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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06 22:59:32
Name 저글링앞다리
Subject 나는 이성애자가 불편하다.
* 평어체로 작성함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혹여 이 글에서 논쟁이 일어나더라도 서로에게 너무 상처가 되는 언사는 오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셨으면 해서 배경음악을 더합니다.


BGM : 브금저장소( http://bgmstore.net/view/PT9OP)






0.

  이곳의 모 회원님께 쪽지를 드리면서도 했던 말이지만, 나는 이래저래 상대적으로 약자고 상대적으로 소수자다. 그러면서도 내 권리와 자유와 평등을 찾기 위해 큰 목소리를 내거나 노력하고자 하는 용기를 쉽사리 내지 못하는 것은, 약자와 소수자에게 상대적으로 냉엄한 사회적 분위기 탓도 있겠지만, 그것을 핑계 삼아 침묵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걸 아는 내 안일함과 이기심 때문이리라.
  그래, 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다. 내가 불이익을 받고 상처받을까 봐 두렵다는 핑계는 사실 나 자신의 양심을 달래기 위한 면죄부다. 나는 그저 다치기 싫어 가만히 있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가 내가 속한 무리에 비수를 던졌을 때, 그것이 향하는 대상이 내가 아니었으면 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나서기가 싫은 것이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보았듯, 그리고 세계의 역사에서도 보았듯 누군가는 앞에 나서서 투쟁을 하고 싸우고 다치고 아프고 때로는 죽어야지만 바뀌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당사자가 나이기는 싫은 것이다. 그래서 숲에 숨어 가만히 지켜보는 비겁함을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이다.

  아예 새로운 개념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인지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일인가. 동성애자에 대해 잘 모르는 이성애자에게 동성애자를, 나를 인지시킨다는 것은 그런 일이다. 그들에게 나는 인간의 모습만을 했을 뿐, 전혀 새로운 개체고 아예 다른 듯 느껴지는 생물이다. 그들은 그저 모르는 것이다. 아, 누군가에게 어떠한 개념을 0에서부터 100까지 모두 설명한다는 것은 얼마나 귀찮을까. 심지어 나는 나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에게조차도 아직 완벽히 설명하지 못했다. 하물며 완전한 타인에게 그가 완전히 인지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그것을 설명해야 한다면, 그 과정에서 때로는 다치기도 아프기도 해야 한다면, 아서라, 나는 안 할란다. 나는 생겨먹기를 그렇게 이기적인 놈이다.
  이처럼 나는 이기적인 방관자다. 그럼에도 또 주제에 일말의 양심은 남았다고 항의라도 하는 듯이, 당사자가 아닌데도 최전선에 나서서 싸워주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여 스스로 자책감이 드는 것이다. 그 자책감을 용기로 치환할 능력도 없으면서 말이지. 이건 그냥 자기변명용 자책감일 뿐인데도 나는 내가 아직은 양심이 남아있다고 합리화하고 싶어진다. 그리하여 중심 논의에서는 벗어난 뻘글이나 싸제끼며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도 아니고 아는데도 안 하는 놈이, 앞장서서 싸우지도 않는 놈이 뭐 응원받을 일이 있다고, 그 아래 달린 댓글에 위로받아가면서.

  며칠 동안 자게가 퀴어 퍼레이드와 관련된 글로 뜨거웠지만 나는 늘 그랬듯 나서지 않았다. 귀찮았기 때문이고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오가는 논의 속에서 불편한 부분이 있었지만, 언쟁 중에 다치기가 싫었으므로 언제나처럼 나는 나서서 지적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세 사그라들 줄 알았던 논의가 지속되고,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들이 앞에 나와 싸운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정작 당사자도 하기 싫어하는 싸움을 그들은 지칠 줄 모르고 한다. 그 모습에서 내 알량한 양심을 용기로 바꿀 힘을 조금 얻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1. 무지 [아는 것이나 지식이 없음]

  나는 이성애자가 불편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성애자 남성이 불편하다. 이것은 '껄끄러움'이나 '싫음'에서 오는 불편함이 아니라 '무지'와 '낯설음'에서 오는 불편함이다. 나는 동성애자이고, 여성이며, 이성애자 남성과 어울릴 일이 많지 않다.(여중-여고-여초과-여초직장) 동성애자 남성이야 친구의 친구라든가 애인의 친구라든가 하는 관계로 어쩌다 보면 만날 일도 있고, 어울리게 되는 일도 있지만, 이성애자 남성과는 직장동료 외에는 딱히 내가 엮일 일이 없다. 자주 가는 가게의 사장님이나 집으로 배달오시는 택배 기사님을 제외한다면. 그렇다 보니 나는 남성 자체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동성애자 남성이야 공통점이라도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도 있으나 그런 접점조차 없는 이성애자 남성은 그들에 관해 잘 모르는 데다가 나와 평행 선상에 있는 이들이니 더더욱 불편할 뿐이다.

  누군가 무지는 죄가 아니라고 했던가? 내가 생각하기에, 무지 그 자체는 죄가 아닐지 모르나 무지가 죄를 만들 수도 있는 것 같다. 아이의 순수 악과도 같은 성질이랄까. 무지하기에 편견이나 오해가 스며들기 쉽고, 편견이나 오해는 필연적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니까, 어떤 대상에 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 대상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이 생기기 쉽다는 소리다.

  나는 남성을 잘 모른다. 남동생이 있지만 성격상 서로 데면데면한 편이고,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역시 무뚝뚝하셨던지라 가깝지를 못했다. 남성과 사귀어 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친한 남성이 있는 것도 아니니 당연히 모를 수밖에. 정말이지 나는, 미디어에서 보이는 남성의 모습으로만 그들을 인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것이 좋은 이미지든 나쁜 이미지든 간에.
  그러므로 나는 이성애자 남성에 대한 편견을 갖기도 쉽고, 오해를 하기도 쉽다. 인터넷에 한국 여성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폭격을 쏟아붓는 일부 여혐남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오르내리는 일부 성범죄자 남성들, 매스미디어에 비쳐지는 단정치 못한 일부 남성들까지... 언제고 까딱 방심하면 그들의 '보여지는 일부 단면'이 그들의 전부인 양 오해하고 편견을 가지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서 나는 늘 경계한다. 그러한 이미지들이 내가 모르는 대상의 일부일 뿐이며 그마저도 단면이라고 늘 되새긴다. 사실, 성범죄자나 연쇄살인범이 겉보기에는 아주 멀끔하고 평상시 행실이 그럭저럭 단정했다는 인터뷰가 실린 뉴스들을 볼 때마다 나는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남성이 두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물론 금세 잊어버린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나와 마주치는 남성들에게 그것을 표현하거나 티 내지 않는다. 그것이 그들에게 상처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문제를 그 개인이 속한 집단 전체에 뒤집어 씌웠을 때, 그 집단 구성원이 얼마나 상처받고 움츠러드는지를 경험으로 체득하여 아주 잘 알기에 나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가해자가 되는 게 싫기 때문이다. 어차피 나는 그들에 대해 잘 모른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릇된 편견과 오해로 그들을 평가하고 나무라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며, 그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래,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이성애자 남성이 불편하다. 나와는 다른 그들을 잘 모르니 내 인지 범위 밖에 있는 그들의 모습을 멋대로 상상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그러한 상상이 자칫 오해나 편견이 될까 싶어 지우는 과정도 매우 귀찮다. 내가 그들이 되거나 그들과 사랑이라도 하지 않는 한 나는 그들을 완벽히 알지 못할 것이나 그럴 일은 없을 것이고, 나는 결국 언제까지고 그들을 모를 것이다. 그러니 잘 모르는 대상과 함께하는 자리가 불편하고,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고, 그들 존재의 어려움이 불편한 것은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나빠서도, 틀려서도, 잘못되어서도 아니라 그저 내가 그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나의 불편함은 혐오가 되질 않는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이성애자 남성을 모른다고 한들, 매스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그들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안다. 그러므로 그들에 대한 나의 무지도 혐오가 되질 않는다. 티비에서 길가는 여성을 무차별로 잡아다 살인을 한 남성이 나와도, 뉴스에서 잔인한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의 이야기를 읽어도, 인터넷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여성을 공격하는 남성을 만난대도.





2. 이해 [사물의 본질과 내용 따위를 분별하거나 해석함]

  내가 이성애자를 이해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애초에 나 아닌 존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란 있을 수가 없다.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똑같은 일을 겪고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한, 상대를 어떻게 온전히 이해한다는 말인가? 쌍둥이라도 그럴 수는 없고 부모라도 자식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물며 타자를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내가 이성에게 사랑의 감정이라도 느끼지 않는 한, 내가 이성애자를 이해한다는 말은 꺼낼 수가 없는 것이다.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는 분명히 타자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같음과 다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자타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지나가는 말로라도 이성애자를 이해한다고 하지 않는다.

  내가 그들을 해석할 수 없듯, 나는 그들을 분별할 수 없다.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가 마구 섞여 있는 실험장에서 나더러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구분해내라고 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동성애자 같은' 사람이라는 편견이 얼마나 쓰잘데기 없는지 동성애자인 나는 알고 있다. 레즈비언은 모두 짧은 머리에 톰보이 룩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게이는 모두 여성스러운 차림에 행동을 하는 게 아니다. 되려 레즈비언들 중 대다수가 긴 머리에 원피스 등 여성스러운 차림을 좋아한다는 것을, 게이 중의 대다수가 평범한 남자처럼 입고 남성스럽게 행동한다는 것을 그 무리에 속한 나는 알고 있다.(나는 '여성스럽다'와 '남성스럽다'라는 표현을 쓰기 싫어하지만, 이러한 글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음을 양해 바란다.) 이성애자 중에도 톰보이 룩을 좋아하는 여자가 있고, 핑크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으며, 축구나 농구 하는 것을 좋아하는 괄괄한 여자도 있고 요리나 집안일을 좋아하는 조용한 남자가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쉽게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를 분별하지 못하며 어릴 적에 섣불리 겉모습이나 언행으로 상대를 재단했다가 낭패 본 경험이 있기에 그러려고 하지도 않는다.

  내가 이성애자를 이해하지 못하듯, 이성애자가 동성애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성애자인 내 가족조차도 동성애자인 나를 이해하지는 못한다. 가족도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을 타인이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말이 얼마나 섣부르고 경솔한 말인지를 몰랐던 때에는 나도 쉽게 타인을 이해한다고 말했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결혼을 앞두고 '여성'에서 '아내'가 되는 친구들이 고민할 때, '엄마'가 된 친구들의 고민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해한다고 말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겪는 것을 겪지 못하므로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 이후의 일이었다. 연인이 집에서 결혼 압박을 받을 때 전전긍긍하던 내 옆에서 친구들이 나를 이해한다며 다독였을 때, "늬들이 뭘 알아!" 하고 잘도 지껄였던 것을 생각해낸 것은, 친구들의 고민에 망설임 없이 이해한다는 말을 내뱉고 난 뒤였다.

  타자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말은 이렇듯, 아마도 말이 안 되는 말 같다. 하물며, 타자의 존재를 이해한다는 말은 얼마나 건방지고 오만한 말인가. 나는 친구의 '존재'를 이해하려고 한 적 없다. 부모님의 '존재' 자체를 이해하려고 한 적이 없다. 이해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가 이해를 하든 말든 존재하고, 그들이 존재하기 위해서 내 이해 따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며, 존재 자체는 이해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러니까 나는, 이성애자를 내 이해의 영역에 두려고 하지 않는다.





3. 인정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

  종종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본다. : "나는 동성애자를 인정하는 사람이지만", "나는 동성애를 인정하므로"
  그러면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어진다. : "나는 이성애자를 인정하는 사람이지만", "나는 이성애를 인정하므로"

  동성애와 동성애자는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는 앞서 말했듯 이해의 영역도 아니지만, 인정의 영역 또한 아니기도 하다.
  누군가가 나의 능력을 인정해줄 수 있다. 내가 나 스스로 나의 단점을 인정할 수도 있다. 내가 어떠한 주장을 했을 때 누군가가 그것을 인정할 수도 있고 부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거나 부정할 권한은 없다. 그가 신이라고 할지라도. 그 누가 인정을 하든 부정을 하든 나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사랑도 누가 인정을 하든 부정을 하든 존재하는 것이다.

  어떠한 존재에 관해 '인정'이나 '부정'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언사인지를, 나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은 "내가 너의 존재를 인정하지만"이나 "내가 너의 사랑을 인정하니까" 하는 말은 들어본 적도, 들어볼 일도 없을 것이므로.

  그대가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이 존재하듯, 나 역시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이 존재하노라.





4. 인지 [어떠한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여 앎]

  "이해해준대도 싫대, 인정해준대도 싫대, 그럼 뭐 어쩌라고?" 하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동성애자들이 외치는 것은 하나다. 그냥 이런 놈이 여기 있다는 것을 정확히만 알아달라는 것이다. 매스미디어에서 포장하는 동성애자의 모습 말고, 그냥 수많은 이성애자들처럼 동성애자인 개개인이 존재한다는 것, 그 동성애자들이 당신과 같이 섞여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그것만 정확히 인지해도 모든 문제를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이성애자의 전부가 아니듯이, 동성애자들이 그러한 판타지로 이성애자를 보지 않듯이, 이성애자들도 미디어에 꾸며진 모습이나 자신이 상상하고 자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그 모습대로 동성애자를 보려고 하거나 그 모습을 강요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그것을 알아만 주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나 여기 있다고 손을 흔들고, 나 이런 놈이라고 보여주는 것이다. 당신들의 이상 속에 단정하기만 한 모습으로 인형처럼 있는 건 진짜 우리가 아니라고. 이런 놈도 있고 저런 놈도 있다고. 당신네들처럼.

  동성애자들에게 나쁜 말을 쏟아내거나, 무심코 동성애자를 이해하거나 인정한다고 말하는 이들 대부분이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안다. 그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걸. 내가 이성애자에 관해 무지하듯, 그들도 동성애자에 관해 무지해서 생긴 일이라는걸. 무지해서 쉽게 오해하거나 편견을 덧씌워 보는 것이고, 미처 생각지 못하여 실수하는 것도 있는 것이고.

  그러니 우선은 이것부터 인지해주기를 청한다. : 이성애자는 동성애자를 모른다, 동성애자가 이성애자를 모르듯.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알아야 인지하려고 하는 것이니까.





5. 공생 [서로 도우며 함께 삶]

  이성애자가 싫어해도, 부정해도, 이해하지 못해도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함께 섞여서 살아간다. 분류하기도 분리하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좋건 싫건 살 부대끼고 살아야 하는 사이다, 어쩔 수 없이.
  그러니 이성애자도 동성애자도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함을 인지해야 한다. 상대를 인지해야 한다. 무지와 낯설음에서 오는 불편함이 혐오가 되지 않으려면, 결국, 상대를 정확히 보는 수밖에 없을 테니까.

  당신이 저를 불편해하는 것을 이해합니다, 저도 당신이 불편하니까요. 하지만 어차피 우리가 서로 다르고 몰라서 불편할 수밖에 없는 사이라면, 그럼에도 함께 살아야 하는 사이라면, 서로를 혐오하는 것보다는 도우면서 함께 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 응원 [곁에서 성원함. 또는 호응하여 도와줌.]

  변변찮은 글이지만 이전에 내가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쓴 글에 많은 댓글이 달렸다. 그중에서 내 마음에 단번에 들어온 댓글이 있었다. 몇 달 되었지만, 여전히 그 댓글이 종종 머릿속에 떠올라 가슴이 벅차고 힘이 된다.
  "당신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당신들의 행복을, 그리고 우리 모두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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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5/07/06 23:09
수정 아이콘
상대를 이해 한다는 것은 역지사지를 한다는 것이고, 역지사지를 한다는 것은 결국 상황만 바뀐 나를 거울 보듯 바라보는 행위지요. 모두들 아마 자신 밖에 모를 것이고, 죽을 때 까지 다른 누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아니, 자기 자신이라도 알면 다행이죠. 아무렴 어떻습니까. 그래도 대충 즐기며 살아야겠지요.
호구미
15/07/06 23:10
수정 아이콘
행복을 적절하게 찾아가며 잘 살아갑시다
소신있는팔랑귀
15/07/06 23:13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동성애든 이성애든 찬성 반대할만한 사안이 아니죠. 아무래도 남초사이트다보니 동성애에 관해 남성분들 이야기는 들을 기회가 많아도 여성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적었는데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저도 죽었다 깨어나도 저글링앞다리님같은 분들을 완벽하게 알게되지는 못하겠지만, 동성애에 대해 감히 찬성한다 인정한다는 말 따위는 하지 않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웨이드
15/07/06 23:1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매우 공감되는 글이네요 동성애자를 인정하는 사회가 아니라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똑같은 평범한 사람인 사회가 하루빨리 왔으면 합니다
신중함
15/07/06 23:17
수정 아이콘
조용히 추천하고 갑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5/07/06 23:20
수정 아이콘
결국은 다름을 인정하고 너는 너, 나는 나의 삶을 살면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 되죠. 그 선을 넘어오는 사람은 불편한 존재, 혹은 싫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Arya Stark
15/07/06 23:2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은 무지 차체에서 비롯 된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오는 두려움에서 시작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들이 주는 안락함 안도감등도 결국 모르는 것에서 시작하고 어떤 계기로 인해서 알게되는가에 대해서 생각 해보면

우리가 모르는 것들을 대할 때의 자세에 대해서도 조금은 생각하고 바뀌고 불편한 부분이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화장실 문에 "가난한 자에게 자비를 베풀지 못해도 가난한 자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을 보면 함께 기뻐하라" 라는 말이 있더군요.

험난한 사회에서 스스로의 정체성만으로 많은 고비를 넘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지는 못해도 작은 발걸음 하나에 같이 기뻐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15/07/06 23:25
수정 아이콘
차분하고 힘있는 좋은글이네요. 많이 느끼고 갑니다
Around30
15/07/06 23:29
수정 아이콘
그대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돈보스꼬
15/07/06 23:30
수정 아이콘
많은 생각이 드는 글인데 당장 어떻게 정리가 안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퍼튜니티
15/07/06 23:31
수정 아이콘
조금 핀트가 안 맞지만 저는 그냥 사람이 다 불편합니다. 제가 불편함을 느끼는 만큼 타인도 저를 불편해 함을 느끼지만 그냥 그 불편함을 개선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적당한 불편함, 적당한 거리감이 편한건지도 모르겠네요.. 적대적이 아니라면 불편한 상태도 나쁘지 않다... 라고 생각하며 거의 예약하지 않는 7년의 단골에게 항상 예약을 얘기하며 불편함을 선사하며 살고있네요. ^^;
입술사이
15/07/07 00:01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댓글 달아봅니다. 한달 정도 해외를 다녀왔는데 아무도 나를 모르고 내가 그들을 신경?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게 얼마나 편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친구 가족 떠나서 혼자 있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막상 한국으로 돌아오니 내가 신경 쓸 사람이 많다는것에 다시 피곤해졌지만 해외에서 혼자 외로움을 느낌으로써 그나마 그래도 내가 사람간의 이해를 갈구하는구나 하고 느꼈네요ㅠㅠ
WeakandPowerless
15/07/07 01:17
수정 아이콘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예를 들어 미용실 갈때 "예약하시고 오세요 그러면 더 좋아요" 이 말 항상 듣는데도 예약 안 하고 그냥 지나가다 가게 되네요 ㅠㅠ 반성합니다. 아 반성해야 되는 게 맞나요???
15/07/07 08:52
수정 아이콘
일겅 ㅠ 저도 항상 저 말 듣는데... 그 때 그 때 시간이 비거나 생각날 때 문득 가게되어서..
15/07/06 23:31
수정 아이콘
이해한다, 인정한다는 말을 하기엔 제가 아무것도 아니란걸 지금은 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기 어렵습니다.
예전엔 그런 말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남들과의 대화에서 편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쓰기도 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그러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저는 저와 다른 성향의 사람이 이 세상엔 존재한다.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건 굳이 동성애자, 이성애자, 여자, 남자에 국한되지 않는듯 합니다.
저는 사랑이 아닌 다른 면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평범한 사람도 저와 다른 성향의 사람이 되지요.
여러가지 면에서 비판을 받기도 하며 너는 잘 못 되었다, 틀리다라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하다 못 해 저희 어머니도 저에게 평범하게 좀 생각하고 살라고 하는데 저는 그 평범하게 생각하고 사는게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그저 제가 다른 사람들을 쉽게 어째서일까 판단하지 못 하는 것 처럼 다른 사람들 역시 나에 대해서 그러지 않을까 추측해볼 뿐입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루홀릭
15/07/06 23:42
수정 아이콘
성소수자들도, 성소수자가 아닌 이들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기를.
저 역시도 저의 바로 옆에,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 아이와 함께하고 있지만, 아무리 오랜 시간 함께하더라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겠지요. 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다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인간대 인간으로서 나와 다른 인간이니까. 타인을 100%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자만에 불과한 거니까...
15/07/06 23:48
수정 아이콘
동성애자끼리 같이살고 다른 게이커플과 협의해서 인공수정으로 애를 만들면 되지 않나하고 생각해봤는데 이렇게 안하고 이성애자랑 사시는 이유는 뭔가요?
저글링앞다리
15/07/06 23:53
수정 아이콘
저는 솔로입니다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제 글에 곤님께서 오해하실만한 구절이 있었나요?
15/07/07 01:19
수정 아이콘
아 죄송합니다 잘못읽었었네요
음란파괴왕
15/07/06 23:5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15/07/07 00:10
수정 아이콘
언젠가는 이성애자 / 동성애자 이런 식으로 나뉘는 개념자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성애, 동성애 아니면 양성애 모두 다 사람이 사랑하는 방식일 뿐인텐데요.
자신과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타인들을 카테고리화 하는 것 부터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5/07/07 00:12
수정 아이콘
그 구분이 있어야 자신부터 규정할 수 있지요. 범주화를 안 하면 언어생활도 할 수가 없어요.
아수라발발타
15/07/07 00:26
수정 아이콘
아주 오래전 별명이 "마누라"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역시 유별난 "자아찾기"로 너무 힘들어 있었을때 왠지 만만해 보였던 그 친구에게 이런 저런 고민을 토로 했고
그 친구 역시 힘들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최근에 겨우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었습니다

그떄는 제가 "쿨"한지 알았습니다 "마누라"와 우정을 쌓는데 성취향따위는 문제되지 않는다며 고루한 꼰대들을 비웃었죠

근데 "마누라"가 찰랑이는 머리결의 다른 친구에게 고백해야 겠다며
가장 친한 친구인 저에게 의논을 해왔을떄 겨우 제 혐오를 눈치챌수 있었습니다

"마누라"를 용납할수 있었던건 그가 거세된(그렇게 보였던) 상황에서만 가능했던 겁니다

누구나 처럼 "마누라"도 욕구가 있었고 그떄의 저처럼 플라토닉한 또는 새빨간 욕망도 있었습니다
물론 못채운 욕구에 좌절하거나 아픈 짝사랑에 혹은 거절당한 프로포즈에 괴로워하며 울며 난리를 쳐댈.... 그리고 마침내 청춘의 한고비를
돌고 나면 쓴웃음으로 추억할 "권리"도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에도 그런거 알았습니다
어쩌면 머리결 좋은 그녀석과 "마누라"는 운명적 사랑을 시작하게 될수도 있었습니다

근데 저는 "마누라"의 노출된 욕망을 경멸했습니다
같이 목욕도 다녔던 "게이 친구"가당혹스러워 졌습니다
가뜩이나 조약한 제 인간망에서 그고백이 불러올 파장을 수습하는게 버겁고 귀찮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착하디 착한 제 친구 "마누라"를 비열한 협박으로 다시"거세"시켜 버렸습니다

지금 저는 "마누라"의 친구가 아닙니다

간혹 몇다리 건너 들리는 소식으로 짐작컨대 "마누라"는 커밍아웃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녀석이 그 간절함으로 제게 기댄다면 머리를 한대 툭 치며 "나는 항상 네 친구다"라는
오글거리는 멘트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5/07/07 00:53
수정 아이콘
만약에라도 그 친구분을 만날 기회가 있으시다면, 늦었지만 그 말씀을 해주시는게 어떨까 하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분명, 그분께는 그 어떤 응원보다 큰 힘이 될것 같아요.
15/07/07 00:29
수정 아이콘
좋은글에는 좋은 반응이 많아야죠. 내가 어떤 장소 어떤 상황에선 늘 이해 받지 못하는 소수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잊고 있던 행복에 대해서 좀더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힘든 용기를 내서 글을 옮겼을텐데 그 만큼의 행복을 댓글에서 발견했으면 좋겠네요.
맥새우타워와퍼
15/07/07 01:01
수정 아이콘
저로서는 아마 죽을때까지 동성을 보면서 두근두근거리는 다른 모습의 사랑 장면의 주인공이 되질 못할겁니다. 사실은 이성을 보면서 두근두근 거리는 사랑 장면의 주인공이 될 자신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온갖 사랑이야기들은 다 반짝반짝해 보입니다. 제가 비는건 님께서 지금 반짝반짝거리는 사랑이야기 가운데 있었으면 좋겟네요.
WeakandPowerless
15/07/07 01:18
수정 아이콘
우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서로를 혐오하는 것보다는 도우면서 함께 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참 좋네요. 그러게 말임돠 해끼치지 않는데 왤케 해라고 느낄까요
아침바람
15/07/07 01:42
수정 아이콘
서로 이해하고 사는건 좋습니다.
강요만 하지 않는다면요.
하지만 최근 퀴어 축제와 관련되서는 이해를 강요하는 느낌이 많네요.
15/07/07 01:49
수정 아이콘
요즘 피지알에 동성애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서 덕분에 곰곰히 생각해봅니다만...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성소수자들이 힘겹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막상 제 아들이 어느날 그런 고백을 해 온다면 슬플거 같은게...
제 스스로가 동성애에 대한 이해보다 나랑 상관만 없으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네요...
좋은 글 감사드리고 저도 저글링앞다리님의 행복을 응원하겠습니다.
세츠나
15/07/07 10:31
수정 아이콘
내 아들한테 있는 일이면 설령 내 아들이 살인마가 되서 연쇄살인을 저질러도 안죽기를 바라는게 엄마 아빠 마음이죠.
내 아들한테 아무리 좋은 여자가 다가와도 도둑년으로 보이고요. 그렇다고 세상의 연쇄살인마들이 안죽어야 되거나
아들을 평생 끼고 살면서 장가를 안보내지는 않겠죠. 아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그냥 사건일 뿐 판단 기준이 못됩니다.

사회적으로는 노동자를 위해 투쟁해도 내 아들은 의사 변호사 되고 부자되길 바라는게 부모 마음이기 때문에
동성애를 지지하건 말건 내 아들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비정상적인건 물론 아니죠. 부모는 이기적이니까.
'내 아들이 이러저러하면 어떻하지?' 라는건 물론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누구도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 생각이 반영하는 것은 결국 내 아들의 가치관이 아니고 나의 가치관입니다.
내 눈에 차는 며느리, 내 눈에 차는 교육, 내 눈에 차는 직업. 이건 그냥 내 욕심이죠.
동성애자 문제 뿐만이 아니라 아들이 대학갈때 군대갈때 온갖 경우에 부딪히게 되는 지극히 사적인 문제죠.
그런 '내 아들'을 공적 영역이나 논쟁에 끌어들이면 당연히 모순이 생깁니다.

'내 아들은 최소 SKY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걸 법제화하거나 아들에게 강요하면
갈등이 생기고 오히려 부모자식이 모두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자식이 마음대로 하게 놔두는게 능사도 아니고요.
결국 이건 가정의 교육방침이나 가족관계의 어떤 복합적인 문제이지 순수하게 교육기관의 문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내 아들이 동성애자면 어쩌지? 라는건 순수하게 동성애자의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응원이건 논쟁이건 이런 부분은 최대한 언급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15/07/07 11:26
수정 아이콘
동감을 표현하는 방식도 여러가지일텐데... 응원을 표현하는 글에 이렇게 까지 타박을 하신다면 지지의 저변이 넓어지는 것은 어려울 듯 합니다.
세츠나
15/07/07 11:57
수정 아이콘
제가 너무 예민했던 것 같네요. 댓글을 지우는 것도 무책임한 것 같고 핵심만 남기고 수정했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5/07/07 12:14
수정 아이콘
제 부모님도 어...님처럼 제가 동성애자인걸 슬퍼하십니다.
저는 아이를 낳을 수 없기 때문에 평생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겠으나, 자식된 입장에서 어...님의 생각에 답변을 드리자면,
내 존재를 슬퍼하는 부모를 보았을 때 그 자식이 얼마나 더 슬프고 참담하며 세상에 내 편이 하나도 없는듯 느껴지는지
그것을 꼭 한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은 물론 제 인생이 걱정되시고 제가 소수로 힘들게 사는걸 가슴아파 하실테고 그래서 슬프신것이겠으나,
제가 느끼는 것처럼 세상에 내 편이 하나도 없는것처럼, 난 더이상 기댈 곳이 없는것처럼 절망적인 감정은 들지 않으리라 감히 예상합니다.
혹여 나중에 같은 고민을 하게 되는 일이 생기신다면 꼭, 자식의 입장에서도 한번쯤 생각해 주신다면 어떨까 합니다.
이사무
15/07/07 02:19
수정 아이콘
쪽지 드렸습니다.
llAnotherll
15/07/07 09:18
수정 아이콘
사람이 서로 완벽히 이해하는건 불가능하고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듯이 내가 너를 인정하노라가 불필요할지언정

그래도 서로 알아가고, 마주봐 웃으며 살아갈수도 있겠지요. 성별과 상관없이 개인은 개인, 사람은 사람.
언젠간 편견없고 친한 남자사람친구도 생겨보셨으면 좋겠네요. 별다른 뜻은 없고, 세상은 넓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15/07/07 10:0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제 일부 동성애자 친구로 판단해서 동성애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었네요. 종종 이야기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만....원하지 않으셔도 어쩔수....
세츠나
15/07/07 10:34
수정 아이콘
이성애자가 케바케이듯 동성애자도 케바케인 것 같습니다. 위에 저글링앞다리님은 이성형제와 데면데면하다 하셨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일 경우...또 여중 여고 테크를 안타고 공학을 다녔을 경우...어쨌건 인간의 인격과 성격 등을 형성하는건
성장환경과 같은 복합적인 부분이니, 이성애자가 온갖 다양한 양상을 가지고 있듯 동성애자도 그렇겠죠.
만약 이성애자 전체를 묶는 어떤 '이성애자 다움'을 찾을 수 있다면 '동성애자 다움'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마 그런건 없을겁니다. 적어도 인간이 발견하기는 힘들겠죠.
15/07/07 11:21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전 아메리칸뷰티에 나오는 마초적인 대령 게이와 홍석천씨 같은 여성적(..사회적인 통념의)인 동성애자만 생각했는데(제 친구의 경우도 그렇고) 생각해보면 이성애자 남자 친구들 가운데서도 여성적인 면이 강한 사람이 있었네요.
외모는 우락부락해도 감정이 여린 친구도 있는 것 처럼, 또한 인생의 많은 부분이 그런 것 처럼 흑과 백 사이에 무수한 회색이 존재함을 언제나 생각해야..
크라쓰
15/07/07 10:54
수정 아이콘
저는 동성애자들이 불편해요.
저와는 다르고글제가 경험한 많지 않은 사람들과도 다르고 제가 느끼기에 편안하지 않으니까 불편하다는 표현이 맞겠지요.

하지만 작성하신 글처럼, 그럼에도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섞여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에서 저글링앞다리님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王天君
15/07/07 11:07
수정 아이콘
Lady Gaga의 Born this way 들으면서 기분 푸세욧!
손연재
15/07/07 11:20
수정 아이콘
어쩔 수 없이 공감은 못하지만 이해는 해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15/07/07 11:23
수정 아이콘
저는 성소수자가 불편합니다. 장애인도 불편하고 피곤해 보이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이쁜여자와 히히덕 거리며 돌아다니는 백인들도 역시 불편 합니다. 흑인도 무섭고 불편하고 저보다 많이 부자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난한 사람들도 종교색이 깊은 사람들도 앞뒤 없이 무식한거나 지나치게 똑똑한사람들도 불편 합니다. 나보다 높은 사람들도 불편하고 팀원들도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처가집 식구들도 많이 불편하고 가끔은 본가 가족들도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그 밖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불편 합니다.

하지만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해하고 공감을 하기 위한 노력 같이살기위한 노력을... 멈추는 순간 바로 제가 꼰대가 될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듬니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40대 중반을 향해 가면서 점점 그 두려움이 커져갑니다.)

다른 이야기로... 후배가 자신의 여동생이 소수자라는 것을 알게되고 저에게 상담을 청한적이 있었습니다. (술자리가 아니라 좀 진진한 분위기에서의 상담...) 그 자리에서 그 친구가 한말 중 하나가 동생이 20대 중 후반인데 가족들이 견디기 힘들어 분가를 하고 싶다는 한다 라고 하더군요. (그 친구의 가족 분위기는 모르지만 제 후배는 기본적으로 지지한다고 알고 있고 부모님들은 아직 모르는 상황) 그래서 제가 한말 인데...

'가족이 아무리 견디기 힘들어도 최소한 적은 아니다. 가족도 견디지 못하면 어떻게 우리사회에서 타인을 견딜 수 있나? 우리나라에서 소수로 사는 것은 분명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돈이 없는 것이다. 특히 소수가 돈이 없다면 정말 말도안되게 힘들것이다. 니 동생이 얼마나 버는지 모르지만... 나이와 직업으로 보아 그리 많이 벌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집에서 나간다면 틀림없이 저축이고 뭐고 어렵게 된다. 일단 집에서 무조건 돈을 모으라고 해라. 자신이 소수일때는 돈이라도 많아야 견딜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제가 한말 중 가장 틀린 말일 수도 있고 가장 속물적인 말일 수도 있으며 정치적으로 바르지 않는 서사일 수도 있지만... 다시 그런상황이라도 그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5/07/07 12:10
수정 아이콘
소수일때는 돈이라도 많아야 견딜 수 있다는 말,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만 알려드리고 싶어요. 동성연애자라는 말은 보통 사용하지 않습니다. 많은 동성애자들이 동성연애자라는 말은 기분나빠하거든요.
대개 동성연애자라는 말을, 동성애자라는 말의 격하로 느끼는 분들이 많으며 저 또한 그렇습니다.
모르시기에 하신 실수 같아서, 혹시나 다른 곳에서는 실수하시지 않으셨으면 해서 답글 남깁니다 :)
15/07/07 12:22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수정해야 할 부분은 수정 하겠습니다. 그럼 구분을 해야 할때는 소수자 혹은 게이로 표현 하면 되나요?
저글링앞다리
15/07/07 12:23
수정 아이콘
네, 동성애자가 가장 보편적인 표현입니다 :) 혹은 성소수자 전체를 아우르는 퀴어, LGBT란 표현도 많이 쓰구요.
수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_^
15/07/07 12:26
수정 아이콘
아... '연애'와 '애'의 차이 였군요.

그건 그렇고 후에 소수자에 대해 궁금사항이 있을때에 쪽시로 문의 드리겠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5/07/07 12:28
수정 아이콘
네. 보통 '사랑'보다 '연애'가 더 가벼운 늬앙스로 여겨지니까요 :)
쪽지는 언제든 주셔도 좋지만, 제가 주로 비로그인 상태에서 피쟐을 하다보니 답장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점은 미리 양해를 구하겠습니다^_^;;
영원한우방
15/07/07 23:17
수정 아이콘
여러 생각이 드는데 잘 풀어 쓸 자신이 없네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시길 바라요. 이거 진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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