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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5/01/03 15:59:52
Name Eternity
Subject 그래도 계란 후라이가 좋다
그래도 계란 후라이가 좋다  



나는 계란 후라이가 좋았다. 어릴 때부터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김치에 계란 후라이 하나면 밥을 뚝딱 비우곤 했다. 마치 방과 후 집에 와서 하루에 한회씩 풀던 '이달학습'처럼 계란 후라이도 하루에 한번은 꼭 먹었던 것 같다. 이런 내 식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엄마는 가끔씩 갓 지은 뜨거운 쌀밥에 계란을 탁 깨서 넣고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주기도 했는데 이런 간장계란비빔밥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국민학교 1학년 시절 내 도시락에는 항상 계란 후라이가 밥 위에 하나씩 얹어져있었다. 가끔은 질릴 법도 하건만, 도시락 밥뚜껑을 열면 찬밥 위에 꾹꾹 눌러져 담겨있는 까끌까끌하고 차가운 계란 후라이가 난 그렇게 맛있었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그 꾹꾹 눌러 담긴 계란 후라이에 엄마의 마음도 꾹꾹 담겨있는 듯도 해서 난 마냥 좋았다.

그러던 어느 점심시간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도시락 통을 열고 밑반찬과 함께 쌀밥에 계란 후라이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 우리 반 반장이던 정의가 밥 먹는 내 모습을, 아니 정확히는 내 밥 위에 올려진 계란 후라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아주 티 없이 순수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영원이네 집은 가난한가봐. 맨날 계란 후라이만 싸와."]

보통의 남자애들이라면 "넌 얼마나 부자길래 그런 소릴하냐?"며 욱하는 마음에 면박을 줄만도 하건만 자라면서 누군가에게 화내는 방법 같은 걸 몰랐던 나는, 그냥 빙긋 웃어넘기고는 (정확히는 빙긋 웃어넘기는 척 하고는) 태연하게 숟가락질을 계속했다. 마음속에서는 무언가 원인 모를 속상함과 울컥함이 솟구쳤지만 내가 받은 자존심의 상처를 그 앞에서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내뱉은 그녀석의 말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싶지도 않았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 친구의 순진무구한 표정에서 악의가 없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그렇게 치미는 울분(?)을 참으며 밥을 꾸역꾸역 넘기던 내 밥통 위로 갑자기 분홍 소세지부침 몇 개가 놓여진 것. 놀란 마음에 고개를 들어보니 부반장이었던 여자아이가 내 앞에 서 있었다. 그 아이는 "자 이거 먹어."라는 자상함과 동정이 반쯤 섞인 눈빛으로 내 밥통위에 동그란 소세지부침 몇 개를 올려주었다. 순간 나는 당황스런 기분에 어안이 벙벙했다. "넌 집이 가난해서 만날 계란 후라이만 싸오냐"는 반장 아이의 말은 오히려 그 친구의 배려없음과 철없음을 탓하는 내 나름의 정신승리(?)로 통 크게 넘길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갑자기 내 밥 위로 원치도 않던 소세지반찬이 적선하듯 놓여지는 그 순간에, 난 정말로 집에 돈이 없어 계란 후라이밖에 싸오지 못하는 그런 가난한 아이가 되어버린 듯 했다.

그 순간, 나는 무언가 좀 창피하고 서러웠다.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순간 자존심이 확 상했지만, 그렇다고 선의로 나에게 반찬을 놓아준 눈 앞의 여자아이를 탓하거나 욕하기도 뭣하고.. 나는 그냥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무거운 젓가락질로 밥 위에 놓인 소세지부침을 입에 넣고 밥과 함께 꾸역꾸역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번 씹었을까, 갑자기 나도 모르게 구역질이 났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에, 도저히 이 소세지 반찬을 목구멍으로 넘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입 안의 음식물을 목으로 넘기지도 못한 채 나는 갑작스레 구역질을 하며 도시락통과 책상위로 꺼억꺼억 입 안에 있는 모든 음식물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서럽게 엉엉 울면서 나는 구토를 했다. 당황한 반 아이들은 다급히 교무실로 가서 담임선생님을 찾았고 교실에 나타난 선생님은 황급히 책상을 이어 붙여 날 눕히고는 "왜 그러니, 괜찮니? 어디 아파?"라면서 날 다독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순간에 나는 갑자기 문득 서러웠나보다. 내 반찬을 가지고 "집이 가난한 거 아니냐"며 상처를 주던 반장놈도 미웠고 그런 나를 동정하듯, 달라고 하지도 않은 소세지 반찬을 밥 위에 올려준 여자아이도 싫었다. 그렇게 모든 반 아이들과 선생님의 주목을 받는 상황까지 오고 나니, 만날 계란 후라이만 해줘서 학교에서 이런 대접을 받게 만든 엄마까지도 서운하고 야속해졌다. 그리고 이 상황 속에서 아무런 맞대거리도 하지 못하는 나 스스로에 대한 답답함까지 더해지면서 그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가 나를 구토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순간 내가 토해낸 음식물은 단순한 토사물이 아니라 국민학교 1학년짜리 아이의 설움이자 슬픔이었는지도 모른다. 욱하는 마음에 반장아이랑 주먹다짐을 할 수도 있었을 일이고 날 동정하는 부반장에게 날카롭게 쏘아붙일 수도 있었을 테고, 무슨일이 있었냐며 묻던 선생님께 사실대로 이실직고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날 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집에 가서도 엄마에게 "왜 우리집은 항상 계란 후라이만 싸줘서 학교에서 이렇게 놀림 당하게 만드냐. 나도 남들처럼 소세지 부침이랑 비엔나 소세지 같은 거 먹고 싶다."며 떼쓰고 앙탈을 부릴 만도 하건만 그 날 일을 서른이 넘을 때까지 부모님께 얘기하지 못했다. 그때는 그냥, '아들이 학교에서 도시락반찬 때문에 울면서 토했다는 사실을 엄마가 아시면 얼마나 속상해할까' 라는 생각만 먼저 했던 것 같다. 나도 서럽고 속상했지만, 이런 나 때문에 말없이 글썽이는 우리 엄마의 눈빛을 보고 싶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국민학교 1학년생답지 않게 조숙했던 건지, 소심했던 건지 잘 분간이 가질 않지만 암튼 어린 시절의 난 그랬다.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아마 학교에서 있었던 속상한 일들을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았던 게 습관이 되었던 듯싶다. 자라면서 부모님에게 떼쓴 기억도 없고 학창시절 주변 사람들에게 함부로 화를 낸 적도 없다. 사람의 성격이라는 게 유년기의 경험을 통해 대부분 형성되고 확립된다는데, 그렇게 보면 그 시절, 이른바 '계란 후라이 헤프닝'은 나란 사람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그런 사건이었는지도 모른다.

평소 분노를 타인에게 표출하기 보다는, 밥통 안의 계란 후라이처럼 안으로 꾹꾹 눌러 담는 일에 익숙했던 나는 기본적으로 화를 잘 내질 못했다. 학창 시절에 누군가를 때려본 기억도, 누군가에게 맞아본 기억도 별로 없고 욱하고 화가 치미는 일이 생겨도 그 화를 터뜨리기 보다는 '지금 내가 이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게 적절할까? 화를 내도 되나?' 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먼저하곤 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면 화내는 타이밍을 놓치기가 일쑤였는데 그러고 집에 와선 그 상황을 복기하고 떠올리며 '그때 화를 냈어야 했는데..!!'라며 답답한 마음에 후회를 하곤 했다. 더 웃긴 건, 이렇게 후회하는 와중에도 거울을 보며 그때 못했던 말들을 쏟아내며 화내는 연습을 하는 내 모습이었다. 남들이 보면 무척이나 우스울 만한 장면이지만 나는 그냥 그렇게 혼자 화를 풀곤 했다.

그렇게 자라면서 '눈치가 빠르다',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이 말들은 바꿔 말하면 '지나치게 눈치를 본다' 또는 '타인의 고통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라는 말과도 상통할 수 있으니 따지고 보면 지나치게 눈치가 빠르고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 사람이 화를 잘 내지 못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이렇게 참고 참았던 내면의 상처와 아픔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게 되면 때로는 이러한 감정들이 서러운 울음으로 응축되어 가끔씩 터져나오곤 했다. 나는 그랬다. 남들 앞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게 싫었고 또 남들이 나로 인해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싫었다. 마치 박재삼의 시 <추억에서>처럼,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 같이 말없이 글썽이는' 그런 엄마의 눈을 보고 싶지 않았다. 속상해서 맘 아픈 건 나 하나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그 어린 나이부터 했던 것 같다.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의 눈에서 그런 글썽임을 보고 싶지 않았던 내 눈은 항상 옹기전의 옹기처럼 남 몰래 속으로 반짝였는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어쩌면 나는 학창시절 내내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빠져 살았던 것 같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부담감, 친구들을 상처주어선 안 된다는 무의식,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싶었던 '착한 아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언제부터인가 스스로를 괴롭히는 '나쁜 아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한때는 이런 답답한 내 자신이 밉기도 밉고, 이런 소심한 내 성격이 싫기도 무지 싫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화가 날 때 자연스레 마음껏 화내는 사람'이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학창시절 내내, 그리고 평생을 날 괴롭힌 이런 섬세하고 소심한 성격이 결국은 내가 글을 쓰는 자양분이자 원동력이 되어준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나에게 '소심함'이란 평생 동안 내 심장에 쿡 박혀 빠지지 않을 단단하게 녹슨 압정인 동시에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준 토양이기도 했다.

만약 국민학교 1학년 그 시절, 도시락 반찬을 가지고 엉뚱한 시비를 걸어오는 친구에게 "넌 도대체 얼마나 잘살길래 그러냐?" 혹은 "너 계란 후라이로 한 번 맞아볼래?"라며 날카롭게 퉁을 놔주거나, 동정어린 마음으로 소세지부침을 놓아주는 부반장에게 "됐으니까, 그냥 너나 먹어."라며 속 시원히 쏘아붙일 수 있는 그런 아이였다면 지금 이렇게 그 시절을 기억하며 글이나 쓸 수 있을까? 아마 기억조차 못하고 있진 않았을까. 난 내가 건강하고 구김살 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그랬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주었다고 믿는다. 지금의 내게 '계란 후라이'가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트라우마가 아니라 이렇게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훈훈한 매개체인 것처럼 말이다. 오늘 아침에도 계란 후라이를 두 개나 부쳐 밥 위에 올리고는 간장과 참기름에 싹싹 비벼 신김치랑 먹었다. 간장에 비벼먹어도 좋고, 고추장에 볶아 먹어도 좋고,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그렇게 난 지금도 계란 후라이가 좋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02-16 12:50)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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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지Heart
15/01/03 16:05
수정 아이콘
텍스트가 이렇게 빽빽한데도... 아주 술술 읽히네요. 글 잘쓰시는 거 부럽습니다!
王天君
15/01/03 16:06
수정 아이콘
무상급식 찬동하는 좌빨 글이네요. 추천드립니다.
15/01/03 16:07
수정 아이콘
와... 요즘 작문 공부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 부럽습니다... 이런 필력이라니...ㅠㅠ
정말 잘읽엇어요
탈리스만
15/01/03 16:09
수정 아이콘
글 잘쓰시는 거 부럽습니다! (2) 잘 읽었습니다.
강동원
15/01/03 16:11
수정 아이콘
계란후라이 마시쪙!
잘 읽었습니다~
세계구조
15/01/03 16:13
수정 아이콘
전 어릴 적에 찬밥을 곧잘 먹었더랬습니다. 근데 어머니가 그걸 좋아하는 줄 아시고 정말 남은 밥만 먹고 자랐어요.
푸른봄
15/01/03 16:16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성격이어서 감정 이입하면서 읽었어요. ㅠㅠ 그래도 계란후라이는 진리죠!!
바위처럼
15/01/03 16:2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Nasty breaking B
15/01/03 16:3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Love&Hate
15/01/03 16:4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계란후라이 좋아하는데 안싸주셔서 못먹었었어요.
python3.x
15/01/03 16:44
수정 아이콘
제 얘긴줄....
꾹꾹 눌러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걸 20살이 넘어서야 알았어요.
바위처럼
15/01/03 16:51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계란후라이가 부의 상징인 시절도 있었는데 크..
Eternity
15/01/04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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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제 학창시절에는 분홍 소세지부침과 비엔나 소세지가 부의 상징이었다죠.
글 쓰다보니 저도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군요.
물통이없어졌어요
15/01/03 16:54
수정 아이콘
그렇게 자라면서 '눈치가 빠르다',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이 말들은 바꿔 말하면 '지나치게 눈치를 본다' 또는 '타인의 고통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라는 말과도 상통할 수 있으니 따지고 보면 지나치게 눈치가 빠르고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 사람이 화를 잘 내지 못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

이 부분...공감되네요!
15/01/03 16:57
수정 아이콘
정말 글 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꿈꾸는사나이
15/01/03 16:57
수정 아이콘
이런 성격이 저 하나가 아니였군요 크크
제 일기 보는 줄 알고 놀라며 읽었네요.
15/01/03 17:05
수정 아이콘
국민학교 1학년때 도시락을 쌌었던가요? 기억 완전 가물가물하고.
밥에만 얹혀있는 후라이에 얽힌 어린 애들의 고도의 시샘이 곁들여있는거 같기도 하고요.

정말 많은 부분을 공감하면서 나는 왜 당당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사는가
어떻게 보면 부모님께서 교육을 잘 시키신건지 아닌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냥 제 팔자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이건 절대 안 바뀌더라구요.
15/01/03 17:13
수정 아이콘
저는 오프라인에서의 제가 착한아이 컴플렉스에 걸려있다고 생각하는데, 타인의 얘기를 들어보면 제 눈빛, 표정만으로 제 맘 속의 불만 등이 드러나버리는 편이라고 하니 이도저도 아니네요 크크. 차라리 착한아이로라도 온전히 포지셔닝이 가능하면 좋으련만..
맥주귀신
15/01/03 17:16
수정 아이콘
글에 무슨 참기름 발랐어요? 크크.
모른다는것을안다
15/01/03 18:18
수정 아이콘
댓글 추천합니다크크
빨간수첩
15/01/04 00:52
수정 아이콘
댓글 추천합니다.2
2막4장
15/01/04 01:38
수정 아이콘
우왕크굳크 를 날려주고 싶은 댓글이네요~
Eternity
15/01/04 02:29
수정 아이콘
저도 이 댓글에서 빵 터졌네요 크크
15/02/17 19:38
수정 아이콘
와 크크크크크 글도 추천이지만 댓글도 추천합니다 크크크크
yangjyess
15/01/03 17:18
수정 아이콘
오늘저녁은 계란후라이로... 킄 추천 드렸습니다.
15/01/03 17:20
수정 아이콘
철없고 어린 초딩 시절에 아무런 악의 없이 뱉는 친구들의 무심한 말들이, 당시엔 큰 속상함이 없었더라도, 지금 돌이켜보면 상처로 남아 있더군요.
내가 그렇게 상처받았듯이 누군가도 나의 선의나 무심한 말들로 상처받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up 테란
15/01/03 17:20
수정 아이콘
성격도 좋고 글도 잘쓰시네요
그런데 국민학교1학년때 반장 부반장이 있었나요?
도시락도 3,4학년이후로 싸간거 같은디.
지나가다...
15/01/03 18:14
수정 아이콘
제가 국민학교 1학년이었을 때는 반장, 부반장 다 뽑았습니다. 게다가 줄반장도..
도시락은 저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3학년부터 가지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2학년까지는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었던 것으로..
Eternity
15/01/04 02:29
수정 아이콘
본문의 헤프닝이 국민학교 1학년 때라는 걸 제가 확실히 기억하는 이유는 선생님 때문입니다.
저 일이 있었을 때 절 다독여준 담임 선생님이 국민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었거든요.
그래서 1학년 때 있었던 일인 걸 확실히 기억하고 있구요.
그 당시 경기도 시골마을의 분교를 다녔는데 어쨌든 당시 도시락을 싸가서 학교에서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 물론 반장, 부반장도 당연히 뽑았구요.
15/01/03 17:33
수정 아이콘
글 잘쓰시네요.

전 아직 계란 후라이 좋아합니다.

제가 젤 좋아하는 조합=갓한 잡곡밥+참치김치찌개+계란 후라이+김
마스터충달
15/01/03 18:04
수정 아이콘
너 계란후라이로 한 번 맞아볼래? <<< 이거 뭔가 안 좋은 기억을 유발시키는데요. 짜장면으로 맞아볼....
Eternity
15/01/04 02:30
수정 아이콘
짜장면보다는 김장김치 어떠십니까..-_-;
모른다는것을안다
15/01/03 18:19
수정 아이콘
와!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5/01/03 18:37
수정 아이콘
아직도 제 주식은 조금은 식은 밥에 계란 하나 까넣고 참기름 간장에 비벼먹는 날계란 비빔밥입니다
여기에 신김치랑 맛있는 지도표 성경김이면 흐흐

아 주제가 이게 아닌데...
국민학교 1학년이 저런 생각을 했다는게 대견하기도 하지만 왠지 안스럽네요 흐규흐규
Lightkwang
15/01/03 20:1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도 어제 계란후라이 먹었습니다!!!
안에 노른자 어느 정도 익히세요???
Eternity
15/01/04 02:30
수정 아이콘
저는 완숙을 좋아했습니다. 노른자가 느물느물 거리는 건 왠지 싫더라구요.
Lightkwang
15/01/04 10:29
수정 아이콘
반갑습니다!!
역시 계란은 완숙이죠!!!
찍먹파
15/02/16 18:05
수정 아이콘
계란는 완숙
탕수육은 찍먹
루카쿠
15/01/03 20:49
수정 아이콘
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지적을 안 하시는것 같아 제가 하나 하자면 계란 후라이 -> 계란 '프라이'가 맞습니다. 흐흐.
빨간수첩
15/01/04 00:5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정말 글이 찰지네요. 슥슥 읽히도록..정말 부럽습니다.

화내는 연습을 저만 해본것이 아니라는 게 반갑네요. 항상 화낼줄몰라 참다가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때 화를 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는 부분에서 빵터졌습니다. 저도 매번 그랬거든요. 많은 연습의 결과 이제는 화낼 타이밍을 아주 조금 알고 화를 내 보기도 합니다. 하하. 연습하면 안되는건 없나봐요!

글을읽는 저 또한 급식에 관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초등학교에서는 급식차를 반으로 끌고와서 먹었는데..남았다고 해서 더 먹은 오렌지를 두고 다른 친구가 자기꺼라고 울고불고 하는 바람에 굉장히 난감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어릴땐 음식에 민감해서 그런가? 좋은기억보다 이런기억이 많은것 같기도하고 그렇네요. 자주자주 글써주세요!
레이미드
15/01/04 11:10
수정 아이콘
추천 + 스크랩 하였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도시락을 챙겨다녔는데..
그때가 생각나게 하는 글이네요.
필력이 훌륭하십니다.
자주 좋은 글 써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사이버포뮬러 HQ
15/01/04 14:34
수정 아이콘
엄청나게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홀린듯이 잀었습니다. 성격이 저랑 많이 비슷하실 것 같아요..그런데 나는 왜 글을 이렇게 못쓰지..흑흑
피아노
15/01/04 15:22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 진짜 맵시있는 글이죠. 잘 읽었습니다~!
Rationale
15/01/04 20:56
수정 아이콘
계란 후라이도 부의 상징 아니었나요 흐흐;;;
한 번 더 돌아보고 갑니다

필력 정말 부럽네요!
상상력사전
15/01/05 13:42
수정 아이콘
저도 맨날 거울보며 화내는 연습해요 근데 실전에선 잘 안되더라고요
설명왕
15/02/16 16:42
수정 아이콘
매일 계란후라이 도시락 싸감 --> 부잣집
계란후라이 보고 가난하다고 놀림받음 --> 부자동네
부자동네에 어설픈 부자가 살다가 놀림받은 얘기네요. 좀 가난한 동네 사셨으면 왕취급 받으셨을텐데. 아쉽네요.
Eternity
15/02/16 19:01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만, 읍내에 나가려면 몇시간씩 버스를 기다리고, 어릴 적부터 논농사와 밭일을 직접 돕고 한학년에 고작 열다섯명이 채 되지 않던 깡시골마을의 분교에서 자랐습니다. 그시절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는 아니었겠지만, 적어도 결코 부자동네는 아니었죠. 오히려 그시절 도시에 가보니 제가 살던 시골에서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소세지부침'이 그냥저냥 평범한 반찬이더군요.

제가 살았던 시골마을과 분교를 직접 보셨다면 결코 이렇게 쉽게 타인의 유년기를 함부로 재단하고 판단하지 않으셨을텐데. 아쉽네요.
Dark5tar
15/02/16 19:16
수정 아이콘
글 정말 맛있게 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저도 남한테 큰소리 잘 못내고 삭히는 스타일인데 여러모로 공감되는 글이었습니다.
atRunway
15/02/17 00:44
수정 아이콘
아니 여러분 지금 영원님의 글빨에 속아넘어가고 계신겁니다.

중요한 건 계란후라이가 아니잖아요. 소세지 반찬을 무려 몇 개씩이나 준 여자아이와 영원님이 세운 플래그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기차를 타고
15/02/20 11:03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
15/02/17 04:44
수정 아이콘
계란 후라이에 밥 비벼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 입장으로
계란 후라이엔 간장이 아니라 고추장 이라고 참 오랫동안 주장 해왔었는데
언젠가 질게에서 16:4 정도로 털리고 간장이 대세였다는 걸 알게 된 기억이 납니다.
조용한폭격
15/02/19 02:48
수정 아이콘
공감돼요. 저는 천성이 소심한 편이기도 했지만, 부모님에게 고의적/무의식적 압박을 받았던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때까지는 가족을 포함해 주변사람들에게 화를 낸다는 건 상상도 못했고 참고사는 게 당연한줄 알았는데, 어느순간부터 착한아이 역할을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고요. 중학교때부터 고딩때까진 부모와 싸웠고, 성인이 되고나선 모든 사람들로 투쟁 대상을 확대해나갔습니다. 남들이 보기좋은 나, 남들이 편한 내가 아니라 내가 좋은 나, 내가 편한 나, 본성대로 살기 위해서요.

나대로 살려고 나름대로 끊임없이 노력해왔지만, 본성대로 산다는 건 정말 힘듭니다. 수업비 냈다고 생각하고 씁쓸함을 삼켰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특히 부모와 비슷한 성격인, 비슷한 형태로 저를 통제하려는 사람은 특히나 더 힘들어요. 무의식이라는 게 너무 무서운 게, 분명 상대가 잘못한 일인데도 꼼짝 못하겠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부모와 닮은 면이 있더라고요. 야무져보인다는 평을 자주 듣는 편인데 부모와 비슷한 면이 있는 사람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걸 보고 (보기랑 다르게)허당이라고..
어리버리질럿
15/02/19 23:06
수정 아이콘
오~글 잘 읽었습니다.
명탐정코난
15/02/23 12:33
수정 아이콘
나같으면 그 여자아이와 썸탔을 텐데
15/02/23 17:57
수정 아이콘
일기보는줄 알았네 ㅠㅠ
스티븐제라툴™
15/02/26 18:47
수정 아이콘
오늘뭐먹지에서 계란범벅이 나오더라구요... 집에서 한번 꼭 해먹어봐야겟음
15/03/20 01:44
수정 아이콘
저도 뭔가 제 얘기인 줄 알았어요. 잘 읽었습니다.
미남주인
15/03/22 21:28
수정 아이콘
계란 후라이를 싸오는 친구들이 언제나 부러웠는데... 어머니께서 아침에 신경써서 챙겨줘야 넣어줄 수 있는 게 후라이 아니었나요?
15/07/01 19:58
수정 아이콘
입이 귀에 걸리게 웃으면서 봤습니다.
글 쓴이 참 좋으신 분이군요.
저는 어제도, 오늘도 계란후라이 매일 한개씩 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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