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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3/11/03 15:03:13
Name   킬리범
Subject   '덤벼라 세상아!' - 프로게이머의 꿈이 뭐가 나쁜가?
에 또.. pgr에 처음 올리는 글이 되는군요..
먼저 제 소개를 하자면 30대 중반의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또 학부형 이기도 합지요.. ㅠ.ㅜ
스타를 처음 접한건 2001년 본의아니게 잠시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있을때였습니다.. 대다수(?)의 분들이 그러하듯이 임요환선수의 신기의 컨트롤에 반해, 심취하게 되었고 그 후 스타의 광팬이 되었습니다. (vod관람만요..^^:; - 베넷 전적은 패가 승보다.. 에 또 .. 한 5배정도 많군여 ㅜ.ㅜ..)
요사이도 온게임넷과 MBC게임을 집사람의 구박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라기보다는 열심히 눈치를 봐가며^^:;) 보고 있습니다.

아래 프로게이머의 향후 전망(?), 또 게임에 대한 회의가 적힌 글들과 현역 프로게이머이신 준모님의 글을 읽고 불현듯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서두에도 얘기했지만 저는 벌써(?) 30대 중반을 지나가는 나이입니다. 예비군 훈련도 끝나고 민방위로 들어선지도 어언 4년차이구요..(어디선가 남자의 로망은 예비군 훈련의 종료와 함께 사라진다는 글에 지금은 엄청나게 공감하고 있다는.. ㅠ.ㅜ)

머 남들이 보면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나름대로는 회사생활 10년차를 통해 나름대로는 안정된 생활을 살아가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머 정말 평범하게 남들 하는대로 대학교 들어가고 남들하는대로 대기업에 들어가고, 회사 망한뒤로 중소기업 들어가고, 또 남들하는대로 결혼하고 애기낳고 살았습니다. 이런 삶이 형편없었느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그냥저냥 사는 재미도 있고 어느정도는 주위에서 인정받기도 하고 무엇보다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어서 저는 지금까지의 제 삶에 불만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삶에 후회가 전혀 없었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지금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제가 정말 하고 싶은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살았다는것이 정말 후회스럽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은 조금 덜 받더라도, 혹은 손가락질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이 일을 하면 정말 행복하다 싶은 일을 못 찾았다는것이 후회스럽다는 것이지요..
많은 어른들이 혀를 끌끌차며 손가락질을 하는, 머리에 오색 물을 들이고 가수의 뒤에서 열심히 춤을 추는 소위 백댄서라 불리우는 젊은 친구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 불현듯 부럽다라는 감정이 들기도 하더란 말입니다.
또는 '저놈들 저거 해서 먹고살수 있겄어? 앞날 창창한 놈들이 쯧쯧쯧..'하는 소리를 듣더라도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자신의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프로게이머들을 보면 왠지 부럽더라는 것이지요..

남들이 어떻게 보던, 혹은 객관적 기준에 의해서 지금 현재 수입이 적고 앞으로도 그다지 전망있지는 않더라는 얘기를 듣더라도 지금 현재 자신이 하는일에 치열하게 몰두하고 또 그 한가지로 행복하다고 느낄수 있는 일을 갖고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단 얘기입니다.

제가 대학교에 처음 입학했을때 선배하나가 이런 얘기를 해준적이 있습니다.
'대학 1학년때는 많은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열심히 놀던가, 가장 열심히 연애를 하던가, 그도 아니면 가장 치열하게 자신과 대화해라.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보다 많은 경험을 쌓으며 보다 많은 전공과 상관없는 책을 읽어라.
그리하여 본인에 대해 확실히 파악하던가 또는 본인이 정말로 원하는 일(그것이 평생을 바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생각하지 말고..)을 찾아낸다면 성공적인 대학시절, 나아가 성공적인 인생을 보낼수 있을것이다.'
사실 그때는 그 얘기가 그다지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라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다만 선배의 당부를 받들어 한가지는 열심히 했지요..(대한민국에서 가장 열심히 놀았습니다. ㅠ.ㅜ)
뜬금없이 이 얘기를 왜 꺼내느냐 하면 30대, 그것도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요즈음, 그 선배의 말이 정말로 일리있는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는 얘기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는데는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란 없습니다. 돈을 쌓아놓고 사는 사람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반면에 객관적인 기준으로 형편없이 사는경우에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알려진대로 돈이 삶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명예나, 지위, 권력등이 절대 미터인가하면 그것도 아닌것 같습니다.

아마도 개인적으로 본인이 만족하는 삶이 가장 행복에 가까운 삶이 아닐까 하는것이 지금껏 살아본 경험으로 터득한 행복에 관한 정의입니다.
그럼 개인적으로 본인에게 만족하는 삶이라는것은 어떤것일까요?
저는 본인이 하는 생계를 위한일에 대한 만족이 행복에 대한 가장 근사치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위의 평가, 수입의 정도, 사회의 인식과는 별개로요..

만일 어느 젊은이가 게임을 하며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에 인생을 걸어보는것도 절대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정말 치열하게 본인에 대해, 그리고 게임에 대해 생각하고 본인이 더이상은 도저히 아니다 싶을 정도로 노력할수있다면 프로게이머의 꿈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어느 분야에서건 프로라는 이름을 달려면 단순히 좋아하는 정도로는 절대 성공할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그 분야에 미쳐야 합니다.
그럴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고 노력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프로게이머의 삶을 꿈꾸는것을 적극 권해봅니다.
앞으로 4,5년후 프로게이머의 위상에 대해서 불안하시다고요? 뭐가 불안하십니까?
평생을 통털어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인생을 걸만큼 노력할수 있는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만일 4,5년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자체가 없어진다면 또다른 삶의 길을 찾으면 됩니다.
그렇게 찾은길에 공부가 필요하다면 공부를 시작하면 됩니다. 왜 벌써부터 4,5년 후를 걱정하며 본인의 행복을 버리려 하십니까?

프로라는 이름을 달기위해 노력할 정도로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할수 있는 사람은 다른 어떤 삶의 방법을 찾더라도 최선을 다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성공할수 있습니다.
다만 프로게이머로의 선택이 게임 그자체가 좋아서가 아니라 다른일을(예컨데 학교 공부랄까?)하기 싷은데 따른 반작용이라면 그건 반대합니다.
그런 것은 일종의 도피인데 인생을 살면서 고난을 피하거나 외면해서 해결되는 일은 단언컨데 하나도 없습니다. 만일 그런거라면 장담하건데 프로게이머라는 간판은 절대 달수 없을것입니다.
또 그러한 사람은 어떤 삶을 선택해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그런식의 도피나 자기 합리화만 아니라면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여러분은 모두 프로게이머의 꿈을 포기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꿈꾸는 모든 분이 프로게이머가 될수는 없겠지만 젊은 시절 그러한 노력은 성공여부를 떠나서 확실히 본인을 한단계 성숙시킬거라고 생각합니다.


P/S 이건 여담입니다만... 사회를 살아가는 일이 생각한 것보다는 어렵지 않습니다. 요새 사지만 멀쩡하다면 사실 굶을 정도로 돈을 못벌지는 않습니다. 무슨일을 하더라도요..
본인만 열심히 한다면 어떤일을 하더라도 생활을 유지할 정도는 됩니다. (저도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있을때 한 2개월인가? 막노동을 한적이 있습니다. 물론 몸은 힘들고 자괴감은 조금 들었지만 후에 정산을 해보니 회사 다닐때 못지않게 벌더라는..^^:;)
뭐 이건 적당한 예는 아니겠습니다만은 20대 초반이라는 젊다못해 어린나이에 인생 그 자체에 대해서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어느 분이 지적하신대로 프로게이머를 지원하다가 실패하면 무엇을 하겠느냐구요? 또 다른 본인이 행복을 느낄만한 일을 찾으면 됩니다. 본인이 공부를 원하면 공부를 시작해도 되고 백댄서를 원하면 백댄서를 시작하면 됩니다. 크게 보면 20대에 3,4년 다른 사람보다 늦는것은 인생전체로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만 어느 삶을 선택하던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는 습관만 가지면 됩니다.

여러분! 남들보다 3,4년 늦게 대학에 들어가고, 5,6년 늦게 회사에 들어가면 정상적인 코스를 밟은 사람보다 한10년은 뒤처질것 같으십니까?  저언혀 ~ 그렇지 않습니다.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빠르고 더 뛰어나게 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젊은 나이에 꿈을 쫗는 일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덤벼라! 세상아!!" - 바로 이정신이 필요한것 아니겠습니까?^^
* 항즐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1-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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