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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2/23 19:04:26
Name ROKZeaLoT
Subject 한 토스빠의 E스포츠 회고록- 2. So1 스타리그,UZOO배 MSL.
2-1.So1 스타리그



2003년 늦여름때,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의문이지만 네이버에서 주최했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한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있었다. 예선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 전체 참가자중에서 상위랭커 16명을 선발해 메가웹스테이션에서 토너먼트 형식으로 하는 대회였다. 당시 나름 스타크에 일가견이 있었던 필자는 과감히 참가신청을 했고(참가비는 무료였던걸로 기억한다), 로스트템플에서 매일 5판이상 경기했다. 랭킹산정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많이 이기면 되는건줄 알고 예선전 채널에서 엄청나게 게임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그당시 승패는 기억나지 않지만, 순위는 대략 50위권 밖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며칠뒤 그 대회 우승자에 관련된 기사가 학교 신문에 실렸고, 그이후 필자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꿈을 접어버렸다.

각설하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프로게이머의 팬이라거나 스타리그를 즐겨보는 사람같은 것은 나와는 먼 온라인상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모두 스타크래프트는 즐겼지만(저글링블러드나 무한맵 5분노러쉬 뿐이었지만),프로게이머의 이름까지 알고있는 녀석들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학교에 들어가니, 확 바뀌었다. 1대1 로스트템플을 즐기는 몇몇 녀석들과 친구가 된후, 그들 역시 본인처럼 스타리그를 즐겨보고 임요환 홍진호 등등의 팬이라는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당시 스타리그에 대한 지식이 엄청 빠삭하던 한 친구의 입을 통해 KPGA와 MSL이라는 스타리그에 준하는 대회가 또 있다는것, 또 그것들은 모두 공식리그이며 프로게이머들의 랭킹까지 있다는것 등등을 알게 되었다. 특히, 강민과 박용욱을 새로 알게 되었고, 전태규까지 그들이 4대프로토스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강민의 방송경기를 처음본것은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2:1 상황의 팀플경기를 역전했었던 경기였다. 거기에 상대는 투저그였다. 프로토스가 저그를 그것도 프로게이머급 되는 저그를 2:1상황에서 이겨버리다니. 놀라웠다. 물론 그이후 그의 드라군리버나 수비형프로토스를 보았을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03~05년도때의 일에 대해서는 별로 쓸말이 없다. 03년도때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아직 완전한 E스포츠 팬이 아니었고, 04년도부터는 당시 본인이 E스포츠를 등한시 했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크래프트는 계속 즐겼지만, 스타리그나 MSL 등에는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이유는 그당시 필자가 넥슨의 2D 횡스크롤 RPG게임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필자뿐만이 아니라 그당시 전학교를 휩쓸었었다)

그러나, 친구들과 함께 헥터파사를 하던 필자는 다시 E스포츠의 품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는데, 그 전환점은 바로

전설의 흥행리그인

So1 스타리그였다.

솔직히 말하면, 필자에게는 프로게이머들간의 스토리구성이나 선수들의 별명 등을 줄줄이 꿰는, '스덕'으로의 입문계기가 바로 이 쏘원 스타리그였다.(그러나, 필자는 이때까지도 프로리그의 존재는 몰랐다)

물론 그동안도 가끔씩 스타리그를 시청해 투신 박성준,괴물 최연성,목동 조용호,머신 이윤열,운신 박태민 등등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에 열광하거나 싫어하거나 하진 않았었다. (그러나 3연벙 크리로 인해 임요환은 필자의 마음속에서 악마가 되었다)

듀얼에서의 슈퍼루키 송병구(그이후 바로 거품토스가 되었지만),꼬라박 박지호,그리고 질럿공장장 오영종. 거기에 최연성,임요환,서지훈,이병민의 최초 약세종족 테란에 9저그. 8강에 4테란이 모두 살아남은것 못지않게 필자에게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8강에서 박정석의 탈락. 임요환의 토막이미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저본 토막이었던 철저한 전략과 마이크로중심의 테란 임요환이 정전테란의 오명을 씻고 엄청난 토스전을 선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인터넷을 보고 VOD로 본 16강 오영종vs홍진호 사신다크. 전율이었다. 저그를 다크만으로 끝내다니. 그것도 홍진호를. 그때서야 알았지만, 홍진호는 이미 전성기가 지나도 한참 지난 후였다. 박정석도 마찬가지.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4강전. 박지호vs임요환과 오영종vs최연성. 그당시 여론과 마찬가지로 필자는 박지호vs최연성의 괴물테란vs꼬라박의 엄청난 물량전을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박지호vs임요환 4강 3경기 라오발에서 박지호의 엄청난 실책. 그리고 그이후 이어지는 리턴오브엠페러를 알리는 역스윕. 4경기에서의 배를 찢는 타이밍과 5경기에서의 운영은 임요환의 토막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버리기에 충분했다.이후 박지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힌다. 3경기 전진배럭을 발견한이후 결승전에 부모님이 오셔서 응원하는 상상을 했다고. 혹자는 경기중에 그따위 망상이나 하니까 토막한테 역스윕 당하는 거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처음가본 스타리그 4강인데 오죽하겠는가? 결국 경험과 연륜의 승리였던 것이다.

그리고 저쪽에서는 최연성의 패배. 포르테에서는 몰래팩토리를 바로 알아채는 센스로,알포인트에서는 묻지마 다크로, 815에서는 박지호가 실패했던 셔틀둠드랍으로. 오만방자했던 최연성의 배를 찢는 오영종의 일격에, 괴물도 맥을 못추고 쓰러졌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전. 리턴오브 엠페러 vs 로열로더+가을의전설 오영종.당시 나는 임까였기에 리턴오브엠페러고 뭐고 닥치고 오영종을 응원했었다.4강처럼 역스윕이 나오는건가 싶어서 손에 땀을쥐었지만 결국 혈전끝에 역시나 그분시즈라는 오명을 떨쳐내지 못하고 오영종의 우승.

이외에도 홍진호vs김준영과 같은 주옥같은 명경기를 남긴 So1 스타리그. 지금 생각해봐도 이정도로 여러가지가 잘 맞물려 흥행이 잘되었던 스타리그도 드물었다.



2-2.UZOO배 MSL



So1 스타리그와 마찬가지로 05년도에 개최되었던 UZOO배 MSL. 솔직히 필자는 이 MSL이 개막했을때까지만 해도 별 관심이 없었다. 원체 MSL에 관심이 없었던 필자인지라. KPGA 시절부터 당대최강자를 배출해냈던 MSL이지만 그 당대최강자라는게 바로 머씨형제였고,(필자는 토스빠였기 때문에) 더블엘리미라는 다소 복잡한 방식때문에 16강전부터 보기가 어려웠다는게 이유고 변명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등빠분들이 아시다시피 박정석의 팬이라면 우주 MSL을 기억하지 않는다는게 이상할 정도이니, 필자도 거의 박정석의 경기만 챙겨본 꼴이다. 여기서 언급할 경기들도 모두 박정석의 경기들인데, 제목부터가 토스빠이니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그당시 필자가 처음 본 경기가 아마 승자8강일 것이다(더블엘리미는 지금생각해봐도 복잡하다). 박정석vs최연성 이었는데,3:0으로 박정석이 이겼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3경기중에서 버릴경기는 단 하나도 없다. 1경기 루나에서는 반땅싸움으로 이끌어갈려는 최연성을 다수드라군으로 1시멀티를 계속방해하며 자원의힘으로 승리, 2경기 러쉬아워에서는 마인을 끌고들어가는 묻지마 다크, 3경기 네오레퀴엠은 역시 명승부. 타이밍좋게 치고나온 최연성이 만난것은 다수의 속업셔틀. 그리고 이어지는 2경기에 이은 마인 역대박. 그이후 흔들리는 최연성을 게이트 물량과 스톰으로 제압해버리는 박정석. 토스빠로서 속이 뻥 뚫리는 3경기다. 1경기 1경기가 다 좋지만 그 3경기가 합쳐져서 만들어내는 그 통쾌함이란. 그이후 승자4강 마재윤전과 패자결승 조용호전 3경기까지는 생방으로는 못봤지만, 친구에게 문자를 받고 패자결승 4경기부터 보았다. 러쉬아워의 자원을 다 파먹는 엄청난 장기전 끝에 나오는 기적의 마엘스트롬. 그리고 그이후 이어지는 하드코어 질럿러쉬. 역시 위의 승자8강처럼 이 두경기가 맞물려 엄청난 감동을 선사한다. 물론 결승에서 마에스트로의 희생양이 되긴 하지만, 이때의 박정석에게선 처음 신의 왼손의 물량토스 박정석과는 또다른 무언가를 느낄수 있었다. 처음 등장했을 때의 강력함이 아닌,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의 저력이랄까.




그당시 추억의 명경기들

So1 스타리그 16강 홍진호vs김준영 in 815
So1 스타리그 8강  박정석vs임요환 in R-POINT
So1 스타리그 16강 임요환vs안기효 in R-POINT
So1 스타리그 16강 홍진호vs오영종 in R-POINT
So1 스타리그 4강  임요환vs박지호 2경기 in 네오포르테
So1 스타리그 결승 임요환vs오영종 4경기 in 네오포르테
UZOO MSL 승자8강 최연성vs박정석 1,2,3경기 in 루나,러쉬아워,네오레퀴엠
UZOO MSL 승자4강 박정석vs조용호 4경기 in 러쉬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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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옛생각이 새록새록..무슨 소설쓰는 기분이네요.

기록은 모두 제 기억에 의지한것이니..틀린게 있다면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예전부터 이런글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오늘 삘이 꽂혀서 2글까지 질러봅니다. 이제 06년도의 성전과 07년도의 혁명 등등이 남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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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용스칸
09/02/23 19:13
수정 아이콘
토스 명경기인줄 알았는데 콩 vs 대인배의 815경기도 있네요.
09/02/23 19:26
수정 아이콘
우주배에서의 최연성 vs 박정석 경기도 참.... 결과는 원사이드하지만 세판 전부 똥줄 타는 경기였죠.
09/02/23 19:44
수정 아이콘
우주배는 정말...박정석 선수 팬으로 참 행복했던 리그였습니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무너졌지만.
그래도 그 자리까지 가기까지.
너무나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택용스칸
09/02/23 19:50
수정 아이콘
UZOO MSL 승자4강 박정석vs조용호 4경기 in 러쉬아워는 정말..
다크아칸이 왜 주목받나 생각받게 만드는 경기였죠.
릴리러쉬
09/02/23 19:55
수정 아이콘
여러분은 왜 프로토스를 시작하셨습니까?
09/02/23 19:59
수정 아이콘
UZOO MSL.... 재수할때였는데... 풉.. 보면서 부모님께 욕바가지로 먹고..ㅠㅠ
그래도 꿋꿋이 봤습죠... "이거 우주전쟁이에요!!" "마인대박 조심해야되요, 최연성 선수 마인조심해야됩니다..아아... 마인!!대박!!!!!!"
"들켰어요! 들켰습니다!! 아!!~~~ 마엘스트롬~~ 박정석!! 5경기로 끌고갑니다!!!" "여러분들은 프로토스를 왜 시작하셨습니까? 하면"
"눼에에~~~~~~~!!!!!!"
"하드코어 질럿 러쉬가 정말 좋기때문에!!!! GG!!!!!!!!"
ROKZeaLoT
09/02/23 20:11
수정 아이콘
모두들 기억하시는군요..^^
"여러분 이런 마엘스트롬을 보신적이 있으십니까?!"
리콜한방
09/02/24 09:43
수정 아이콘
박정석선수는 우주MSL 승자 4강에서 마재윤선수를 만나서 패자조로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패자4강에서 서지훈선수를 만나서 승리하고 패자 준결승에서 최연성선수를 만난겁니다.
(4강이나 준결승이나 같은 말이지만 그당시는 구분해서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패자 결승에서 조용호선수를 만났고요.

윗분이 언급하신 우주배 모든 경기가 재미있었고 제가 좀더 추가해본다면......
16강 마재윤 vs 이윤열
- 우주배에서의 마재윤 처음이자 마지막 테란전. 그 이후 마재윤은 로스트사가배까지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적이 없죠

승자 8강 최연성 vs 변은종 1,2경기
- 1경기는 그해 최고의 명장면중 하나였던 '클락킹 레이스에 인스네어 작렬!!!!',
2경기 역시 유주얼급의 반전 경기였죠. 상대편 본진 몰래 배럭을 성공하였으나 변은종 최후의 럴커 2마리에 무너진 희한한 경기였습니다

패자 8강 박용욱 vs 박태민 1,2경기
- 밑에 이재훈 선수 관련글에 언급했던 전설의 경기 1.

패자 8강 이재훈 vs 박성준 1,2경기
- 밑에 이재훈 선수 관련글에 언급했던 전설의 경기 2.

결승 마재윤 vs 박정석 3경기, 루나
- 아리조나 X개 관광, 프링글스 MSL 성전 준결승 마지막 경기에 버금가는, 플토빠로서 가슴 찢어지는 통한의 루나 혈전......흑흑


지금 생각해봐도 어떻게 같은 시절에 So1-우주배가 공존했던 것일까 신기합니다. 둘다 양방송사 전설의 리그인데 말입니다.
고요함
09/02/24 09:43
수정 아이콘
글을 읽는 동안 느낀건.. 어려서 좋겠습니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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