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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20 03:21:44
Name for(int Miracle)
Subject 흔한 인터넷서점 물류센터 2개월 째 일한 사람의 이야기
#네, 제목 그~대로 입니다.
인터넷 서점 물류센터에서 일한지 2달째 되갑니다~
이래저래 글쓰는재간은 없다만, 한번 써볼렵니다.
문제 되는 내용있음 추후 지울수도, 편집할수도 있습니다.

#현재 모 인터넷서점의 물류센터에서 일하게되었습니다.
일은 1월 중순~말부터 시작했고요. 월급은 10일에 받습니다. 꼬박꼬박.
통상 월급은 125고, 특근하면 1.5배씩 추가로..
아직 정직원이 아니라서 뭐라 얘기는 더 못드리지만, 저는 그래도 알바 처음치고는 나름 만족하면서 하고있습니다.
일단 최소 6개월 일한다는 계약을 한 상태입니다. 계약서도 있고요.
6개월 이후는 상황봐서..

# 일하는시간은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20분간 휴식 포함, 1시간 동안의 저녁시간 포함이에요 크크..
식사는 회사에서 제공합니다 크크크크크크크크..
식사 꽤 괜찮아요. 맛있게 먹고있습니다~
셔틀도 있어서 출퇴근은 편하게 하고있어요. 출발시간이 되면 바로 출발해서 빡시긴하지만요.

# 주로 하는 일은 입고라인에서 입고 하는거랑, 분배라인(소포 포장하고 출고하는 라인 전에 있는 라인)에 집책해서 책을 갖다주는 일을 합니다.
입고라인이 주 업무고 집책은 입고하기 전에나 입고 끝나고 여유로우면 시키네요.
저는 입고는 괜찮게 하는데 이상하게 집책은 속도가 더디네요..
미쳐요. 방송에 빨리 가져다달라는 재촉은 들은적이 없긴하지만..
그래도 속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은 늦네요...
반성합니다. (_ _)

# 물류센터라고 해서 좀 힘쓰는 직업이라 남자밖에 없을줄알았는데..
어후 아주머니들 빠워도 장난아니고.. 20대 여성분들도 많아요.
아, 자고로 저희 근무조에선 제가 막내라인입니다.
저보다 더 어리신분들도 이번에 신입으로 들어오긴했지만 같이 들어오거나 저보다 일찍 들어오신분들보다는 나이가 어립니다.
다만 동안이신분들이 좀 많아서 저도 깜짝놀랬네요.
20대 초반처럼보이시는분들이 30대..
...이럴수가.

#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일때문에 바빠서 대화는 많이 못하지만, 인사하면서 근근히 사람들과 만나요.
휴식시간에 아주머니들 대화하시는거 들어보면, 좋은 상식 몇개 얻고가요.
물론 아주머니들의 뒷담화는 무시무시하지만요 크크크
인사는 항상 기본으로 하고있습니다~
인사를 하면 기분이 괜히 좋아지더랍니다.

# 다만 진상도 있는데요.
가득이나 책장사이 좁은데 대놓고 카트 안에다가 집어넣고 하시는 아주머니도 있습니다.
아오.. 진짜 길막은 정말..
심지어 저는 같이 들어온 동기들 9명인데, 현재 7명이 그만둬서 저랑 언니 한 명 해서 2명남았어요.
그런데 그 언니가 뒷담화가 어마어마해요.
예의상 들어주기는하는데..
솔직히 직원들 욕하는거 부터 해서, 업무적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본인 탓에도 불구하고 왜 내가 혼나야하냐면서..
으아 캐 짜증나요..
심지어 그 언니는 고의로 지나가는 길 가운데에 카트로 막아놓던데요?
...미쳐요 미쳐

# 저 도와주신분들이 너무 많아요.
대리님도 저 적응하게 많이 도와주셨고..
주임님이 특히 좀.. 뭐랄까, 커뮤니케이션하기 힘들고 무덤덤하신분같았는데, 그래도 인사하면 웃으시면서 받아주시고 생각보다 좋으신분이더라고요.
위의 일하신지 5년차~10년차 되신 언니분들도 저 되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같이 재미있게 밥도 먹고..
제가 소극적이라 외톨이로 지낼줄알았더니.. 언니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 아무래도 일이 빡세서 그만두시는분들 많아요.
일한지 1달즈음 되서 2명이 그만뒀고.. 그 이외에도 많이 그만두어서 한동안 라인땜빵하느랴 죽는줄 알았답니다.
친해진 단기알바분들도 많아요.
심지어 어느 남자분은 제가 계속 집책할때 무거운 짐 끙끙 들고다니니까.. (리스트에 적힌게 세트 여러권이었어요. 무려) 몇 번씩 들고다니는거 다 받아주고 도와주셨어요.
그 분 지금 그만두신거같더라고요.. 무슨 사정이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웃으면서 받아주시고 짐 많아도 이것저것 들어주시면서 잘 챙겨주셨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거든요.
언제 한 번 다시 뵈었으면 좋겠어요.

# 최소 6달은 채워볼생각입니다.
현재 저 개근이거든요 크크크..
감기기운있었을때 움직일 수 있으니까 다 나왔죠.
죽어라 노력할렵니다.
돈 벌어서 부모님이랑 동생에게 고기 하나 사주고, 치킨사줬을때의 뿌듯함이란...
(친척동생들이 세뱃돈 뜯어가고... 크크크크)

조만간 뭐 오프갈때 선수분들에게 이것저것 먹을거 사서 줘야겠어요..
많이들 드실거같네요 크크크


# 아무튼 저는 자러갑니다.
굿나잇~~~


p.s : 그런데 집에서는 책읽기 싫어요. 하루죙일 책만 옮기고 살다보니 책읽기가 싫어요. 책선물도 좋아하지않고요.
p.s 2 : 예외가 있다면 뭐 홈베이커리 책이나 커피책은 정말 소장하고 싶네요.
p.s 3 : 아.. 불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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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피
15/03/20 03:52
수정 아이콘
제가 외근 다녔던 물류센터는 겨울에 정말 추웠는데, 인터넷 서점 쪽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힘든 일인데 애 많이 쓰셨겠습니다 :)
추신에 무한 공감하는 게, 책 일을 하다보면 정작 책과 멀어지게 됩니다. 종일 책이랑 씨름했는데 집에서까지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ㅠㅠ
yangjyess
15/03/20 04:21
수정 아이콘
2004년에 잠깐 서점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예전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만 서점일도 밖에서 보는거랑 직접 해보는거랑은 차이가 많았습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모두 만만치 않은 일인거 같아요...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알바 생활 해나가시길...!
DavidVilla
15/03/20 07:35
수정 아이콘
6개월 채우실 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베지밀
15/03/20 08:38
수정 아이콘
제 여자친구가 파주에 알라딘물류창고에서 방학동안 알바를 했었는데

대량 포장에 책않넣고 포장에서 보내다가 라인따라 달리는일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포장자 바코드카드인가 그것도 같이 넣어서 보낼뻔도 하고

샤이니 종현이 솔로 컴백을해서 같이 브로마이드를 넣어야하는데 포장이 힘들다고 세상에서 종현이 가장 밉다고 투덜거린기억도 나네요
SuiteMan
15/03/20 08:38
수정 아이콘
좋네요. 힘네시길..!
세계구조
15/03/20 08:43
수정 아이콘
군복무 끝나고 복학 전 자투리 3개월 간 택배 상하차 일을 했었죠. 물류라는게 참 힘든 일인데 정신력이 좋으시네요.
15/03/20 08:53
수정 아이콘
인터넷서점 물류알바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당일배송을 처리하기 위해 송장은 몇 시에 컷을 하고 돌리는지, 출고타임과 입고타임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베스트셀러와 거의 안팔리는 책은 왜 다르게 적치하고 집책하는지 등을 직접 해보고 물어보면서 스스로 많은 성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ISBN이라는 단일 정보관리체계가 가장 먼저 이뤄진 영역이다보니, 시스템 측면에서 배울 수 있는게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저는 지금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데도 그때 경험이 많이 도움되네요..
15/03/20 09:12
수정 아이콘
물류센터라고 해서 당연히 남성분인줄 알았었는데... 서점 물류센터는 여성분이 많이 일하시나보군요 덜덜덜...

신기방기
15/03/20 09:1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세상 사는일이 다 그렇죠(...) 그래도 뿌듯함을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파벨네드베드
15/03/20 09:33
수정 아이콘
책먼지가 장난 아닐껍니다.
항상 건강조심하세요.
지나간 흔적
15/03/20 10:00
수정 아이콘
저 아는 여자애(제 친구의 여친 입니다)도 그래하루종일 파주 물류센터에서 일한지 벌써 3년이 되어가더라구요
저도 군대 제대하고 무엇이든 천원에 파는 그곳 물류에서 1년 정도 일해서 그런지 모든 상황들이 와닿네요
그때 같이 일 시작해서 첫 오전 쉬는 시간(약 10시반 정도)에 도망간 친구들도 정말 많았구요 크크크
2달 되셨으니 대충 계속 일하실 분들은 이제 눈에 보이지 않나요?
직종이 어디가 되었건 물류센터는 정말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느낄 수 있는 일자리인거 같아요
맥새우타워와퍼
15/03/20 10:35
수정 아이콘
쿠x 물류센터에서 주5일 하루 4시간근무 월급64만원 시간외 근무는 시급 8500 알바를 세달정도 했는데 너무 재밋더라구요. 하는게 집품 포장 검증 돌아가면서 하는건데 하면서 내가 이거하면서 이 돈 받아도 되나라는 생각들정도로 재밋엇네요. 카트 끌고 집품하는건 운동도되고 쇼핑하는 기분도 들고 포장은 옆에 누나들이랑 얘기하면서 하면 재밋었고 검증이 조금 피곤하긴했는데 대체로 다 쉬웠던거 같습니다. 아르바이트는 사람 많은데서 하는게 재밋는거 같습니다.
자연스러운
15/03/20 11:05
수정 아이콘
기본은 지키는 괜찮은 회사네요 8시간 근무 지키고 쉬는 시간 10분 부족하긴 한데, 밥도 주고..
주5일이겠죠? 딱딱 지킨다니 빨간날 1.5배 더 줄테고

나중에 월급오르는거랑 안정성을 살펴보면 오래 하셔도 좋지 않을까요?

저도 나이먹고 외국계마트서 일하는데 당장 돈이 적고 몸이 힘들어도 좋은거같아요
으촌스러
15/03/20 12:16
수정 아이콘
제목에 물류센터만 보고 여자분이라 생각도 못하고 읽다가 '언니'에서 정신 차렸네요;;
긍정적으로 일하시는 거 같아서 보기 좋네요. 부럽습니다!
bachistar
15/03/22 02:43
수정 아이콘
즐기시는 것 같아서 보기 좋네요.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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