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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5/08 15:24:43
Name lovehis
Subject 어설픈 "공감각"적인 글
           "사람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다. 바둑의 문외한
          들은 몇 년 전에 둔 바둑도 복기해 내는 기객의 재주에 감
          탄하곤 한다. 하지만 바둑을 전혀 둘 줄 모르는 사람이 흑
          돌과 백돌을 번갈아 바둑판 아무 곳에나 내려놓은 다음 돌
          을 놓은 순서를 재현할 것을 요청하면 국수급의 기사라 하
          더라도 재현하지 못한다. 기사는 돌이 놓인 반면의 좌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돌들의 관계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의 시각 전부에 해당하는 특징이다. 사
          람은 눈을 통해 들어온 빛이나 열을 보는 것이 아니다. 사
          람은 자신이 해석한 세상을 본다. 같은 수준의 화가 두 명
          이 같은 풍경을 그려도 같은 풍경화가  나오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영도 - "피를 마시는 새" 17장 도입부 중 에서.
    
    
  국어책에 나온 말들 중에서 "공감각"적이라는 말처럼 웃긴 말도 찾기 힘들다. 사람은
언제나 무엇을 보거나 무엇을 먹거나, 무엇을 하거나... 항상 "공감각"적이다. 최소한
그 무엇을 인지 한다는 것 자체가 "공감각"적인 행위 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사고
자체가 공감각적인데 어떻게 공감각과 그렇지 않은 감각을 나눌 수 있다고 말을 하는 지
난 잘 이해 할 수 없다. 어쩌면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은 사람들 에게는 자신의 시각과
미각 혹은 촉각이 따로 놀아 합성이 안될 지도 모르겠지만, 난 아직 그렇게 까지 둔한
사람을 본적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이 공감각 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획일적으로 길들
이고 싶어하는 누군가의 의지에서 파생된 단어 일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음모론이 떠
오르기도 한다.

  만일 그런 음모가 실제로 존재 한다면, 난 이제 그 음모에 가담하여 "공감각"적인
글을 쓸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한번 따라 해 보도록 하자.

  우선 눈 앞에 최대한 자신이 생각할 때 가운데 라고 생각 하는 곳에 약 10cm 정도의
너비를 가진 물체를 약 5~60cm 정도 거리에 놓아 둔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손의 아무
손가락이나 펴고, 그 물체의 정 중앙에 놓는다. 물론 그 손가락과 물체의 사이는 최소한
10cm 이상은 떨어져 있어야 한다. 다시 한번 정리하여 "공감각"적으로 그림을 그리면
당신은 이제 아래의 그림과 같이 되는 것이다.


                                ----- (물체)

                                   |   (손가락)




                                (0.0)  (당신)
                                
            
  이렇게 준비 되었는가? 그럼 이제 실험 준비가 끝났다. 그럼 실험을 해보자. 우선
오른쪽 눈을 감는다. 아직도 손가락이 중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가? 다시 말해 아래
처럼 보이는가?

                                ----- (물체)

                                   |   (손가락)




                                (0.-)  (당신)
                                
  그럼 당신은 "왼눈잡이"다. 만일
  
                                ----- (물체)

                                    |   (손가락)




                                (0.-)  (당신)
  
  
  
  이렇게 보인다면, 반대로 해보자. 만일
  
                                ----- (물체)

                                   |   (손가락)




                                (-.0)  (당신)


  이렇게 보인다면 당신은, "오른눈잡이"다. 만일 이번에도  
  
                                ----- (물체)

                                  |     (손가락)




                                (0.-)  (당신)

  이렇게 보인다면 당신은 아주 드문 "양눈잡이"다. 만일 이렇게도 저렇게도 아닌...
손가락이 흔들려 보인다면... 당신은 나와 같은 "난시" 이다. 당장 안과에 가보기를
권장 한다. 가 보면 "노안" 이라고 그럴 것이다. 당신도 나와 같은 황당한 기분을
느껴 보기를 바란다. 제길 난 아직 유통기한이 많이 남았는데...


  이제 간단한 "공감각"적 실험이 끝났다. 지금까지 당신은 당신의 두 눈으로 세상을
본다고 생각 했을 것 이다. 어쩌면 그 생각은 단지 당신만의 착각 일 수도 있다. 사람은
두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싶은 눈으로 세상을 볼 확률이 당신이
생각 하는 것보다는 많다는 것이다.

  당신의 그 눈은 객관적이지도 못하고, 공평 하지고 않고, 이성적이지도 못하며, 그렇다고
대 부분의 경우 남에게 자랑할 만큼 예쁘지도 못하다. 이는 우리를 난관에 봉착하게 한다.
같은 것을 봐도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것처럼, 같은 사건을 같은 입장에서 해석 할 수
없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황 때문에 우리는 괴로워하고 힘들어 하는지 모르겠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인간은 "좌우의 눈으로 본다"라고 하지만, 진정한 사실은
새는 "본능으로 날고", 인간은 "보고 싶은 대로 본다" 라는 것이다.

  난 이 어설픈 "공감각"적인 글로 당신에게 아무런 제한도 그렇다고 의견도 말하고
싶지 않다. 말 그대로 "어설프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당신에게 당신 자신 속에 있는
당신을 한번쯤은 당신이 쓰지 않는 눈으로 바라볼 것을 "권고" 한다. 그 권고는 당신에게
아무런 효력도 발휘 될 수 없겠지만, 당신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무엇
인가 효력을 발휘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세상은 러브엔 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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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저글링
05/05/08 15:27
수정 아이콘
손가락이 두개로 보입니다.(.... 망가진 대로 망가진 시력.)
My name is J
05/05/08 15:34
수정 아이콘
으하하하- (뭐가 즐거운거냐! 퍼억0)
잘읽었습니다.^_^
웁스가이
05/05/08 15:3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05/05/08 16:31
수정 아이콘
그래서 도대체 피마새는 언제 출간한단 말입니까?
05/05/08 16:35
수정 아이콘
따라서, 세상은 러브엔 피스다.
...브라보=_=b
brownsugar322
05/05/08 16:41
수정 아이콘
그렇다!
러브엔 피스 >_<잇힝
낭만토스
05/05/08 16:50
수정 아이콘
저도 피마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마새처럼 양장본으로 나오길!!
무념무상
05/05/08 17:26
수정 아이콘
정말 잘 읽었습니다.!!
글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바카스
05/05/08 18:04
수정 아이콘
역시 Lovehis님의 글 답습니다~~~ ^^/
Teletobes
05/05/08 19:06
수정 아이콘
어차피 모든건 주관이 들어가기 나름이라, 확실한 자기주관을 갖는 게 좋다는 생각을 자주했는데, 일맥상통하는 글이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이유로 언론도 객관보도라고 할것이 아니라, 우리는 중도 우파다, 중도 좌파다 이런 식으로 언론의 중심을 잡고 나가면 좋을텐데요, 우리나라 많은 신문들이 한쪽으로 치우친건 사실이라서,,
05/05/08 19:26
수정 아이콘
러브 엔 피스!!
05/05/08 19:49
수정 아이콘
밧슈 씨의 명대사 러브 앤 피스!!!!!!!!

피마새는 정말 언제나오나......(그러고보니 피마새의 주제도 종족을 초월하는 러브 앤 피스!!!!)
컨트롤황제
05/05/08 20:08
수정 아이콘
양눈잡이가 뭐죠? 이상하게 모두 중간에 있는것 처럼 보이네요;;

저도 Lovehis 님 처럼 글을 잘 쓰고 싶습니다.

노력!! 글 멋져요!
05/05/08 20:56
수정 아이콘
저도 양눈잡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저그ZerG
05/05/08 22:32
수정 아이콘
추게로 갔으면 좋겠네요 ^^ 너무 좋은 글
양정민
05/05/08 22:39
수정 아이콘
아...멋지네요.^^
몇줄 안되는 글로 하여금 저에게 반성할 시간을 주시다니...감사합니다.
ELMT-NTING
05/05/09 00:32
수정 아이콘
역시 Lovehis님 최고.^^
(nting입니다.)
마술사
05/05/09 02:26
수정 아이콘
추게로
비공개인
05/05/09 04:47
수정 아이콘
글 잘 보았습니다. 오른눈잡이 왼눈잡이 양눈잡이.. 이거 군대에서 사격
할때 중요하져 -_-;;;
좌안, 우안, 양안에 따라 좌수, 우수 파지를 결정하거든요...
뭐 보통 부대에선 안할수도 있지만... ;;;
저희부대는 많이 따졌더랍니다 -_-;;; 전 우안...

아직 군대 안가신분들 양안이신분들은 편합니다. ^^;;
ps:한국인은 80%이상이 우안입니다. ^^
05/05/09 07:34
수정 아이콘
우와.... 얼마만에 제 글에 리플이 두번째 두자리수에 육박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감격....
본호라이즌
05/05/09 13:54
수정 아이콘
[피를 마시는 새] 는 교정 작업을 끝내고, 전산 조판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독자편집자 시독회를 할 예정이라더군요... 표지 작업도 눈물을 마시는 새 디자인 담당하셨던 분이 작업중이라고 하고, 곧 나올겁니다... 늦어도 다음달쯤 나올거 같네요. 빠르면 예정대로 5월 중에 나올수도;;
malicious
05/05/09 16:16
수정 아이콘
제가 20%에 해당하는 왼눈잡이입니다. 사물을 볼때 주로 왼쪽 눈을 이용하는 셈이죠... 그래서 군대에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사격할때 이상하게 잘 안맞더라구요... 군기빠진 말년때는 16절지 표적에 누가 총알구멍을 많이 내는가(실력으로 표적 중앙을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로 아이스크림 내기를 했는데... 귀찮아서 0점 조정도 하지 않고 열심히 쏜 뒤, 가보니까 표적지가 멀쩡하더라구요.. 0발...
제대하고 나서 제가 왼눈잡이라는 사실을 알게됐고... 유원지에 가면 있는 공기총 사격때 왼손으로 쏴봤습니다.(즉 왼눈으로 표적을 겨냥)..
그런데... 헉... 엄청 높은 점수가 나오더군요...
피그베어
05/05/14 13:05
수정 아이콘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오른눈 잡이란걸 알고 살았죠.
그리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난시란걸 알고 살았죠.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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