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5/07/05 23:55:52
Name 삭제됨
Subject 제목없음 (수정됨)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연민정
15/07/06 00:51
수정 아이콘
제 이야기인가 할 정도로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와왕
15/07/06 01:18
수정 아이콘
저도 제 이야긴 줄 알았네요. 저에겐 의미있고 소중했던 순간들이, 남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일상이었단 걸 알았을때의 허망함과 허탈함을 정말 많이 느껴왔었거든요.

사소한 그말들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었던 것도 그저 남들보다 기억력이 좋거니 하고 생각해왔던 것까지도 공감됩니다.
15/07/06 04:23
수정 아이콘
이건.. 정말 엄청난 글이네요.
구구절절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특히 다른 것보다도, '의미부여의 제왕'들은 연애문제에서 철저하게 을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게 참 서글프죠.
더구나 자기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오해할 수 있을 만한 '의미없는 행동'으로 레이더를 자꾸 교란시키면 정말 환장합니다. 예컨대 세수하고 왔는데 이마에 남아있는 물기를 손으로 훔쳐준다던가, 집에서 혼자 요리해먹는데 '나중에 저도 해주세요'라고 카톡을 한다던가, 물끄러미 눈을 한참동안 쳐다본다던가, 하는 것들. 상대가 했던 사소한 말과 행동이,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 건지 한참동안 고민하게 되는거죠. 그래서 이런 '의미부여의 제왕'들에게는 '호감'이 '사랑'까지 발전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일단 어떤 행동이나 말을 자기한테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서 남녀간의 화학작용이 없어도 혼자서 하는 생각만으로도 점점 더 상대방이 특별해지니까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아주 높은 확률로 '금사빠'일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보다 더 직관적으로 '사랑조루'라고 부릅...(아.. 아닙니다)
그나마도 나이가 더 어렸을 때는, 이런 성격을 귀엽게라도 봐줄 만 했는데, 점점 커갈수록 어째 부정적인 면만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성숙한 어른으로서 '적당히 능숙한 모습'도 분명하게 필요한 부분인데, 진심인 상대한테는 '능숙할' 수가 없으니까요.

아니... 여러분 근데 위에 제가 적어놓은 행위들은 분명히 누가 봐도 의미있는 행동 아닌가요!?!?
댓글로 계속 이야기하다 보니 다시 또 깊은 빡침이 올라와서, 내일 들이대러 갑니다.
스테비아
15/07/06 07:19
수정 아이콘
핵공감이네요....ㅡㅜ
Eternity
15/07/06 09:44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금사빠(?)라서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이 가네요. 근데 의미부여의 제왕들이 대부분 섬세한 면이 있어서 그런진 몰라도 이성을 보는 눈도 대체로 까다로운 편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나랑 사랑에 빠지진 않지만, 맘에 드는 적당한 상대를 만나면 금방 사랑에 빠진달까요? 암튼 근데 이런 면들이 경험상 별로 좋은 것 같진 않습니다. 연애하기 힘든 타입이죠.
15/07/06 11:46
수정 아이콘
이게 레알이죠.
금사빠는 맞는데 이게 또 사람은 엄청 가려요. 시야 밖의 상대가 조금이라도 내 영역으로 들어오는거 같다 싶으면 칼같이 밀어냅니다. 또 이럴때는 엄청 냉정해서 상대한테 조금의 여지조차도 잘 안 주죠. 반대로 한 번 마음에 든 사람이 있으면, 다른 이성들은 여자로 잘 안 보여요. 신경이 온통 이 사람한테로 쏠려있으니..

그래서 적당히 좋은 관계의 이성 여럿을 두고 만나면서 가볍게 연애를 즐기기가 참 힘들죠. 다시 생각해도 정말로 연애하기 힘든 스타일이에요.
YORDLE ONE
15/07/06 10:10
수정 아이콘
핵공감...합니다... 암걸릴거같아요...
오도바리
15/07/06 05:14
수정 아이콘
의미부여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은 사람일수록 남을 이해하는 폭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구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15/07/06 06:24
수정 아이콘
저의 상위호환이시군요! 크크
비익조
15/07/06 06:29
수정 아이콘
저도 의미부여 전문가 입니다. 혹시 대도시에서 의미부여 수습 배우시려면 저에게 오세요. 경비병한테 물어보면 알려줄거에요.
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15/07/06 06:33
수정 아이콘
공감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5/07/06 08:09
수정 아이콘
이건.. 정말 엄청난 글이네요.(2)

오랜만에 글 보다가 소름돋았습니다;; 제 인생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공감이 되는 글이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럴까요. 의미부여의 제왕이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저런 순수함이 너무 없어져버린 것 같아서 살짝 슬프네요. 나이가 드니 이불킥을 부르는 찌질함은 사라지는데, 그 만큼 순수한 열정도 사라져버리는 것 같아요.
즐겁게삽시다
15/07/06 08:42
수정 아이콘
["너.. 김동현 좋아하냐..?"]

​(....)

이날의 대화가, 첫사랑 그녀와 나의 마지막 통화였으니, 어쩌면 그 순간이 바로 '의미부여의 제왕'의 탄생을 알리는 장엄한 서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부분 너무 웃기네요 크크크크
회심의 인트로 같은 느낌이에요.
Eternity
15/07/06 09:46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회심의 인트로 흐흐
사실 의도하고 일부러 힘을 준(?) 도입부인데 이렇게 정확히 짚어주시니 괜히 기분이 좋네요~
파란아게하
15/07/06 09:14
수정 아이콘
지금 이미 그럴지도 모르지만,
작가 하는 게 천직이실 듯.
15/07/06 10:23
수정 아이콘
이것도 포장해서 의미부여의 제왕이지.
누군가에겐 (나쁘게 말하면) 소심남. 찌질남. 집착남. 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죠. 저도 딱 본문과 같이 그랬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나이가 들면서 저런게 어느순간 무뎌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오히려 남들보다 더한 무던남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도 노력이야 많이 했는데, 노력해서 된건지 아니면 나이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성향이 아니었던건지 이제는 기억도 안나네요.
축생 밀수업자
15/07/06 10:26
수정 아이콘
막문단을 너무 빨리 깨달은 저는 염세주의에 비관주의자가 되었습니다...
15/07/06 12:18
수정 아이콘
섬세한 것인데 사회에서는 소심, 나약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댓글의 다른 분들도 말씀하셨지만 이런 섬세함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나이들면 대부분 저절로 무뎌지게 마련입니다.
차라리 젊었을 때 섬세하고 나이들면서 조금씩 둔해지는 게 더 낫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둔하면 나이들수록 더 둔해지는데 어휴..
흔히 말하는 아저씨 타입으로 훅 들어섭니다.
*alchemist*
15/07/06 13:5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저랑 비슷하시네요 :)
arq.Gstar
15/07/06 13:59
수정 아이콘
글쓴님 피지알 하는동안 닉네임 기억해서 [너 김동현 좋아하냐!] 라고 댓글마다 놀릴까 생각중입니다.
Outstanding
15/07/07 00:11
수정 아이콘
정말 글 잘 쓰시네요.
Colorful
15/07/07 10:41
수정 아이콘
동감하는 댓글들이 많군요
저도 동감합니다만
역설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그니까 어쩌면 대부분 쿨하기보단 쿨하게 보이려하는 의미부여자들인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보면 나만 의미부여를 잘하는, 나만 이 세상에서 특별하다는 감정이 숨어 있는거 같기도 하네요
Eternity
15/07/07 11:3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내용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히려 제 글에 적극적으로 공감하신 분들만 댓글을 달았다고도 볼 수 있는 거니까요. 이 세상엔 의미부여의 제왕들이 많은 만큼, 반대로 별 생각 없이 말을 던지고, 주변 상황에 무감각한 이들도 생각보다 많은 게 사실이죠. MBTI 검사만 봐도 각양각색인 성격들이 다양하게 나오니까요.

그리고 사실 이 글의 작성의도는 '나만 의미부여를 잘하는, 나만 이 세상에서 특별하다는' 감정과는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나 같은 이들이 생각보다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쓰게 된 글이에요. 음지에 숨어서 '나만 이런 거 아닐까?' 혹은 '난 왜 이럴까?'라고 혼자 자책하거나 힘들어 하는 이들을 향한 글에 가깝죠. 언뜻 보기엔 철저한 독백체에 가깝지만 이글은 제가 쓴 그 어느 글보다 강력한 방백인 셈입니다. (그래서 본문에서도 '나'라는 표현못지 않게 '이들'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죠.)
Colorful
15/07/08 08:44
수정 아이콘
뭐 mbti까지....
아마 님 말처럼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그냥 한 번 만약 많다면 하고 재미로 생각을 전개해봤습니다

만약 내가 의미부여인들을 눈치 못채고 있다면
만약 내가 나와 상대방을 민감히 대하고있지만 실제로는 나 중심적인 사고만 하고 있다면
그렇다면 난 이기적인가?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다면?

사실 이런 생각은 관계에 트러블이 생겼을때 해봤습니다
평소에 윗 글처럼 생각하고 있다가 언제 한 번 다른 사람과 싸움이 났습니다
처음엔 나의 (이 글에 대입해보면) 의미부여를 몰라주는 상대에게 화가 나더군요
하지만 싸움은 한 쪽만 화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죠
그래서 반대로 내가 그 사람의 의미부여를 무시한게 있나하고 생각하다가 여기까지 온거 같네요
피아노
15/07/07 13:00
수정 아이콘
기억력에 의미부여까지 완전 공감했네요. 게다가 청소년 시절 이사를 20번 넘게니면서 예민함과 섬세함의 극한을 맛보았죠. 항상 나를 궁금해하기보다 타인의 행동과 의도를 고민하다보니, 눈치가 당연히 빨라지고 배려심도 깊어졌죠. 의미부여라는게 외부의 아주 작은 자극을 가지고 내면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가며 풍부한 판타지를 펼치는 것이기에 어찌보면 예술적인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Eternity님이 글을 잘 쓰시는 것도 성격이 한 몫 하는 것 같네요. 저는 저런 과정속에서 억울함 혹은 이해받지 못함에대해 글쓴분처럼 일종의 포기나 체념으로 가져가질 못하고 '화'의 감정을 쌓아가며 정신적으로 굉장히 까칠한 상태로 한참을 살았었네요. 20중반부터는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했고 30넘어서는 가치관의 전환이 왔고 이제는 무던해졌네요. 잘읽었습니다.
다혜헤헿
15/10/14 20:59
수정 아이콘
동지들이 많아 참 기쁘군요.
저도 지금껏 의미부여만 하다가 가슴앓이만 한게 몇번인지 모르겠습니다.(같은 학교의 카사노바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의미부여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남의 세세한 감정표현이나 행동도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렵니다.
배고픕니다
15/10/15 02:18
수정 아이콘
정말 잘읽고갑니다. 요즘들어 정말 이런생각이 들어요.. 상대방이 그냥 해주는말에 저는 혼자 설레게되는것 같아서..
처음으로 가슴앓이 하는중인것같아요..
발라모굴리스
15/10/16 00:18
수정 아이콘
저는 의미부여의 세자 정도 될것같네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 두세명에게만 극도로 예민하고 나머지는 거의 무심하거든요
그래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제일 많이 괴롭히게 되더라구요 이것도 병인듯
어쨌든 본질은 같은거니까 저도 참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글을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보로미어
15/10/16 13:48
수정 아이콘
와 이런 좋은 글을...
읽으면서 저랑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아 읽으면서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글이였습니다.

글 너무 잘 봤어요. 글솜씨가 부럽습니다
두부학개론
15/11/05 01:12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비슷했던 일을 겪고나서 한참동안 생각했던 것 이 '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아니면 '너를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가.' 랑,
'누구에게도 '호의'를 거부할 권리는 있다.' 라는 거였었죠.

뭐 튼, 지금은 그냥 수많은 의미들에 속상해하던게 질려버려서, 사람 그자체를 멀리하는 느낌입니다만,
그래도 생각해보면 그떄는 꽤나 반짝거렸던 것 같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637 제목없음 [30] 삭제됨14811 15/07/05 14811
2636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 세계관에 먹힌 작품 [53] 마스터충달21052 15/07/03 21052
2635 돌이켜보면 괜찮았던 부모님의 교육방식들 [51] 파란코사슴18839 15/06/24 18839
2634 살벌한 자본주의에서 일하는 법 [66] 김제피22390 15/06/12 22390
2633 한잔하고 들어가자 [37] 소주의탄생16550 15/06/10 16550
2632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53] The Special One21272 15/06/06 21272
2631 피춘문예 수상 결과 발표 및 읽어주신 분들께 전하는 감사 인사 [36] 리듬파워근성10627 15/06/06 10627
2630 [복싱] 우리가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에게 바라던 정상결전: 레너드 vs 헌즈 [58] 사장18628 15/05/28 18628
2629 나는 양산 쓰는 남자다. [73] 삭제됨19978 15/05/28 19978
2628 모지리 안쪼의 특별한 날 [40] 예니치카14736 15/05/23 14736
2627 다람쥐가 내게 말을 걸었다 [71] 글곰15088 15/05/21 15088
2626 위대한 실패를 위하여 [60] 마스터충달16001 15/05/21 16001
2625 엄마의 기억들 [13] 돈보스꼬9301 15/05/18 9301
2624 천상병 「귀천」- 말줄임표에 담긴 의미 [18] 마스터충달13593 15/05/18 13593
2623 할거 없으면 농사나 짓던가 [15] 시드마이어14501 15/05/17 14501
2622 짧은 문장에 정서와 이야기 담기 (헤밍웨이와 이화백, 그리고 김훈의 글을 중심으로) [21] Eternity12287 15/05/08 12287
2621 [어린이날] 거짓말하면 손이 썩는 약 [11] 박진호9789 15/05/05 9789
2620 변비는 위험하니 이 아이들 중 하나를 데려가렴 [92] 리듬파워근성43352 15/05/01 43352
2619 경계에 살다. [121] 터치터치17802 15/04/29 17802
2618 [도전! 피춘문예] 연이는 봄비를 좋아해 2/2 [49] 리듬파워근성8783 15/04/23 8783
2617 [도전! 피춘문예] 연이는 봄비를 좋아해 1/2 [31] 리듬파워근성10158 15/04/22 10158
2616 영어와 기초 과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이트 [17] 시드마이어26712 15/04/21 26712
2615 모니터 뒤에는 사람이 있다. [36] 마스터충달19935 15/04/17 1993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