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휴대폰 스팸 많이 받으시나요?

동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말고 짜증이 확 치밀어서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하루에 열 통이 넘는 스팸문자와 전화. 도저히 못참아줄 지경에 이르러 버려서 하나하나 신고하려고 컴퓨터를 켜고 검색을 했습니다.

아~ 스팸이 열 통 넘게 오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모든 이통사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ktf의 경우 3g폰으로 밖에 가입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요금제는 유지하고 폰을 바꾸려고 했더니 신형 2G폰은 없네요. 얼마 전까지 쓰던 폰 요금제가 맘에 들지 않아 개인사정으로 오랫동안 정지시켜두었던 2g폰을 부활시켰습니다. 정지 이전에 제 패턴과 딱 맞고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이 되어있던 터라 한달에 일이만원 정도는 세이브가 될 것 같아서요. 이 과정에서 지인들과의 단절을 통한 두더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과거에 쓰던 번호를 변경하였는데... 그게 화근이 되었네요. 도대체 이 번호를 사용하던 사람이 얼마나 관리를 안했는지 변경과 동시에 시도 때도 없이 스팸이 날아드네요.

하도 시달린 터라 요즘엔 덕분에 스팸 전화에 까칠해져서 받자마자 무슨 말을 하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대개는 무작위로 전화를 했다고 하는군요. 이에 무작위로 전화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냐고 하면 죄송하다고 하고 바로 끊습니다. 그런데 오늘 전화를 건 여자분은 불법이 아니라며 오히려 뭐라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바로 신고하겠습니다...' '뚜~뚜~...'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들어가 보니, 1년 새에 나온 단말기 부터는 스팸 신고를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이를 이용하라고 하네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부활시킨 폰의 경우 정말 오래된 구닥다리여서 스팸 등록도 10개 까지 밖에 안되고 그나마 신고 기능은 없어서 전화를 하거나 인터넷으로 신고를 하는 방법밖에 없더군요. 각 이통사의 114에 전화를 해서 신고가 가능하다지만 번거로운 느낌이여서 다시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KISA에서 스팸 신고가 가능하더군요. 열심히 작성~!!! 좀 귀찮긴 하지만, 증거자료까지 첨부할 수 있어서 한 방에 해결할 수 있겠더군요. 그런데... 마지막에 완료를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아래에 보라색 글씨로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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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광고 여부를 확인(사전수신동의, 기존거래관계 등)하기 위하여
민원인의 전화번호를 피신고인(업체)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불법스팸전송자에 대한 행정처분 등을 "진행하기 위하여" 신고인의 개인정보를
관계기관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원인 전화번호를 성인광고(060, 무선인터넷) 및 대리운전 등 연락이
가능한 사업자들에게 수신거부 리스트로 제공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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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파렴치한 인간들이 저한테 무슨짓을 할 지도 모르는데 민원인의 전화번호를 제공하다뇨. 자신들의 사업에 피해를 주었는데 해코지를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있겠습니까. 요즘 스팸 전화를 거는 사람들을 보면 스팸 전화 하지 말라는 말에 화를 내며 뚝 끊어버리거나 욕지거리를 하는 경우마저 있는데 도대체 뭘 믿고 전화번호를 업체에 제공한다는 건지 어이가 없습니다.

게다가 요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사고가 많아서 안그래도 불안한데 신고인의 개인정보를 관계기관에 제공한답니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기관을 믿지 못하면 어쩌냐고 한다면... 흠... 전 못믿겠는데요. 도대체 뭘 보고 믿으라는 건지. 그래도 원활한 처리를 위해 관계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야 일단 어쩔 수 없으니 믿는다 쳐도... 업체에 전화번호 제공이라니...

KISA의 스팸신고 과정을 설명한 그림을 보면 신고인에게는 민원접수의 수고 외에는 어떠한 번거로운 절차도 없이 KISA, 법원, 유무선통신사 등, 피신고인의 사이에서 마무리 되는 것 처럼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사전수신동의/기존거래관계 확인을 위해서 전화번호를 제공하여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겠더군요.

신고를 접수하는 양식에 증거자료를 첨부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만일 거짓 신고로 인한 사업자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려거든 관계기관에서 조사 후 신고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법도 있을 텐데 업체에게 전화번호를 제공하다니요. 이통사에 공조 요청을 하여 통화 내역을 확인할 수도 있고 신고인이 접수한 양식에 있는 증거자료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할텐데 도대체 왜 신고인의 전화번호를 불법사업자에게 제공한다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덕분에 저 처럼 찝찝해하는 사람들의 신고가 줄어들어 업무가 줄어 도움이 될 수는 있겠네요.

전에 모 프로그램에서 보니 업무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통화내역을 확인하고 처리하는 것이 힘들다며 회피하는 내용이 나왔었는데 제 경험으로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고, 관련 업무 협조를 체계화하면 별로 번거로울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전에 지인 중 한 분이 발신자미표시 전화와 문자로 스토킹과 협박에 시달렸는데 경찰에 신고하자니 혹시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형사 처벌이 가해질 경우 보복을 당할까봐서 망설였는데 마침 그 분이 일하던 회사의 협력업체가 이통사여서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고, 제가 전화를 걸어 해결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소개팅으로 한 번 만난 후 에프터를 안받아줬다는 이유로ㅡㅡ;;  개인이 금세 알아봐주는 것이 가능한 걸로 미루어 통화내역을 조회하는 일이 그리 힘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 쓰던 휴대폰으로는 거의 스팸이 오지 않았습니다. 신형 3G폰이였던지라 수신거부와 자동 신고가 가능해서 불법스팸이다 싶으면 바로 조치를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통사가 밀고 있는 3G폰이 아니면 쉽게 신고 조차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시스템에 부아가 치미네요.

별 일 아닌데 끊임 없이 시달리다보니 화가 나서 하소연 할 곳이 필요했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혹시 간단하게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 KTF의 114에 문의해보니 한 번도 쓰지 않은 번호가 아직 꽤 남아있어서 다시 변경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는데 변경한 번호가 마음에 쏙 들기도 하고, 바꾼 지 일주일도 안된 번호를 다시 바꾸려니 좀 그래서 어떻게든 다른 방안을 찾아보려구요. 여러분의 도움으로  유용한 방안을 찾게 되면 좋겠네요.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