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4/01 16:52:13
Name 도로시-Mk2
File #1 111.jpg (116.0 KB), Download : 45
Subject [일반] [케모노 프렌즈] 애니보고 울었어요....



[ OP ]







[ ED ]








사실 저는 애니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분기 애니메이션이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본 것도 없습니다.

케모노 프렌즈라는 애니도 당연히 몰랐습니다만...  pgr 자게에 추천글도 있고 텔레그램으로 제 친구가 강력히 권해서 뭐냐 싶어서 봤습니다.



1화를 보고 아 재미없다... 하고 하차했습니다.

3d 애니메이션 같은데 뭔가 저예산인지 싸구려틱하고 어색한 것 같았고 수인(?) 좋아하는 일부 특정 매니아용 애니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 친구 말로는 닥치고 일단 3화까지만 보랍니다. 그래도 보기 싫으면 관둬도 좋다며.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마지막 12화를 다 보고 저는 울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지알에 찌질거리며 글을 쓰고 있군요.

정확히 애니메이션이 클라이막스로 이어지는 11화, 12화동안 눈물이 맺히다가 12화에서 폭발했습니다.

8x년생 아저씨가 애니보고 우냐고, 이건 뭐 찌질이 븅신인가요? 하고 비웃어도 좋습니다. 사실이니까요 ㅠㅠ





사실 이 애니는 지금 생각해도 성공할만한 애니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제가 비평가도 아니고 전문가도 전혀 아니지만

아무리 봐도 대작 애니라고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호불호가 극히 갈리기도 할 것이고, 저도 1화보고 던졌으니까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애니는 지금 일본에서 말 그대로 인기가 폭발해서 완전히 대세 애니가 되었습니다.

방영 시작할때만 해도 아무도 관심두지 않은 저예산 싸구려 애니메이션이 말이죠.

원래라면 12화 완결내고 끝났어야 할 애니가 부랴부랴 2기 만든다고 하는거 보면 아마 제작진들도 이렇게 대성공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지 싶습니다. 저도 이 애니가 왜 성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 주십시오.




이 애니는 전형적인 로드무비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와중에 벌어지는 사건이 스토리의 중심이죠.

애니 내내 주인공은 '나는 누구인가?' 라는 의문을 풀기위해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많은 동물 사람(프렌즈)들을 만납니다.

그렇게 여행 중간중간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집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여행하는 도중에 또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헤어집니다.

사실 애니를 보는 독자 입장에서는 이미 주인공이 대충 무슨 존재인지 1화시작부터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건 주인공이 누구인지가 아니라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함께 여행하며 쌓는 인연과 우정, 그리고 성장이니까요.





귀여운 동물 소녀(프렌즈)들이 다양하게 나오는 이 애니는 일종의 치유물 같지만 배경은 상당히 암울합니다.

말 그대로 다양한 종류의 프렌즈들만 등장할 뿐,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애니의 배경이 되는 자파리 파크는 분명히 사람들이 만든 공원인데, 지금은 시간이 흘러 녹슬어가고, 무인 로봇들만이

남아서 프렌즈들에게 먹이를 공급하고 있을 뿐입니다. 애니에서는 프렌즈의 존재를 위협하는 괴물들도 등장합니다.

뭔가 포스트 아포칼립스 냄새가 납니다.. 폴아웃 시리즈 같이 말이죠. 인류는 괴물들로 인해 멸망한 것인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치유물 애니 주제에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니, 이건 제작진들이 은근히 썩은것 같기도 합니다 ㅋ




이렇게 적고 보니 도대체 뭐가 재밌는지 알 수가 없군요. 말씀 드렸다시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귀여운 프렌즈들에게 홀린건지, 아니면 제 취향이 원래 이런 거였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1화부터 참고 보면 점점 끌리게 되다가 12화까지 엔딩보면 저처럼 눈물 흘리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고 눈물 났던 애니는 많지 않습니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집 없는 소녀 페린느 정도?  이렇게 보니 저 진짜 올드하네요..


여하튼 일단 보세요. 별루 심각한 애니 아니고, 치유물 답게 맘편히 긴장놓고 보시길 바랍니다. 저연령 애니라고 해도 되거든요.

전 빨리 2기가 나오길 기대 해야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4/01 16:58
수정 아이콘
만우절날 이런 글이 올라오면 진짠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ㅋㅋㅋ. 스쿨데이즈에 낚였던 기억이 있어서...
그래도 이 정도로 글을 잘써주셨으니 한번 볼께요!
힘든일상
17/04/01 16:59
수정 아이콘
맘편히 긴장놓고 보세요 ㅋㅋㅋ
도로시-Mk2
17/04/01 17:29
수정 아이콘
만우절이랑 관계 없이 쓴 글입니당~

근데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보세요 ㅋㅋ
힘든일상
17/04/01 16:58
수정 아이콘
굉장해! 너는 감수성이 예민한 프렌즈구나!
강동원
17/04/01 17:02
수정 아이콘
굽본좌가 제 뇌를 건드린 후로 이젠 이 말만 떠오릅니다.

서울시~
17/04/01 17:03
수정 아이콘
정답은 시청자의 뇌를 녹이기 때문입니다. 흐흐흐..
지탄다 에루
17/04/01 17:08
수정 아이콘
빨리 2기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2화에서 여러 장면들이 너무너무 좋았어요. 어색한 몸놀림 같은 것도 익숙해지니까 정이 들더라구요 크크크
도로시-Mk2
17/04/01 17:31
수정 아이콘
네 첨엔 어색해서 뭐야 이게 그랬는데, 나중엔 익숙해져서 아무런 위화감 없이 봤습니다.
칼리오스트로
17/04/01 17:28
수정 아이콘
최근 애니메이션에는 없는 기교를 부리지 않고 투박하지만 정석대로 만들어서 성공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이 제대로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고 매화 조금씩 내용이 진행된게 계속해서 보게 만든 힘인거 같아요
거기에 다양한 시청자층을 끌어들인 것도 한몫 한거 같구요
그냥 별 생각없이 귀여운 캐릭터 빠는 층에서부터 설정을 고찰하는 걸 좋아하는 층까지 다양하게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어있구요
그리고 주연인 서벌의 시종일관 긍정적인 성격이 단순한 모에 애니메이션과 차이를 만든거 같아요
기존 치유물은 귀여운 동물을 보면서 혼자 웃는거였다면 이 애니는 시청자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주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도로시-Mk2
17/04/01 17:32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저도 위로 받은 것 같습니다...
17/04/01 17:41
수정 아이콘
그들이 제 뇌를...
elegantcat
17/04/01 18:00
수정 아이콘
http://i.imgur.com/cdxCPMZ.png

스포티비에서 NBA 중계 하는 거 라면 끓여 먹으면서 보는데 갑자기 익숙한 그 이름이....
탱구와댄스
17/04/01 18:04
수정 아이콘
타노시~이
카미트리아
17/04/01 18:16
수정 아이콘
혹시 12화에 정지 걸어서 불참한 프렌즈 확인 하셨나요?
도로시-Mk2
17/04/01 18:30
수정 아이콘
아뇨 ㅎㅎ
헤나투
17/04/01 18:23
수정 아이콘
으아... 덕후로서 이감동을 못느끼는게 쓸쓸합니다. 오늘밤에 3회까지 버텨서 다봐야겠네요.
도로시-Mk2
17/04/01 19:26
수정 아이콘
지나친 기대는 더 큰 실망을 낳습니다~ 맘 편히 아무 생각없이 보세요~
물만난고기
17/04/01 19:17
수정 아이콘
저예산이기에 작화는 어쩔 수 없이 구리긴하지만 세계관, 캐릭터에 관한 설정, 복선과 그 떡밥들을 회수하는데 있어서 납득이 가는 자연스러운 연출, 작품 전체를 꿰뚫는 주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다소 평이할 수 있는 스토리에 흥미를 돋구게하는 적절한? 액션씬등 저예산으로 이 정도의 완성도를 뽑아낸 감독이 참 대단하다고 봅니다.
성우에 관련해서 특히 서벌은 초반에 발연기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결국 이 작품의 주제를 가장 잘 살렸죠.
2017년 1분기 최고의 애니라고 생각합니다.
도로시-Mk2
17/04/01 19:24
수정 아이콘
아 전 처음부터 서벌 성우 연기에 대해서는 별로 반감이 없었습니다. 캐릭터에 잘 맞다고 생각했고요.

나중에 보니 초반 부분 한정으로 발연기 논란이 있었던 것 같네요 (^오^)
네가있던풍경
17/04/01 19:58
수정 아이콘
감동적인 애니인가요? 한창 애니 많이 볼 때 하나다 소년사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도로시-Mk2
17/04/01 20:03
수정 아이콘
딱히 그런 류의 애니는 아닌데... 그냥 마지막에 눈물이 나오더군여;
톰 요크
17/04/01 20:18
수정 아이콘
오 한번 봐야겠네요~
저는 특히 쓰르라미 울적에랑 슈타인즈 게이트가 정말 힘들었어요. 초반 2~3편 정도;;
그거 버티고 나니 초몰입~~
RedDragon
17/04/01 22:48
수정 아이콘
쓰르라미 울적에 시즌1 자체가 힘들긴 했죠 크크..
minyuhee
17/04/01 20:30
수정 아이콘
일상물 애니는 좋긴한데 목적이 없죠. 일상이 주목적이니까요.
케모노 프렌즈는 일상물 속성이 있으면서도 주인공이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NoWayOut
17/04/01 20:50
수정 아이콘
히익!

(웃대발 농담입니다)
써니는순규순규해
17/04/01 21:20
수정 아이콘
타베나이데 구다사이
Mephisto
17/04/01 22:04
수정 아이콘
개인적이지만 이 작품은 엔딩곡이 먹여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작품내내 포스트아포칼립스적 떡밥을 보여주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마냥 밝기만하고 가벼운 느낌이 드는 진행에서 한편한편 마무리되는 시점에 들리는 엔딩곡의 여운이 미친 수준이에요.
그래서 1화에 오프닝곡으로 클로징을 하니 다수가 떨어져나간거고 그걸 버티고 나간 이들이 점점 그 여운에 빠져들면서 방금 본화를 복기하면 이게 마냥 힐링물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거죠.
특히나 진행 자체가 주인공은 이방인에 동행인은 토착민이고 결국은 해어짐이라는 결말이 예상되는건데 한화의 끝에 그 해어짐을 암시하는 듯한 여운을 주는 곡을 들어버리면 기분이 진짜.....
Janzisuka
17/04/01 22:15
수정 아이콘
8x년생이시면 오빠, 형이죠. 아저씨라뇨...흥
RedDragon
17/04/01 22:48
수정 아이콘
도중 하차 했는데... 도로시님 믿고 다시 달려봅니다!
도로시-Mk2
17/04/02 12:41
수정 아이콘
너무 믿지 마세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54649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9959 9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52652 28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24109 3
101708 [일반] 요즘 심상치 않은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사고들 [17] SAS Tony Parker 2793 24/06/16 2793 0
101707 [일반] [팝송] 두아 리파 새 앨범 "Radical Optimism" [3] 김치찌개1862 24/06/16 1862 0
101706 [일반] 대한민국은 우생학의 실험실인가? '인적 자본'의 허구성 [51] 고무닦이7782 24/06/15 7782 20
101705 [일반] [서평]《기억의 뇌과학》 - 기억하고 잊는 인간에게 건네는 뇌의 따스한 소개 [1] 계층방정2340 24/06/15 2340 2
101704 [일반] <인사이드 아웃 2> - 다채로운 '나'를 완성하는 과정.(약스포) [22] aDayInTheLife3758 24/06/15 3758 9
101703 [일반] 자작소설) [씨육수]1 [4] 프뤼륑뤼륑2570 24/06/15 2570 8
101702 [일반] 일본 동영상 플랫폼 '니코니코동화', 사이버 공격으로 서비스 중단 장기화 [17] 及時雨6662 24/06/14 6662 1
101701 [일반] 어느 대회 부정참가자의 변명 [28] 닉언급금지11093 24/06/14 11093 5
101698 [일반] 사람을 흉기로 죽였는데 가해자가 동정받는 사건이 있네요 [46] 北海道10659 24/06/14 10659 3
101697 [일반] 왕비(妃), 배(配)달, 비(肥)만의 공통점은? - 妃, 配, 肥 이야기 [7] 계층방정3570 24/06/14 3570 4
101696 [일반] 1400억 과징금을 맞은 쿠팡 [72] 주말8814 24/06/14 8814 1
101695 [일반] Apple Intelligence 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18] 김은동4098 24/06/14 4098 9
101694 [일반] 5월 야외에서 NewJeans의 'NewJeans'를 촬영해 봤습니다. [4] 메존일각3035 24/06/13 3035 11
101693 [일반] 사촌끼리 결혼하는거 막을 합당한 이유가 있나요? [128] 北海道9378 24/06/13 9378 2
101692 [일반] "PB 검색순위 조작" 쿠팡에 과징금 1천400억원…"즉각 항소"(종합) [75] Leeka6400 24/06/13 6400 0
101691 [정치] 우리에게 필요한 것 : 집단소송제도, 증거개시제도, 징벌적손해배상 [20] 사람되고싶다3964 24/06/13 3964 0
101690 [일반] [서평]《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 - 쓸데없이 예민한 사람들의 불평이 세상을 진보로 이끈다 [7] 계층방정3596 24/06/13 3596 4
101689 [일반] 로스쿨 지원자수가 어마어마하게 폭등 중입니다. [59] 버들소리13140 24/06/12 13140 1
101688 [일반] 증권사 보고서란 대체... [48] 시린비10641 24/06/12 1064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