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4/01/12 01:14:02
Name 凡人
Subject 인터넷 커뮤니티의 존중은 침묵이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얌전히 듣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성격 급한 사람은 말꼬리를 끊고 자기가 할 말을 해버리고,

인내심이 있는 사람도 상대방의 말이 끝나면 '아 그건 일견 맞는 말인데 이런 부분은 틀렸어' 라고 지적하고 나옵니다.

직장 상사라던가, 연애 상대라던가, 무언가 상대방의 말을 잠자코 들어야만 할 상황이 아닐때도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여주고

맞다고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세상에서는 성인군자라고 부릅니다. 이는 실로 멸종위기 생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드뭅니다.


대학 새내기 시절, 신입생 합숙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학과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을 보고 기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까짓게 키도 작은게 스튜어디스 지망이라니 웃기고 있네' 라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서로 알게된지 60시간도 지나지 않은 사람들끼리 뒷담화를 하고 발각되면 까짓거 졸업할때까지 척을 지면 되겠지라고 생각한겁니다.

대학원생들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제가 나온 실험실은 박사과정을 합쳐서 열명도 되지 않는 소규모 랩이었는데, 여름 학회 합숙장소에서 두 패로 갈려서

밤을 새워서 싸우더니 결국 다음학기에 쿠크다스 멘탈을 가진 석사 막내를 휴학 후 자퇴 테크를 타게 만들더군요.

회사는 더했습니다. R&D 파트라 다들 석박사들만 모아놨고, 나이들도 30대 중후반이 주축이라 지성과 교양을 갖춘 성인들의 모임이

될 것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시궁창이었습니다. 세 명만 모이면 누군가의 욕이 자연스럽게 시작됩니다.

현실 세계가 이모양인데 인터넷에서 존중과 배려를 바라면 순진한거죠.


저는 통일을 원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피지알 여론의 대세는 그냥 남북한이 각자의 길을 가는게 낫겠다는 쪽이죠.

이 상황에서 감정에 호소해서 통일을 꼭 해야된다는 글을 올리면 반박 의견이 한시간에 50개는 붙습니다.

통일을 해야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독일 통일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간추리고, 현재 남북한의 경제 격차를 검토하고,

통일에 대해 찬반의견을 가진 학자들이 쓴 논문을 정리해서 (10편 정도만 읽어도 대충 주류학자들의 의견은 맥이 짚어집니다)

가급적 빈틈이 없는 논리의 글을 충분한 자료와 함께 제시하면 됩니다.

이 경우 동조하는 의견을 담은 리플, 제시한 자료가 맞는지 확인하는 리플을 빼고는 리플 자체가 잘 안달립니다.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의견과 다른 의견이 제대로 제시되었을때 굳이 나서서 수긍하는 리플을 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상대방 의견에 대한 존중은 침묵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죠.

대입 논술학원도 아니고 약점 투성이인 타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존중하고 친절히 첨삭해주는

성인군자들이 모인 커뮤니티는 없습니다.

침묵이라도 해주면 그걸로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했거나 존중받았다고 편한대로 생각하면 되는겁니다.


저는 인간의 아이덴티티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수치심을 느끼는가의 여부라고 생각하는데,

일베와 다른 커뮤니티의 차이는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인간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이를 커뮤니티의 룰로서 저지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 정도 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이 차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은 일베와 다른 곳을 구분하는 것이고,

여기에 주목하지 않는 분들은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하는 거겠죠.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02-11 12:51)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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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깨고깨다자고
14/01/12 01:15
수정 아이콘
조용히 추천누릅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4/01/12 01:27
수정 아이콘
언젠가부터 대댓글을 잘 안답니다.
마지막 댓글을 달아야 이겼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거 같아서..
그냥 져준다는 생각으로 정신승리를 하니까 편하네요.
사실 확인이 가능한 부분은 사실확인을 해보면 되는거고 결국 논란이 되는건 사실확인 여부가 아니라 가치관에서 오는게 대부분이거든요.
14/01/12 01:32
수정 아이콘
뭐,뭔가 제목이 댓글을 못달게 하는 글이다!

추천누르고 갑니다!
뒷짐진강아지
14/01/12 01:34
수정 아이콘
인터넷 커뮤니티의 존중은 침묵이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는 문장이네요... 추천꾹!
ComeAgain
14/01/12 01:38
수정 아이콘
비슷한 맥락은 다나와 제품 댓글들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문제가 없는 제품들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굳이 내가 잘 쓰면 거기에 댓글을 달 이유가 없잖아요?
뭐 그런 거죠...
14/01/12 01:54
수정 아이콘
맞아요. 다나와 댓글. 크크
뭐 저번에 한 번 논란있었던 연봉 1억 얘기도 그렇고, 댓글에 보이는 내용이 전부가 아닙니다. 댓글단 사람의 10배 이상의 댓글 안 단 사람이 반대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너무 댓글 반응에 민감할 필요는 없겠죠.
Arya Stark
14/01/12 01:38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배우고 갑니다.
14/01/12 01:46
수정 아이콘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는 글이네요.

조용히 추천을 누르고 갑니다.
미카엘
14/01/12 01:46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정말이지.. 추천을 부르네요.
명랑손녀
14/01/12 01:47
수정 아이콘
무플보다 악플이라는 말이 있는 반면, 어그로나 관심종자라는 전문용어(?)도 있습니다.
특히 논쟁적인 상황에서, 댓글은 상대의 의견이 명백히 잘못돼 보일 때나, 내가 그걸 논박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나, 혹은 감정이 북받칠 때 주로 달립니다. 그렇지 않을 때, 즉 공감 가는 내용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논박에 자신 없을 때는 댓글을 잘 달지 않죠. 따라서 침묵이 존중의 표현이라는 말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무튼 토론은 늘 신중하고 예의 바르게 진행하는 피지알러가 되고 싶습니다.
휴잭맨
14/01/12 01:51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피지알은 피지알안에서 룰 하나 만으로 존재 가치가 있습니다.
드랍동 링크타고 피지알에 싸우려고 왓다가 10년넘게 정착하게 됬네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피지알의 룰'입니다.

또 하나 있다면 웹문화의 발전/이스포츠의 발전/시대의 변화를 함께한 유저들간의 '공감대'가 아닌가 합니다.
어떤곳이건 단점은 있습니다. 그 단점을 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하는 시점에서는 더 이상 단점이 아니게 되는게 아닐까요
14/01/12 01:53
수정 아이콘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의견과 다른 의견이 제대로 제시되었을때 굳이 나서서 수긍하는 리플을 달지 않는건..
분명 존중의 의미도 갖고 있겠지만 반대의견을 냈다가 글쓴이의 탄탄한 반론에 발릴까봐의 의미도 있죠.
자기 분야 이외에서 모르는건 당연한거지 부끄러운게 아닙니다. 또한, 자기 분야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틀릴 수 있습니다.
좀 솔직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를수도 있고 틀릴수도 있죠.
인정하면 편합니다.
14/01/12 02:03
수정 아이콘
조용히 추천 남기고 갑니다.
인정하면 편해요. (2)
비참한하늘이빛나
14/01/12 02:05
수정 아이콘
탈 수 밖에 없잖아.

이 거대한 추천 웨이브를...
14/01/12 02:16
수정 아이콘
댓글보다 많은 추천수는 오랜만이군요. 저도 추천 웨이브에 클릭 추가합니다.
반대칭고양이
14/01/12 02:19
수정 아이콘
통찰력이 있는 글에는 댓글이 적은 대신 추천이 올라가죠. 이런 빛나는 글이 있어 "역시 pgr"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절름발이이리
14/01/12 02:20
수정 아이콘
글이 탄탄하면 굳이 반론을 제기해 발릴 위험을 피하거나
굳이 치열한 토론을 하고 싶지 않거나
귀찮거나
뭐 여러 이유로도 침묵은 나타나지만서도.. 본문도 맞는 것 같습니다.
14/01/12 02:41
수정 아이콘
그놈이 그놈이라는 얘기는 "사실 난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눈이 없어"라는 것의 다른 표현이라고 봅니다.
다 똑같은 놈들이다라는 말처럼 하기도 쉽고 뭔가 있어 보이기도 쉽지만 실제로는 내용이 없음을 드러내는데 유효한 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버스커버스커
14/01/12 02:59
수정 아이콘
전 글쓴 분의 의견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만해도 커뮤니티에서 중요한건 다른 이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막말로 일베와 많이 비교당하는 사이트들의 공통점은 침묵이라는 최소한의 존중마저도 안 해주기 때문이죠.
그 놈이 그 놈이라는 평가가 주기적으로 계속 올라오고 절대 굽혀지지 않는 이유는 그런 사이트에 너무 데여서 일겁니다.
14/01/12 02:55
수정 아이콘
이 경우 동조하는 의견을 담은 리플, 제시한 자료가 맞는지 확인하는 리플을 빼고는 리플 자체가 잘 안달립니다.

이 부분에 굉장히 공감가네요.

반면 많은 리플을 받고 싶으면 빈약한 자료와 함께 사실과는 관계없는 감정적인 문장으로 글을 쓰면 어그로가... 폭발하죠. 그나마 피지알은 글이 오래 노출되기에 나은 편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내려올
14/01/12 03:02
수정 아이콘
와..... 심리학과이신가요?;;;;
잘 읽고 갑니다.
은수저
14/01/12 03:1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루크레티아
14/01/12 03:19
수정 아이콘
그냥 하다하다 더러워서 못해먹을 경우엔 안다는거죠.
이제까지 딱 두 번 있었네요.
MLB류현진
14/01/12 03:48
수정 아이콘
추천드릴게요
현실의 현실
14/01/12 04:10
수정 아이콘
부제 리플달지말고 추천눌러
14/01/12 04:11
수정 아이콘
침묵의 댓글 답니다
14/01/12 06:24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서 침묵보다 나은 존중은 추천이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jjohny=쿠마
14/01/12 06:44
수정 아이콘
신기해서 추천수 상위랭킹 글들을 찾아봤는데요,
댓글 수가 적어도 추천수의 1/2 정도는 되고 반례를 찾기 힘든 것 같은데, 이 글은 1/3 수준이네요.

본문의 내용이 그 즉시 현상적으로 증명되는 글인가요 크크크크 잘 읽었습니다.
걸스데이
14/01/12 06:47
수정 아이콘
아무 생각없이 클릭했다가 감탄하고 갑니다. 전 눈팅족인데도 느끼는 바가 많아지네요.
마르키아르
14/01/12 06:56
수정 아이콘
늘 하는 말이지만

일베와 다른 싸이트를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는

어느 싸이트에나 일정비율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미친놈이 나타났을때 반응에 따라 구분이 되죠

잘했다고 박수쳐주면 일베

비판, 비난 받으며 글이 삭제되면 다른 싸이트

라고 생각을 합니다.
원조괴수
14/01/12 07:1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보고 갑니다.
14/01/12 08:25
수정 아이콘
오랫만에 추천합니다.
14/01/12 08:45
수정 아이콘
존중이 침묵이라는 형태로 드러난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침묵이 꼭 존중에서 비롯된것 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틴 니묄러의 문구처럼 http://ko.wikipedia.org/wiki/%EB%82%98%EC%B9%98%EA%B0%80_%EA%B7%B8%EB%93%A4%EC%9D%84_%EB%8D%AE%EC%B3%A4%EC%9D%84_%EB%95%8C
침묵이 나를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지도 않구요.

여러종류의 댓글이 있겠습니다만, 저에겐
내입맛에 맞는글, 주제에는 동의하나 과한글, 내 맘(사상)에 안드는글, 읽어볼 가치도 없는글 정도로 나뉘는것 같습니다.
사실 이중 어느쪽도 제대로 읽어보진 않습니다. 대충 뜻만 보며 넘어가는거지요.
그러다 단어 의미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는 댓글들있는데 주로
중재하는글, 대세에 거르는 글 등 입니다.
이글은 저에게 중재하는 글이라고 와닿습니다. 추천드리고 갑니다.

사실 이런 글 읽으며 많이 배우고 있고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피지알 지식인들에게서 많은것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며 또 더 많은것을 배울것을 기대합니다.
14/01/12 09:51
수정 아이콘
동의하고 추천합니다.
침묵은 무시일 때도 있지만, 존중일때도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덧붙여, 일베와의 동급 주장자들에 대해 한 말씀드립니다>
요즘들어 몇몇분들이 왜 그리 이곳 분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일베와의 비교 내지 동급주장을 통해 이곳을 굳이 깎아 내려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런 비교 없이도 여기의 아쉬운 점은 충분히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베와의 동급비교자들이 이 사이트의 수준이라는 것을 가늠하기 위해 이곳 분들의 공격적인 (그래서 존중의 느낌이 안드는) 리플을 예시로 들고 있는데..

사이트의 수준을 보려면 먼저 사이트를 운영하는 틀을 먼저 봐야죠.
패륜드립이나 모욕적인 언사를 제지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비롯해서 많은 부분에 있어서 운영자의 관리기준이 있고,
그런 관리 기준을 맘에 들어하지 않으면 이곳을 찾지 않으면 됩니다.

일개의 사이트가 그곳에 모인 사람들 개개인의 인성에 어떠한 변화를 주거나 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사이트 이용자의 마음속 인성은 사이트 수준과 무관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이 곳을 찾고 이곳의 분위기가 맘에 드는 분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 사람들도 과거에 다른 많은 사이트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는 이곳의 룰에 따라 합리적, 논리적인 내용의 글을 기본적인 예의라는 형식을 갖추어 표현하고 있을 뿐이죠.
좌냐 우냐, 보수냐 진보냐 를 떠나서 형식적인 예의조차 없는 글들은 이용자들에 의해 지적을 당하고, 이어서 운영자들에 의해 제지를 당합니다.
마찬가지로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글들도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지적을 당하죠.

따라서 간혹 '몇몇 댓글에서 존중과 배려가 엿보이지 않으니 일베와 다름없다'는 주장을 펼치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입니다.
누군가와 논쟁을 함에 있어서 진정한 존중과 배려를 보이기도 쉽지않고, 그런 논리라면 '100분 토론'과 '욕설이 난무하는 시장바닥 말싸움'이 본질적으로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으니 그 수준에 있어서 다르지 않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 개선점이 있다면 운영자에게 쪽지를 보내거나 공개적으로 건의를 하십시오.
이곳 분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일베와 다름없다'는 주장으로 노골적인 모욕을 주지 마시고요..
14/01/12 12:37
수정 아이콘
유엠씨가 좋은 말을 했죠.

"양비론으로 몰고가면 둘 중에 더 나쁜 놈 쪽이 더 이득을 본다."


제가 양비론을 극단적으로 혐오하는 이유입니다.
동시에 양비론 자들이 노리는 것이 뭔지를 알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14/01/12 11:17
수정 아이콘
저도 눈팅족입니다만 구구절절 동감합니다. 추천드렸습니다.
생선가게 고양이
14/01/12 11:32
수정 아이콘
하나 배워갑니다. 추천했습니다.
김성수
14/01/12 13:14
수정 아이콘
제 댓글에 댓댓글이 없는 이유...였으면 좋겠네요 크크ㅠㅠ

저는 세명만 모인자리에서 욕할때 대부분 쉴드치가 바쁜쪽이라 비슷한 성향을 가진분들이나 발현되는 글들이 있으면 본능적으로 탐지가 됩니다만..
이러한 자만을 보탠 주관적인 판단으로, 오히려 PGR21와 멀리있는 사건일 수록 이해심이 더 많이 보인다고 느낍니다.
오프라인 > 타 사이트 > PGR21의 사건으로 갈수록 상대방에 대한 존중없는 지적들이 많다고 느낀거지요. 자신과 동떨어져있다고 느낄수록 상대방에게 더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는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PGR21 라는 곳을 자신의 울타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일지도, 혹은 접근성이 가까울수록 나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되어 자극적이라도 느껴서 그럴수도 있다고 추측하고는 있습니다. (물론 절대적수치로 PGR21내의 사건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나름 감안하고는 있습니다.)

반대로 오프라인 인물중 악인처럼 낙인된 분에대해서는 오히려 흔히 까임을 당하는 정도가 더 강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PGR21 내에서도 어그로끈다고 싫어하는 분들이 있으시고 격렬하게 부딪치는 경우도 적진 않지만 언제든지 글을 꾸준히 올려서 이미지 변신을 꽤할 수도 있다는 점과 한 사람에 대한 비난이 많아지는 경우 오히려 그에 대한 반발도 등장하는 경우를 봐서는(그런 글도 대부분 비난을 받지만..) 이미지가 좋지 않다면 PGR21 회원의 입장이 오프라인의 인물보다는 더 이해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위에 적은 내용이 그냥 사족이고....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최소한의 정도는 존중하면서 댓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14/01/12 19:33
수정 아이콘
엄밀히 따지면 커뮤니티에서 존중이 침묵의 형태로 발현되는 비중은 상당히 적다고 봅니다. 본문에도 나오지만 존중이 침묵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더라도 침묵이 존중이 될 수는 없기에 우리는 그것이 존중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의사소통에서 비언어적 표현으로 침묵이 종종 사용되지만 익명이 보장된 넷 커뮤니티에서도 그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회의적입니다. 설령 그것이 수신자를 알 수 없는 익명이 남긴 조롱과 거짓말로 가득차 있다고 할지라도 커뮤니티에서 커뮤니케이션은 그러한 참여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한 소통이 꼭 댓글의 내용과 같은 명시적인 형태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조회수나 추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는 있겠죠.
네버스탑
14/01/12 20:36
수정 아이콘
저야 뭐 凡人 님의 기아에 대한 글에 꽤 많은 댓글을 달았는데 개인적으로는 凡人 님과 제 기아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조금 차이 나는것을 많이 느꼈었습니다
그게 기분 나쁘게 느껴지실정도였다면 언제나 피드백을 하시는게 옳다고 봅니다 그래야 제 스스로도 제 글에 대해 생각해 볼수 있으니까요
凡人 님의 말도 맞는 얘기지만 침묵이 항상 최선인것은 아닙니다
너의 의견은 이렇고 나의 의견은 이렇다.. 그런데 그렇게 서로 의견을 보는것하고 늬 의견을 부숴버리겠어 하는것은 처음부터 자세가 다릅니다
유명한 네임드 분이 제 댓글에 댓글을 단적이 있었는데 자신의 말만 하며 질문 하나 던지고 '아 오해했습니다 미안해요' 도 아니고
'님글은 오해할만 했어 그러니 그런가보다 해' 라는 식으로 말하는것 보고 기분이 참 나쁘더랍니다
거기서 '배려' 라는것이 나타나는 거겠죠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생각이 있게 마련이라 이상적인 토론이라는것이 꼭 부드러울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상식에 맞는 의견을 서로 제시하고 말로 표현하는 정도라면 일단은 '배려' 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14/01/12 23:04
수정 아이콘
그닥 생각해본적 없었는데..생각해보니 저같은 경우 최소한 PGR에서는 본문의 내용이 어느정도 맞는것 같습니다.하하;;
근데 반대의 경우도 그건 마찬가지일것 같네요. 너무 말이 안되거나 관심 자체를 보이고 싶지 않다던지...
그리고 저도 추천 +1
캡슐유산균
14/02/12 15:5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커뮤니티엔 대표적인 워리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워리어들이 싸우고 지지고 볶으면 옆에서 지켜보는 침묵하는 사람들은 재미가 있거든요.

다 양반만 남아서 공자왈 맹자왈 성인군자 놀음하면 커뮤니티에 망조가 찾아오는 것이죠.

관리자들은 분란이 생기면 항상 힘드는 분들이라, 내심 온유한 사람들만 있으면 괜찮을거라 생각하시지만 온유하고 침묵하는 사람들만 있으면 분위기는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나치면 안되지만 논쟁도 일어나고 분쟁도 일어나고 누군가는 어그로도 끌고 공감되지 않는 자신만의 색깔도 보이고 해야 발전이 있죠.

PGR 놀러 온 분 100 이면 100 다 덕담만 주고 받고 애완동물 사진이나 꽃사진 아기 사진이나 올리며 하하호호 하면 그게 지옥이지요.

글쓴님 본문중 성인군자 론은 상당히 동의합니다.

그리고 키보드만 잡으면 키보드 잡은 대부분의 자신은 다 자칭 성인군자 입니다..
14/02/14 03:11
수정 아이콘
맞아요.
아니면 첨언할 말이 있지 않는 이상 자신과 같은 의견에 댓글을 달기 위해선 그 글이 정말 좋던지, 아니면 제가 정말 기분이 좋던지 둘 중 하나죠 크크
단약선인
14/02/15 10:37
수정 아이콘
글쎄요...
사람 사는데는 다 옥신각신하기 나름입니다.
인터넷 의견 개시나 토론에서 여론은 한측으로 치우치기 마련이고요.

다수쪽에 있으면 남들이 내 의견에 동조하는 것 같고 반대하는 사람이 이상해 보이고 재밌고 편한것이고,
소수쪽, 혹은 극단적인 소수의견이라면 당연히 내 의견에 반하는 글, 댓글을 더 많이 보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런데 유독 그런 소수 포지션에 있을때의 상황을 못 견디는 분들이 있어요.
그 분들은 다수 의견을 '다구리', '배려없음', '소통불가', '집단비이성' 쯤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많더군요.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것에서 의미를 삼아야지, 자신의 의견과 반하는 생각이 많은 곳에서 글 하나 올리고
반대 의견이 우르르르 달렸다고 배려받지 못했다, 상처 입었다...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그건 그냥 극한적 오만함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나 합니다.
14/02/17 15:50
수정 아이콘
늦었지만 너무 좋은 글이네요... 퍼가도... 되겠죠? 보여주고 싶은 곳이 있어서 ...
14/02/19 12:00
수정 아이콘
네 그러도록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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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7 술 먹고나서 쓰는 잡설 [35] 푸끆이1581 22/02/06 1581
3436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특별기획 - 배캠이 사랑한 음악 100(1) [18] 김치찌개1425 22/02/05 1425
3435 [성경이야기]모세의 죽음과 다음 지도자 [11] BK_Zju1127 22/01/17 1127
3434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작은 라팔을 만들어 봅니다 [28] 한국화약주식회사2247 22/02/04 2247
3433 어떻게 국내의 해양플랜트 업계는 망했는가? [30] antidote2458 22/02/04 2458
3432 [테크 히스토리] 22kg → 1kg 다이어트 성공기 / 노트북의 역사 [22] Fig.11977 22/02/04 1977
3431 기계공학과는 어쩌다 취업이 어려워졌는가? - 14학번 기계공학도의 관점에서 [68] 새강이2208 22/02/04 2208
3430 [성경이야기]솔직히 이집트 사람 입장에서 억울하지 않나? [25] BK_Zju7819 21/01/05 7819
3429 [스포]누가 좀 시원하게 까줬으면 좋겠는데... 지금 우리 학교는 [53] ipa3451 22/02/02 3451
3428 남산에서 바라본 사계절 [38] 及時雨1949 22/02/01 1949
3427 글 잘 쓰는 법 [24] 구텐베르크3049 22/01/28 3049
3426 [끄적끄적] 3살 아이는 티라노를 좋아한다. [35] 구준표보다홍준표2799 22/01/28 2799
3425 [성경이야기]지도자 훈련을 받는 요셉 [9] BK_Zju4108 20/12/22 4108
3424 [역사] 붕어빵 꼬리에 팥이 있어야할까? / 붕어빵의 역사 [30] Fig.11904 22/01/17 1904
3423 2년 간의 방송대 졸업 분투기 및 약간의 가이드 [32] Dr. ShuRA2058 22/01/16 2058
3422 상나라의 인신공양을 알아봅시다 [44] 식별2310 22/01/1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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