가 참 아쉽습니다. 시간 되시는 피지알 회원님들은 한번 가보시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기도 하네요...^^


밀레의 4대 작품...


씨 뿌리는 사람



양치기 소녀



추수 중에 휴식



감자 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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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5/01/30 18:52
수정 아이콘
야한 누나 달력을 기대하고 들왔는데... 크크
그런데 밀레가 더 좋네요 ^^
Darwin4078
15/01/30 18:55
수정 아이콘
제가 다녔던 이발소는 항상 수영복달력만 걸려있었지 말입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소파 옆 테이블에는 선데이서울이 수북히 쌓여있었죠.
집근처 이발소는 거기 하나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어쩔수 없이 거기 다니기는 뭐가 어쩔수 없어요. 이발사 아저씨 감사합니다,하는 마음으로 1달에 1번씩 꼬박꼬박 다녔습니다. 수영복달력, 선데이서울을 봐서 그런지 머리가 엄청 빨리 자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내가 민두노총에 가입하게 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했는데...ㅠㅠ
공허의지팡이
15/01/30 23:29
수정 아이콘
직업 상 민두노총 가입은 축복 아닙니까? 크크
에이핑크초롱
15/01/30 18:56
수정 아이콘
야한 누나 달력을 기대하고 들왔는데... 크크 (2)
제가 다니던 이발소에선 이런 그림을 찾아볼 수가...
15/01/30 18:57
수정 아이콘
저도 야한 달력 ..
방과후티타임
15/01/30 18:59
수정 아이콘
버스라서 후방주의 하면서 클릭했는데 실망....크크
15/01/30 19:03
수정 아이콘
야한 누나 달력을 기대하고 들왔는데... 크크 (2)

전 이발소 말고 버스 운전하는 분들 달력이 그렇게 탐나더라능
단약선인
15/01/30 19:04
수정 아이콘
달력은 역시 맥주집 달력이....
국진-_-
15/01/30 19:05
수정 아이콘
헉...제가 사는 동네 이발소에는 맥주와 이쁜 누님 사진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ㅠ
15/01/30 19:06
수정 아이콘
제가 드리겠습니다.

https://i.imgur.com/qpN1LVe.jpg
피들스틱
15/01/30 19:08
수정 아이콘
이발소 그림은 한반도 모양의 호랑이 그림 아니겠습니까?
비르지타폰슈베덴
15/01/30 19:15
수정 아이콘
음 만종 그림속 바구니에는 태어나자 마자 죽은 저 부부의 아기가 누워있다는 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말이죠
진짤지 아무리 봐도 감자로 보이는데....
영혼의공원
15/01/30 19:31
수정 아이콘
죽은 아이를 위해 쇠스랑을 가져올 이유가 없지 않나요?
아무리 끼워 맞추려고 해도 삽을 가져 와야겠죠 저도 감자입니다.
Neandertal
15/01/30 20:03
수정 아이콘
X선을 투시해서 봤더니 밑그림에는 윈래 죽은 아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밀레의 지인이 너무 계급갈등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해서 지금의 작품 형태가 되었다는 얘기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15/01/30 20:15
수정 아이콘
스페인의 유명한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밀레의 만종 그림에 나타난 분위기가 너무 어둡고 우울하다는 점에서
저 바구니에 원래 감자가 아니라 아기의 시체가 담겨 있었을 거라고 추측했다고 합니다.

이후 1963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그림에 x-ray를 투시한 결과, 정말 초벌그림에서 감자바구니가 아닌
아기 시체가 담긴 관처럼 생긴 걸 발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흐릿하게 찍혀서 이게 아기 시체를 담은 관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고 하네요.

저도 감자 농사를 지어봐서 그런지 만종이 편안하고 평화로운 느낌보다는 우울하고 의기소침한 느낌이 들더군요.
하심군
15/01/30 19:36
수정 아이콘
저희 동네 이발소에선 겟타로보 해적판이 있었죠. 어디서도 구하기 힘든 책이라 자주 이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스테비아
15/01/30 19:37
수정 아이콘
미알못이지만 만종은 볼때마다 시선을 머물게 하네요.. 전시회 가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가장자리
15/01/30 19:46
수정 아이콘
저는 실제로 저 두 그림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저거 말고 버스 등에 붙어있던 그림도 있었죠. 기도하는 사무엘. 그게 소녀가 아니가 머스마인걸 알게 됐을때 많이 놀랐던 기억이 크크크
15/01/30 20:01
수정 아이콘
거기에 "여기 들어오는 모든 이들에게 건강과 평화를" 문구가 새겨진 액자까지 추가하면
이발소 인테리어 완성~
가장자리
15/01/30 20:05
수정 아이콘
가화만사성 액자와 돼지가 새끼들한테 젖 물리는 그림 추가요
탈리스만
15/01/30 20:15
수정 아이콘
야한 누나 달력을 기대하고 들왔는데... 크크 (4)
15/01/30 20:35
수정 아이콘
제가 가본 이발소에는 밥로스 아저씨가 그리는 "참 쉽죠 스타일"의 풍경화가 대부분이었는데요.
王天君
15/01/30 20:51
수정 아이콘
핀업걸이 있을 줄 알았는디
15/01/30 22:52
수정 아이콘
밀레의 그림을 보면서 아름다고 평화로운 농촌풍경을 참 예쁘게 잘 그렸네 라고 생각하면 완전 반대로 그림을 해석하는거라고 설명하시던 미술사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Neandertal
15/01/30 23:10
수정 아이콘
사실 저 이삭 줍는 사람들 같은 경우도 파리에서 처음 전시되었을 때 비판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배경으로 보이는 커다란 추수 곡식들에 비해서 가난한 세 명이 여인들이 추수하고 남은 곡식을 거두는 장면을 정면에 배치함으로써 계급적인 갈등을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고 하는군요...
15/01/31 17:04
수정 아이콘
야한 누나 달력을 기대하고 들왔는데... 크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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