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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16 01:02:58
Name 화이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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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사회인야구 심판 나부랭이가 바라보는 3피트 아웃 룰.



오늘 LG-기아와의 경기에서 문선재 선수의 플레이가 규정 위반인지에 대한 논란이 꽤나 일어서 아는 지식을 다 긁어모아서 한 번 써봅니다. 우선 야구 규정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7.08. 주자 아웃

다음의 경우 주자는 아웃된다.
(1) 주자가 태그를 당하지 않으려고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cm) 이상 벗어나서 달렸을 경우. 단,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밫해하지 않으려고 벗어났을 때는 무방하다.


여기서 3피트란 '보이지 않는 선' 입니다. 루와 루 사이에는 타자가 달릴 수 있는 선이 존재합니다. (선이라기보다는 통로에 가깝군요.) 이 통로를 '태그를 당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품고 벗어났을 경우에는 주자가 아웃됩니다. 이 규정이 생긴 이유는 간단합니다. 주루 중 명백하게 아웃이 당할 것을 주자가 눈치채고 경기장 사방팔방을 도망다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2루로 도루를 했는데 이미 2루에 공이 도착해있는 것을 눈치채고 외야로 도망가버리면 안되잖아요?

때문에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 기준으로 양 옆 3피트 간격의 '통로'가 생기게 됩니다. 태그를 피하기 위해서 이 곳을 벗어나는 경우, 자동으로 아웃됩니다. (주자가 아웃 카운트를 착각하여 이 라인을 이탈하였을 경우에도 아웃으로 기록합니다.)

우선 문선재 선수는 태그를 피하려는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3피트 이상 벗어나서 달렸다'는 규정이 굉장히 애매한거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이 생깁니다.

1. 벗어난다의 기준은 무엇인가?
우선 이는 심판의 재량입니다. 3피트 라인에서 머리카락 한 올만 빠져나가도 아웃인지, 몸 전체가 빠져나가도 머리카락 한 올이 3피트 라인 안에 있으면 아웃인지 이 규정은 없습니다. 즉, 이 것은 심판의 재량입니다. 고의적으로 3피트 라인을 벗어났는지, 안벗어났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전자라면 아웃이 되겠죠) 자세한 것은 밑에서 설명하겠습니다.

2. 오심인가? 혹은 김기태 감독의 잘못인가?
심판의 규정에 관한 9.01 '심판의 자격과 권한'에서는 '타구가 페어이냐 파울이냐, 투구가 스트라이크이냐 볼이냐, 또는 주자가 아웃이냐 세이프이냐 하는 심판원의 판단에 다른 재정은 최종의 것이다. 선수, 감독, 코치 또는 교체선수는 그 재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규칙에 위배될지도 모른다는 합당한 의심이 드는 경우 감독만이 그 재정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즉, 3피트 라인의 정확성에 대한 판단은 심판에게 전적으로 있으며 그 것에 대해 '규정 위반이냐'고 물었던 김기태 감독 또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저 판단 기준의 차이입니다.

오히려 애매한 규정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명백한 오심이라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저게 오심이라고 한다면 제가 드는 예시도 오심인지 생각을 한 번 해보셨으면 합니다. 1루 주자가 2루로 진루하던 도중 태그를 피하기 위해 슬라이딩을 했습니다. 하지만 슬라이딩은 베이스를 벗어났고, 손 끝이 간신히 베이스를 짚었습니다. 하지만 몸 일부가 3피트 라인을 벗어났습니다. 이 것을 아웃으로 규정해야할까요? 사실 이번 경기는 극단적인 예시에 가깝지만 이 상황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p.s.

그리고 '홈은 괜찮다'고 하시던 분이 계시는데 제가 아는 선에서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홈 또한 태그를 피하려고 피트 라인을 벗어나는 경우 명백한 아웃입니다. 그냥 어느 정도의 거리를 용인해주는 것입니다. 홈만 괜찮다는 규정이 있다면 태그 아웃이 명백한 상황에서 삥 돌아서 귀루 해버리면 그만이니까요.

야구 규정이 대략 10포인트로 166페이지 정도 나오는 분량이라 제가 못봤을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혹시나 아시는 분은 몇 번 조항인지 말씀좀 부탁드립니다.



p.s. 2.

심판 힘들어요. 너무 다굴치지 마세요ㅠㅠㅠ. 특히 본심이 제일 힘들거라 생각하시는데 2루심, 1루심이 더 극한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본심을 먼저 들어갔는데, 본심이 외워야할 것은 많습니다만,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적거든요. 1루, 2루심은 아시다시피 도루와 태그아웃을 보아야하는데 빠른 상황에 이루어지다보니 보기가 굉장히 힘들지요. 만약에 3피트 라인을 인지한다고 태그를 정확하게 보지 못해서 저번처럼 1오심 8실점 사태라도 난다면... 그 심판은 거의 네티즌에게 사형 선고를 받겠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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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믄별
15/04/16 01:14
수정 아이콘
본문의 캡쳐 사진에서도 나와있는 것처럼 양 발의 위치는 모두 3피트를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선재 선수의 상체는 분명 3피트 안에 위치해있다는 것이죠.

3피트 아웃 룰로 인해서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상체, 하체 모두 3피트를 넘어간 상황에선 이슈가 되질 않습니다.
둘 중의 한 부분이 3피트 안에 위치해있는 상황에서 어느 때는 아웃. 어느 때는 세이프라는 판정이 갈리는 상황이 나오기 때문이죠.

규정이 애매해서 생기는 문제인데...
이번 건은 심판도, 감독도 모두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탓할 것은 애매한 규정을 탓해야겠죠.
화이트데이
15/04/16 01:21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규정이 비난받아야하는데, 심판을 향해 '오심이다' 고 외치는 분들 모습을 보니 같은 일을 해본 입장에서 너무 안타까워서 씁니다.
너클볼
15/04/16 01:14
수정 아이콘
굿 굿 좋은글 이네요
swordfish-72만세
15/04/16 01:3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맥도널드
15/04/16 01:30
수정 아이콘
"3피트를 벗어나서 달렸다" 라는 규정이라 "양발이 3피트를 벗어난" 경우는 심판 재량이란 것이군요

명확하게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사악군
15/04/16 01:33
수정 아이콘
뭔가 좀 이상한데.. 저 규정을 어떻게 해석하는가(몸의 일부가 3피트를 벗어나는가, 전부 벗어나는가, 동체가 벗어나는가, 발이 벗어나는가)에 대해서
심판들 사이에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는 건가요? 심판의 재량이 이러저러하게 인정되는 건 이해가 가는데, 그걸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정해진 바가 없이 그냥 심판재량이라는 건 좀 이상한 것 같은데..
화이트데이
15/04/16 01:49
수정 아이콘
좋게 말하면 탄력적인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대충 써놓은거죠.

KBO 심판들이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규정까지는 제가 잘 모릅니다만, 일단 규정 자체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선재 선수 같은 경우 극단적으로 벌어진 케이스이고, 제가 예시를 든 상황처럼 슬라이딩하다가 빗겨나가서 벗어났을 경우를 고려해보신다면 이해가 빠를겁니다.
카스가 아유무
15/04/16 01:37
수정 아이콘
야구를 못봐서 몰랐는데, 이런 부분은 심판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봐야죠. 오심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고, 합의 판정 부분도 아니니 거기에 따르는게 맞다고 봅니다. 물론 감독은 거기에 대하여 항의는 할 수 있는 부분이구요.
15/04/16 01:47
수정 아이콘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43052&s_no=1043052&page=1

이번 논란과 관련하여 규정 자체에 대해 분석한 글이 있어 옮겨 봅니다.
화이트데이
15/04/16 01:5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영어 실력만 좋았으면 메이저리그 규정도 살펴보았을텐데 말이죠.
15/04/16 02:18
수정 아이콘
링크에 관련된 내용이 KBO규정에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규정대로 적용했는지는 의문입니다만...
본문에 올리신 규정의 주1 항목에 있죠

주1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cm)’라고 하는 것은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의 좌우로 각 3피트(91.4cm),
즉 6피트(182.8cm) 폭을 가진 지대를 가리킨다. 이것이 통상 주자의 주로(走路)로 불리는 장소이다.
따라서 주자가 야수에게 태그당하지 않으려고 이 주로를 벗어났을 때는 신체에 태그하지 않아도 아웃이 된다.
주자가 주로 밖을 달리고 있을 때 태그 플레이가 일어났을 경우 주로로부터 멀어지면서 야수의 태그를 피하였을 때는 즉시 아웃이 되며,
주로로 되돌아오면서 야수의 태그를 피하였을 때는 주자와 베이스를 연결하는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cm) 이상 떨어지면 아웃이된다.

링크의 '주자의 베이스 경로'가 주로 밖이었을 경우 거기서 더 멀어지면서 피하면 거기서 다시 3피트적용이 아니라 즉시 아웃이라는 이야기이죠
화이트데이
15/04/16 02:37
수정 아이콘
오오. 6피트 부분만 읽고 밑은 자세히 안봤는데 있었군요.

Ph님 댓글에 대한 답변도 윗글을 써주신 분이 달아주셨네요ㅠㅠㅠㅠ.

----------
그런데 주석1의 내용도 주로라는 개념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MLB 규정과는 미묘하게 다른 것 같네요. 제가 꼼꼼히 본 것은 아니지만 MLB 규정에서는 주자가 주로 안/밖에 있냐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래도 이 정도면 KBO의 재량적 해석으로 볼 수 있겠죠?
----------
15/04/16 02:02
수정 아이콘
야구를 TV 생중계로 보다보면 저와 비슷한 장면이 간간히 나옵니다.
저 정도로 항의하는 건 오늘 처음봤고 3피트 룰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벗어나면 안된다고만 알았지 3피트라는것은 오늘 알았습니다.)
아마 심판쪽도 당황스러웠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5/04/16 02:11
수정 아이콘
농구는 발이 선밖에 나와서 공을 경계선 안으로 잡아도 아웃이고 축구는 두발이나와도 선안에서 헤딩하면 아웃이 아닙니다 규정이 명문화 되있지않고 3핏이 명확히 그어져있지 않으면 심판판정 따라야지요 심판눈에 스카우터 씌워주던가...
솔로10년차
15/04/16 06:25
수정 아이콘
작년에는 이범호가 1루에서 2루를 완전히 직선으로 뛰면서 몸을 틀어 태그를 피했다는 이유만으로 3피트 아웃판정을 받았었는데요.
이번의 경우 '태그를 할 수 있는 손이나 상체가 3피트 안에 있으므로 아웃이 아니다'라는 판정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일단 발은 3피트를 벗어났다고 보구요. 이런걸 3피트 아웃을 주지 않으면 뭘 주기 위해서 저 규정이 있나 싶네요. 작년의 그 오심같은 판정을 위한 건 아닐테고.
15/04/16 07:41
수정 아이콘
심판님 고생하십니다~~
마티치
15/04/16 12:05
수정 아이콘
정성스러운 글 잘 봤습니다.

p.s 2번째를 보면서 생각이 드는건
심판도 사람인지라 오심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오심에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고자세를 유지하는 태도들만 바껴도 비난의 수위가 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선경유치원
15/04/16 15:12
수정 아이콘
국회의원들이 법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는데,
그 법을 그대로 집행해야 하는 판사들이 욕먹는 것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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