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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01 22:32:36
Name 귀가작은아이
File #1 20150722_074225.jpg (2.82 MB), Download : 41
Subject 고양이와 살아가는 방법!


△모든 걸 놓아버린 첫째. 막내 보모일과 아이폰 충전을 담당.


약속시간 기다리느라 강제 야근 중이어서 할 것도 없고... 자게에 몇 글자 써내려 볼까 합니다.
이 글은 예비 집사님과 현직 집사님들을 위한 글이니 냥덕님들께서는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1.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한다

: 강아지에게처럼 '내 말을 네가 알아 듣도록 해라' 같은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고양이와 살아가는 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사용해 왔던 언어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야옹이라고 해서 다 같은 야옹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기분나쁜 무웅~도 있고 애교섞인 냐~도 있습니다. 여기서 더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배고파'의 야옹과 '심심하니까 날 봐줘'의 야옹이 구분 가능할 정도로 심화된 단계도 있습니다. 실제로 고양이를 키워보면 목소리와 몸짓 언어로 하는 고양이 말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1) 밥그릇 채워줘
2) 간식 빨리 줘
3) 놀자
4) 화장실 치워줘
5) 귀찮으니까 꺼져
6) 졸려
7) 이거 뭐야? (처음보는거)
8) 왜 이제야 왔어!
9) 기분 좋다
10) 아파!
11) 끄~응 (똥싸는중)
12) 이 새끼가!!
13) 날 좀 쳐다봐
14) 저 벌레 잡을거야 잡아서 죽일거야

생각나는 것만 써도 이 정도입니다. 각각 항목에서 표현하는 소리와 행동이 전부 달라서 구분이 가능해요.


2. 신체를 단련(?)해야 한다

: 새벽에 고양이가 스위치 켜져서 우다다다다다다다 집안을 뛰어다니는 통에 자다 말고 명치를 짓밟혀도 그러려니 하고 다시 자야 합니다. 적응 기간에는 두 시간마다 깨서 울어대더라도 가여이 여기고 달래주며 쪽잠을 자야 합니다. 이 생활을 약 한달 정도 합니다. (개체마다 차이는 있어요) 이러면 잠을 푹 못자니까 누가 건들면 폭발할 것 같고 업무에 집중이 안되며 항시 정신이 몽롱합니다. 누워서 TV를 보거나 폰을 보고 있을 때도 고양이가 캣타워에서 내 몸 위로 뛰어내리는 경우가 왕왕 있으므로 허허 고놈 참 묵직하게 자랐구나 하며 웃어 넘겨야 합니다.

그리고 자잘하게든 심각하게든 고양이가 아플때 4시간마다 약을 줘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 수액을 맞추면서 4시간에 한번씩 사이드로 주사를 놔 준 적이 있습니다. 자다가 알람 듣고 일어나서 약 주고 또 자고... 출근하고...

그 밖의 경우 불을 써서 요리를 할 때 이놈들이 맛있는 냄새가 난다! 내꺼냥? 하고 가스레인지 근처에 점프해 올라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항시 사방을 경계하며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점프해 올라온 경우 하던 것을 중지하고 0.5초만에 냥이를 안아서 내려줘야 합니다. 저희집 땅콩도 안 뗀 막둥이가 뭣도 모르고 불 옆에 오는 바람에 한 1초만에 내려줬는데도 수염 꼬실렸어요...(ㅠㅠ) 첫째는 어렸을 때 인덕션이 뭔지 모르고 그 위에 발을 디뎠다가 호되게 당한 이후로 불 근처에도 안 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화가 된 고양이든 아니든 자잘하게 긁히는 건 언제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주 순한 고양이도 주인 무릎에서 자다가 휘청 넘어가면 반사적으로 발톱을 세우더라구요 (.....)


3. 통장 잔고를 항시 준비해 두어야 한다

: 굵직한 것만 말하면 접종비 21만원, 항체가검사 5만원, 중성화 수술 24만원(수컷), 건강검진 36만원 정도 낸 것이 생각나네요. 저희 집은 두 마리니까..... x2 입니다. (주륵..) 애들이 아프면 돈이고 나발이고 낫기만 했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만 형편이 궁해서 그마저도 못 하거나 더 좋은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을 때는 몇 년이 지나도 생각하면 한스럽고 눈물이 나지요. 집사는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합니다. 고소득 직종이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구요, 고양이에게 비상시 투입할 수 있는 여윳돈이 매달 50만원 정도는 항상 있어야 됩니다.

그리고 오래 키울수록 사료 욕심이 생겨서 점점 더 고급 사료를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휩싸이게 됩니다. 아무래도 보고 듣는 게 많아지고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되다 보니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저는 고양이 사료에 대한 정보를 몰라서 10kg에 2만원 정도 하는 마트 사료를 먹였어요. 그리고 그 뒤로는 유기농 사료를 먹였었고, 지금은 그레인프리 사료를 급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치킨밀, 조지방, 메티오닌 같은 단어를 전혀 몰랐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은 누가 사료 이름을 말하면 성분을 줄줄 말해 주거나 최소한 검색해서 알아보고 추천/비추천 여부를 알려줄 수 있는 정도까지는 올라왔어요.

사료 원료 중 계육과 닭고기의 차이를 아시나요? 성분에 '계육'이라고 써져 있는 사료는 닭인지 꿩인지 오리인지 모를 조류의 부산물들을 섞어 썼다는 것이고, 닭고기의 경우 좋은 사료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뼈를 발라낸 신선한 닭고기, 건조 닭고기, 신선한 닭 간'.



아... 한 8번까지는 쓸 생각이었는데 이제 약속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본의 아닌 절단 신공이네요. (;;;)

모자란 글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댓글로 많이 채워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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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러플린
15/09/01 22:38
수정 아이콘
요새 여기 짜르는게 유행인가봅니다....
귀가작은아이
15/09/01 22:43
수정 아이콘
끊었는데도 약속 늦었어요 헉헉.
조속히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cottonstone
15/09/01 22:48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도 동물키우는 데 돈이 많이 드는군요. 미국도 정말 비싸거든요. 개가 아파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다 하면 200불이 우습게 나오더라고요. 한 번은 엑스레이찍고 약 받아 오고 두 번째는 수의사 보여주고 약만 받아왔는데 $260, $180 이렇게 나온 것 같아요. 약은 특별한 거 아니고 진통제와 스테로이드였고요. 요즘 항상 건강해서 늘 접신께 예 보이듯 감사하단 말 자주 합니다.
여자친구
15/09/01 22:52
수정 아이콘
퓨... 정말 개든 고양이든 똥오줌이 아니라 털만 아니면 키워보고싶은데... 힘드네요. 출근시 맡아줄 사람도 없고...ㅜ 혼자사시는 직장인분들은 어떻게 펫을 기르고 계시는건가요?
거참귀찮네
15/09/02 18:36
수정 아이콘
고양이 2년차 집사입니다. 출근하면 퇴근할때까지 냥이는 집에서 잠을 잡니다^^ 퇴근하고 와서 잘 놀아주면 되니 외로울까 염려는 안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털은.. 중단모종인데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장모종은 어떨지 상상도 안되네요. 개개인의 깔끔도에따라 다르겠지만 평소 방 청소 주기가 3배정도 빨라진것같습니다.
지구특공대
15/09/01 22:56
수정 아이콘
뭐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키우는걸 후회는 절대 안합니다. 고양이 키우고 있는데 녀석이 워낙 애교많아서 5년넘게 키웠는데도 만족하고 있거든요. 저는 사료는 그냥 프로베스트 먹이구요. 간식은 가다랑어,닭가슴살 번갈아가면서 주고 있네요.털도 집에서 깎고 하니까 의외로 1년기준으로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진 않더군요.
덴드로븀
15/09/01 22:57
수정 아이콘
사람도 그렇지만 동물도 건강한게 정말 최고인것 같습니다. 돈이야 벌면 되는거지만 말도 못하고 혼자서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짠할수가 없죠...
저희집주인냥도 어느날 갑자기 방구석에 가서 안나오는데 거시기에서 피오줌이 줄줄 나는겁니다.
배가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혼자서 힘줘서 오줌도 못싸고... 근처에 24시간 병원이 없어서 어쩔수없이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근처 동물병원 갔는데
방광염이더라구요. 다행히 결석이 생긴건 아니라 큰 수술없이 카테터 삽입하고 2일정도 입원시켰는데 그모습이 얼마나 짠해지는지...
돈은 다합쳐서 40만원정도 들었던것 같은데 그이후로 하루라도 오줌 안싸면 괜히 걱정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진 크게 아픈곳 없이 잘 지내줘서 고맙네요.

이제 7개월된 아들이 슬슬 고양이에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내년쯤이면 엄청 쥐어뜯기지 않을까...싶어지네요 크크크크
15/09/01 23:19
수정 아이콘
(같은) 고양이를 15년째 키웁니다.
제 닉네임이 말해주듯 원래 고양이를 많이 싫어해서 초반에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와이프가 고양이를 좋아해서 연애시절 거리애서 주워온 고양이인데 하도 오래 사니까
고양이가 밥달라는 울음소리도 잘 안들리는가 봅니다. 결국 제가 밥주고 물주는 분위기.ㅜㅜ
음란파괴왕
15/09/01 23:19
수정 아이콘
털만 아니면 키우고 싶은데 늘 이런 글만 보면 아쉽네요. 항상 그림의 떡 ㅠㅠ
어리버리
15/09/01 23:19
수정 아이콘
제가 고양이 좋아하지만 못 키우는 이유의 첫번째가 3번입니다. 저 커다란 돈을 감당할 엄두가 안 나서요. 강아지도 마찬가지지만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의 얘기 대부분이 병원비는 허덜덜하게 상상을 초월한다는거. 사람 아픈 것보다 더 많이 든다는거. 이거 감당 못하고 고양이 유기하시는 분이 적지 않죠.
Galvatron
15/09/02 00:10
수정 아이콘
충전중이네요.
15/09/02 00:19
수정 아이콘
냥이를 키우는것은 여친을 만나는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가끔 보면 고양이란 놈들은 남자사람 머리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프로아갤러
15/09/02 00:19
수정 아이콘
집사로서 고난의 행군 중이시네용 화이팅
최강삼성돌중일
15/09/02 01:09
수정 아이콘
새끼때부터 키우다가 6년차 집사입니다.
어느새인가 고양이가 사람보다 빨리 늙는다는 생각을 하게되면 왠지모르게 슬퍼집니다...

오래오래 건강해야되는데...
이명박
15/09/02 01:28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집안에서만 키우면 접종은 크게 유의미한가싶습니다
두마리 집사인데 둘다 접종안했는데도 무척건강한 것을 보면........
중성화가 좀 문제긴하지요 ㅠㅠ
카롱카롱
15/09/02 08:40
수정 아이콘
중성화를 하려면 병원을 가야하고 병원은 항체 없으면 매우 위험한 곳이라...
저희집 냥이는 어려서는 몸이 너무 약해서 접종 못하다가 늘 가던 병원 말고 a병원서 중성화 2주후 b 병원서 1차 접종...이렇게 했는데 범백이 뙇 걸렸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아서 다행입니다
15/09/02 09:04
수정 아이콘
운이 좋은 것이지요. 접종 안하고 키우다가 범백걸려서 오는 경우 많습니다.
15/09/02 10:44
수정 아이콘
사료 욕심을 부리다가 오리젠에 정착했어요. 그런데 적당한 모래를 찾기가 어렵네요.
이것 저것 써봤는데, 사막화가 너무 심하거나, 먼지가 날리거나, 응고가 잘 안되거나, 냄새를 못잡아 준다거나 다 단점이 있네요.
혹시 추천 해 주실만한 모래가 있나요?
태랑ap
15/09/02 12:31
수정 아이콘
모래에 돈투자하는건 아까워서 원목으로
화장실을 만들어서 그안에 플라스틱통에
모래를 담아서 5년째 사용중인데 냄새/사막화
양쪽다 매우 만족중입니다
카롱카롱
15/09/02 15:18
수정 아이콘
두부비지계열 모래가 매일 치우는게 가능하고 냥이가 안 싫어하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응가하면 곧장 안치우면 냄새 난다는거 말건 최고에요...일단 사막화가 없는게 사람 건강과 직결이라--;
15/09/02 15:5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두부비지 모래는 처음 보네요. 한번 사용해 봐야 겠습니다.
카미트리아
15/09/02 16:43
수정 아이콘
사막화에는 펠렛이...
냄새는 걍 적응하고 살아요.
거참귀찮네
15/09/02 18:40
수정 아이콘
오리젠 좋아요. 요즘에는 웰니스도 수입되어서 선택지가 늘어났습니다^^
털은 괜찮아도 모래는 싫어서 처음부터 우드펠렛 사용했는데 냥이 화장실을 제 화장실에 같이 두고 사용하니 청소하기도 좋고 냄새도 덜 불편해서 좋습니다.
카미트리아
15/09/02 16:41
수정 아이콘
싱크대 위에 올라가면 혼냅니다.
안 올라갈때까지요.

큰방은 출입금지고 우다다하다가 사람 밞으면 혼냅니다..
알아서 뛰어 넘어다니더군요.

사람 먹는건 지들은 못 먹는 것입니다.
호기심에 냄새는 맡아도 덤벼들지는 않더군요.

고양이도 하지 말아야 할건 배워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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