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미 좀 지난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위고 아래고 가릴 것 없이 마냥 현실에 안주해 조금의 개혁도. 아니. 변화라는 짧은 단어 하나만으로도 손사래를 치던 그 시절.
그런 그 시절에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행동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연설에는 힘이 있었고. 그의 공약에는 새로움이 있었고. 그의 식견에는 개성이 있었고. 그의 행동에는 의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는 결국 선거에서 참패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현재의 사가(史家)들이 꼽고 있는 그의 선거 참패 요인 중에서도 가장 첫번째로 꼽는 것은 당시 기득권의 선거결과 조작이다.
과거 선거 당시 현재의 선관위와 같은 역할을 하였던 한 부처에서 선거 결과가 나오기 조금 전 발표한 공문을 보자.
"몇몇 단체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의견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다소 왜곡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어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일부 단체와 개인에 의해 비정상적인 경로로 참여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정확히 조사하여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문 발표 후 그들이 공문과 같은 이유로 최종 집계에서 배제했던 표는 약 47,000표에 달한다.
이 표 중 약 90%의 표가 '그 후보'의 표였다는 것을 감안하고, 총 유효 투표수가 십만표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이미 정치가 아니다. 이것은 사기이고, 민의에의 배반이며, 그들의 부패를 알리는 지표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루어졌고. 결국 약 만표 정도의 차이로 개혁을. 혁명을 주장했던 '그 후보'는 낙선하게 된다.
결국 그런 조작에 힘입어 선거는 다시 한번 여당의 승리로 끝나게 되고, 혁명도. 개혁도. 변화도.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아래의 모두가 그를 원했으나. 위가 그를 원치 않았다는 이유.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의 이상과 꿈은 산산조각났으며. 그도, 그의 이상도. 다시는 정계로 돌아올 수 없었다.
변화를 위해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냈으나 결국 힘앞에 무너졌던 순간. 민주화의 첫걸음이 산산이 깨어진 그 순간.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끝내야만 했던 개혁. 그것이 가져올 결과는 차치하고서라도, 부당한 억압에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그 때를 돌이켜 통탄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현재 부각되고 있는 그의 두번째 패인은 그가 내걸었던 공약이다.
따지자면, 상대측 후보의 공약은 무난했다.
기존의 것을 들고 나와 조금의 숫자놀음과 눈속임으로 새로운 것으로 치장했다 한들, 무난했다는 것은 현재도 이론이 없으리라.
하지만 그의 공약은 무난하지 않았다.
무난하지 않았다는 표현은 여기서 좋은 뜻으로도, 나쁜 뜻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말하자면, 당시의 시대상과 비교해봤을때 그의 공약은 다분히도 혁명적이었고 실험적이었다.
이는 당시 사회에 염증이 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는 굉장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는 플러스가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지식층은 이 공약에 대한 급격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그 공약의 실현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동시에 느꼈다.
그런 의문과 불안은 결국 기득권층의 이해와 맞물려 당시의 정국 및 지지층을 전례없이 양분했고, 결과는 위와 같았다.
만약 그가 조금만 더 온건한 공약을 들고 나와서 집권한 후 그의 이상을 펼쳤다면 지금 이곳은 어찌 되었을까.
그것을 이제는 상상으로 밖에는 만날 수 없다는 점은. 아직도 어떤 이들에게 있어서는 천추의 한이 되리라.
그러나 지금 와서 이런 논의가 무슨 소용이랴.
시간은 이미 그와 그의 이상을 흙으로 되돌렸고.
그가 메우고자 했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시간으로 더욱 괴리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그가 만들고자 했던 파도는, 망망대해에 던져진 조약돌 정도의 파문 밖에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작디작은 파문이 조금이라도 지금의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맺도록 하자.
- 자료 사진 -
자료 1 - 당시 선거를 주관했던 부처의 긴급 공문
자료 2 - 최종 투표 결과
자료 3 - 선거 전 인터뷰
자료 4 - 공약 A
자료 5 - 하마평
자료 6 - 상대 후보의 하마평
.......................헥스밤님 글을 읽고 삘받아서 한번 휘달려봤습니다. 여러분은 언제쯤 '그 후보'에 대해 눈치채셨나요?
...아니 그보다. 유게 갈까요? (...)
* Noam Chomsky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1-10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