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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9/04 02:30:27
Name Time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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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지능 이론에 대한 오해


출처: H. Gardner 의 다지능 이론의 교육적 적용 - 그 가능성과 한계 (Applying H. Gardner`s Multiple Intelligences Theory to Educational Practice : Possibilities and Limitations) : 하대현, 한국교육심리학회, 1998

전문가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폭풍 같은 관심을 받는 심리학의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지능이지요. 골턴 이래로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지능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가 현대 지능이론일 겁니다.

최근에는 심리 측정적 연구 방향과 다른 다양한 지능 개념의 접근이 모색되고 있는데요.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 스턴버그의 지능이론 그리고 감성지능 등을 들수 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론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또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g 이외의 인간 지능의 다양한 측면들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좋은 일일 겁니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일부 맹목적 추종자들이 거기에 대해 오해를 하고 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조차 하지 않은 이야기를 떠들고 다닌다는 것이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고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생각해 볼 만 하지요.

g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다중지능이론을 들이대면서 반박하고 부정하는 것을 한가지 예로 들수 있겠습니다. 정작 하워드 가드너는 그런 논리를 펼친 적이 없습니다.

신화
다중 지능이론은 g(심리 측정학자들이 일반지능이 있음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한 언어)와 양립할 수 없으며 지능의 본질과 그 원인에 대한 유전론자나 환경론자의 설명과도 양립할 수 없다.

현실
다중지능 이론은 g의 작용 범위나 설명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지 그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다중지능 이론은 특정 지능의 유전성에 대한 문제에서 중립적은 입장을 취하며 대신 유전, 환경의 상호 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하워드 가드너)의 견해
g에 대한 관심은 주로 학문적인 지능을 탐구하는 사람들과 검사 점수 간의 상관을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제기된다. 최근 연구자들은 g요인에 대한 신경 생리학적인 지지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나는 이러한 전통 안에서의 많은 연구들이 인간 지능의 많은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한다는 점을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그렇다고 g 요인에 대한 연구가 과학적으로 의심받을 만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아니며, 이론적 목적을 위한 g의 유용성을 기꺼이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분명히 나의 관심은 아래 포함되지 않는 지능들과 지적인 과정들에 집중되어 있다.

<다중지능 - 인간지능의 새로운 이해> -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역

위에 인용한 글에서 보시다시피 하워드 가드너는 g 자체에 대해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인간 지능의 한가지 측면으로 간주하는 것이지 g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지요. 그 역시 g의 근사적 측정치인 IQ와 생물학적 특성(뇌 크기, EEG 등)의 관계에 대해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스턴버그 역시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가 최근에 들어와서 실제 능력 등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g의 영향력을 축소시켰다 할지라도 g 자체를 거부한 적은 없습니다.

"일반지능(g)이 존재한다는 것은 지능 문헌 안에서 거의 굳건한 것들이고, 그리고 어떤 증거가 필자로 하여금 다른 것을 믿도록 동요시킬 때까지 적어도 필자만큼은 잠정적으로 승인하는 사실이다."

"하나의 일반 지능의 존재를 지지하는 다양한 종류의 증거가 제시되어 왔다. 아마도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는 일상적인 경험일 것이다 : 일상 생활에서 이따금씩의 관찰은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일반적으로' 더 지적이란 것을 암시해 준다. 사람들이 매기는 등급은 그들이 정확하게 지능을 정의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제 2장을 보라), 어느 만큼의 등급 매김은 보통 가능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일반지능의 존재를 지지하는 것으로 가장 흔하게 제공되어 온 증거는 무회전된 요인 해법에서 지능검사들의 요인분석으로부터 하나의 일반 요인이 출현한다는 것이다(예를 들면 Spearman, 1927). 이 증거는 이것 자체로는 설득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검사 배터리의 측정치를 요인분석할 때도, 만약 그 요인들이 회전되지 않는다면, 한 일반요인을 산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요인분석의 심리학적 결과라기 보다는 오히려 수학적 결과이다. 그러나 이런 결과의 심리학적 지위는 이와 비슷한 결과가 정보처리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는 사실에 의해서 강화된다: 다양한 과제들의 정보 처리 분석들은 지적 수행을 예언하는 데 높은 내적 및 외적 타당도를 가지고 있는 과제들에 걸쳐 정보처리 요소들에 있어서 강력한 공통 요인들이 있음을 밝혀 왔다. (Sternberg & Gardner, 1983 ; 본서의 5장을 보라)."

<신 지능이론 - 인간 지능의 삼위 일체 이론> - 로버트 스턴버그 지음, 하대현 역

더군다나 스턴버그는 지능검사의 실용적 유용성(학업 성취 예언)을 인정한 뿐만 아니라 표준화되지 않은 검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지능검사를 비롯한 각종 표준화된 시험들이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그걸 보완하는 쪽으로 가야지 '더이상 그런 검사들 필요없어!' 식으로 가면 안 된다는 겁니다. 다음 언급을 보지요.

'일반적인 지능 검사의 단점에 각별히 주목한 나머지, 표준화된 지능 검사를 전면적으로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이런 태도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표준화된 검사 점수를 무시하면, 덜 중요하거나 아예 별 의미가 없는 요인들에 지나친 비중을 두게 될 위험이 있다. 이것은 정치적 견해에 대한 여론 조사든, 사회 경제적 지위에 대한 조사 통계든, 심지어 시력 검사든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조사 통계 혹은 검사가 어차피 모든 요인을 충분히 감안하기 힘들다면, 표준화된 수치를 우선적으로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

타고난 지능 만들어지는 지능 : Scientific American 편집, 이한음.표정훈 옮김, 궁리 출판사, 2001 (원서 : Exploring Intelligence, A Search in the Human, Animal, Machine and Extraterrestrial Domains, 1998), Page 37~53

어떤 사람이 퍼트렸는지는 모르지만 감성 지능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성격의 괴담이 떠돌고 있습니다. 바로 감성지능이 지능지수보다 성공에 더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요즘 학계에서 감성 지능 개념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그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지능지수보다 감성지능이 성공이나 직무 수행을 더 잘 예측한다는 말은 전혀 검증된 바 없는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아직 감성지능을 제대로 측정하는 도구조차 없는 상태에서 이런 비과학적인 이야기에 현혹되면 안되는 것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이런 지능 개념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을 문제삼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능의 다른 측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요. 그렇지만 지능 이론에 있어서 균형과 다양한 접근을 무시하고 한쪽에만 치우치는 맹목적인 추종은 정말로 위험하다는 겁니다. 항상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잘못된 부분이나 부족한 점을 수정해 나가려는 개혁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고 잘못된 괴담들이 떠돌아 다닐 떄 결국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오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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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여오요우
11/09/0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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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늦게서야 봤는데 어느 정도 제가 생각하고 있던 논지와 비슷하네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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