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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5/10/06 22:31:42
Name 레이오네
Subject 유럽 함선 이야기 - 30년대 막장 전함 건조 경쟁(1)
원래 [우왕]에서 적으려 했던 이야기입니다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크게 지연되어서 이제야 적는군요;;
몇편이나 적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들어가기 전에.

1. 최대한 풀어썼습니다만 그래도 좀 어려운 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질문하실 경우 최대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2. 맨 처음의 배경 상황을 제외하고서는 제목(유럽 함선 이야기)대로 태평양의 시점(미/일 + @)은 다루지 않습니다. 제가 관심이 없기도 하고 해당 이슈가 나올 경우 커뮤니티의 성향을 막론하고 거의 무조건 유혈사태가 나는 것으로 봐서 주제로 삼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떄문입니다.
3. 위에 더해, 일반적으로 다뤄지는 국가는 영/프/이/독 4개국이 될 것입니다.
4. 자료의 출처는 각 에피소드가 끝날때마다 맨 뒤에 적겠습니다.(30년대 막장 전함 건조 경쟁이 에피소드 1입니다)

그럼, 혼세하고 또 혼세한 전간기 유럽의 건함 경쟁에 대해 시작해 보겠습니다.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

제 1차 세계 대전이 끝났습니다. 독일은 패망했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오스만 제국은 해체되었습니다. 하지만 승전국들 사이에서 여전히 상대에 대한 해상 우위권을 가지려는 노력이 계속되었고, 당시의 전략 병기인 전함의 건조 경쟁 또한 계속되었습니다. 특히 미국과 일본 간 태평양의 제해권 경쟁이 급격하게 과열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죠. 이렇게 되자 당시의 해상 패권국가이던, 하지만 1차 대전으로 돈을 거의 다 쓴 영국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당시 영국의 특성상 상대에 대한 우세적인 해상 억지력을 유지하고는 싶었습니다만 돈도 별로 없고, 기존에 만든 배가 너무 많아서 유지비로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으니까요.


(1914년 영국 해군 관함식을 그린 그림. 그림이지만 숫자가 과장이 아닙니다.)

하여튼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 측에서 (나름) 기똥찬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우리가 배를 만들지 못한다면 다 같이 못 만들게 묶어버리면 되잖아?"

이 방안을 들고 미국일본을 협상 테이블에 끌고 나옵니다. 미/일도 각자 영일동맹에 대한 부담(아직 영일동맹의 유효 기간이 다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지나치게 들어가는 군비 절감 필요성이 있었기에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되고, 여기에 당시의 전통적 강대국인 프랑스와 신흥 승전국으로 막 국제 무대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이탈리아(이탈리아는 이 시점에서 반도 전역이 통일된지 50년쯤밖에 안된 시점이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가 여기에 끼기엔 좀 부족했습니다만 프랑스에 대한 영국의 견제 목적에서 참가하게 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까지 참가하는 5개국간 조약이 되었습니다.
조약의 세부 규칙을 정하는 데 있어서 생겼던 혼파망은 다 건너뛰고, 어찌되었던간에 5자간 조약이 완성되었고, 1922년부터 조약이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가질 수 있는 주력함, 즉 전함의 총 한계 톤수와 한 전함의 스펙 한계가 정해지면서 전함 수십척이 해체되었고(대부분은 영국의 구식 전함이었습니다) 조약 발효 직전에 건조가 시작된 몇 척을 제외하고서 1931년 11월까지 주력함의 건조는 10년간 금지되었죠.

조약에 대한 각 국가별 내부 평가가 어떻든간에, 세계는 평화로워진 듯 했습니다.

휴일의 끝...?

주력함 건조가 금지된 10년, 소위 해군의 휴일(Naval Holiday)라고 불리우는 기간 동안 각 국은 보조함(주력함인 전함을 제외한 순양함, 구축함 등의 소형 함선들. 이 시기에 항공모함은 상대적으로 크게 중요시되지 않았습니다.)로 가상 적국들에게 잽을 툭툭 날렸더랍니다. 그동안 있었던 보조함들의 이야기는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어쨌든 10년이 끝나가면서 추가적인 전함 건조가 가능한 날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이 중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위에서 말했던 '조약 발효 직전에 건조 시작된 전함'이 없었기 떄문에 예외 조항으로 '1927~1929년에 신형 전함 건조가 시작 가능하다'라는 조항을 적용받았고, 양 측 모두 '지중해의 패권을 먹는다!'라는 대전제를 세우고 서로를 가상의 해상 적국으로 봤던 관계로 상대측을 압도할 전함을 설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양 쪽 모두 시원찮은 설계도만 나오고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 프랑스는 열심히 전함 디자인을 그렸습니다만 하나같이 나사가 빠진 물건이거나 프랑스가 만들 수 없는 함선들이었습니다.(2차 대전기까지 프랑스는 대형 전함을 건조할 도크가 없었습니다. 프랑스의 이 문제 해결법은 다음 편에.) 이런 문제는 프랑스의 소형 함선 중시 사상(소위 '청년학파' 교리)이 문제였다고도 하고, 해양국가가 아니라 대륙국가라서 생긴 문제였다고도 합니다만 어쨌든 전함이 실제로 건조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지요.



당시에 만드려고 했던 전함 계획 중 하나. 12인치 주포 12문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무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배를 건조할 도크도 없고, 워싱턴 조약에서 제한한 전함 크기(기준 배수량 35,000톤 이하)도 위반한 함선이라 바로 옆의 영국이 알았다가는 크게 경을 칠 물건이었고, 결국 취소 크리. 이것 말고도 배수량 17,500톤짜리 미니 전함을 여러 척 만든다! 라는 괴악한 생각도 했습니다만 역시 현실성은 안드로메다로 가는 계획이었는지라 바로 취소당했습니다.

- 이탈리아는 단순합니다. 나라에 돈이 없었습니다;;



검은 샤쓰의 사나이(?)가 나름 깃발 좀 날리긴 했습니다만 안되는 건 안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서 두 국가 모두 전함 건조의 상황은 지지부진했고, 영국은 이미 20년대에 만든 넬슨급 전함도 있고 해서 딱히 새로운 전함 건조에 열을 올리지 않았던 관계로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1931년은 커녕 워싱턴 조약의 효력이 만료되는 1936년 이후에나 차기 전함이 나올까말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엉뚱한 곳에서 일이 터집니다.

변수 등장



조약의 당사국이 아니었던 독일, 즉 바이마르 공화국(이 시기는 나치당이 집권하기 이전입니다)에서 영 괴상한 함선을 내놓았던 것이지요. 도이칠란트급 장갑함(Panzerschiffe, 한글로 바로 번역이 좀 곤란합니다만 일단 장갑함이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습니다.)이라 불리는 이 물건은 분명 크기는 중순양함인데 장착한 함포는 11인치, 준 전함급 주포를 장비한 함선이었습니다.(이는 1차 대전 패배 이후 함선 건조의 제약을 받았던 독일이 어떻게든 대화력을 가지려고 몸부림친 결과입니다) 지금에야 이 함선이 문제가 많은 함선이라는 걸 모두 알지만, 당시만 해도 함선계의 새로운 메타가 등장하는 게 아니냐? 라는 말이 나왔을정도로 기존의 상식을 파괴한 함선이었습니다.

영국이야 골치가 아프지만 어쨌든 방어전은 압도적인 숫자의 전함으로 찍어누를 수 있었는데다가 공세로 나설 때에도 순양전함(리나운급 자매, 후드 등 3척)이라는 해결책이 있었고, 이탈리아는 독일과 해상 전력으로 맞붙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두 국가는 '이상한 배가 나왔다?' 정도의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프랑스는 도이칠란트급에 대해 크게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 같은 체급인 프랑스의 중순양함을 내보내면 프랑스의 중순양함이 극도의 물장갑이라 맞는 족족 폭죽처럼 뻥뻥 터져나갑니다. (지금은 그리 뛰어나지 않은 게 드러난 도이칠란트급의 장갑입니다만) 당시로써는 상대의 방어력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 중순양함 전력으로 함부로 덤비기엔 무리.
- 화력과 장갑으로 이길 수 있는 구식 전함(브르타뉴급)을 내보내면 도이칠란트급은 도망가면 그만입니다. 도이칠란트급이 30퍼센트 더 빨라서(20노트 - 약 37km/h vs 26노트 - 약 48.2km/h) 추격이 불가능합니다.(...)
- 결론: 답이 없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최신식 중순양함인 차라급(일반적으로 자라급이라고 합니다만 차라급이 맞습니다.)의 등장까지 겹치면서 프랑스 해군 측에서는 더 이상 전함 건조를 미룰 수가 없다고 판단했고, STCN(프랑스 해군 연구소)의 개발진을 한계까지 쥐어짜내서 기적의 카드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까지 내놓은 결과물이 전체적으로 병맛이었다는 걸 감안했을 때 기적이라고밖엔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됭케르크급이라는 30년대 유럽 전함 경쟁의 필두가 등장했고, 본격적인 전함 건조 경쟁이 시작되게 됩니다.

(꼐속)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1-22 18:42)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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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오네
15/10/06 22:32
수정 아이콘
어라, 가운데 정렬이 안먹네요. 왜이러지...
15/10/06 22:42
수정 아이콘
오오 쉽더쿠 오오 계속계속 영원히 써달라능...쿰척쿰척...

자 이 글로 전함에 대한 흥미가 동하셨다면 월드 오브 워쉽을 하러 가시면 됩니다. (영업은 타이밍!!)
레인이
15/10/06 22:43
수정 아이콘
반지의제왕 1펀보는느낌..
여기서 절단신공이라니!! 좀더 써주세요~!!
리스트컷
15/10/06 22:49
수정 아이콘
이제 불란서가 전함 만들면 이딸리아가 화들짝 놀라면서 뭔갈 만드는데 이딸리아는 만들다 만듯한걸 만들었지 않았을까요? 너무 이미지로 추론했나[...]
레이오네
15/10/06 22:50
수정 아이콘
비슷합니다만 약간 다릅니다. 이게 또 과정이 막장으로 돌아가서...
리스트컷
15/10/06 22:56
수정 아이콘
빠른 연재를 위해 추천했습니다 하하
15/10/06 22:57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 해군 장비는 잘만들었습니다.
다만 지중해 호수(...) 작전만 상정해서 항속거리가 짧다는게 문제긴 한데, 뭐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았으니.
중요한건 그걸 운용하는 이탈리아 해군 자체에 있죠......
숙청호
15/10/06 22:52
수정 아이콘
아아아악! 이 좋은글이 너무 짧아요!!! 빨리 다음글 빨리
김기만
15/10/06 22:53
수정 아이콘
연재 빨리 해달라고 추천 눌렀습니다. 알아서 하시죠
15/10/06 22:59
수정 아이콘
일단 추천해놓고 눈치를 보는중인 쉽더쿠 1인 추가요!!
이게 그 칸코레라는 거냐... 가 아니구나;;
지나가다...
15/10/06 23:19
수정 아이콘
선추천 후독촉합니다.
빨리 후속편 올려 주세요. 징징징
15/10/06 23:22
수정 아이콘
빨리 다음편 올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머스크
15/10/06 23:25
수정 아이콘
도크가 없었다면 스키드 방식으로 밀어넣은건가요? 플로팅 도크는 있을리 만무하고 수중용접도 없었을거같고..
마땅히 생각나는 방법이 없네요 크크
기대됩니다 다음편
피아니시모
15/10/06 23:40
수정 아이콘
보면 이탈리아떄문에 묻혀서 그렇지
프랑스군의 막장성도 만만치 않아보이네요..
치맛살
15/10/06 23:51
수정 아이콘
다 읽고 나갔다가 화가나서 다시 들어왔습니다. 빨리 다음 편 올려주세요~
Colorful
15/10/06 23:57
수정 아이콘
서론 2번에서 태평양 시점은 논란이 많다고 했는데 그게 뭔가요? (역알못이라...)
15/10/07 00:02
수정 아이콘
일본제국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결론은 "일본을 공격한다"로 수렴하게 됩니다.
https://namu.wiki/w/%EC%9D%BC%EB%B3%B8%EC%9D%84%20%EA%B3%B5%EA%B2%A9%ED%95%9C%EB%8B%A4
레이오네
15/10/07 00:07
수정 아이콘
한국과 미국과 일본에 대한 관계성이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짙은 관계로 객관적인 판단력을 상실한 경우를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당장 이틀 전만 해도 야마토급 전함의 장갑 관련 이슈로 배틀로얄이 열렸고 최초 주장자가 안들려안보여를 시전하면서 도망간 케이스가 네이버 모 카페에서 발생한 바 있습니다.(...)

마침 나무위키 링크가 위에 붙었는데 나무위키가 이러한 문제의 확산을 부르고 있다 보는 입장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무위키의 밀리터리 관련 정보의 신뢰성은 2할 미만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봐서...

그러니 우리는 미일을 멀리하고 유럽 떡밥으로 팝콘을 뜯는 것이 옳습니다(?)
* 일부 표현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있어 댓글을 수정했습니다.
15/10/07 00:23
수정 아이콘
활동하시는 커뮤니티가 어딘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재가 된 이후 피지알 이외엔 커뮤니티 활동을 접은 상태라...
정 궁금한 해군관련 떡밥은 기갑갤(?!?)에 물어보곤 했었네요 크크크크
레이오네
15/10/07 09:12
수정 아이콘
현재 액티브하게 활동하는 커뮤니티는 딱히 없습니다. 예전에는 I모 게임 웹진의 월드 오브 탱크/워쉽 서브 사이트와 네이버의 월탱/워쉽 카페에서 글을 좀 썼습니다만 영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서 말이죠.
지인들끼리 만든 게임 클랜 카페에 글을 쓰긴 합니다만 해당 카페는 반 비공개라 커뮤니티라 하기엔 좀 그렇네요 :(
15/10/07 01:59
수정 아이콘
으아아아아아앙 빨리 빨리 빨리 더 빨리 쉽더쿠 모여라!!

빨리 써주세요!!
15/10/07 03:43
수정 아이콘
유혈 사태를 막겠다고 미일을 제외해봤자 이런 식으로 절단 신공 펼치면 유혈 사태 나는 것은 똑같지 말입니다!

아아 빨리 다음 편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입니다!
뒹굴뒹굴
15/10/07 09:11
수정 아이콘
막 월드 오브 워쉽을 시작한 차에 이런 좋은 글이라뇨.
물론 아직 유럽트리가 다나오지는 않았습니다만 선행 학습해야겠네요.
얼렁 다음글을~!
강동원
15/10/07 09:29
수정 아이콘
흑흑 뭔가 알고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12인치 주포 12문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무장'
왜죠? 포는 크고 아름다... 아니 많을수록 좋은거 아님?
'중순양함인데 장착한 함포는 11인치, 준 전함급 주포를 장비한 함선'
지금에야 이 함선에 문제가 많다는걸 안다는데 어떤 문제인거죠? 쏘면 반동으로 배가 뒤로 날아가나요;;;?
겨울삼각형
15/10/07 10:02
수정 아이콘
프랑스가 만들려는건 Battleship 즉 주력함입니다.
이미 군축조약 체결시점에 영국이나 미국은 물론 일본도 14인치 주포를 가진 전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신형이라는 프랑스에서 이보다 급낮은 12인치 주포의 전함을 만든다면 이건 생각할것도 없이 돈낭비라는 것 이지요.

그런데 바이마르 공화국이 만든 포켓전함은, 위 프랑스가 만들려는 전함이 아니 중순급 함선인데요. 군축조약때문에 타국 중순들이 8인치포에 묶인것에 비해서 11인치는 과무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겁니다.
레이오네
15/10/07 12:36
수정 아이콘
1. 주포가 다다익선인 건 맞는데, 문제는 해당 주포가 상대방에게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느냐? 라는 것이 문제가 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전함이라는 물건은 자기 주포에 대해 버틸 수 있는 능력을 요구받는 경향이 있습니다.(물론 100%는 아닙니다.) 이 글에서 설명했던 '워싱턴 조약 당시 건조되던 전함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20년대의) 1급 전함들, 일부에서는 속칭 '빅 세븐'이라 불리는 미국의 콜로라도급/영국의 넬슨급/일본의 나가토급은 16인치 주포를 장비하고 있으며, 중요 부위에는 300mm 이상의 장갑을 두르고 있어 12인치는 말 그대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이빨도 들어가지 않는' 방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콜로라도/넬슨에 비해 나가토가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약한데 대신 발이 빠릅니다. 이건 사상 차이라 볼 수 있겠는데 어쨌든 12인치는 주장갑대에 안들어갑니다;;)그런데 이러한 시점에 12인치 주포를 왕창 달겠다는 것은 상대방의 전함에 대한 공격력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도이칠란트급의 문제는 주포 과적이 맞습니다. 2편에서 서술할텐데 저 주포, 배수량이 3배가 넘어가는 샤른호르스트급 전함에 약간 개량해서 거의 그대로 올라갑니다(...) 물론 샤른호르스트급은 과소화력입니다만... 하여튼 원래대로라면 저 체급엔 저 주포를 올릴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나머지에서 무게를 어떻게든 깎아냈어야 했는데, 이 때문에 기관부를 상당히 긁어내버립니다. 동 시기 비슷한 체급의 중순양함들이 30노트 초반대인데 상당히 느린거죠.(위에서 언급된 프랑스 구형전함과 도이칠란트급의 수준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상대가 중순양함&경순양함 조합의 숫자로 밀어붙이면 도이칠란트급은 운이 좋아야 한두척 정도 잡고 끔살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서 프랑스의 문제는 '순양함 전력의 다수를 지중해에 전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최신형 중순양함 차라급이 등장하면서 중순양함 숫자가 거의 동수가 되는 상황이라(스펙도 이탈리아 쪽이 좋습니다. 이건 '모종의 방법'을 통한 결과물이었지만) 결국 빼낼 수 있는 중순의 숫자는 많지가 않다는 거죠. 그렇다고 도이칠란트급과 프랑스 중순이 1:1로 붙으면 본문처럼 무조건 박살나는거라...
겨울삼각형
15/10/07 09:55
수정 아이콘
저도 조약해군당시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데요.

그런데 설명이 길어지고 난잡해지는 이유가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놈이 바로 순양전함(Battlecruiser)입니다.

그냥 쉽게설명하려고 하면 그냥 마이너 전함이라고 퉁쳐도 됩니다만, 그 유명한 HMS후드만 해도 왠만한 전함보다 큰녀석이었기 때문이죠.
레이오네
15/10/07 12:16
수정 아이콘
뭐... 순전이야 해당 시점에는 후드, 리나운급밖에 없었고 30년대에 추가로 건조된 것도 없고 해서 이 글에서는 크게 짚고 넘어갈 필요성이 없어보입니다. 다행이죠(??)
뭐 좀 깊게 파고들면 *3급 계통들 이야기 꺼낼 수도 있겠습니다만 피지알에서 꺼내기엔 부적절한 주제라 판단하여 넣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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