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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7/12 14:27:53
Name Nybbas
Subject [일반] [스포있음] 최근 읽은 로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3선 - 메리 사이코, 악녀는 두 번 산다, 에보니
요새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시리즈, 리디북스를 넘나들면서 장르소설을 읽다가 로판에 꽂혀서
19금, 일반 가리지 않고 로판쪽을 집중적으로 읽었는데요.
작가에 꽂히기도 하고 작품에 꽂히기도 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 작품 3개에 대해서만 간략히 남기려 합니다.

* 의도적으로 스포를 하려는 생각은 없지만 공통 특성을 설명하려다 보니 작품의 줄거리나 특정 장면에 대한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메리 사이코

로맨스 판타지에서 흔치 않은 로맨스 현대 판타지입니다. (다만 제가 현판 자체를 많이 읽지 않은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로판+무협보다도 더 좁은 조합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연 첫 번째로 둘 정도로 엄청난 수작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판타지로 분류하기도 조금 애매합니다. 진짜 판타지적인 요소가 하나도 없고,
첩보 스릴러+로맨스? 이런 조합으로 봐야 되겠네요. 국정원, PMC 등이 중요 배경으로 나옵니다.

제목이 대놓고 사이코인 것처럼 여주나 남주나 성격이 사이코패스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향한 애증의 발전과 구르게 하는 수준이 어마무시합니다. 물론 19금 장면도 어마무시합니다..?
(오늘 정리할 작품 중 유일한 19금이기도 하군요.)
심지어 일반적으로 외전이 즐겁고 행복한 해피엔딩을 보여주려 하는데, 메리 사이코는 외전에서조차 목숨 거는 스릴러를
보여줍니다. 마지막까지 아빠미소가 아니라 긴장감을 주는 작품은 정말 처음이었어요.
필력이 주는 긴장감, 스토리를 이끄는 떡밥 투척 및 회수, 두 주연이 이어진 후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텐션이
모두 읽어본 로맨스/로판 소설 중 S급이었습니다.
서로간의 러브라인이 이어진 후 텐션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작품이 많은데, 이정도로 끝까지 텐션이 유지된 작품은
손가락에 꼽을 수준이라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재독 거의 안하는 성향인데 재독 의사도 있을 정도에요.


2. 악녀는 두 번 산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기대를 꽤 했고, 기대에 충족한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 동일 작가(한민트)의 작품들 중에서도 평가 대비 실망한 작품이 꽤 많은데 악두산은 매우 만족했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로판의 배경을 가지고 있되, 스케일이 본 로판 중에서 가장 큰 편입니다.

그러고보니 악두산의 여주도 확실한 사이코패스...군요?
애정결핍+사이코패스인 점에서 메리 사이코의 여주와 거의 비슷한데, 남주는 완전 반대입니다.
악두산의 남주는 전형적인 성군+북부대공 스타일로, 실제로 여주가 꽤 오래 연애감정보다는 주군을 모시는
신하의 감정을 우선시하려 합니다.(금방 무너집니다. 꽤 빨리요.)
개인적으로 회빙환에 감점을 엄청나게 많이 주는 편인데, 회귀물인데도 불구하고 여기에 적을 정도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구성 등이 만족스러운 작품입니다. 로맨스와 판타지의 비중이 적절한 것도 좋았고,
상당수의 작품에서 스토리 마무리 보상용 서비스씬에 가까웠던 임신/출산/육아가 이 작품에선 여주의 고뇌와
스토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 것도 좋았습니다.


3. 에보니

이 작품은 개별 작품도 작품이지만 자야 작가의 발견에 가까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상당한 페미니즘을 동반한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거부감이 덜한 작품이고요.
(10년 중후반의 인기 로판들은 당시 시대상황 때문인지 거의 세뇌에 가까운 강성 페미니즘 클리셰가 있더라고요.)

큰 틀에서의 흐름은 일반적인 성장형 여주+여주를 구원해주고 성장시키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남주라
위의 두 작품에 비해 특색이 덜하지만, 성장 후 쌍방구원으로 넘어가면서 주변인물의 부각이 꽤 맛깔나게 됩니다.
위의 두 작품도 당연히 핵심 캐릭터와 주요 조연들의 캐릭터성이 좋았지만, 개인 취향 차원에서의 주변 인물의 매력도는
이 에보니를 포함한 자야 작가의 구성이 가장 좋았습니다.
(완전 취향의 영역이기는 합니다. 실제로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건 악두산이 좀 더 잘 보여주기도 하고요.)
성장형 로판의 영역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작품과 작가였습니다. 최신작이 좋은 의미로 뒤통수를 친 스타일이긴 하지만요.


드래곤 라자와 영웅문을 필두로 시작된 장르소설 탐독 30년차 중에서 로맨스 판타지를 접한 것은 5년 정도인데,
비슷한 듯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현대 판타지나 로맨스 영역은 아직 완전히 넘어가지는 않았는데, 이런 쪽에서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작품을 접하는 영역이 더 늘어날 것 같아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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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12 15:14
수정 아이콘
제가 읽었던 로판은 그 유명한 엘야시온 스토리랑 그나마 최근 것이 아나하라트. 둘 다 판타지 성향이 강하고 상당히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네요(그러고보니 기독교 기조가 강한 것도 비슷하네요). 요즘 로판 같은 경우는 모험보다는 연애+궁중암투물이 많은 거 같아서 별로 안보는데 갑자기 흥미가 돋네요. 혹시 요즘 로판중에 모험물은 없을까요?

Ps. 가벼운 로맨스 궁중물 좋아하시면 만화 칼바니아 이야기도 재미있으실 거에요.
가디언테일즈
25/07/12 15:53
수정 아이콘
와 엘야시온스토리 진짜간만에 듣네요 크크
25/07/12 16:16
수정 아이콘
본 작품중에 모험 성장물의 그림을 잘 그렸던 작품은

- 상수리나무 아래 (김수지 작가, 리디/카카페) : 큰 틀에서 2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 중반 이후부터 2부까지 여주의 모험과 성장이
서사의 중심입니다. 요즘 작품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유명하기로는 열손가락 안에 들어갈 작품이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모험형 로판 중에선 가장 웰메이드로 보고 있습니다. 탑3에 꼽진 않았지만 탑10 안엔 확실히 들어갈 작품이에요.
탑3에 안들어가는 이유는 제가 자존감 낮음+자존심 높음 조합을 매우 안좋아하는데 이 작품 남주, 여주가 모두 이 성향이고
그 때문에 벌어지는 '대화를 하세요 제바아아알!!!!!!'이 로맨스 흐름의 중심입니다......

- Lv.99 흑염의 프린세스 (린지 작가, 시리즈) : 볼만한 현판 로맨스입니다. 메리 사이코와 달리 확실한 판타지이고, 좀 특이하게
역하렘 스타일의 작품이에요. 사실 로맨스 비중이 매우 낮은, 개인적으로는 꽤 특이한 스타일로 평가하는 작품입니다.
제목이 좀 안티이긴 한데...

- 선생님께, 바넷사로부터 (사소금 작가, 리디/시리즈) : 키다리 청년의 키잡물(?) 느낌의 여주 성장 판타지입니다.
모험물보단 학원물에 가깝긴 한데, 궁중 암투가 없는 판타지라 혹시나 해서 추천에 넣어봅니다.

- 검을 든 꽃 (은소로 작가, 카카페) : 이 작품도 탑10 안에 꼽을만한 작품인데, 궁중암투물이 아니지만 성장형 모험물도 아니라
(이미 여주가 최강인 먼치킨쇼에 가깝습니다.) 성향에 완전히 맞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작가의 필력이 좋아 추천합니다.
사실 이 작품에 꽂혀서 은소로 작가 작품을 몇 개 더 찾아서 봤는데, 필력은 좋지만 중후반에 너무 강제 문턱을 만드는 게
취향이 아니라 끝까지 보기 힘들더라고요...검꽃이 그나마 그 문턱이 가장 낮아 볼만했습니다.
솔체 작가 수준의 호불호는 아닐지라도 꽤 호불호가 갈릴만한 스토리 전개 스타일을 가진 작가에요.

여기에 아예 방향을 로판무협으로 틀어버리면 '사천당가의 장녀는 가문을 지킨다'나 '모용세가의 사라진 딸이 돌아왔다'
정도까지는 추천 범위에 들어갈 듯 합니다.
똥꼬쪼으기
25/07/12 15:36
수정 아이콘
와우 추천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중년에 접으들고 남성호르몬이 줄다 보니 저도 로맨스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25/07/12 17: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로판에선 어마어마한 장편이지만 연재분 실시간으로 달리고 e북으로 전권 소장 총 5회독 이상에 웹툰으로도 보고 있는 이 결혼은 어차피 망하게 되어있다도 좋은데 이건 호불호가 엄청 갈리더라고요. 전 스페인 식으로 통일한 세계관이나 용어 그리고 여주인공의 성격과 숨겨진 피폐와 진실들 그리고 작가 특유의 긴 호흡 만연체와 캐릭터들의 입담과 인물들 하나하나의 서사도 좋아서 최애 로판입니다.

마찮가지로 호불호 많이 갈리는 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내게 빌어봐/그녀와 야수/기담 야행유녀/희란국연가 재밌게 읽었었습니다.

로판은 아니고 그냥 로맨스 중엔 온에어24 재밌게 읽었어요.
25/07/12 19:17
수정 아이콘
이결어망은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글이 읽다 지치는 수준이라 힘들었습니다.
본편 읽으면서도 19세기 대하소설을 읽는 것 같은 무지막지한 대화와 설명의 호흡에 질릴 뻔 했는데 그걸 외전에서조차 유지해서;;
본편 다 읽어놓고 외전 끝부분을 구매해둔 상태로 유기중이죠..

탑10 말석에서 살짝 아래 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폐함은 적당하면 좋지만 설명은 너무 많으면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
그리움 그 뒤
25/07/12 18:37
수정 아이콘
메리싸이코는 카카페, 시리즈 둘 다 안뜨는데 다른 곳인가요?
25/07/12 18:54
수정 아이콘
구글해보니 리디 독점으로 나오네요.
그리움 그 뒤
25/07/12 18:57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밥과글
25/07/12 18:58
수정 아이콘
저도 몰랐는데
리디가 로맨스 본산이더군요..

케데헌 커플 미는 유튜브 댓글 보고 암..
미드웨이
25/07/12 20:08
수정 아이콘
리디 카카페 시리즈 문피아 노벨피아 이순으로 여자-남자 비중인거 같더군요. 명확한 통계는 없지만 확실하다는게 느껴질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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