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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10/06 13:09:31
Name 럭키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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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명절에 친척들을 뵜던 후기






1.

전에는 제사며 명절이며 큰집으로 가서 해야됬지만 몇년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후로 본가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본가로 가서 도와줄때 느낀것이 이젠 직접하는것이 줄었고 해놓은걸 사서쓰게 된거같더군요.

전날에 본가로 가서 집안일을 해야 했는데 근무날이라 가지못했고 전날저녁까지 계속 안오는 제가 불안했는지 아버지가 연락이 옵니다. 이른아침에 도착하려고 알람을 맞춰놨다며 아버지를 안심시킵니다.

아버지와 통화를 하며 이번에도 동생이 도와줬다는걸 알게 됬습니다.항상 고마움과 미안함을 갖고 있지만 표현을 안하게 되는 저입니다.

2.

항상 7시에 가도 어른들은 한두분 계시고 다 오실때까지 거실에 앉아있어야 하는게 불편했던 저입니다."결혼 언제하냐, 요즘 무슨일하냐, 월급 얼마버냐"등등의 q&a는 이제 좀 줄어들어서 좋긴 합니다.

7시 15분에 도착했지만 오신 친척은 두분뿐입니다. 이 상황에 익숙했던 저는 평소처럼 인사드리고 자연스럽게 작은방으로 향합니다.그러자 아버지가 절하라고 해서 뻘쭘해집니다.

3.

서있으면 되지않냐할수도 있습니다만, 서있으면 앉아있으라 하고 다리펴고 앉으면 편한 양반다리해라 하십니다. 근데 양반다리하면 자세가 구부정하고 다리가 저립니다. 마음도 가시방석이지만 몸도 가시방석입니다.

이럴때 항상 드는 생각은 양반다리가 한국인에게 안좋은거같은데 왜 이런문화가 안바뀌는건가 싶네요. 이게 조선시대때부터 그랬다고 하니까 전통은 지켜야된다는 생각도 들지만 동시에 다음세대는 좀 편하게 앉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4.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저는 거실보다 작은방이 편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다른 어른들 없어서 편하게 다리펴고 앉아있다보니 tv에서 축구를 하는지 대화주제가 손흥민에서 어느순간 김연경의 키로 바뀌는데 제 머릿속에 ??가 뜹니다. "내가 뭘 놓친게 있었을까,대화의 흐름이 왜 이럴까?" 고민합니다.

그리고 잠시 일어나서 한국남성의 평균키에 못미치는 제키를 보며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그게 이 양반다리의 문화때문에 그런거라는 변명거리가 떠오릅니다.

잠시후 친척이 들어오면 또 인사하러 일어나서 나가니 제시선에 tv에서 축구하는게 보이는데 관심사가 아니라 어느방송사며 무슨리그인지 알턱이 없습니다. 그 순간 다시 작은방으로 들어가는 저를 멈칫하게 하는 한소리가 들립니다.

"어우 우리 조카 키 많이 컸네"

내 마음이 불편해도 친척끼리 싸움이 안나는게 어딘가 좋게 생각하는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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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25/10/06 13:28
수정 아이콘
"다 부질없는 개뻘짓이다. 진짜 조상 잘 만나 조상덕 본 사람들은 지금 다 해외여행 가고 없다. 조상덕이라곤 1도 못 본 인간들이 음식상에 절하고 집에 와서 마누라랑 싸운다."
엑세리온
25/10/06 14:06
수정 아이콘
진짜로 조상덕 본 사람들은 북적거리는 연휴때 말고 그냥 자기가 가고싶을 때 가지않을까 싶습니다
25/10/06 14:54
수정 아이콘
연휴때 가는게 찐으로 복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성수기 숙소+비행기 감당할 재력이면 진짜 조상님들의 축복이죠bb
FlutterUser
25/10/06 17:12
수정 아이콘
북적거림도 비지니스로 극뽁!
바이바이배드맨
25/10/06 21:13
수정 아이콘
찐 조상덕 본 사람들은 오히려 제사에 목맵니다
재벌집이랑 찐 전통 부자집들은 그래요 그게 권위이거든요
사실 저 말 처음에 쓴 사람은 진짜 하이클래스 부자 못 본거 같아요
o o (175.223)
25/10/06 13:38
수정 아이콘
모일 때는 귀찮았는데 안 모이게 되니 좀 쓸쓸하긴 하더라구요
그렇다고 다시 모일거냐 하면?
나 쓸쓸한 거 좋아했네
솔로몬의악몽
25/10/06 13:42
수정 아이콘
약간 실례일 수도 있는데 글에서 (젊은) 미혼의 향기가 납니다
결혼하시는 순간 친척수 2배 영구 이벤트!!!
꽁치찌개
25/10/06 14:18
수정 아이콘
친척이 친한척의 줄임말이 아닐까 싶은 요즘입니다.
라라 안티포바
25/10/06 14:22
수정 아이콘
결국 개개인의 세상의 지평선이 넓어지면서, 개인들이 견디기 힘든 부조리가 강제된 전통들은 자연도태되는거죠.
No.99 AaronJudge
25/10/06 14:26
수정 아이콘
내년 추석때는 드디어 갈 수 있겠군요..
@user-ak23f7kgkz
25/10/06 15:19
수정 아이콘
너무 불편해요. 그래서 명절에도 잘 안간게 오래됐습니다.
몇년 만에 보는데 어색한데 친한척 하는것도 그렇고, 생전 거의 첨보는데 사촌 결혼해서 와이프나 남편이라고 친한척해야 하고
할 말 없으니 나오는 말은 누가 무슨 일하네, 얼마받네 불편한 말뿐 크크크
차라리 친척끼리 모여서 어디 여행이나 놀이공원 가는날이라고 하면 덜 뻘쭘하고 더 좋을텐데 싶습니다.
뭐가 서로서로 재밌고 이득되는게 있어야 명절이 기다려지고 좋게 느껴지겠죠.
명절음식도 어디 전굽고 할게 아니라 차라리 피자, 치킨, 삼겹살 파티라도 하는걸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20060828
25/10/06 15:47
수정 아이콘
이것도 이제 세월 지나면 거의 사라지겠죠. 솔직히 40 50대에서 제사 꼭 챙기는 사람 드물지 않을까요..
저도 어릴땐 제사 지내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이었는데 크면서 보니까 정말 원숭이 사다리 타기 처럼 왜 하는지 이유도 모르겠더라구요. 아마 지금 어르신들 세대가 저물면 그냥 모여서 식사 간소하게 함께 하는 분위기로 가지 않을까 합니다.
공염불
25/10/06 19:56
수정 아이콘
드뭅니다. 제가 40 중후인데, 제사는 저희(우리 나이대)끼리만 간단히 지냅니다.
그냥 추억의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갈수록 그렇게 될겁니다.
forangel
25/10/06 17:41
수정 아이콘
어머니 요양원 가시고 이제 저희집도 명절 차례는 안지내는걸로 했네요.
뭐 형님이 오랫동안 제사나 차례 할만큼 했던터라 별 의견없이 오늘 같이 모여서 소고기나 실컷 구워먹고 헤어졌습니다.

앞으로 제사나 차례는 더 줄어들고 같이 모이기라도 하면 다행이 되겠죠.
방구차야
25/10/06 20:11
수정 아이콘
10-20년전 기준으로 자식들 결혼할때쯤 까지는 부모들끼리(한집에 최소 형제5명)명절에 모이는 분위기엿는데
결혼하고 식구 사이즈 커지니 근래에는 각자 친가,처가만 핵가족 단위로 챙기는 분위기로 바뀌었네요
한번 모이는게 부담되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거가..세태 자체가 이제 명절 안챙기는 분위기로 가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지금 20-30대 결혼할때쯤 된 자녀들 둔 집보면 알수있겠죠
25/10/06 20:57
수정 아이콘
옛날엔 시골에서 모이는 게 당연했었는데 ... 사촌동생들도 어릴적엔 안봤는데 이젠 중간과정이 생략되고 죄다 30대가 되어버렸으니...
저는 기억해도 상대방들은 저를 기억도 못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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