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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5/29 00:02:19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흉흉합니다.
사실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라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21년 전 소위 말하는 87년 6월이 있던 시기에 어릴 때 멍청한 경찰 덕에 불발탄 최루 분말 뒤집어쓴 기억이 떠오릅니다.

다음 아고라라든지 아프리카 중계방을 보아도 날이 갈수록 위기감이 높아져 갑니다.
어제는 사복경찰이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 사이에서 채증하려고 하는 것이 발각되더니
오늘은 사복경찰이 문화제 중인 시민들에게 붙잡혀서 인터뷰를 당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뜬소문이기를 바라지만 오늘 폭력시위를 조장하려는 소위 프락치들이 백여명 있을거라는 소리도 들립니다.

지금 청계광장은 포위되었고 어처구니없게도 그렇게 포위한 다음 해산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다가 못볼 것을 볼 것 같기도 하고 어릴 때의 악몽이 되살아나기도 해서 꺼 버렸습니다. 이런 날은 더합니다.

어쨌거나, 경찰력으로 사면을 막아놓고 해산 운운하는 것은 권고가 아닌 협박이고 폭정으로 보입니다. 제 눈에는요.
(아주 완전히 막아놓은 것은 아니었다고 하셔서 일부 수정합니다.)

괴롭습니다.

내가 사는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닌 것만 같고 내가 사는 시대가 2008년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에게 최루탄 손대포 불발로 최루탄 분말이 뒤집어씌워졌던 1987년으로 돌아간 것만 같습니다.

아니, 나는 겪어보지도 못하고 그저 드라마로만 보았던 일제시대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꿈이기를 바라지만 그 꿈은 날로 더 흉흉해져 갑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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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29 00:05
수정 아이콘
그렇게까지 가기야 하겠습니까만은... 경찰 대응의 마인드 자체가 심각한 문제에 빠진듯 합니다..
시위는 2008년식인데, 대응은 1986년 마인드로 하고 있으니..

왜 진압이 안되고 시위가 멈춰지지 않는지 경찰 스스로도 의아해 하고 있을 겁니다.
08/05/29 00:09
수정 아이콘
아까 해산한다고 하더니 경찰 철수하자 마자 다시 나왔네요...
08/05/29 00:09
수정 아이콘
광화문 소라광장에 있다가 돌아왔습니다. 전경이 길을 완전히 막은 것은 아닙니다. 시청쪽으로 나가는 인도를 불법주차(^^)와 전경들로 막았고, 광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도 막아놓고 그 바로 옆에 전경 정렬을 통해 시청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쪽으로 길을 텄습니다. 덕분에 광화문 시위대는 금방 해산되었습니다. 시청 광장으로 사람이 조금씩 모여들고 있지만 전경 100여명 정도가 이미 대기하고 있었구요.
The xian
08/05/29 00:11
수정 아이콘
Jungdol님// 그랬군요. 방송을 통해서만 보고 있어서 세부적인 사항까지는 몰랐습니다.

집에만 있으니... 저 대신 싸워주는 분들께 면목이 없군요.
The)UnderTaker
08/05/29 00:11
수정 아이콘
사복경찰이 "공무집해 방해하지마세요 " 라고 한마디하고 경찰차타고 가더군요.
꼬마산적
08/05/29 00:50
수정 아이콘
다함께 에서 해산하자고 했지만
니들이 언제부터 우릴 대표했느냐?
그럴거면 우린 여기까지 왜 뛰어 왔느냐?


동대문 운동장 앞에서 나온 말들입니다
사실 다함께가 저들을 아니 우리들을 대표하긴 힘들죠
한번 혼날줄 알았지만요
08/05/29 00:54
수정 아이콘
오늘 광화문에서도 촛불 문화제가 끝난 후 약간 뒤쪽에 있던 그룹에서 '나가자'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외치고는 앞장섰습니다. 몸에 붙인 스티커 등을 보아 다함께 였었던 것 같습니다. 시위 진행 상황을 보면서 언제나 가장 맘에 걸렸던 것이 '다함께'의 존재였는데, 점점 문제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대문에서는 다함께가 나눠준 피켓에서 다함께 문양(꽉진 주먹) 부분을 찢어버리자는 이야기도 나왔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08/05/29 01:03
수정 아이콘
무섭네요. 시위 한 번 나갔다가 팔목에 금이 가 돌아온 친구도 그렇고(괜히 제가 더 흥분해서 손배청구하자 난리였지요), 곧 죽어도 시위대가 잘못했다며 MB 추종에 여념이 없는 직장동료도 그렇고, 그렇고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한숨만 쉬고 있는 저도 그렇고. 이러한 상황들을 만드는 현 국가(지도부)의 행태까지, 참 무섭네요. 말씀하신대로 정말, 흉흉합니다.

그나저나 87년이라…. 부모님 손에 이끌려 사직공원에 갔다 돌아오는 버스 안, 날카로운 고함 소리와 눈.코를 찌르는 최루탄 가스에 놀라 엉엉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 때, 그 시절.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한데요. 그리고 그보다 더 끔찍한게, 그 유쾌하지도 않은 시절을 향해 열심히 잘도 달려가는 지금.
08/05/29 01:54
수정 아이콘
87년... 전 고려대 근처에 살았었습니다. 그당시.. 고대 뒷동산은 저와 제 친구들의 놀이터였구요.
대략 초등학교 1~2 학년때로군요... 끔찍한 기억이죠. 친구들과 딱지치기, 팽이치기하며 놀다가,
최루탄 냄새가 산을 넘어 날아오면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죠.

이상한건....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도, 최루탄은 데모하는 나쁜 대학생들 때문에 뿌리는 거라고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데모하는 앞을 지나갈때, 최루탄 냄새를 맡고 주저앉아 울고 있던 저를 안고 빠져나가던 대학생 형도 생각나거든요.
이게 교육의 힘이죠. -_-;

그나저나.. 경찰이 종로 한복판에서 최루탄을 쏜다면??
후.... 당시 대학생들이었던 현재 40대 분들 제대로 자극받겠군요. 진짜 큰 일이 나겠습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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