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07/01 02:54:14
Name ryu131
Subject (10)무신론 입문
*특정 종교와 관련된 부분은 가급적 배제하고 논의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논쟁은 없었으면 합니다.



1. 들어가기 전에


무신론은 뭘까요? 간단한 검색을 해 봅시다.

무신론(無神論) :종교적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신앙을 거부하는 이론. 특히 인격적 의미의 신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세계는 그 자신에 의하여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자연주의, 유물론, 실존주의 따위가 이러한 사상에 입각하고 있으며, 범신론도 무신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이렇듯, 무신론은 흔히 '신이 없다는 이론'이라거나 '신이 없다는 믿음'이라는 식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설명은 무신론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지요. 이 글은 무신론에 대한 보편적인 오해와 무지를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에서 작성되었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2. 거증책임- 무신론은 믿음일까?


제 가상의 설교자 A는 이렇게 묻습니다.
A : 당신은 신의 부존재를 증명할 수 있습니까? 그럴 수 없겠지요.
     신의 부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면, 어째서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당신은 증거에 기초한 사고를 주장하지만, 이와 모순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신론자는 신의 존재를 믿는 것이고, 무신론자는 신의 부존재를 '믿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양자는 논리적으로 동등한 차원에 있습니다.

언뜻 타당한 지적이라고 보입니다. 설교자 A의 공격은 무신론에 대한 아주 보편적인 공격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즉, 무신론 역시 종교적인 '믿음(faith)'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 전에, 거증책임(the burden of proof)의 개념을 간단히 살펴봅시다.
보통 법학에서 거증책임은 형사소송법에서 사용되는 용어이고, 민사소송법에서는 '객관적 입증책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뜻은 둘 다 별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편의상 '거증책임'이라는 용어로 통일하도록 하겠습니다.
거증책임의 간단한 정의는 이렇습니다 : 요증사실이 불명확 할 때 불이익을 입을 당사자의 지위.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배하는 형사소송에서 거증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피고인이 그 때 그 도구를 이용해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검사는 입증해야하고, 만일 이를 법관이 확신을 가질 정도로 입증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무죄'가 됩니다. 즉, 범죄사실이 불명확 할 때 검사는 불이익(무죄판결)을 받게 됩니다.

민사소송에서 거증책임은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법 조문 자체에서 개별적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법률요건분류설에 의해서 정해지지만, 여기까지 논의할 이유는 없으니 생략하겠습니다. 대신 간단한 예를 살펴봅시다. 김씨가 장씨에게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이제 김씨는 장씨로부터 돈을 받고 싶습니다.  법원에 소를 제기한 후, 증거를 제출합니다. 계좌이체기록이나 차용증을 받아둔게 있다면 좋겠지만, 없습니다. 그렇다면 간접증거라도 제출해야지요. 당시 장씨는 사업이 망했었는데, 딸래미가 대학에 입학하는 바람에 등록금이 급하게 필요했다는 등. 자신이 장씨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김씨는 패소합니다.
즉, 요증사실-돈을 빌려주었다는 사실-이 불명확할 때 불이익을 입을 당사자는 김씨입니다.

거증책임이 김씨에게 있다는 것은 굳이 법조문을 들고 오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장씨가 스스로 내가 돈을 빌리지 않았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고, 입증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패소판결을 받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럴 경우 장씨에게 돈을 빌려주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심심하면 소를 제기할 것입니다. 그야말로 '밑져야 본전' 이니까요. 38일 전에 점심에 뭘 먹었는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사람일진데, 생판 모르는 사람이 1년전에 돈 빌려줬으니 갚으라고 소를 제기하고, 이를 빌린 사람이 입증해야한다고 생각하면, 거의 승소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당연히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거증책임을 지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렇다면 신의 존부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거증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요?
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측에 있습니다.
흔히 신은 인간의 인지 범위 외에 있는 존재라고 설명됩니다. 인간의 인지 범위 외에 있기에 아예 인식하지도 못한 상태일진데, 신의 부존재를 입증해야 한다? 무리한 요구입니다. 마치 돈을 빌리지도 않은 장씨에게 소를 제기하고 당신이 돈을 빌리지 않은 사실을 입증하라는 요구와 비슷한 요구일 것입니다.

따라서, 무신론이 '믿음'이라는 것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거증책임은 어디까지나 유신론자에게 있는 만큼, 무신론은 '신의 부존재' 라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신의 부존재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신은 존재한다' 역시 잘못된 주장입니다. 신의 부존재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어디까지나 신의 부존재가 증명되지 못한 상태일 뿐, 신의 존재여부와는 무관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요정의 부존재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요정은 존재한다.
용의 부존재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용은 존재한다.
인간의 인지 범위 외에 있다고 생각되는 어떤 상상의 존재를 끼워넣든 간에 우스꽝스러운 결론이 도출될 뿐입니다.

거증책임과 관련하여 버트랜드 러셀(Bertrand Russell)의 찻주전자 일화를 소개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수용된 독단적 견해는 독단론자들이 아닌 회의론자들이 반증해야 하는 것처럼 말한다. 물론 그것은 잘못이다. 내가 지구와 화성 사이에 타원형 궤도를 따라 태양을 도는 중국 찻주전자가 하나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찻주전자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다는 단서를 신중하게 덧붙인다면, 아무도 내 주장을 반증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 주장이 반증할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을 의심하는 것은 인간 이성에 대한 용납하기 어려운 억측이라고까지 내가 말한다면 그건 헛소리로 여겨져야 옳다. 하지만 그런 찻주전가가 존재한다고 옛 서적에 명확히 나와 있고, 일요일마다 그를 신성한 진리라고 가르치며, 학교에서도 그를 아이들의 정신에 주입시킨다면, 그 존재를 선뜻 믿지 못하는 것은 괴짜라는 표시가 될 것이고, 이를 의심하는 자는 계몽시대의 정신과의사나 그 이전의 종교 재판관의 이목을 끌게 될 것이다."

이 일련의 이야기들을 통해 말하고 싶은 바는 딱 한가지 입니다.
무신론은 '믿음(faith)'에 기반하고 있지 않으며, 무신론자가 되기 위해서 '신의 부존재'에 대한 증명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 입니다.


3. 진화론


무신론을 이야기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진화론입니다. 왜 진화론을 지금 이야기하느냐? 그것은 진화론이 '신의 개입'이 없이도 최초의 생명부터 현생 생물의 존재에 이르기까지를 아름답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진화론을 둘러싼 담론을 모두 아우르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제한적인 부분 안에서, 몇 가지 논의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첫째, 진화론에 대한 반대 주장들에 대해서. 둘째, 진화 그 자체의 증거에 대해서.

(1) 진화론은 비도덕적이다.

"진화론은 인간과 사회를 계속되는 진화의 연속체로 보았을 뿐만 아니라 자유방임주의적 시장주의의 근거로 이용되었다. 특히 정치적, 경제적 보수 세력을 지지하며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이념적 뿌리가 되었다. 정치적 경제적 보수주의자들은 항상 그 사회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거나 기득권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상대적으로 경쟁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리한 조건이란 경제력이다. 자신이 소유한 경제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자유가 전제되는 '경쟁'이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제한적 자유와 경쟁은 약자를 대상으로 하여 자기 이익과 쾌감을 취하는, 가진자들의 합법적 강간 행위다. 이 자유는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는 절대적인 선으로 위장되지만 그것은 가진 자들의 승리를 약속할 뿐이다. 다윈이 진화론에서 말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주어진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 가장 적합한 종이 더 많은 후손을 남기고 결국은 종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무제한의 경쟁과 계속되는 진화는 '자유'와 '발전'이라는 명분을 확보했다." (김선주 저, 한국 교회의 일곱가지 죄악 에서 발췌)

김선주씨의 글 처럼, 진화론에 대한 반대의 주된 논거 중 하나는 진화론은 비도덕적이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사용된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로부터 도출된 잘못된 거부감이 아닐가 싶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첫째, 무엇이 도덕적이냐 그렇지 않냐를 따지기 이전에, '사실'의 문제를 도덕의 관점에서 좌우할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진화론에 기반한 생명의 설명이 설령 비도덕적이라 하더라도, 진화가 사실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동물이 자위하는 행위가 내 도덕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여, 동물이 자위한다는 사실을 바꿔놓을 수는 없듯이 말이죠.
둘째, 김선주씨는 다윈의 진화론과 사회적 다윈주의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양자는 전혀 다릅니다. 사회적 다윈주의는 이른바 우생학과 연결되는 이론이고 다윈의 진화론과는 하등의 관계도 없습니다. 사회적 다윈주의를 들어 진화론을 공격하는 것은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행동일 뿐입니다.

(2) 진화론은 하나의 이론일 뿐이다.

이론에는 두가지 정의가 있습니다.
하나는, 모종의 설명으로 제공된 어떤 사상들이나 진술들의 체계, 또는 일군의 사실들과 현상들에 대한 해설. 관찰이나 실험을 통해 확인 또는 입증되었으며, 알려진 사실들을 잘 설명한다고 제안 또는 인정된 가설. 일반법칙. 원리
다른 하나는, 모종의 설명으로 제안된 가설. 즉 가정, 추론, 추정. 무언가에 대한 하나의 사상 혹은 사상들의 집합, 개인적인 의견이나 견해.

이른바 창조론이라 함은, 두번째 정의에 부합합니다. 반면, 진화론은 첫 번째 정의에 부합합니다. 진화론이 그저 '이론'일 뿐이라는 주장은, 이론에 대한 두 가지 정의를 잘못 이해한 결과입니다. 진화는 단순한 가설이 아니라, 관찰이나 실험을 통해 확인 또는 입증되었으며, 알려진 사실들을 잘 설명하는 일반원리입니다. 오늘날 '생명체는 진화한다'는 명제는 '태양은 항성이다'는 명제와 거의 동등한 지위에 있습니다.

(3)진화론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생명체가 진화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종과 종 사이의 진화는 증거가 부족하기에 인정할 수 없다구요? 악어오리같은 중간 형태의 화석을 보여달라구요?
일단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모든 현생 생물은 현생 생물로부터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원숭이로부터 사람이 진화한 것이 아니라, 원숭이와 사람은 공통조상을 공유하는 가까운 친척의 관계에 있는 것이지요. 사람과 표범, 사람과 개미, 사람과 박테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공통조상을 공유하는 관계에 있는 것이지, 표범으로부터 사람이 진화한 것이 아니고, 개미로부터 사람이 진화한 것도 아닙니다.

소위 중간 형태 라고 지칭할 만한 화석들이 존재하긴 합니다. 시조새, 에오마이어, 틱타알릭, 다르위니우스 마실라 등등.
하지만, 이런 '중간 화석'을 내놓는 것은, 불필요한 작업입니다. 화석기록은 1부터 100까지를 연속선상에 놓을 수 있게 좌르륵 배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화석기록이 논두렁에서 잡초 뽑듯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최초의 생명부터 현생 생물에 이르기까지를 화석기록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화석기록이 애초에 매우 희귀한 것인 만큼, 화석기록의 불충분함을 들어 진화론을 반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이미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굳이 화석기록이 아니더라도 충분합니다. 이를 다 다루는 것은 제 능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인 만큼, 한 가지 사례만을 소개하기로 합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베네수엘라의 산악하천에 서식하는 야생 거피(Poecilia reticulata)에 대한 실험입니다.

존 엔들러는 여러 지역의 거피 개체군들이 충격적일 만큼 서로 다른 것을 목격합니다. 어떤 개체군은 성체 수컷이 수족관의 관성어들 만큼이나 현란한 무지갯빛임에 반해, 다른 지역 수컷들은 한결 칙칙한 색깔이었던 것이죠. 엔들러는 여러 장소를 정량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수컷들이 덜 현란한 곳일수록 포식압이 극심한 하천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반면, 포식압이 낮은 개천의 수컷들은 색깔이 더 현란하고, 반점 무늬가 더 크고 과시적이고 수도 많았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수컷들이 밝은 색을 진화시켜 암컷을 유혹할 수 있었겠지요.

자연선택은 언제나 타협점을 찾아냅니다. 거피의 경우에는 포식압과 성선택 사이에서 일종의 타협점이 모색된 것이지요. 즉, 보다 밝은 색을 띄도록 하는 유전자가 발현될 경우, 암컷의 선택을 받는데 있어서 보다 유리할 수 있지만, 포식자의 눈에 보다 잘 띔으로써, 일찍 죽기 쉬울 것입니다. 그런 유전자는 포식압이 강한 환경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엔들러는 관찰에 그치지 않고, 직접 실험에 나섭니다. 커다란 온실을 구해서 각각의 연못을 다른 조건으로 설계한 것이죠.
네개의 연못에는 크레니치클라 알타라는 거피의 강한 포식자를, 다른 네개의 연못에는 리불루스 하르티라는 비교적 약한 포식자를, 나머지 두개의 연못에는 포식자를 넣지 않았습니다. 연못 바닥에는 자갈을 깔았는데, 다섯 개에는 거칠고 굵은 자갈을 깔고, 나머지 다섯 개에는 모래알처럼 잔 자갈을 깔았습니다.

엔들러는 예측합니다.
강한 포식압에 노출된 상태에서 진화적으로 긴 시간이 흐르면, 서로 다른 배경에 사는 거피들이 각자의 배경에 맞는 방향으로 발산해 진화할 것이다. 반면 포식압이 약하거나 없으면, 수컷들은 암컷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더 눈에 띄는 방향으로 진화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설정을 끝낸 뒤, 거피들을 연못에 무작위적으로 배치합니다. 모든 거피 군락은 6개월동안은 포식자 없이 자유롭게 번식합니다. 포식자를 넣고, 실험을 시작합니다. 포식자가 도입되기 전 6개월 동안, 개체당 평균 반점수는 크게 솟구쳤습니다. 그러다가 포식자가 도입되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강한 포식자가 도입된 연못 네개에서는 개체당 평균 반점수가 곤두박질칩니다. 하지만 포식자가 없는 두 연못과 포식압이 약한 네 연못에서는 반점수가 계속 증가하다가 수 개월 후 안정기에 접어듭니다. 깔끔하지요?

유전자풀에서는 무작위적인 변이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형태'로 자리잡는 데에는 방향성이 존재합니다. 그것을 '자연선택'이라고 부르는 것이구요. 무작위적인 변이와 무작위적이지 않은 진화. 거피의 사례에서 볼 때, 각 거피의 유전자들은 무작위적인 변이를 일으켰겠지만, 성선택과 포식압이라는 환경에 맞추어 무작위적이지 않은 진화를 일으킵니다.  거피의 사례가 잘 보여주듯이, 진화는 우연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집니다. 어떤 방향성을 갖느냐는 물론 그 생물이 처한 환경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만요.

이미 카톨릭의 고위 성직자들 중 많은 이들이 진화를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물론 단서를 달지요.
'생명체는 진화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신에 의해 인도되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진화론은 신이나 설계자의 개입 없이도 최초의 생명부터 현생 생물까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계의 이런 반응이 반가운 것은, 진화론을 둘러싼 불필요한 대립을 지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식의 입장을 보통 진화론적 유신론 이라고 지칭하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기독교의 보편적인 교리로 자리잡기에는 힘들다고 봅니다. 진화론적 유신론이 가능하려면, 성경의 창세기 본문 일부를 배제하고 해석해야 하는데,
성경무오설, 축자영감설이 여전히 기독교의 보편적인 교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4. 관념론으로부터의 탈피


다윈의 진화론은 저 같은 비전공자가 이해하기에도 아주 명료한 원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다윈이 위대한 발견을 하기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일까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에 대해서 플라톤식의 본질주의가 원인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예컨데, 현실의 '토끼'란 동굴에 투영된 그림자에 불과하고 이상적 형태의 완전한 토끼는 관념론적인 형태로만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인식할 수 없다는 생각이, 오랜 시간 인류를 지배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사과, 토끼, 사자, 등등 하나의 단어로 상이한 개체들을 추상화, 관념화해가며 언어를 습득해가는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도출되는 불가피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형태의 관념화에 우리는 상당히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이는 비단 진화론에 국한되는 문제가 이니라,
신의 존부 문제에 있어서도 관념론은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입니다. 여기서 관념론은 '신학'이란 형태로 발현되지요.
이건 제 개인적인 관점이므로 조심스럽습니다만, 플라톤식 본질주의이든, 신학이든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세요. 말리진 않겠습니다.'

흄이 지적하듯이, 오늘 해가 떴다고 해서 내일도 해가 뜨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순수논리적으로 볼 때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관찰하고 측정한 물리 법칙들이란, 엄격한 의미에서 논증을 통해서 도출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많은 실험과 검증을 통해서 객관화된 자료일 뿐이니까요. 그것은 내일도 해가 뜨리라는 강한 추정을 부여할 뿐, 100%의 논리적 확신을 부여해 줄 수는 없습니다. 이런 틈새를 파고들어 관념론이 자리잡아도, 그걸 말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틀렸다'고 하기도 애매하지요.

하지만, 대체 운동보존의 법칙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을, '신의 뜻이란?'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신의 존부에 대해서 관념론적인 입장을 견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때로 비일관성 이라는 더 큰 문제에 부딪힙니다.
굳이 '신'이란 존재를 상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인류의 존재, 태양계, 우주는 일관된 설명이 가능하고, 앞으로 더더욱 설명은 치밀해질 것입니다.



5. 도덕의 발현형태


종교는 도덕을 제시할 수 있지만, 무신론은 도덕을 제시 할 수 없을까요?

굳이 종교계에서 자행되는 수 많은 비도덕적인 행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도덕은 종교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성경과 같은 텍스트에 기반하지 않고서도 객관적인 윤리적 기준들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성경에 대한 해석도 현대적 관점에 의해 변용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명확합니다. 예컨데, 성경의 몇 몇 남성우월적 규율은 더 이상 현대 사회에 적용될 수 없는 도덕입니다. 이런 구절들은 현대적 도덕의 관점에 맞추어 해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성경으로부터 도덕이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도덕의 기준에 비추어 성경을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지요.

무신론은 어떤 입장이나 이론을 말하는 용어처럼 생각되기에, 부적절합니다. 무신론은 그 자체로 어떤 학문도 아니며, 철학도 아닙니다. 그저 '사실'일 뿐이지요. 무용(龍)론자나 무요정론자가 없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무신론이란 입장 자체에서 어떤 도덕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신론자는 현대의 객관적 윤리법칙에 토대를 두고 행동합니다.
결코 도덕적 '무'의 상태가 아닙니다. 예컨데, 예수의 사랑과 관용이라는 가르침은 무신론자에게도 유효합니다. 그러한 가르침은 예수가 독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종교가 독점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6. 맺으며


이 보잘 것 없는 글이 장차 무신론자가 되려는 분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을 맺으며, 샘 해리스가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에 쓴 글 중 일부를 발췌합니다.

"최근 갤럽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12%만이 지구상의 생명체가 신의 간섭 없이 자연적인 과정에 의해 진화했다고 믿는다. 31%는 진화가 '신에 의해 진행되었다'고 믿는다. 만약 이 세계관을 토대로 투표를 한다면 '지적 설계론'이 생물학을 3대 1로 패배시킬 것이다. 바로 이것이 문제다. 지적 설계론자들은 자연에서 거의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하는 반면, 지적 설계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수 많은 증거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적설계론'을 둘러싼 논쟁에서 21세기 초의 종교적 망상을 보아야 한다. 갤럽에서 진행한 같은 여론 조사에 따르면 사실상 미국인의 53%가 창조론자다. 먼 옛날의 생명과 그보다 더 오래된 지구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들로 넘치는 21세기에도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우주가 6000년 전에 창조되었다고 믿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그보다 이미 1000년 전에 수메르인들은 접착제를 발명했다. 창조론을 믿는 사람들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택할 힘이 있으며, 그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 선출되기도 한다. 또한 노아의 방주에 공룡 한 쌍이 살아남았고, 먼 은하의 빛은 지구로 오면서 생성되었으며, 최초의 인간은 말하는 뱀이 있는 정원에서 보이지 않는 신의 손에 의해 진흙과 신의 숨결로 만들어졌다고 믿는다.

선진국 가운데 미국만 이것을 굳게 믿고 있다. 지금 미국은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뒤뚱거리면서, 호전적이고, 멍청한 거인처럼 세계 무대에 서 있다. 문명의 운명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대한 힘과 무지가 결합되어 자신의 친구까지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사실 문명의 운명을 걱정하는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인의 44%는 앞으로 50년이 지나기 전에 예수가 산자와 망자를 심판하기 위해 재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성경의 예언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해석에 따르면, 예수는 지구의 일들이 완전히 끝장난 뒤에 재림할 것이다. 뉴욕이 갑작스럽게 불덩어리가 될 경우, 많은 미국인들은 그 버섯구름 속에서 희망을 볼 것이다. 그 사건은 예수의 재림이라는 그들이 가장 바라던 바가 곧 일어날 것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믿음은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지정학적으로 영속적인 미래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번 생각해보라. 미국 정부의 주요 부서가 세계는 곧 끝장날 것이고 그 종말이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믿는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겠는가. 미국인의 절반이 이런 도그마를 믿고 있다는 것은 윤리적, 지적 비상사태다. "



ps. 개별 인용각주는 생략했습니다.
참고한 책은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 지상 최대의 쇼 / 샘 해리스,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 등 입니다.
덧붙여 크리스토퍼 히친스, 신은 위대하지 않다 를 추천합니다. 특히 도킨스의 신작 지상 최대의 쇼는 진화론입문서 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습니다. 추천합니다.

ps2. 댓글에서 '종교글은 금지인데요'라는 반응이 나온다면 조금 슬플 것 같습니다. 일단 무신론은 종교가 아니구요, 특히 진화론은 비단 종교 뿐만 아니라, 신학 과학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논의인 만큼, '종교'라는 한 카테고리 안에 우겨넣을 수도 없습니다. pgr21에서 종교의 자유가 존중받는 만큼, 제 표현의 자유도 존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이 글로 인해 상처받을 분이 있다면,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24 00:39)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elecviva
10/07/01 03:06
수정 아이콘
일단 추천부터 하고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unluckyboy
10/07/01 03:14
수정 아이콘
이쪽 이야기를 볼때마다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결에서 기독교가 선봉에 서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기독교에서 그렇게 창조론을 밀어대지 않았다면 이런 쪽의 글은 보기 힘들었을꺼 같군요. 도킨스의 이름도 지금보다 듣기 힘들었을꺼 같습니다.

처음 진화론이 있고 갑자기 창조론이라는게 뚝 떨어지면 (물론 처음에 창조론이 있었고 진화론이 나중이지만 진화론에 대항하는 이론으로써요.)
가장 반발할게 천주교였을꺼라 생각했는데 나름 합의점을 찾은거 같고...
너무 진화론쪽에만 밀어주면 종교로써의 모양새가 죽으니... 나름 적절한 설명을 찾은거 같습니다.
저도 만약 신을 믿는다면 이런식으로 생각하는게 합리적일꺼라 생각되는군요.

병은 병원에서 의학으로 치유되는것 - 무신론
병은 병원에서 의학으로 치유되는 것이지만 더불어 신의 보살핌이 있었다. - 천주교
신께서 치유 해주실꺼니 난 병원에 가지 않겠다. - 기독교
정도의 모양새일까요? 물론 병으로 병원에 가는 것에 대한 설명은 기독교에서는 병원에 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지만요.

창조론을 밀어댄다고 기독교가 흥할꺼라 생각지는 않은데 말이죠.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1+1=3으로 믿어야 하는 듯한 괴리감에서 좀 난감할꺼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10/07/01 03:24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한 사람의 선택으로서 무신론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은 일부 무신론자들에게 쉽게 찾을 수 있는 우월주의를 재확인하는 것 같아 슬프군요.
이 정도 글을 쓰실 분이라면, 어떤 시대에 이성과 합리라고 간주됐던 것이 얼마나 '불합리'했었는지
선택이라는 행위에 함의된 주체성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이 모르시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위 서술에 어떤 우월의 기능이 없었다면 제 오독이겠지만 글 전체적으로는 무신론이 우월하다는
뉘앙스가 너무 짙게 느껴서 거북하네요. pgr이 무신론자 팬까페가 아닐지인데,
대놓고 무신론자를 위한 글쓰기를 작정하신 것이라면 좀 부적절해 보입니다. 갈등을 일부러 유발한다는 느낌도 들고요.
공지사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은 특정 주제라기 보다, 분쟁을 유발하는 글입니다.
그리고 그 논쟁은 간단히 "지양하기 바랍니다"라고 한 줄 써넣는 것으로 방지되는게 아닙니다.
그 내용이 이러면서 논쟁하지 말라고 하는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개신교인이 무리해서 예배 리뷰를 pgr 자게에 쓰는 것이 지양되어야 하듯
아무쪼록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용인할 수 있는 관용을 되찾길 바랍니다.
10/07/01 03:28
수정 아이콘
글쎄요 ps2.는 사족같네요.. 무신론이 종교글이 아니라고 하는 건 4대강 살리기가 대운하가 아니라는 것과 같은 얘기로 들리는지라.. 무신론을 얘기하면서 종교 얘기가 따라오지 않을 수가 없지 않나요. 이미 이 글 부터가 그렇고.. 그리고 상처받을 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면서 굳이 글을 쓴 다는 건... '이성적으로 우월한 내가 무지한 너희의 환상을 깨게 되어 유감이지만'이란 뉘앙스 마저 풍깁니다. 앞서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한 사람의 선택으로서 무신론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하셨기에 더더욱 그렇게 풍기는군요. 누군가가 상처받을 글을 굳이 쓰는 이유는.. 글쎄요. 차라리 p.s.2는 빼시는게 뒷끝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10/07/01 03:30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삭제되는게 맞는듯싶은데....
pgr에 운영자분에게 신고하는 버튼이 원래 없었나요?

이 글이 허용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무신론에 대해 적으면서 종교적인 비판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하는데,
무신론에 대한 글은 가능하고, 특정 종교에 대해 적는건 허용할 수 없다??
말이 안되죠.


이분은 왜 논쟁의 여지를 만들면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할까요?
흑태자
10/07/01 03:32
수정 아이콘
합리와 이성에 대한 지나친 확신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게 종교의 이유가 될수 있는지 늘 궁금하더군요.
합리와 이성이 불완전하다 하더라도 결국 인간이 신뢰할수있는건
인격신이나 종교가 아니라 합리와 이성을 통한 끊임없는 개선이 아닌가 싶네요.

결국엔 지금에 와서는
어떤 시대에 이성과 합리라고 간주됐던 것이 얼마나 '불합리'했었는지
이성을 통해 성찰하게 되었으며
선택이라는 행위에 함의된 주체성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이
이성으로서 인지하게 된거 아닌가요.
이게 인간이 종교의 경전이나 신의 계시를 통하여 이뤄낸 발전인지요?

결국 무신론이란건 위와 같은 맥락에서
신의 계시나 특정종교의 경전이 아닌
이성을 통한 개선을 추구하겠다는 뜻도 되는데요.
엔뚜루
10/07/01 03:35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논란의 여지가 많기때문에 정치, 종교적인 내용은 삭게행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밀....
10/07/01 03:39
수정 아이콘
공들여서 잘쓰신 글이네요. 추천합니다.

다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한 사람의 선택으로서 무신론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구절은 괜한 분란의 소지가 될지 모르니

수정해주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글이 분란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삭게로 가면 좀 슬플 것 같네요.
10/07/01 03:41
수정 아이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한 사람의 선택으로서 무신론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구절 굉장히 공감합니다. 좀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되기 위해서 종교를 점점 배척하게 됬습니다.
10/07/01 03:42
수정 아이콘
늦은 밤 댓글 다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글이 삭제된다면, 제 부덕이겠지요. 삭제된다고 하더라도 하등의 불만은 없습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한 사람의 선택으로서 무신론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제 과장이 조금 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정합니다.
제 '개인적인' 선택의 과정이라고 선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자러 가야해서 피드백은 조금 늦을지도 모릅니다. (그 때까지 이 글이 살아있다면 말이지만요. )
좋은 밤 되세요.
10/07/01 03:45
수정 아이콘
글세요 저도 무신론자 지만 종교의 의미를 너무 하찮게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

결국 다른말로 하면 종교인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다는 말이죠. 그런데 예로 드신 실존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 였던 키에르케고르는 신을 믿는 것이 진리다 라는 식의 결말을 짖고 목사로 살았던 걸로 기억하네요.

저는 유물론자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고 하나의 생명체로서의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의 지식이란 것도 그렇구요. 우주와 세상의 이치를 안다해도 자신의 죽음앞엔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죽음이 자신에게 필연적임은 인식하는 인간들에게 사후세계를 보장해 주는 종교는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 아닌가 합니다. 필요악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쨌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비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서로가 바라보는 시각은 존중해주고 어울려 살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게 참 어렵죠.
10/07/01 03:46
수정 아이콘
교회론이라던지 조직신학을 적어놓고 이건 종교가 아니고 신학이라는 학문입니다라고 적고,
"댓글에서 '종교글은 금지인데요'라는 반응이 나온다면 조금 슬플 것 같습니다" 라고 적는다면?
상상도 못할 댓글이 올라오는게 보이네요. 이런걸 안봐도 비디오라고 하는가 싶습니다.
서늘한바다
10/07/01 03:51
수정 아이콘
인용한 모든 글들이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라서 뭐라고 코멘트 하기도 어렵네요.
최소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등의 신을 믿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많은 설들중 인용한 글 수만큼은 비교대조하면서 우위를 점거해야 할텐데 일방적인 정보의 나열로 결론을 내버리니...
레지엔
10/07/01 04:01
수정 아이콘
짧은 글에서 이 정도면 충분한 논거가 제시되었다고 봅니다.

그와는 별개로, 이 글이 종교글이 아닐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정치/종교글 금지는 합리적 결과가 도출되지 않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단지 죽었다 깨나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산타클로스가 정말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을 준다는 믿음을 깰 권리는 없습니다. 단지 그것을 이유로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모두 잠을 자야한다고 주장하면 그때는 영원히 재워버리고 싶은 충동과 나름대로의 합리화할 근거가 생겨나는 것이죠.
종교글이 올라왔을때 호된 비판을 가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종교의 믿음이 합리성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자명하고(사회현상으로 종교라는 것은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비합리를 근거로 어떠한 강제나 권유를 가장한 강제를 할 때 합리성은 매우 좋은 무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신론을 먼저 설파하여 '선공'을 하는 것은 태도의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설사 믿음이 비합리에 근거할지라도, 그것이 자기 자신을 해칠지라도, 나를 해치지 않는다면 용인해주는 것이 무신론의 뒤에 있는 개인주의와 합리주의에 입각한 결론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글의 내용에 동의할지언정 의도에 동의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 글과 선교책자가 무엇이 다릅니까?
몽키.D.루피
10/07/01 04:02
수정 아이콘
질문 겸 의견을 좀 쓰자면..
네이버 사전에서 범신론도 무신론의 일종이라고 써있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실존주의 철학자 중 니체가 무신론자인건 알겠는데 실존주의의 시작이라는 키르케고르는 완전한 기독교인이거든요. 왜 실존주의를 싸잡아서 무신론으로 치부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거증책임에 관해서는 '증명'이라는 단어가 유신론자에게는 일종의 함정이라고 봅니다. 믿음은 증명의 영역이 아니잖아요. 신의 존재는 증명이 안되니가 믿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신의 존재 또한 증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러셀의 이야기에 나오는 태양 궤도를 도는 중국의 찻잔을 믿는 사람이 있다면 증명의 책임이 없이 같이 믿는 사람들과 그에 맞는 신앙생활을 하면 되는 겁니다. 신의 존재를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신의 부존재를 요구하라고 요구하는 것 둘다 바보같은 짓입니다. 설교자 A는 자신은 '증명'없이 믿으면서 무신론자에게 '증명'을 요구하는 것이죠. 반대로 혹 무식한 무신론자가 신의 증명을 요구하며 그 이유로 신을 믿지 않는 다면 그것도 잘못된 행동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은 신을 믿는 것은 믿음의 영역으로 구분하면서 신을 믿지 않는 것은 왜 사실의 영역으로 구분하는 가 입니다. 이 때문에 진화론, 창조론의 쓸데없는 논란이 벌어졌다고 보거든요.

진화론 이야기도 여기에 연결되는 것인데 진화론 = 무신론? 이 연결고리가 애매합니다. 진화론을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이면 무조건 무신론자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무신론자들이 진화론을 무조건 무신론의 바이블로 여기면서 진화론을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일 이성이 있는 유신론자들은 애매한 위치에 빠져버렸습니다. 제 생각에는 진화론과 신의 존재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입니다. 즉, 신을 논하는 어떤 인문학적, 신학적 학문은 과학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유신론자가 창조론을 설파하는 것도 무신론자가 진화론을 설파하는 것도 기분 나쁩니다. 마치 제가 받아들인 과학적 사실 이외의 무언가를 더 강요당해야 하는 거니까요.
중간에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세요. 말리진 않겠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당연합니다. 존중은 취향되어야 겠지요. 하지만 진화론을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무조건 무신론자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위치가 애매해집니다. 믿음은 선택의 문제이지만 무신론은 이렇게 되면 강요가 됩니다. 저는 무신론자들이 진화론 이야기를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진화론은 과학의 영역으로 남겨 두자구요.
진화론이라는 과학적 사실 때문에 무신론=과학=사실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무신론은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세상의 대부분의 유신론자들을 깔보는 행위입니다. 멍청해서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신을 믿는다'라는 것을 선택한 것이거든요. 어떤 과학적 사실도 신의 존재와 무관합니다. 무관하다고 해서 신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무관'하다는 겁니다. 신이 있어도 과학적 사실은 사실이고 신이 없어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은 믿음의 영역이며 선택의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무신론자가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신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주장의 사실 여부오는 상관없이 주장 자체가 모순입니다. 과학적 사실과 신의 존재 여부는 연관성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도덕에 관해서도 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화론이 굳이 도덕론을 펼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무신론자는 도덕을 설명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무신론은(의도하던 하지 않던) 인간 사회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무신론자가 무신론은 사실일 뿐이다라고 주장해봤자 실질적으로 무신론을 바탕으로 한 이론들이 사회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무신론자들이 내 책임 아니라고 무신경해질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창조론을 들고 나온 유신론자도 한심하지만 진화론을 들고 나온 무신론자도 결코 옳은 연결고리를 찾은 것이 아닙니다. 과학은 과학대로 놔두고 무신론자들이 다뤄야하는 영역은 신이 없을 경우 새롭게 구성될 인간 사회 전반에 대해서 라고 생각합니다. 유신론의 뿌리는 무려 인간 역사 전부입니다. 이것은 신의 존재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미 세상의 많은 이론이 유신론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지금부터 무신론자들이 이걸 새로 다시 구성해야합니다. 단지 신은 없어요!!라고 외치는 것은 무신론자입장에서는 사실을 외치는 것일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그래서 어쩌라고? 그러면 오늘 당장 교회가지 말란 말이냐? 내가 내맘대로 간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라는 답변 이상을 듣기 힘들다고 봅니다.
unluckyboy
10/07/01 04:07
수정 아이콘
무신론이라고 하지만 주된 글 전개가 진화론이고 개신교를 믿는 입장에서 진화론 = 기독교 디스 죠.
진화론으로 쭉 써나갔다면 댓글 다는 입장에서 창조론이 맞다고 반박하긴 어렵습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한 사람의 선택으로서 진화론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였으면 좋았을꺼라 생각합니다.

창조론을 과하게 밀어 붙이면서 논쟁 구도가
'진화론 vs 기독교' 가 아닌 '이성주의자 vs 기독교' 판도로 바뀌었거든요. (아무래도 교과서에 창조론 끼워넣기가 제일 컸죠.)
사실 진화론은 종교를 거부하는 이론이 아니죠. 과학 이론입니다. 창조론이 과학을 거부하는 것이죠.

얼마전 까지만 해도 진화론을 믿지만 종교를 믿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었죠.
단군신화를 믿는다고 우린 다 곰의 후손이 아니지 않아? 정도였죠.
창조론을 밀고 나가면 나중에 머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빅뱅이론 과 더불어 여호화 1주일 창조설도 교과서에 실려야 겠군요.
불한당
10/07/01 04:15
수정 아이콘
무신론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종교적인 논쟁을 하지 않길 원한다면, 최소한 유신론에 대해서도 동등한 수준으로 다뤄야 되지 않겠습니까?
논란의 여지가 충분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방적인 논지 전개를 하는데 어찌 논란이 되지 않을까요?
이미 제목에 있는 '무신론'이라는 단어 자체가 종교적인 색체를 진하게 띄고 있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피지알에서는 종교적인 논쟁은 일체 금지하고 있고요.
삭게행이 맞다고 봅니다.
The)UnderTaker
10/07/01 04:19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서 종교글이 무조건 삭게행은 아니죠
더불어 무조건 금지인것도 아니구요.

다만 종교글 대부분이 지나친 감정싸움으로 치닫기 때문에 삭게로 가는것이지

무조건 금지하는건 아닙니다

피지알 규정 어딜 찾아봐도 종교글은 일체 금지라는 항목은 없네요
10/07/01 04:27
수정 아이콘
이런글 보면서 늘 하는 생각인데요.
유신론 입장에서 쓴 글도 보고싶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몇몇분이 말씀하시는 쟁쟁한 학자들이 어떤식으로 논리를 펴는지 보고싶어서요.
제가 무신론자라서 그런지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이야기 한다는 말만 들으면 이런표현은 좋지 않을꺼 같지만 어처구니 없거든요.
믿음의 영역으로 믿으시는 분들은 물론 존중합니다.

내용의 치우침을 떠나서 정말 많이 공들여 쓰셨네요.. 추천드려요.
흑태자
10/07/01 04:47
수정 아이콘
사실 '신이 존재하냐'와 '특정 종교의 믿느냐'에는 큰 간격이 존재합니다.

저는 불가지론자에 가까운데
신이 없다는건 과학적 합리성에 바탕을 둔 추측일 뿐이지 증명할 수 있는건 아니거든요.
과학의 영역 바깥에 어떤 존재? 현상? 대원리?가 있을 가능성을 모두 부정할수는 없어요.

문제는 신이 있을 가능성은 있는데
이게 '종교의 타당성'을 뒷받침해주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독교의 핵심은 이런거죠.
'예수가 신의 아들이고 기적을 행한걸 믿나?'
'상벌을 내리고 기적을 행하는 인격적 신을 믿나'

이런 문제들은 신의 존재 유무와는 완전 별개의 문제이고 과학과도 충돌하는 문제입니다.
왜 무신론을 주장하면 늘 '기독교'로 곧바로 넘어갈까요.
사실좀괜찮은
10/07/01 04:48
수정 아이콘
삭게행인지 아닌지는 운영진의 판단에 맡기고... 오히려 삭게행 운운하는 것이 공지에 어긋난다고 알고 있어요. 삭게행이니 아니니를 떠드는 것은 늘 있는 일인데, 특정 게시물에서 늘 다른 상식선상이 정의되고 개입하는 유저들에 따라 그 선도 항상 달라지니 힘만 빠질 뿐입니다. 운영진과 그 규정해석에 맡기면 됩니다.

일단 전 종교인이 아니고(물론 모태신앙과 환경적 이유로 인해 종교적 인간인 적도 있었습니다마는, 그건 예전 얘기고)... 글 자체는 정성을 많이 들이셨지만, 일단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한 사람의 선택으로서 무신론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문장 자체는 좀 성급한 것처럼 보입니다. 일단 내적 논리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합리와 이성의 균형은 꽤 달라지는 편이니까요. 비슷한 말이긴 하지만 범위를 좀 더 좁혀서, 실증주의적인 면에서 유신론과 무신론이 다르다고 하는 게 좀 더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귀결점을 정의하는 데 대해서도 이견이 있는데, 사실 모든 관점이 유신론과 무신론으로 양분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동일한 내적 논리를 수용하면서도 세계에 대한 관점이 다른 경우도 비일비재하니까요.
러프윈드
10/07/01 04:50
수정 아이콘
항상 궁금했던건데 이번 기회에 조심스럽게 질문을 드릴게요(혹시 제 표현이 서툴어서 논란이 된다면 정말 그런 의도는 없으니 사죄드립니다)

기독교(카톨릭과 개신교를 아우르는 정확한 표현을 모르겠네요;)인들은 어디까지 과학을 받아들이나요?

과학을 신뢰한다면 교리와 부딫히게되고 과학을 불신하면 현대사회에서 문명의 혜택을 받는게 힘들어지지 않나요?
사실좀괜찮은
10/07/01 05:00
수정 아이콘
아침에 일어나면 황플이 되어 있길 기대하며... - _-;
맥주귀신
10/07/01 05:05
수정 아이콘
종교 이야기는 수백, 수천, 수억번 논쟁거리가 되지만 결코 합의점을 찾은 적이 없죠.
끝이 없어요. 그냥 각자 알아서 믿거나 혹은 안믿거나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10/07/01 05:11
수정 아이콘
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왜 종교글은 금기시하는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은 종교 비난하는 댓글이 나오고 이해할수없다는 식의 댓글이 나오죠.
아침바람
10/07/01 05:14
수정 아이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한 사람의 선택으로서 무신론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는 좀 아니죠.
기독교도 그렇고 왜그리 자기 주장을 주입하려고 다들 그리 애쓰시는지 모르겠네요.
아무리 잘 만들어진 요리라도 똥 한방울 떨어지면 요리로서의 가치가 사라지듯 타인의 이성을 무시하는 말을 써놓고
논리적이길 바라는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차사마
10/07/01 05:18
수정 아이콘
종교는 비합리적이지만 삶의 활력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종교의 자유가 중요한 거죠.
여기서 무신론자들이 말하는 건 그런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종교를 믿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진화론같은 과학분야까지 자신들의 비과학적인 교리로 제단하지 말라는 겁니다. 과거 암흑시대의 갈릴레이 같은 일을 벌이지 말라는 얘기죠. 창조론을 주장하는 종교인들의 태도가 지동설을 배척할 때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레지엔
10/07/01 05:20
수정 아이콘
아마 이 글에서 가장 비판받는 부분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면 무신론은 필연이다라는 부분이 될 겁니다. 그건 스스로를 무신론자로 규정하지 않은 분들께는 '내가 비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무능하다는 소리인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무신론은 '신이 없다'보다는 '신의 존재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에 좀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신의 존재를 입증할 방법이 없으므로 신의 존재 자체가 합리성과는 매우 거리가 있는 개념임은, 합리적입니다. 즉, '나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그 신을 믿는다'라는 종교 자체는 당연히 비합리적입니다. 비합리적이라는 말이 자주 욕으로 쓰이다보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그 믿음 자체가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은 전혀 틀린 것이 없다고 봅니다.
물론,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종교가 가지는 여러 가지 기능에 의해서 본인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선택은 비난받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비난받지 않는다가 결여된 합리성을 지적하는 것조차 막는 것과 등치가 되는 것 같아서 거부감이 좀 듭니다.
WizardMo진종
10/07/01 07:19
수정 아이콘
폭풍댓글의 향기가,,, 일단 출근후에 읽어봐야겠네요
10/07/01 07:40
수정 아이콘
위에서 '범신론이 왜 무신론으로 여겨지기도 하나요'라는 질문이 나와서 거기에 먼저 대답하면,
제가 이해하기로 '모든 것이 신이다'라는 주장은 '딱히 특별한 신이 있는 게 아니다'라는 주장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만들어진 신에서 리차드 도킨스는 그 둘이 조금 다르다고 하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을 합니다.
(저도 이에 대해서는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만들어진 신 이야기가 나와서 계속 이어가면,
사실 이 쪽에서 많이 추천되는 '만들어진 신'은 대단한 책이긴 하지만, 별로 학문적으로 대단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랄까... 기독교인 입장에서 '무신론 진영은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에 관심이 생겨서 봤는데,
'리차드 도킨스가 대단한 사람이긴 하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거기까지였습니다.
(사실, 하도 대단하다길래 큰 기대를 가지고 봤는데, 기대 만큼은 아니었기 때문에 드는 생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신론에 대한 책이긴 하지만 동시에 대놓고 기독교 디스인 책인데,
열심히 기독교를 비판하지만, 정작 기독교인 입장에서 봤을 때는 기독교를 잘 모르는 말들을 너무 많이 하는 거죠.
무신론 자체에 대해서도 엄밀한 학문적인 접근보다는 '그냥 이런 거다' 식으로 던지는 말들도 많고...
(과학자가 쓴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

이 글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글을 비하하는 게 아닙니다. '만들어진 신은 좋은 책'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비슷합니다.)
일단 거증책임 부분은 위에서도 누군가 언급하셨으니 넘어가도록 하고...
기독교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자제하려고 하신 것은 눈에 보이지만, 기독교인으로서 '이건 아니지' 싶은 부분은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이건 지엽적인 것인데, 글에서 '개신교'와 '기독교'를 혼동하고 계십니다.
글에서 '기독교'라고 말씀하실 때 상당 부분은 '개신교'를 의미하는 표현이었을 것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기독교는 개신교, 카톨릭, 성공회, 동방정교회 등 수많은 것들을 아우르는 표현입니다.
제가 개신교인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알고 있는 개신교의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개신교와 진화론과의 관계를 잘못 설정하셨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개신교인들 중에서도 관심 없는 사람은 잘 모르는 부분이긴 한데,
성경무오설, 축자영감설을 굳게 믿는 정통 개신교인들 중에서도 진화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많이 있습니다.
흔히 이런 사람들을 다른 종교도 포함해서 '유신진화론'자라고 하는데, 이들의 주장이 모순되지는 않습니다.
저도 과학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진화론을 들여다보면 진짜 엄청납니다. 이건 틀리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할 정도로요.
과학으로서, 인간 지성이 이뤄낸 업적으로서의 진화론은 정말 존중합니다.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가겠지만, 지금 수준으로도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덕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성경에 대한 관점을 잘못 이해하고 계십니다.
성경에서 도덕에 관련해서 주장하는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다른 모든 주장은 다 이 주장 안에 들어 있거나, 이 주장이 어떤 것인지를 나타내기 위해 당시 시대상에 맞춰서 가르쳐진 것들입니다.
그리고 성경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이 도덕에 대한 기준은 어떤 시대에 들어가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글 자체에서 모순을 저지르셨습니다.
위에서 진화론 이야기하실 때는
'첫째, 무엇이 도덕적이냐 그렇지 않냐를 따지기 이전에, '사실'의 문제를 도덕의 관점에서 좌우할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라고 하셨는데, 맨 마지막 문단에서 인용하신 글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으면 이렇게 심각한 윤리적 결함이 생긴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인용하신 글은 개신교 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기독교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단 이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고, 인용하신 글의 내용에 대해서도 그렇고 반박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설령 저게 다 사실이라고 해도, 기독교를 믿는 것이 윤리적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가 기독교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주장하신 바에 의하면요.)

그리고, 많은 분들 지적하셨듯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부분은 개신교인 입장에서 이제 무덤덤해질 정도로 많이 본 문장이라
이제는 괜찮습니다...라고 해드리고 싶어도 조금 빈정 상합니다.
종교글이 금지되는 이유는 토론 중에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 감정을 건드리셨습니다.
So cool하게 '삭제 되어도 상관 없다'라고 하시면 되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치신 행위입니다.
보통의 경우 사과하셔야 되는 상황입니다.

p.s2도 많은 분들 지적하셨듯이 불필요한 부분입니다. 차라리 안 쓰셨다면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pgr21에서 종교의 자유는 보장됩니다.(아니, 애초에 누가 제한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종교와 관련된 표현을 하는 자유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삭게행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넓은 의미에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불화를 일으킬 만한 표현을 하는 자유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글을 읽어 보면, 종교글이 아니게 되기 위해서 하신 노력이 보이긴 하는데
단 한 문장 때문에 종교글 자제 규칙을 지키신 의미가 별로 없어졌습니다.

-----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글은 재미있게 잘 쓰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첫 줄 '특정 종교에 대한 내용은 최대한 배제했고, 이에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와
마지막 p.s2 부분은, 죄송하지만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무신론자들이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나는 무신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겁니다. 당신들의 종교는 까지 않습니다'라고 하면서
글에서 '어쩔 수 없다'라는 식으로 개신교를 포함한 종교를 까는 것입니다.
사실 이해합니다. 무신론과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종교도 개신교고, 그 밖의 영역에서도 가장 유난 떠는 게 개신교이긴 하니까요.
(리차드 도킨스는 그래서인지, 그냥 대놓고 개신교를 까죠. 끄끄)
저는 이 글이 삭게행 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이 글은 개신교인이 봤을 때 많은 부분 개신교를 겨냥하고 있는 글입니다.
10/07/01 08:10
수정 아이콘
시간이 없어 본문과 댓글을 모두 읽진 못하고 답글을 쓰는데,

제발 삭게행 타지말고 남아있으면 좋겠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제 종교적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글쓴이님의 정성을 보아, 추천을 때립니다!
항즐이
10/07/01 08:25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는 특별히 인신 공격성 표현이 오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글쓴 분께서는 지적을 받아들여 수정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후배를바란다
10/07/01 08:29
수정 아이콘
무신론자측에서는 기독교가 신이 있다고 떠들어도 아무 생각 없는데 왜 무신론자가 신이 없다고 떠들면 문제가 되는건지
Kristiano Honaldo
10/07/01 08:55
수정 아이콘
현세에서의 여러가지 불합리한 일들을 보고있노라면

신이란게 정말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신의 이름을 이용해

서로 전쟁을 일으키고 다른사람을 이용하는게 용납이 안되야 할텐데...

뭐 그분들이 나중에 죽어서 지옥불에 떨어진다면 다행이지만 말이죠
블랙독
10/07/01 08:59
수정 아이콘
신이 사라지고
현재는 법이 새로운 종교가 된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과학은 새로운 종교가 될 뻔했지만
얘기로만 듣던 지옥불이 일본 열도에 실제로 2방 떨어지면서 신봉의 대상에서 확실히 제외됐다고 생각되구요
ROKZeaLoT
10/07/01 09:17
수정 아이콘
Pgr에서 무능력한 정부를 규탄하는 글이 삭제된 적이 있던가요?

정치&종교글 불허 규정은 퇴색된 지 오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Pgr내 여론이나 운영자분이 생각하시기에 옳지 않거나 도화선이 될만한 글을 규제하는 것이 옳겠죠.
10/07/01 09:23
수정 아이콘
신의 유무를 찾아보기 전에 어떤 신의 유무를 찾아야 할지 부터 정립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백인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보니 무신론vs유신론으로 싸우면 꼭 기독교vs무신론이 되는데 지구 상에 사람들이 믿는 신이 적게 잡아 50명은 될텐데 크크....
OnlyJustForYou
10/07/01 09:46
수정 아이콘
유신론 입문이란 글이 올라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솔직히 이런 글이 올라오면 처음엔 "읽지 말아야지."하다가 댓글이 늘어나고.. 시간이 남고 pgr에 더 이상 읽을 글이 없을 때 읽게 되는데..
이번 글도 역시나..
그나마 공격적인 댓글이 없는 거 같아 다행이네요.
김지호
10/07/01 09:53
수정 아이콘
유신론자들은 일단 토론 자체를 꺼리죠.
지금 상태가 너무 좋은데 뭐하러 토론을 하고 자신의 논리적 헛점과 여러 모순들을 노출 시킵니까.
무신론자들이 20세기 즈음부터 많아지고 유명인들도 무신론자가 많아지긴 했지만 그래봤자 통계상으로는 미국 인구의 3% 미만이라고 하죠.
10/07/01 09:59
수정 아이콘
차라리 여호와의 증인이나 몰몬교도들이 진정한 믿음을 가진 신념있는 종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주변에 있는 소위 일반적인 기독교 인이란 분들을 전 위의 사람들보다 더 어리석다고 봅니다. 그들은 합리적인 이성인도
아니고 신념있는 종교인도 아닙니다. 믿음과 과학이 공존하는 이 시대에서 두가지 길을 모두 걸으려는(아니, 강요받은)사람들입니다.
자세히 논거를 들을 시간이 없어 한 문장으로 축약하면, 그들이 비판받는 이유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체계를 동시에 수용함으로써 세계
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모순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믿음은 말바꾸기의 대상이 아닙니다. 과학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이 바뀌어야 합니다.
믿음의 근거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은 확정적이다란 생각이고, 과학의 근거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안다 한들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할 신앙인들이 그들의 신념을 접고 다른 생각을 받아들인다는 건 곧 믿음이 부족하다는 증거
입니다. 그것은 신실한 신앙인도 아니고, 논리적인 이성인이 될 수도 없습니다. 좋은게 좋은거다 하고 두가지를 모두 가지려 할 수록 그들은
모순에 빠질 뿐입니다.
Ms. Anscombe
10/07/01 10:11
수정 아이콘
도킨스는 그냥 성실한(개인적으로 만나보지 않아서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하간 책도 쓰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니 부지런한 건 맞겠죠) 과학자로 보이는데, 종교 논의에 빠지지 않을만큼 깊이 있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종교에 대해 이론적, 학문적 논의를 한다기보다는 매우 한정된 영역에서 '고발성'(혹은 선정적) 주장을 하는 수준이죠.(그 자신은 그걸 아는 것 같은데 타인들에 의해 '떠받들여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 스스로 고백한대로 인문학-사회학에 있어서는 아마추어일 뿐이니..

재미난 건 종교 얘기에 '종교 연구'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고있다는 점이겠죠.
10/07/01 10:24
수정 아이콘
이 글의 추천수가 정말 글의 완성도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연판장 식의 세불리긴지 모르겠네요.
운영자 분까지 수정을 요구할 정도면 글에 문제가 있는거 같긴 한데요.

유신론 입문이라는 글을 정성들여 누가 써주신다면 '증명'이 되려나요?
이글이 더 큰 분란이 생겨 삭게로 가지 않은 것은 피지알 유저의 자제력과
반기독교적인 성향, 새벽에 올라왔다는 시점이 작용했던것 같네요.

이 글의 의도대로라면 무신론 입문보다는 '반기독교 입문'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네요.
10/07/01 10:27
수정 아이콘
무신론이란 단어가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사상"이라고 나오네요.(위키백과)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는 뜻으로 쓰시려면 불가지론으로 쓰심이 좀더 정확하지 않았을지...

그리고 요즘은 기독교를 까는게 무슨 인터넷 유행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의 모습이 안 좋은 측면이 많았다는 거 같고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성합니다.
제 스스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고 하나님의 존재는 믿지만요.
그림자군
10/07/01 10:37
수정 아이콘
이글이 더 큰 분란이 생겨 삭게로 가지 않은 것은 피지알 유저의 자제력과
새벽에 올라왔다는 시점이 작용했던것 같네요. (2)

중간중간 리플 보면서 많이 배워갑니다.

하나만 부탁드리면 기독교(개신교)의 범주에 기독교 안에서 이단시 하는 사람들까지 다 묶어서 넣지만 말아주세요.
그 사람들은 기독교가 싫어서 나간 사람들이고 통합도 불가능한 사람들입니다.
천주교와 개신교가 다른 것과는 또 다른 다름이 있음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dangertnt
10/07/01 11:00
수정 아이콘
참 재미있습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서 정말 부족한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늘 신을 쫓아가기 위해 살고 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은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있군요. 하긴 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외부 세계에 대한 실존적, 사유적인 접근은
안 생기면 어떤 면에서는 편한 것이고, 궁금해서 저절로 마구 생긴다면 뭐 그걸로 많은 결론과 쟁점들을 던질 수 있으니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요.

하나님께서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음..... 다른 논란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pgr을 즐기시는 분들 중에서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군요.(개신교요.)
또 믿는다고는 해도 뭐랄까, 글쎄요. 성령 충만을 부르짖으며 영적 생활을 하시는 분은 더 적으신 것 같구요.
아, 이 말은 일단 pgr에 보이는 댓글들 만으로 판단한 것이므로 너무 오해하시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어쨌든 평생 하나님만 사랑하고 예수님을 닮기 위해 기도로 성령충만을 부르짖으며 살아온 저에게는
이런 논쟁은 너무 재밌습니다.

무릇 하나님으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5:4)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11:1~3)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고전1:21)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8)


하이고... 제 생각에 성경구절 달면 또 성경에 대해서 갑론을박 하실 것 같습니다. 허허허.
제 개인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 아퀴나스, 루터, 칼뱅 등등 신앙을 이성적으로 설명하려고 한 사례를
좋아하지 않는 터라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성경에 대한 믿음 역시 안 믿으시는 분들에게는 아마 맹목적으로밖에 보이지 않겠죠.

맞습니다. 맹목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입니다. 그러니 어리석은 믿음이죠 ^^

리플 다신 분중에 김진호님께서 다신 것이 아마 맞다고 생각됩니다.
네, 굳이 하나님을 믿는 입장에서 오류가 많이 생길 수 있는 이성적 접근은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애초에 신도, 신을 향한 믿음도 이성으로 설명이 안되는데 뭐하러 안믿는 사람들에게 나도 안되는 걸 시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고전1:21)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의 지혜로 전도하는(증명 같은 건....dog나....줘버..) 태도는 뭐...지양하는 편이 낫습니다.
전도는 미련한 것으로 하는 겁니다.
전도는 그런 식의 증명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성의 작용을 완전 배제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어떤 미련함이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12:3)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붓듯 하셨으매 저가 두루 다니시며 착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자를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라(행10:38)

전도는 이렇게 해야겠지요. 성령과 능력이 충만해져서 '착한 일' '마귀를 쫓고' '병든자를 고치고' 하면 됩니다.


이성적 합리적인 오류 투성일 수 있는 기독교의 교리나 세계관 등에 대해
이성적으로는 믿는 자들도 궁금해 할 수 있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믿는 자들은 그리스도를 믿을 때 이성으로 '믿습니다' 하는게 아니라
오직 성령으로 '믿습니다' 한다는 말입니다.

이성적, 합리적 오류, 논리적 모순? 인정하십시오. 전 100%인정합니다.
성령과 이성은 별개입니다.

아주아주아주 원초적이고 맹목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믿습니다.
본문 글이 무신론입문이니 유신론입문?은 아니지만 허허. 그래도 대체로 기독교를 겨냥해서 쓰신 것 같고
또 댓글 다신 분들도 그런것 같아서, 여기 계신 분들중에 자기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몇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성령 충만하십시오. 그러면 됩니다.

성령이 충만하면 예수께서 하신 '착한 일' 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육신을 가진 존재라 '부족'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완전한 상태의 우리를 바라신 게 아니란 사실을 아시고
성령충만을 구하시면 믿음에 대해 변하지 않는 자세를 가지실 겁니다.

아울러 여기 계신 분들에게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시느니라(요일4:16)

하나님은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꼭 하나님을 만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아우디 사라비
10/07/01 11:55
수정 아이콘
다만 운영진을 믿습니다.... 성의있는 본문에 침착한 댓글들... 믿습니다
10/07/01 12:05
수정 아이콘
저는 종교학을 공부중입니다.

그래서 종교학에 대한 글들을 pgr에 써볼까 했는데
리플 분위기를 보니 쓸 수 있을지 두렵군요...
사이몬PHD
10/07/01 12:08
수정 아이콘
ryu131님//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 한 방 누르고 갑니다.
아리아
10/07/01 12:08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별개로 저는 무신론자입니다만
며칠전에 기독교신자 2분이 찾아와서 영상보여주고 믿으라는둥.... 유월절이라나 뭐라나 이거 꼭 믿어야 한다면서 1시간동안 연설을 하더군요 저희 집 거실에서 ㅡㅡ;; 저는 그래서 이런거 안믿는다고 했더니 이번엔 다시 성경을 들이밀면서 성경이 예언하거 다 맞았다고 하면서 또 믿으라구하고요.... 저 성경 안믿어요 하니깐 성경을 안믿어요?? 하면서 비웃으면서 나가더군요
기분 정말 나빴습니다 자기가 믿는 것을 다른사람이 안 믿는다고해서 그렇게 비웃는태도를 보니 앞으로도 그랬지만 기독교는 절대로 발도 들이밀지 않을 겁니다 진짜......
루크레티아
10/07/01 12:47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pgr에 무신론자가 많다, 기독교에 대해서 공격적인 분들이 많다고 생각 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전혀 그 반대라고 봅니다.
오히려 pgr은 종교의 신자들이 더 많고, 그렇기에 이러한 논쟁 자체를 꺼리고 자제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물론 가끔 이런 글들이 올라올 때마다 중간중간에 불을 지르는 무성의, 무논리 리플들이 등장해서 이러한 분위기의 글들을 대부분 삭게로 보내버리기 일쑤였지만 말입니다. 종교에 대한 글에 논쟁이 불 붙는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pgr에 종교적 신념을 가지는 분들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글은 상당히 공을 들여 쓰셨고, 중간중간마다 공감이 가는 구절이 있습니다. 저 역시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의 하나니까요.
리플들에서 달아주신 반대 의견들도 잘 읽어보았지만 역시나 맺음말의 이성적이라는 표현은 약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단지 신을 믿는다는 것이 비이성적이라는 논리로 해석이 될 가능성이 크기에 이것은 상당한 무리수이며 종교적 신념을 가진 이들에게 대단한 무례입니다. 글쓴이께서는 생산적인 토론을 바라고 글을 쓰셨겠지만, 토론의 말미에는 항상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한 토론은 몹시 필요하고 중요한 토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종교적이라는 이유로 글을 삭게로 보내버린다는 것은 생산적인 토론마저 막아버리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인간의 지식은 한계가 있고 어떠한 무신론자도 유신론자만큼 유신론을 잘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무신론에 대한 글이 나온 만큼 현명한 유신론의 글도 나중에 나오리라 믿습니다.
10/07/01 12:56
수정 아이콘
신은 멀리있고 기독교인들은 가까이 있어서 무신론자가 점점 많아지겠죠
WizardMo진종
10/07/01 12:58
수정 아이콘
이거보다 어떻게 더 중립에서 글을 쓸수 있을까요. 추천합니다.
10/07/01 13:0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기독교인에게는 신의 존재를 증명할 의무가 없습니다.
dangertnt님이 말씀하셨듯이, 신의 존재가 증명되었기 때문에 신을 믿고 있는것이 아니거든요.
Onesound 카툰의 대사를 약간 패러디 하자면.. "시바 신을 믿는 데 이유가 어디있어!! 그냥 믿는 거지." 랄까요.

그와 별개로, 무신론을 주장하시는 ryu131님의 의견은 존중합니다만
님의 의견대로라면 저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25%에 해당하는 기독교 신자들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사람들이겠군요.
조금 슬픈데요.
적합한아이
10/07/01 13:08
수정 아이콘
분명 종교가 사회에서 일정 부분 긍정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2)

그러나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농업->산업화->정보화) 일차적으로 극복해야할 문제가 또한 종교이기도 합니다.
신앙에 대한 논리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며 종교지도자의 전문화도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건 일부일 뿐이네, 당신만의 생각이네 어쩌고들 하시겠지만, 아무리 봐도 지금 현재의 종교는 사회악이 맞습니다.

dangertnt님// 하나님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다구요,
우리 인간을 사랑해야 할 주체는 우리 인간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차별없이) 이웃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으면서 하나님께 떠넘기는 모습 역겹습니다.
제게 구원의 대상은 바로 종교인들입니다.
아리아
10/07/01 13:17
수정 아이콘
창예님//
근데 정말 궁금한데
믿는 이유도 없는데 뭐하러 믿으면서 시간,에너지 등등을 낭비합니까 ??
그건 믿기때문에 믿음을 합리화 하는거 아닌가요??
BBCrunch
10/07/01 13:40
수정 아이콘
dangertnt님//
하나님은 (자신을 믿는) 모두를 사랑 하십니다 겠죠?
많은 지식이 있는건 아니지만 아는 범위내에서만 생각해봐도 모두를 사랑하시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시는건 상대방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4대강 찬반 토론회에 나와서 한참 토론후에 마지막 발언으로 "4대강 완성되면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라고 마무리 하는 수준이죠.
10/07/01 13:41
수정 아이콘
저도 무신자고 종교에 대해서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만, 이 글은 조금 불편하군요.

종교를 믿는 사람과 무신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간극이 있습니다.

논리? 이성? 그것도 결국 인간 사고의 산물이고 이것은 종교적인 믿음 앞에 어떠한 구속력도 갖지 못하지요.

다시 말해 논리나 이성으로 불신을 강요하는 것은 결국 아무 의미 없는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이건 반대로도 적용되지요;

무신론의 우위를 주장하는건 결국 똑같은 행위입니다.
10/07/01 14:49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본문 내용의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김지호
10/07/01 15:11
수정 아이콘
그냥 이번 주말부터 교회다니면 나 크리스쳔이다 할 수 있듯이 무신론자도 그냥 침대에 누워 뒹굴다 문득 "신은 없는 거 같다"라는 생각만 들어도 무신론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해서 이해하면서 무신론자가 되어도 좋지만 그냥 아무 정황이나 지식없이 그냥 무신론자여도 된다는 겁니다.
바나나 셜록셜
10/07/01 15:38
수정 아이콘
정말 잘 정리된 글이네요.
10/07/01 15:5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쓰신것 같은데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개인적으로는 무신론에 가까워서 그렇게 느끼는 부분이 없잖아 있겠지만 유신론적 입장에서 이 정도 글을 쓰셨다고해서 불편할 것 같지는 않네요. 쓰신다면 기꺼이 귀기울여 듣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어느 것에 대한 이해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그런점에서 종교들이 자신들이 옳다고만 (그것이 교리이기 때문이겠지만) 소리 높이는게 불편합니다.
원투만하자
10/07/01 16:14
수정 아이콘
뭔가 제가 가진 유신론/무신론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거 같았다는 점에서 본문도 좋고 댓글들도 좋네요.
양산형젤나가
10/07/01 16:38
수정 아이콘
집에 가서 차분히 읽어봐야겠는데 종교를 믿는 사람과 무신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간극이 있습니다. (2)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는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조금은 공평함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제가 너무 실용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서 이런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종교 믿는 사람들과는 종교 이야기 피합니다.
그들은 신의 존재를 믿고 저는 안 믿는데 근본적으로 대화가 안됩니다.
누가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이것은 그냥 관점차이라...

근데 최근엔 한번도 못 겪어봤는데 전도하러 오면 현세의 불평등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하나 찔러보고 들어보고 싶네요.


독실한 종교신자라고 정신이 온전하다는 것도 옛말 같구요. 오히려 목사아들이 독실한 모습을 이용해서 나 기도원 갔다와서 반성했네 그여자 찼으니 다시 만나자 이러면서 여자 속여가며 양다리 걸쳤다가 학교 게시판에서 망신당한 사건이 2주전에 터지기도 했고 최근에 특히 주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행동이 어처구니없기에 이것이 종교를 믿는 사람인가 싶을 때가 많아서요.
물론 제가 과외하던 학생 어머니께선 종교 믿으시면서 사회봉사에 헌신하시는 분도 보았고 좋으신 분들도 많습니다.
일반화시키는건 아니에요. 근데 최근 본 게 너무 안 좋은 추태들밖에 없어서... 하긴 뭐든지 부정적인게 긍정적인거보다 잘 보이는 법이구요. 나이 먹을수록 더 종교 자체에 부정적이 되어가는거 같은데 그렇다고 믿는 사람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냥 제가 믿기 싫은 것뿐이죠...

꽤나 민감한 주제라 리플 달기가 어렵네요.
KnightBaran.K
10/07/01 16:58
수정 아이콘
불교신자는 댓글토론에서 어디에 어떻게 끼어야할런지 모르겠군요. ^^;
본문은 참 정성들여 정리된 글 같습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저에게는 burden of proof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네요.
사실좀괜찮은
10/07/01 19:04
수정 아이콘
황플 못 갔네요...
지니쏠
10/07/01 19:35
수정 아이콘
아리아님이 말씀하신 종교는 기독교와는 천지차이가 있는 '하나님의 교회'라는 종교이구요, 방문선교를 하는 대부분의 유사 기독교 단체들은 사실상 정통 기독교와는 전혀 다른 종교랄만큼 교리에 차이가 있으니, 거기에 대한 적개심을 기독교에 표현하는건 기독교인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을의추억
10/07/01 22:37
수정 아이콘
종교와 관련된 서적 읽기를 원하시는 분은
저자 "리 스트로벨" 책을 읽기를 강력 추천해드립니다.
여러 권이 나왔있습니다. 평소에 궁금해 하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읽어보시길~
10/07/02 00:47
수정 아이콘
종교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절대자에게 의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이 있건 없건 간에 의존한다는 자체만으로 중요한 거 아닐까요. 뭐 저도 무신론자이긴 하지만.
10/07/02 01:05
수정 아이콘
답글이 본래 글 보다 길어질까 두려워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앞에서 언급하신 분도 많으셨지만, 무신론과 기독교의 상관관계를 얘기하고자 하시는 것이라면 일견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편 타당한 상식과 지식을 기반으로 근거를 제시하는 과학적인 접근을 통한 무신론의 당위성 등을 주장하고 싶으셨다면,
특정 종교가 아닌 모든 유신론을 기반으로한 내용에 대한 반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반박을 통해서 유신론과 무신론에 대한 주장이 나오는 것이 매우 우스운 일이긴 하지만, 최소한 반박하려면 유신론.에 대한 접근을 취해야지 특정 몇 몇 종교나 그 종교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으로 타당화 될 수는 없습니다.)

저도 말도 안되는 사족을 조금 달아보자면,
지구가 둥글지 않다고 말하던 시점에도 그들은 우월함에 빠져 있었습니다.
현재 매우 발전한 과학 기술을 보유하여서 몇개의 원자나 파악하고 있는지 생각한다면,
이미 밝혀진 것만 하여도 7000년 이전의 문명을 유추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로서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무신론이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 아니라~
본문은 적절하지 못한 예제가 수도 없이 많이 사용된 그저 그런 주장일 뿐입니다.
고양이맛다시다
11/11/24 12:47
수정 아이콘
이성에 대한 포스트모던적인 비판은 미학이나, 인간의 존엄, 자연법 등
사실상 인간이 합리화하기 어려운 부분을 합리화하려는데 대한 비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방법론으로써의 합리성이나 이성 자체를 뿌리뽑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존재한다면 인간보다 고차원에 있을) 신의 존재 유무를 인간이 이성으로 증명가능하다고 보는 것도 오만이지만,
단순히 인간만 놓고 생각했을때, 신의 존재를 가정한다면 그만큼 불공평한 일도 세상에 없습니다.
이런 단순한 통찰과 함께 시작된 것이 현대 세속국가이며, 몇몇 국가에서는 국교를 명시하곤 있으나
민주주의적 헌법국가에서 실제로 종교가 미덕 이상의 역할을 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공지 추천게시판을 재가동합니다. [6] 노틸러스 23/06/01 23510
3579 혼자 엉뚱한 상상 했던 일들 [38] 종이컵7931 22/08/26 7931
3578 롯데샌드 [24] aura7797 22/08/26 7797
3577 헌혈 후기 [37] 겨울삼각형7404 22/08/24 7404
3576 [사회?] 1968년 어느 한 엘리트 노인의 아파트 피살 [21] comet217669 22/08/24 7669
3575 댓글잠금 추천게시판 운영위원 신규모집(~4/30) jjohny=쿠마16583 24/04/17 16583
3574 무지의 합리성 [23] 구텐베르크12720 22/08/24 12720
3573 [테크히스토리] 회오리 오븐 vs 레이더레인지 [16] Fig.111681 22/08/22 11681
3572 교회의 쓸모(feat. 불법주정차) [163] 활자중독자12616 22/08/21 12616
3571 국가 기밀 자료급인 홍수 위험 지도 [45] 굄성12927 22/08/19 12927
3570 스티브 유 - 그냥 문득 떠오른 그날의 기억 [29] 겨울삼각형2906 22/08/18 2906
3569 정권의 성향과 공무원 선발 - 일제 패망 전후의 고등문관시험 시험문제 [19] comet2111842 22/08/18 11842
3568 부모님과 대화를 시작해보자! [31] 저글링앞다리11371 22/08/17 11371
3567 "그래서 누가 칼들고 협박했냐" [158] 노익장12017 22/08/16 12017
3566 방콕에서 자고 먹고 [43] chilling11301 22/08/16 11301
3565 광복절맞이 뻘글: 8월 15일이 정말 "그 날"일까요? [41] Nacht10839 22/08/15 10839
3564 [역사] 광복절 특집(?) 일제 강점기 어느 고학생의 삶 [13] comet2112726 22/08/15 12726
3563 무술이야기 복싱! 권투! [11] 제3지대12778 22/08/14 12778
3562 수호지, 명나라 마블 [35] 구텐베르크12875 22/08/13 12875
3561 [테크히스토리] 선풍기와 에어서큘레이터의 차이를 아시나요? / 선풍기의 역사 [17] Fig.112330 22/08/12 12330
3560 "엄마는 그런 거 못보겠어" [22] 노익장13361 22/08/10 13361
3559 [리뷰] 피식대학 05학번 시리즈 - 추억팔이에서 공감 다큐로 [20] 라울리스타9692 22/08/08 9692
3558 어제 달려본 소감+다이어트진행상황 (아무래도 우주전쟁님이 날 속인거 같아!) [19] Lord Be Goja8677 22/08/06 867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