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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11 22:20:07
Name 라라 안티포바
Subject [일반] [바둑] 라라의 바둑이야기 30.삼성화재배 결승전 리뷰. + 한국바둑대상 투표
[1]
[지난화 보기] - 29.농심배 2라운드 리뷰 및 2014년 KB바둑리그 종료
https://www.pgr21.com/pb/pb.php?id=freedom&no=55319

안녕하세요. 최근 바둑이야기를 많이 쓴 관계로
바둑이야기의 희소성(?)이 저하되었네요.
오늘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조금 후에 알려드리기로 하고,
일단 삼성화재배 결승전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먼저 작년 삼성화재배 결승전, 이세돌 선수의 패배 이후 암담했던 작년의 분위기를 잘 살린
'삼성화재배 특집다큐 - 무관의 한국, 다음수를 찾다' 영상을 한번 보시죠.
유머게시판에 제가 올린 적이 있긴한데, 혹시 못 보셨던 분들이 있을까 하여 다시 올립니다.



다른 동료들이 검토실을 떠난 이후, 이세돌 선수가 홀로 남아 검토를 하는 장면은
홀로 수많은 적장에 외로이 맞서는, 마치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연상되었고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었네요.

올해 TV아시아를 이세돌 선수가 가져오긴 했습니다만, TV아시아는 각국 언론사가 주최하는 속기전 결승진출자로 차려지는 왕중왕전 성격과,
기전 상금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메이저리그로 취급받지 못하고, 일부 팬들은 아예 이벤트 기전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2013년 LG배 결승에서 스웨 선수가 원성진 선수를 상대로 승리한 이후, 2014년 LG배 중-중 결승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7연속 싹쓸이 이후 메이저 무대에서 최초의 한중전 결승인 셈이며,

작년 삼성화재배 결승 직후 중국에서 '한국바둑의 시대는 오늘로 끝났다' 라고 하며 바둑의 헤게모니가 완전히 중국으로 넘어갔음을 선언한 그 대회에서 다시 한국이 세계타이틀을 탈환하는 것입니다.

김지석 선수는 인터뷰에서 '내가 한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 했지만, 중국에서는 삼성화재배 결승대진이 완성된 이후 국가대표팀 차원에서 1주일에 1번씩 김지석 파해 연구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김지석 선수의 인터뷰는 쓸데없는 부담감을 가져 제 바둑을 보이지 못할까 우려하는 마음에서 일부러 가볍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겠지요. 이미 국제기전은 한중전 국가대항전의 장이 되었습니다.

또한 LG배는 결승을 제외한 예선부터 4강까지 모두 전해에 치뤄지니, 2014년 LG배 결승은 사실상 2013년의 결과물로 봐야겠고,
올해 백령배는 중-중 결승, 올해 LG배는 4강 한국 싹쓸이로 1:1 상황이라고 한다면,
이번 삼성화재배 결승은 한중전 3번기 1:1 상황에서 치뤄지는 3국이라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3]
일단 두 선수 기풍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해드리자면,
탕웨이싱 선수는 전형적인 실리파 기사입니다. 일단 실리를 최대한 끌어모은뒤, 상대의 두터운 모양에서 타개를 하면서 집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바둑을 정리하고 정확한 끝내기로 반집이라도 남기는 스타일이죠.
그리고 탕웨이싱 선수의 주특기라면 역시 견제입니다. 상대를 살살 약올리는듯이 여기저기 찔러가는 수를 상당히 좋아하며, 그 찔러가는 수가 대단히 아픈 경우도 꽤 많습니다. 그리고 불리할때 상대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듯한 흔들기에 굉장히 강한 저력있는 기사이며, 남들이 잘 보지 못하는 부분적인 수에 굉장히 밝은, 끈적끈적한 바둑을 두는 스타일입니다.

김지석 선수는 원래 엄청난 힘바둑이었습니다. 그래서 김지석 선수의 바둑은 불계승이 많았고, 미세한 집바둑, 계가바둑으로 흐르면 승률이 썩 좋지 못했죠. 그러다 최근 전투력과 수읽기를 타개쪽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선회해서 재미를 보고 있고, 중간중간에 실리를 챙겨놓고 집균형을 맞춘 뒤 끝내기를 하는 능력을 보완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결승 하루 전, 김지석 선수의 인터뷰에서 최근 성적이 급상승한 이유를 물었더니 딱히 공부량이 바뀐건 아니고, 결혼을 하고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고 합니다.

[3]

10월 9일 아침 10시.
진시황의 병마용이 있는 중국 시안에서, 삼성화재배 결승 1국의 막이 올랐습니다.

1국은 탕웨이싱 선수의 흑번, 김지석 선수의 백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혹시 제 리뷰보다 기보 먼저 보고 싶으시면, [삼성화재배 결승전 기보]로 검색하시면 밑에 기보로 이동됩니다.


양소목에 미니중국식 포석을 가져온 탕웨이싱 선수.
뭐 흔히 볼 수 있는 포석이죠.


우하는 김지석 선수의 두터움, 탕웨이싱 선수의 실리로 정리된 모습입니다.
탕웨이싱 선수의 기풍상 이 구도는 바둑판 전체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탕웨이싱 선수의 좌변 갈라침을 무시하고 역으로 상변을 갈라쳐가는 김지석 선수


역시 좌상쪽도 김지석 선수의 두터움과 탕웨이싱 선수의 실리로 갈렸습니다.
두점이 꽤 큰데, 받지않고 좌변을 벌렸습니다.


우상귀를 걸쳐 들어가는 김지석 선수


타개가 잘 된 모습입니다.


탕웨이싱 선수의 강수가 나옵니다. 끊어가기


오잉? 중앙 빵따냄을 내주면 백이 망한거 아닌가요?
생각했는데 끼움의 묘수가 있었습니다. 역시 하수의 눈같은거 믿으면 안되네요.


백 모양이 상당히 이상합니다만, 모양보다는 실전적인 수를 추구하는 현대바둑을 잘 보여주는 바둑이 아닌가 싶어요.
흑은 갈라진 양쪽이 맞보기로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백 입장에서 천원에 두어 중앙 흑 사활을 위협하는 수와, 상변 2선 입구자로 상변 흑을 잡는걸 맞보고 있습니다.


흑은 상변을 살렸고, 백은 천원에 두어 강하게 중앙 흑을 공격합니다.


근데 좌상 백이 같이 곤마라...생각보다 백이 엷어 공격이 잘 되지 않습니다.
무난히 타개가 된 흑. 대신 백은 좌중앙쪽에 두터움을 얻었으니, 그걸 활용해 득을 봐야합니다.
하지만 어렵네요. 하수 입장에서는 흑을 잡고 싶은 심정입니다. 백이 두터움을 잘 활용하기 힘들어 보여서요.
그래도 김지석 선수는 국내 최강의 공격수이니...다만 탕웨이싱 선수도 선실리 후타개를 선호하는 편이라
둘 모두에게 원하는대로 판이 짜여지지 않았나 싶네요.


백은 두터움을 이용해 좌변 흑을 괴롭히러 갑니다.


다가온 백돌에 붙여 기대기전법으로 자연스레 타개하겠다는 탕웨이싱 선수


좌변 공격이 꽤 득을 보았습니다. 2선 다 파먹혀서 집으로도 꽤 득을 보았고, 좌변 흑이 집이 없어 중앙에서 곤마로 붕 뜬 상태.


노림이 있는 세칸벌림
아까 중앙 흑 살때쯤부터 KBS 방송이 시작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일단 세칸벌림을 받아주지않으면 좌우 흑이 연결될 수가 있고,
박정상 해설의 얘기로는 세칸벌림을 그대로 받아주면 흑이 좌변 한점 이을때 축머리가 성립된다고 하면서 탕웨이싱 선수의 노림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김지석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동반한 목진석 해설의 말로는, 좌변에서 백이 한점 따낼때 형세를 낙관했다고 합니다.


빈삼각 vs 빈삼각
이런 부분들이 현대바둑의 트렌드를 보여주지 않나 싶어요.


모양이 얼추 정리되어 흑은 살아갔고, 백은 좌상 중앙에 큰 집을 얻고 끝내기로 가는 구도입니다.


하변 막은 수는 꽤 큰 수였지만, 자칫하면 패착수가 될 뻔 했습니다.


호구의 묘수
저 백입장에서 두점 잡는건 선수성이었거든요. 두점 잡으면 좌상귀 2의 2에 급소에 치중하면 한수 늘어진 패가 성립하기에...
두점이 살아가자 반상최대였던 한점 끊어가는 수가 자충이 되어 성립하지가 않습니다.
두집반은 두터웠던 백이 미세한 바둑으로 흐릅니다.


결국 상변 한점 잡지 못하고 호구
그리고 좌중앙 패를 들어가는 김지석 선수
탕웨이싱 선수에게도 자칫 잘못하면 양쪽 대마사활이 걸릴 수 있습니다.


수순이 급격하게 전개됐는데요,
이때 KBS는 3시가 넘어 중계가 종료되었고, 인터넷 수순중계는 현장의 문제로 오랫동안 진행되지가 않은데다
끝내기 부분에서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자세한 해설이 없었습니다.
한게임 김성룡 해설에 의하면 호구의 묘수 이후 탕웨이싱 선수의 흐름이었다가,
끝내기에서 탕웨이싱 선수답지않은 떡수 퍼레이드로, 끝내기에서 계속 손해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까 이야기한 치중을 들어가는 김지석 선수.


두 수 늘어진 패가 되었어요! 수는 엄청 늘어졌지만, 좌상 대마 사활이 걸려있기에 백의 꽃놀이패입니다.


집으로 불리한 탕웨이싱 선수도 단패까지 끝내기를 두며 집차이를 좁히고 패를 버팁니다.
그러나 우하쪽에 패가 있어서...


패 받아주면 팻감이 없어 좌상이 몰살, 안받고 따내면 우하가 빅이 되어 더더욱 대차로 패배.
결국 여기서 탕웨이싱 선수가 돌을 거둡니다. 1국은 김지석 선수의 기분좋은 승리!

오늘 대국에서 느낀 점은 '프로의 두터움은 역시 차원이 다르다' 는 거였네요.
제가 알기로 중앙 흑대마가 살아난 직후 형세가 확정가로 따지면 흑은 50집 이상, 백은 30집 가량으로 20집 이상 벌어졌고 두터움으로 그 격차를 좁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순식간에 좌변 흑집 빼앗고 곤마로 만드는거보고...감탄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대국 보면서 탕웨이싱 선수가 결코 만만한 선수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래서인지 넷마블 승부예측에서 1국 배당이 김지석 : 탕웨이싱 1.6 : 2.0이었는데, 2국은 1.8 : 1.9로 탕웨이싱 선수쪽으로 약간 더 기울었습니다. 애국베팅 및 팬심베팅 감안하면 약간이나마 탕웨이싱 선수의 우세를 예측했다고 봐야겠죠.

[4]
기분 좋은 출발에서...다음날인 12월 10일 오전 9시 30분, 결승전 2국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두 선수가 돌을 바꿔 진행합니다. 김지석 선수의 흑번, 탕웨이싱 선수의 백번입니다.


어제 김지석 선수의 두터움이 신경쓰였는지, 아니면 미니중국식 포석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인지 초반부터 협공을 한 탕웨이싱 선수
초반부터 협공은 탕웨이싱 선수 기풍에 맞는건 아닌데요.


니가 그러거나 말거나 난 미니중국식 하겠다며 미니중국식 포석을 구사하는 쿨가이 김지석


오늘은 김지석 선수의 실리와, 탕웨이싱 선수의 두터움으로 갈릴듯 합니다.
백의 빵따냄이 두텁긴하나, 흑의 실리도 만족스럽네요.
탕웨이싱 선수는 원래 두터움을 이용한 강한 공격을 추구하는 선수가 아니라서...탕웨이싱 선수의 공격력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조금 이른감이 있지만, 김지석 선수 깊숙하게 특공대를 보냅니다.
어휴 저는 저기까지 갈 엄두가 안 나네요. 하수바둑에서 저렇게 침투하면 상대가 화를 내며 잡으러 오던데...보통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ㅠㅠ


밀어서 좌우 젖힘을 맞보고있는 김지석 선수


백이 왼쪽을 젖히자 오른쪽을 젖혔습니다.
흑이 무난히 타개된 모습이죠. 다만 한종진 해설은 백이 호구를 들여다 본 후, 날일자로 씌워가는 것을 우려합니다.


백이 좌상, 흑이 우하로 각자 반상 최대를 한군데씩 차지하고, 백이 들여다보자 역시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상변 접전이 일어났고, 어느정도 정리되자 백이 우상 삼삼을 파고듭니다.
여기서 해설들이 좀 의아해하더군요. 여태껏 두터움을 쌓아놓고 실리로 돌아서는건 작전의 일관성이 떨어진다구요.


김지석 선수 우상 한칸뜀으로 내집마련을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우하쪽도 얼추 정리되는 모습


엥...저게 수가 되나요?
저기에 맛이 있다면 흑이 곤란하다는 해설들의 설명입니다.


팻감 만들고 우하 패를 하겠다는 걸까요?


대세점을 밀어가면 패는 그냥 굴복해줘도 흑이 편하다는 해설들


자...승부처가 도래했습니다.
흑은 중앙 백돌 잡고 살아가거나 / 좌중앙 흑대마와 우상 백대마를 바꿔치기하면 이긴다. 라는 것이고
백은 중앙 백돌, 우상 백대마 다 살리면 좌중앙 흑대마나 우중앙 두점이 잡히니 내가 이긴다. 라는 생각입니다.
자세한 수읽기는 진행을 봐야겠지만, 모양상으로는 흑이 불리한 진형이 아니라는 해설들의 설명.


백이 양쪽 다 살리기 만만찮아 보이는데요.


일단 중앙 백돌은 얼추 사는 모양이 나왔고...문제는 우상 백대마입니다. 봉쇄당했기 때문에 한집 형성된곳 찝어서 옥집만들면 살기 어려워 보이거든요.


탕웨이싱 선수의 묘수가 등장.
저길 찝는걸 막아서 받아주면 단수가 선수가 되어 옥집만들기가 안 됩니다.
안 받아주면 뚫어가서 연결하거나, 역으로 중앙 흑 잡고 살겠다는 것.


흑도 받아주지 않고, 중앙 이단 젖힌 뒤 뚫어가자 뒤로 차단하는 모습입니다.
백이 최소 패는 날것 같지만, 패가 나면 팻감은 흑이 많다는 해설의 설명.


네...빼도박도 못하고 패의 모양이네요.
승부처 맞이했을때 두 선수 모두 초읽기에 들어갔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때쯤에 탕웨이싱 선수는 초읽기 2회, 김지석 선수는 초읽기 4회가 남아 시간은 김지석 선수가 조금이라도 더 여유가 있었습니다. 초반 포석부터 탕웨이싱 선수가 시간을 많이 쓰더군요. 어제 바둑 패배 이후 고민이 깊었나 봅니다.


중앙이 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만...


김지석 선수의 묘수, 모양의 급소!


예상대로 패가 났습니다.


중앙 백 단수을 아껴논 덕택에 팻감 하나 벌었습니다.


우상귀 살자고 흑 한점 단수친 패를 받아줬습니다.


중앙 백 단수 한번 더


늘어서 살자는 패는 안 받아주네요. 저 패 받아주면 흑도 걸리는 모양새라 이번 패는 받으면 안되는게 맞다고 합니다.
이때 흑이 3.5집 이상 남기고, 패 결과 두터움까지 얻어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한종진 해설
패 끝나고 나서도 탕웨이싱 선수 표정과 몸집이 굉장히 괴로워보였습니다.
반면 김지석 선수는 이리저리 생각하긴 하나 차분하고 평온한 모양새였구요.


우하 패를 들어가는 김지석 선수
이 패는 사실상 탕웨이싱 선수의 마음을 정리하는 패라고 봐야할 듯 싶네요. 승부패라기보다...


패 교환이 두어번 발생하고...마음의 준비가 되었는지 드디어 탕웨이싱 선수가 돌을 거둡니다.
김지석 선수, 입단 12년만에 드디어 무관에서 탈출하여 세계기전 우승을 차지합니다.
그것도 상대는 전기 대회 우승자 탕웨이싱 선수...
대부분 라운드가 단판제로 치뤄지는 바둑대회에서 전승우승은 흔하긴하나, 8전 전승으로 전승우승!
탕웨이싱 선수와의 상대전적도 2:1에서 삼성화재배에서만 3연승을 거두며 5:1...이쯤되면 김지석 선수의 한끼식사라 봐도 되겠습니다.

[5]


삼성화재배 시상식 사진입니다.

출처는 바둑갤러리...다른 사진들도 보고 싶으신 분들은 링크 참조해주세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baduk&no=30770&page=1&exception_mode=recommend

[삼성화재배 결승전 기보]



http://gokifu.com



http://gokifu.com

이제 김지석 선수도 실력뿐만 아니라 커리어로도 세계대회 1회 우승으로 당당히 춘추전국시대 군웅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기쁜것은...

이세돌, 구리 등 기존 강자들 외에 2회 이상 우승자가 없는 상황에서,
박정환 vs 김지석 LG배 결승을 통해 오랜만에 2회 이상 우승자가 탄생합니다.
사실 그동안 두 선수가 세계기전뿐 아니라, 국내기전 결승에서도 만난적이 없는게 이상했죠.
현재 두 선수 전적은 12:4로 박정환 선수가 일방적으로 패고 있습니다.

여튼 이 LG배 결승을 '황제의 대관식, 단지 황제로 즉위하는 것이 누구냐의 문제다' 라고 포장하기엔 시기상조 같구요.
군웅할거의 시대에서, 가장 패자에 가까워진 두 사람이 격돌하는 '관도대전' 정도에 비유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발 만평입니다. 오른쪽은 김지석 선수같구요.
추위의 한류와 한국열풍의 한류의 발음을 같음을 이용한 언어유희라고 합니다.

출처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baduk&no=30771

여담입니다만, 어제 김지석 선수 우승 이후
몇년 전, 물가정보배 우승 이후 국내외로 뚜렷하게 성적을 보이지 못한 김지석 선수에게
이세돌 선수가 '나의 후계자는 김지석' 이라 했던 이세돌 선수의 혜안에 대해 감탄했습니다.
비록 바둑공부를 소홀히한다고 1주일만에 내치긴 했지만 조훈현 선수도 이창호 선수 이후 들인 2번째 내제자가 김지석 선수였다는 점도
초일류의 감각은 달라도 다르구나 싶네요.

[6]
원래 12월 10일, 삼성화재배 3번기 결승 2국이 치뤄질때 국내에서는 박민규 vs 박정환의 국수전 4강이 진행되려 했는데,
티브로드 우승 이후, 박정환 선수, 김승재 선수, 한상훈 감독 세 사람이 음주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정환 선수가 병원에 정밀검사를 받으러 가서, 국수전 4강이 일주일 미뤄졌다고 하는군요.
큰 사고는 아닌것 같다고 합니다만, 별일 아니길 바랍니다.

참고로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 김지석 선수가 진출한 상황입니다.
만약 박정환 선수가 박민규 선수에게 승리한다면, 도전자 결정전에서 둘이 맞붙게 됩니다. 국내외로 계속 만나게 되는 셈이죠.

게다가 춘란배 8강에서 살아남은 두 선수가 승리시, 국가별 재추첨을 하지 않는다면 4강에서 또 두 선수가 만나게 됩니다.
한동안은 박정환이라는 용과 김지석이라는 호랑이가 세계바둑 패권을 향해 다투는, 용호상박의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7]
오늘 글을 쓴 진짜 계기가 있습니다. 한국바둑리그 시상식 투표와, 한국바둑대상 투표가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한국바둑리그 시상식 투표]
http://www.kbleague.com/baduk/event/20141110/

투표시 추첨에 따라 경품을 지급합니다만, 그래서 휴대폰 번호를 요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투표 여부는 선택.

오로와 타이젬에서는 한국바둑대상 투표가 진행중입니다.
넷마블은 안 하는 것 같고, 한게임과 다른 바둑사이트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양쪽 다 아이디가 있으시면 중복 투표가 가능하더군요.
바둑머니도 지급하니 부담없이 투표하시면 되겠습니다.

[한국바둑대상 투표]
http://www.tygem.com/column/poll/poll.asp
http://www.cyberoro.com/orozone/cpt/badukmvp14/


한국바둑대상은 온라인 투표와, 관계자 투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시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화재배 우승 직후라서 그런지, 현재 김지석 선수가 7할 가까이 나오면서 몰표분위기네요.
나머지 3할은 이세돌, 박정환 선수가 반반씩 먹는 분위기입니다.
이런거 보면, 확실히 박정환 선수가 성적에 비해 스타성이...ㅠㅠ

[8]
현재 스포츠 어코드가 진행중입니다. 스포츠 어코드에 대해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바둑 말고도 꽤 다양한 스포츠를 진행하네요.
마인드스포츠 부문인 바둑은 남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 남녀 페어 3종목이 있습니다.

[스포츠 어코드 출전선수]
한국 : 최정, 나현, 강동윤, 박정환, 김채영
중국 : 위즈잉, 미위팅, 퉈자시, 스웨, 루이나이웨이
일본 : 후지사와 리나, 이다 아츠시, 유키 사토시, 세토 다이키, 오쿠다 아야
대만 : 장카이신, 린리샹, 천스위안, 장저하오, 헤이자자

각국 앞에있는 두명의 선수가 남녀페어 전에 출전합니다.
대회일정 및 결과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worldmindgames.net/en/results-schedule/ 에서 Go 클릭.

오늘 남자 단체전은 한일전이었는데, 2:1로 한국이 승리한 것으로 알고있는데...결과표엔 2:0으로 나와있네요;

박영훈 vs 유키 사토시 유키 사토시 승
나현 vs 이다 아쓰시 나현 승
강동윤 vs 세토 다이키 강동윤 승

내일 한중전이 펼쳐지는데, 한중전은 박영훈 vs 스웨, 나현 vs 미위팅, 강동윤 vs 퉈자시의 대진입니다.
윽...대진만 봐도 고전이 느껴지네요. 만만한 대진 하나가 없습니다. 중국은 뭐 전부 세계대회 우승자...

바둑TV에서는 12일 금요일부터 14일 일요일까지,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중계가 예정되있네요.
저는 스포츠 어코드까지 챙겨보진 않습니다만, 관심있는 분들은 시청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9]
연말이다보니 빅매치가 촘촘한 간격으로 쏟아져 나와 글 텀이 매우 짧아졌는데요.
25일 크리스마스에 춘란배 8강, 27일 춘란배 4강 이후 29일 바둑리그 시상식이 있습니다.
시상식 이후 연말에 춘란배 리뷰 및, 2014년 바둑계를 가볍게 정리하는 글을 쓸듯 합니다.
여튼 바둑대상 투표 많이 참가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특히 박정환, 이세돌 팬들 힘냅시다.
세 선수 중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지만, 김지석 선수가 너무 독주해버리면 좀 재미없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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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안티포바
14/12/11 22:29
수정 아이콘
[뱀다리1]
그사이 바둑갤러리에 삼성화재배 관련 중국발 기사 번역글이 올라왔네요.
http://contrite.tistory.com/m/post/844
글만 읽어도 국뽕에 취합니다. 크 ㅠㅠ

[뱀다리2]
깜박 잊었다가 추가합니다.
삼성화재배 중계권을 가지고있는 KBS 9시 뉴스에 김지석 선수 우승소식이 떴군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baduk&no=30808&page=1&exception_mode=recommend

[뱀다리3]
아 또 깜박했었네요. ㅠㅠ 바둑갤러리에 김지석 선수 인증글이 추가되었습니다.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baduk&no=30787&page=1&exception_mode=recommend
정과장님은 바둑갤러리분들에게 질문을 모아 결승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신 질문해주기도 하셨던 바둑관계자 분인데,
이번에 김지석 선수 우승시 자신의 아이디로 김지석 선수에게 글 쓰게 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대로 해주셨네요.
덕분에 바갤에서는 초대 갤주로 김지석 선수를 밀고 있습니다.
랍상소우총
14/12/11 22:59
수정 아이콘
늘 좋은 글, 잘 보고있습니다.

김지석 사범의 우승을 축하하며 팬으로서 천적인 박정환 사범과 엘지배에서 멋진 승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덧으로, 1차전 역전패에 이은 2차전 무난한 패배를 보니 엘지배에서 스웨에 비슷하게 졌던 원성진 사범이 생각나서 기분이 묘하더군요.
도라귀염
14/12/11 23:02
수정 아이콘
첫플인가 보네요 좋은글 감사하고요 제가 저도 열심히 이번 결승 업무중 틈틈이 관전했습니다만 아직까지 봐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많고 어렵고 그렇네요 kbs해설 보다 박정상 해설이 하는 말 중에 김지석 선수의 수읽기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빠르다고 그러던데 참 프로바둑의 세계 궁금합니다 30초 초읽기동안에 참고도 몇개가 머릿속에 그려지는걸까요
라라 안티포바
14/12/12 00:04
수정 아이콘
박정환, 김지석, 이세돌 세 선수가 수읽기 능력은 거의 비슷한데,
0에서 97~98로 올라가는 속도는 김지석 선수가 월등히 빠르다고 합니다.
14/12/1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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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 대해 잘 아는 바는 없지만 매번 올려주시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바둑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아예 없다보니 마치 프로게이머간 스토리가 엮이는 것처럼 바둑판의 모습만을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는데요.
혹시 바둑에 대해 가볍게 배워나갈 수 있는 매체 같은 게 있을런지요?
히카루의 바둑을 한 번 읽어봐야하나 싶기도 하네요 흐흐;
라라 안티포바
14/12/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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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바둑왕으로 바둑을 배운다는건
사키로 마작을 배운다와 같습니다...즉 그게 배우고자하는 동기발산이 되는경우가 아니라면
지식으로서는 아무 도움이 안되요. ㅠㅠ

룰도 모르시는 정도시라면 지니어스에 나온 이다혜 선수가 바둑TV에서 입문자용으로 진행한 '열려라 바둑' 추천드리구요. 5회밖에 안됩니다.
아니면 한게임 김성룡 왕초보탈출 강좌 추천드려요. 강좌수는 20여개인데 전부 5분짜리라 그리 큰 부담은 아닙니다.

예전 타이젬 칼럼중에 '너굴의 초급일기'가 있긴한데...이건 입문자용, 왕초보용은 아니고 초보용이라서 ^^;; 일단 링크합니다.
http://www.tygem.com/column/oboard/list.asp?gubun=C065

실전하실땐 급수를 15~16급으로 맞춰서 두세요. 17급, 18급은 사기급수가 워낙 많아서요.
14/12/1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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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레모네이드
14/12/1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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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입문장벽이 많이 높죠. 입문도서를 읽으시거나 YouTube에서 최양락 바둑첫걸음만 좀 보시면 기본적인 건 다 떼실 수 있긴 한데, 실전 이 놈이 문제입니다.바둑을 배우고자 했던 많은 입문자들이 최하급수인 18급에서 의욕이 꺾여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죠. 이건 시간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세돌 사범같은 경우도 바둑 배울려면 18개월은 배워야한다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바둑관련 이야기거리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 저도 바둑사에 대한 건 제가 아는 건 많지않습니다만 제가 감명깊게 본 게 몇 개 있습니다. 칼럼은 미생의 기보해설을 맡기도 했던 박치문기자의 예전 칼럼이나, 문용직교수의 칼럼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문용직 교수의 바둑이란 무엇인가도 이야기거리가 많은 책이죠. 관련작품은 다 아시는 고스트바둑왕,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명인, 허영만화백의 살라망도르를 재밌게 봤습니다.
14/12/1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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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일단 실전보다는 바둑 중계를 보면서 누가 이기고 있는지는 알 정도는 되고 싶어서요 흐흐.
추천 감사합니다!
지구사랑
14/12/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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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을 듣지 않고 바둑판만 보고도 누가 이기고 있는지 알려면 상당히 잘 두어야 하죠. ^^;;;
정상급들의 바둑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중반 이후에 서너 집만 차이가 나도 엄청난 차이인 거고, 불계는 그 갭을 극복하기 위해 무리한 승부수를 던지기에 벌어진 사건이라,
(통하면 역전하고, 안 되면 크게 져서 불계패) 어느 정도 알지 못하면 사실 그 승부 호흡을 따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해설을 들으면서 오, 그렇구나, 하며 감탄하며 즐기는 것은 훨씬 쉽죠.
소신있는팔랑귀
14/12/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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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젬 기준으로 7, 8단도 프로바둑 판만 보고서는 제대로 완벽하게 이해 못할겁니다. 프로들도 이세돌 선수 바둑 난감해 하던데 판만 보고 유불리 판단하는 게 쉬운게 아니에요. 같은 판을 보고도 프로마다 형세판단도 다른 경우도 차고 넘치고요. 그냥 해설자를 보고 그 해설자의 성향을 바탕으로 유불리 판단하는 게 나은 경우가 많아요 크크
레모네이드
14/12/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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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갓지석이 우승했군요. 조훈현국수가 이창호국수에게 패퇴하고 권좌에서 밀려난 뒤, '내가 젊었다면 창호를 이길 수있었을까' 란 의문을 품고, '나랑 닮은 애를 가르쳐서 창호랑 붙여보자' 라고 찾아 데려온 게 광주의 신동 김지석이었습니다. 김지석 군이 놀기만 하다가 7일만에 돌아간 건 예전에는 이창호국수의 노력을 말할 때 비교되곤 하는 게으른 천재 김지석의 흑역사였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웃고 넘어갈 일화가 된 거 같습니다. 남들보다 더 큰 재능이라 개화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네요. 저도 바둑대상은 갓지석에 한 표
14/12/1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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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을 보고 조훈현 국수가 자기를 빼닮았다고 내제자로 삼았다 1주일만에 내친건 바둑공부를 안해서도 있지만 워낙 개구장이라서 부인이 감당을
못했다고 합니다. 이창호처럼 조금 진득하고 몸가짐이 신중했다면 하고 아쉬워했었죠.
터치터치
14/12/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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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 대해서는 100%신세 지고 있네요. 늘 감사합니다.
디자이너
14/12/1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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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이번엔 바알못이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2번째 경기에 대해 질문이 있는데요! 중간에 왼쪽에 있는 흑 10돌은 다 죽은것 아닌가요? 만약 저게 죽었다면 왼쪽 집이 다 백의 것이므로 탕웨이싱 선수도 해볼만한것 아닌가요...?
라라 안티포바
14/12/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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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거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 백돌이 그와 비슷합니다. 공배는 흑돌이 많은데, 백은 사석이 많아서...
결국 나머지 집에서 승부인데, 이미 확정가가 흑이 3.5집정도 앞서고 패로인해 중앙이 두터워져 집이 늘어날 여지가 흑이 훨씬 많죠.
바둑이 다 정리되고, 끝내기에 돌입하는 상황이라 3.5집은 큰 차이입니다.
게다가 끝내기모양이 어려운 국면도 아니라서, 탕웨이싱 선수가 더 해볼곳이 없죠.
정말 끝날때까지 어지간하면 돌 안 던지는 탕웨이싱 선수도 그래서 던진거구요.
디자이너
14/12/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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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직 건덕지(?)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계가를 통해 3.5집이 앞선다고 나오는군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2/12 09:24
수정 아이콘
그냥 간단하게 생각해서
지금 상태에서 집은 비슷하나, 흑이 우변 백 양단수걸면 패가 순식간에 천지대패가 걸리니 백은 이어야하는데,
흑이 좌하 한점 잡거나, 우하쪽 패모양 왼쪽에 백 단수치고 늘면 중앙에 순식간에 집이 붙어버려서
백이 이길수가 없습니다. 중앙은 전부 공배되거나 흑집이 되지 백집이 될 가능성이 없거든요.
디자이너
14/12/12 09:46
수정 아이콘
더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이해가 좀 되네요~
The...Minutes
14/12/12 09:17
수정 아이콘
백이 저렇게 흑 10돌을 잡아서 백 왼쪽이 82~3집가량입니다. 백의 우변에 있는 집을 합쳐서 10집정도에 덤까지해서 최종 100집정도이고 흑 상변 백돌 잡은거해서 70집에 하변 33~35집 가량이라 최종 104집정도이기 때문에 흑이 이긴승부입니다.
디자이너
14/12/12 09:22
수정 아이콘
역시 고수님들은 보는 눈이 다르군요.. 전 계가를 배우기 시작할때쯤 그만둬서 그냥 눈대중으로만 봤는데 자세한 답변과 함께 보니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The...Minutes
14/12/12 10:04
수정 아이콘
적어드린건 KBS중계 때 박정상 9단이 중앙전투가 끝났을 때 기준으로 계가해준 내용으로 라라 안티포바님이 적으신거 처럼 대국이 좀 더 진행되었으면 차이는 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신있는팔랑귀
14/12/12 09:26
수정 아이콘
바둑해설 분이 반면 15집 이상 승부라고 하더라고요.
물만두
14/12/12 09:24
수정 아이콘
며칠 정신없던 사이에 김지석 선수가 삼성화재배를 먹었네요. 예전엔 진짜 무지막지한 힘바둑이었는데 기풍의 변화가 효과가 있었나 봅니다.
이미 프로기사로서 적은 나이가 아니긴 하지만(저보다 어린 기사에게 이런 표현을 쓸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ㅠㅠ) 앞으로도 꾸준히 성과 내 주었으면 좋겠네요.
소신있는팔랑귀
14/12/12 09:33
수정 아이콘
김지석은 정말 추쥔과의 대국이 다시 한 번 아쉽네요. 큭....

사실 2국은 때 이르게 패착이 나온 판이라 김지석선수가 어렵게 대마승부로 가서 그렇지 김지석이 상당히 유리했던 판이라고 하더라고요. 탕웨이싱이 2국에서 우상 실리를 탐한건 다시 봐도 이해하기 힘드네요. 그리고 우상 방면으로 붙여갔을 때 손 빼서 중앙 두 점 잡힌 수가 패착인데, 여기서 사실상 승부가 났다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1국도 사실 김지석 선수가 포석이 잘 풀려서 완승국으로 갈 수 있었는데 심하게 낙관해서 역전당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역시 두터움은 끝까지 말을 하나 봅니다. 으흐..
라라 안티포바
14/12/12 09:37
수정 아이콘
네 바둑TV 홍민표해설, 삼성화재배 자체해설인 한종진 해설 두사람 모두 우상 삼삼 들어가니 완전 ??? 되었더군요. 작전의 일관성이 없다고...
반면 바둑갤러리에서는 88수 이전 착수에서 큰 문제수는 없는거 같은데, 뭐가 패인일까 열심히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1국은 중앙 흑대마가 생각보다 타개가 쉬워져서 그때부터 좀 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뭐 결국엔 그 흑대마가 패로 살짝 엮이긴 했지만...
도라귀염
14/12/12 09:44
수정 아이콘
2국에서 패착은 그게 아니고 우하변에 흑 한점을 장문으로 제압해서 뒷맛이 없게 했어야 하는데 느슨하게 두는 바람에 우변처리에서 손해를 보게 된게 크죠 1국은 그런바둑이 아니였는데 어디서 바둑소식을 들으시길래 전혀 듣지 못한 내용들을 말씀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소신있는팔랑귀
14/12/12 09:48
수정 아이콘
(수정)아... 판을 잘못 기억하고 있었네요. 장문을 잘못 쳐서 두 점이 잡힌거였네요.()

그리고 1국 이야기는 동행했던 목진석선수가 김지석선수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소신있는팔랑귀
14/12/12 10:21
수정 아이콘
BessaR3a
14/12/12 09:45
수정 아이콘
저 그림들을 이해하려면 얼마나 더 공부해야할까요..
물만두
14/12/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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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없이 혼자서 저걸 다 이해하신다면 못해도 프로에 도전해 볼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The...Minutes
14/12/12 09:57
수정 아이콘
예전보다 실력이 조금 는거같긴한데 저는 저 그림들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프로해설이 설명한 대로 아 그래서 그렇구나 정도만 이해할 정도이지 아직도 내 모양에 상대방이 들어오면 다 잡으러가고 상대방 모양이 크다싶으면 뛰어들어가서 다 죽고 이걸 반복하고 있네요.
14/12/14 00:08
수정 아이콘
바둑 둔지 18년 차에 아마추어 중에서는 상위권이지만
프로 최상위권의 기보를 이해하려면 2~3시간은 집중하고 있어야 합니다.
카페르나
14/12/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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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봤지만 이세돌이 홀로 검토 하는 장면은 뭐라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좀만 더 감성적이면 눈물이라도 나올뻔했습니다.
최고의 기사지만 객관적으로 모든 세계기전을 홀로 휩쓸던 최고 전성기는 지난 기사. 그럼에도 홀로 남아 한국 바둑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의 패배... 이세돌의 어깨가 저 때만큼 무거워보였던 때가 없습니다. 거기에 매번 그래서 이젠 놀랍지도 않지만, 탕웨이싱의 이겼다 싶으면 이상한 짓하는 바둑매너가 얼마나 얄미웠던지...

그렇기에 탕웨이싱에게 이번에 김지석이 꼭 승리하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2:0으로 화끈하게 이겨버릴 줄이야. 일단 1국에서의 승리가 너무 컸고 탕웨이싱의 타격도 큰 것 같더군요. 이어진 2국에서 김지석이 이렇게 압도할 수 있나 싶을정도로 보여서...
중국도 그렇고 이미 한 명의 독주체제는 나올수가 없다고 보는데 그런 점에서 박정환 말고도 김지석이 떡하니 우승컵을 차지하니..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더구나 게으른 천재가 결혼을 하고 달라졌다는 말을 들으니.. 이거 참 결혼이 묘수인 것 같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2/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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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볼때마다 살짝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그런면에서 올해 박정환-김지석 선수의 비상은 이세돌 선수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2013년 삼성화재배 결승에서는 차마 이세돌을 놔줄 수 없었다고 한다면,
2014년 삼성화재배 결승을 보고서...10번기도 승리했고, 이제는 설령 이세돌 선수가 승부사의 길에서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팬의 입장에서 놓아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아쉽지 않을수는 없겠지만요.

김지석 선수는 결혼하고서 정신적으로 성숙한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일본의 경우, 프로기사들을 이른 나이에 빨리 결혼시켜 정서적 안정을 꾀한다고도 하고...
그런거보면, 똑같은 게임인데 e스포츠와 달리 결혼 이후에도 활약이 가능하고, 일찍 결혼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형성될 수 있는 바둑이
e스포츠 팬으로서는 부럽기도 하네요. 물론 바둑도 차후세대에 인기지속을 위해 나아가야할 길이 매우 멀지만요.

그리고 박정상 해설이 얘기한 바로는, 중국에서는 [왕은 많지만, 천황이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번 탕웨이싱 선수의 결승전은 천황의 탄생을 바라는 중국팬들의 염원이 담겨있는 결승이기도 했죠.
그런데 중국입장에선 역으로 LG배 결승에서 한국출신 천황이 탄생하게 됐으니...속 꽤나 쓰릴겁니다.
14/12/12 10:50
수정 아이콘
글을 읽다 입이 떡~! 벌어지고 갑니다. 이처럼 풍부하고 재밌는 글을 쓰시다니 작성자분 정말 대단하십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2/12 10:55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뭐 재밌을게 있나요, 재밌는 이야기들을 그저 잘 주워담은것 뿐이지요.
이치죠 호타루
14/12/12 22:27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1국 김지석 백번의 좌상이 그 유명한 됫박형이었군요. 좌우로 늘어진 집들이 있어서 보통이라면 삶이겠지만... 저기서 늘어진 패가 나와버리네요. 바알못이긴 한데 딴에 소견이나마 내 보자면, 흑243이 치명적인 실착이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이 드네요. 그냥 B17로 귀의 백 한 점을 잡았어야 하는데 이어버리면서 졸지에 귀의 백에 눈이 생겨버리고 그 결과 늘어진 꽃놀이패가 나와버렸으니... 꽤 오래 전 이야기인데 요다 노리토모 九단이 八단 시절에 오오다케 九단에게 걸려들어서 됫박형을 죽여버린 일이 있다고 하니 참 됫박형과 그 유사품(?)들이 어렵긴 어렵나 봅니다.
2국은 그야말로 쌍립자리 급소의 위력을 본 거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들구요.

김지석 선수에게서 묘하게 안경 쓴 이제동 느낌이...
14/12/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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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몇 년전 앳된 프로에게서 지도다면기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어려보이길래 얕잡아 보고 싸움을 이판사판 걸었더랬죠. 잘 버틴다 싶다가 한 방에 대마가 훅 넘어갔습니다.

그 분이 김지석 프로였어요.
세계대회를 우승했다니 격세지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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