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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8/04/11 02:48:00
Name judas Pain
Subject 무효표로 돌아본 20대의 08 총선
민주주의 선거에 있어 국민1의 1표는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이유로도 부정되지 못하는 권리가 투표권이다.



이야기에 앞서 몇가지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것은

첫째, 민주주의는 차악을 고르는 게임이다.
둘째, 민주주의 하에서 어떤것도 진리는 아니며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셋째, 정치가에 대한 선거자의 투표는 공익이 아니라 이기적 동기에 의해 이뤄진다.
넷쨰, 무한집권은 없다. 물갈이는 계속된다.

는 사실이다.

이 네가지 불완전성이 서로를 견제하며 진흙탕 속의 연꽃인 합리적 공익이 이뤄진다.





현재, 투표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유효표, 무효표, 비투표 등이 있다.


유효표는 일반적인 표의 행사이고

비투표는 선거의 권리 포기다.




문제는 무효표다.
무효표는 비투표와 법적 선거당선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똑같지만


투표자의 위치와 미치는 영향력은 전혀 다르다.



무효표의 까다로운 점은 그들은 오히려 정치와 공약에 관심이 많고
그들 중에는 유효표는 거부해도 정치적 의식과 참여는 되려 높은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선거장에 굳이 찾아와 무엇도 찍지않고 갈려는 모순된 의지를 보여주는 사람들중에
정당과 정치인과 공약과 그리고 투표에 무관심한 사람은 없다.


그들은 다음번에 자신의 품위에 좀더 맞는 후보가 나오면 기꺼이 투표한다.


이들이 무효표를 날리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너희 중에는 찍을 놈이 없다"라는 강력하게 꼬인 의사표시이다.



무효표의 진정한 파워는 당일 선거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다음번 선거에 있다.

이게 가능한것은 투표의 절대수가 아니라 투표의 득표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00개의 표가 있다 칠때 어떤 인물이


한 지역구에서 30%의 참여율에서 80%의 득표율로 당선된것과(24표)
한 지역구애서 80%의 참여율애서 30%의 득표율로 당선돤것은(24표)


그 표수는 같다고 해도 의미가 아주 다르다.
특히 80%의 참여율 중 무효표가 50%의 득표율을 가진다면 더욱 그렇다.
물론 뽑히고 난 다음엔 표를 준 집단에 맞춰 멋대로 해도 되지만 문제는 다음번 선거다.


40표는 진공 상태다. 자신에게 갈 수도 있고 경쟁자에게 갈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쪽이든 무효표를 낸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게 정당이든, 정당과 인물의 공약이든, 아니면 정당에서 인물의 선택이든



반면 전자의 경우는 24표만 확실히 관리하고 소수 이기적인 공약을 남발해도 무조건 당선된다.
당선후 개차반으로 운영해도 그 표만 확실히 잡고 있으면 압도적이다.

비투표는 조금도 무섭지 않다. 오히려 정치가에겐 반갑고 쉽고 고맙고 편할 뿐이다.



이게 무효표가 가지는 물리적 파워다.
(또한 무효표는 강력한 저항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만약 총투표율의 과반수 이상이 무효표라면 그 사회는 혁명의 조짐이 있다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효표가 힘을 얻기 위해선 두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한데


첫째, 다음번 선거때까지 차악이 아닌 최악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유효표가 투입되지 않을 경우 손쉽게 바꿀 수 있었던 최악의 선택이
기존 세력의 텃밭 관리로 날로 먹어 당선되는걸 감내해야 한다. 잃어버린 시간이 되는 것이다.


둘째, 무효표가 제대로 효과를 낼려면 전체 투표 참여율과 무효표 참여율이 동시에 높아야 한다.
(전체 투표율이 높아야 하는것은 기존세력권이 일정한 텃밭을 일구고 있기 때문)
30%대 참여율에서 5%의 무효표 득표율이 있다해서 정치인에겐 위협도 안되며 그건 개인의 소신과 양심의 발로일 뿐이다.



남한은 어느 지역이던 보통 두번째가 충족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무효표는 종종 비투표와 같다.

이상의 관계로 자신이 최선의 인물에게 투표선택을 못한다 하더라도.
고르고 골라 차악을 고르고 영리한 투표게임을 하는것이 일반적으론 무효표보단 합리적이다.


사표는 없다. 지지하는 후보는 비록 낙선되더라도 지지율을 바탕으로 재도전하고 정치생명력을 얻는다.
최선이 안되면 차선, 차선조차 없으면 최악을 견제할 차악을 고르면 된다.
당 비례대표제 투표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유심히 고르고 골라도 차악마저 없는 선택 상황이라면
그때서야 투표소에 걸어들어가 질펀하게 욕을 지르면서 무효표에 일필휘지를 갈기고 걸어나오면 된다.



그런 무효표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 표엔 현실을 놓치않는 긴장과 정치에 대한 분노가 있다.
냉소도 아니요 패배주의도 아니요. 선거날 현실에 무관심한채 공부하고 놀러가는 지적인 게으름도 아니다.



우리는 무효표를 좀더 긍정할 필요가 있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무엇보다 강력한 의사표시다.
정부는 오히려 무효표를 위한 투표칸을 정식으로 만들고('누구도 선택하지 않음' 같은)
국민들은 좀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무효표를 행사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 무기력한 층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삶은 길고 정치도 길다. 우리 다음의 세대를 생각하면 더욱 길다.







모든 세대층 중 가장 저조하다는 20대의 투표율이 달갑지 않은것은 그래서이다.

정확한 조사는 3개월이 지난 7월에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 출구조사로는 19%의 투표 참여율이 확인되었다. 비율이 폭등하진 않을것을 감안하면 서글픈 수치다.
(무조건적으로 강제 투표하는 군인의 부재자 투표는 제외한 수치다. 웹에 떠도는 37.1%는 17대 총선의 수치.)


1000만원대 등록금에 88만이 평균 임금인 세대.

대학 1학년부터 취업만을 위해 학점을 따고 스펙을 길러야하는 세대.

말 잘듣는 아이로 착하게만 길러진 세대.

부모와 기성사회가 시키는대로 경쟁을 해도 해도 끝이없는 터널속에서
정치와 사회에 대해선 냉소주의와 패배주의란 가면을 쓴 나약함으로 비열한 무장을 하는 세대.


무엇과 싸워야 할지 무엇과 싸우지 말아야 할지 모르는 세대.

투표는 하지않으면서 무기력한 현실엔 짜증섞인 뒷다마말곤 공격이라곤 할 줄 모르는 세대.


피를 먹고 자란 나무에 대해 그늘이 주는 편안함 밖엔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

자기배를 채우기 위해 서로를 좀더 배고프게 만드는 법만 배운 세대.

구세대가 지금 사회를 만들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세대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 세대.


현존하는 세대중에서 성장과 분배의 불균형으로 인한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면서도
그중 투표한 절반이 성장만을 부르짖는, 20대를 위한 공약엔 관심도 없는 당을 선택하는 아이러니함을 보이는 세대.


투쟁할 절대악도 없이 선과악이 뒤섞인 모호한 시대의 강물 속에서 사금을 걸러내며 살아야 하는 세대.



그리고 이 모든 비판에 대해 먼저 우리 앞 세대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데 익숙해진 세대.
우리들은 우리들 의지의 주인도 아니요, 우리들 영혼의 선장도 아니었다.



08 총선에 20대가 찍을 지역 인물은 별로 없었던것이 사실이며 정치 의식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당들 중에선 20대를 위한 제대로된 공약을 내건것은 한곳 뿐이다.


선과악과 이념이 모호한 시대에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것은 우리들에겐 사치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진보와 보수 어느쪽도 88만원 세대를 신경쓰지 않았고 그날 우리들은 88만원 어치 영화와 꽃 구경을 했다.

어차피 우리완 상관없는 선거였기 때문이다.



허나, 이번 총선에서 투표를 포기한 81%의 절반이라도 포기대신 무효표를 행사하는 안목이 있었다면
우리들 20대의 사회는, 우리 다음 세대의 20대의 사회는 분명히 달라졌을 것이다.


88만원 세대를 위한 공약이 만들어지고 88만원 세대를 위한 정치를 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우리가 저들을 당선시키고 탈락시킬 힘이 있다는것을 보여줬음으로.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9-0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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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현
08/04/11 02:55
수정 아이콘
오늘 pgr에서 좋은 글을 2편이나 보고 가네요.

설령 무효표라도, 사표가 된다고 해도 자신의 1표가 얼마나 소중한 권리인지 다들 알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펠쨩~(염통)
08/04/11 03:39
수정 아이콘
20대는 풍족해서 그렇습니다.

40대 이상의 세대는 경제적 궁핍때문에 정치의 필요성이 절박했고
30대 이상의 세대는 정치적 억압때문에 정치의 필요성이 절박했습니다.

20대는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풍요롭습니다.
결핍이 없으니 정치과잉이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 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지금 20대는 공장에서 14시간 일하면서 프레스에 손이 잘리는 세대도 아니고 최루탄 속에서 구호를 외치는 세대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주길 원하는 사람과 연봉 4천짜리 직업이 적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가지는 절박함의 차이.
언론, 출판의 자유를 위해서 최루탄을 맞고 물고문을 당하던 사람과 관리자가 가지 리플을 지웠다고 화내는 사람이 가지는 절박함의 차이.

그 경험의 차이가 투표율의 차이로 나타난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오히려 20대의 저조한 투표율에서 60년간 발전된 대한민국을 봅니다.
온누리
08/04/11 04:45
수정 아이콘
30%의 저조한 투표율에서 5%의 무효표도 상황에 따라 강력해 질 수 있죠. 초 접전 지역에서의 캐스팅 보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어찌되었던 20 대들이 조금이나마 정치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살았으면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마스터
08/04/11 04:47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정치에 관심 없었습니다. 저랑은 상관 없는 얘기 였거든요. 오늘 그 상관 없는 정치를 나와 상관있게 하는데에 뭔가 수단이 있다는걸 알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파크파크
08/04/11 04:54
수정 아이콘
지금 역시 글내용처럼 과제에 치여서 방금 다 끝내구 pgr들린 사람입니다.20대로서 많은 비판을 받는데 기분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지만, 오늘 크게 깨닫고 갑니다. 20대로써 투표에 참여 안한게 얼마나 멍청한 일이였는지...
파크파크
08/04/11 05:02
수정 아이콘
나름 학점에도 치이고 놀시간 점점줄고 이번 투표 이런 이유로 못했다라는게 나름 당당했었는데 (아래 4067번글에 이유가..), 투표할 권리가 어떻게 얻어졌고 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무엇이며 왜 해야 하는가등을 다시금 새겨들으니 얼굴이 확..달아오릅니다..(뭐팔려서) 참 많이 깨닫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08/04/11 06:0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저도 100% 공감합니다.

그래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지금은 행복한 시대죠. 정치적 무관심이 가능한 세대. 개인주의적으로 살아도 떳떳한 시대. 분노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시대. 저는 국민소득이 2만불이 되는것보단, 이러한 것을 선진국의 지표라고 봅니다.

과거 다들 "과연 투표를 통한 정권교체라는게 가능이나할까" 의심을 하면서도, 열심히 투표를 했던건 그 만큼 정치로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가 아닐까요? 지금 20대들이 짜증은 많이 내지만 실제로는 과거에 비해 정치에의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증거가 낮은 투표율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적부터 "우리나라는 왜 가난할까?" 또는 "우리나라에선 왜 민주주의를 못할까?"라는 열등감에 시달필요도 없고, 대학교 1학년부터 짱돌을 잡고 데모하지 않아도 되고, 소중한 내 시간을 스스로의 스펙을 기르거나 개인의 취미활동을 위해 쓸수 있는 요즘 학생들이 부럽네요.
Judas Pain
08/04/11 06:37
수정 아이콘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서민과 중산층의 기대를 등에 업고 자리에 오르고 내려왔을때,
경제의 성장은 이뤘지만 서민의 경제생활을 안정화 시키는덴 실패했습니다. 약속과 믿음을 지키지 못했지요.
전 어르신들이 놈현을 욕하는게 이해갑니다. 탄핵정국때 그랬듯, 민심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다만 이승만 정권때부터 내려온 피로 피를 씻은 민주화의 투쟁은 노통에 이르러 선진국에 부족함이 없게 되었습니다.
나름 노무현 대통령을 대단하다 인정하는것도 그것이고 저희들 옛 선배들의 희생도 잊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 몇몇 선배들이 말하는것처럼 민주주의가 피의 투쟁이라 생각진 않습니다. 그건 민주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선진국의 민주주의엔 투쟁이 없다고 생각하지 안습니다.

민주주의란 작게 흔들려서 크게 흔들리는 것을 막는 체제고 속성상 항상 분란과 싸움이 없을 수 없다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을 피와 폭력에 의지하지 않고 우아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데 민주주의의 미덕이 있습니다.


지금 제가 속한 20대의 문제점은 그것입니다. 선진 민주주의란 훌룡한 유산을 물려받았음에도
합법적으로 온건하게 피흘리지 않고 쟁취할 수 있는 가치를 쟁취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단지 지적인 게으름 떄문에 말입니다.


저희 세대는 확실히 배떼기가 불렀지만 그렇다고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 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고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저흰 경쟁에 내몰려 있고 그 이득도 작으며 직업은 평생 유지되지도 않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도 교양을 쌓을 기회조차 없습니다.
쌍거지 빈민층이 아니더라도 부자가 아니거나 해외생활을 하는 부류가 아니라면 대다수 20대는 삶앞에 척박합니다.
헌법에 명시된 행복은 무조건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라 추구할 권리로 전 알고 있습니다.


20대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습니다. 그게 우리들이 사회를 알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라고 물려준 유산이니까요.
펠쨩~(염통)
08/04/11 06:54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 언제나 정도의 차이입죠. 유토피아가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다만 이전 세대는 90%, 80%의 투표율을 보여야 할 만큼의 절박함이 있었다면 지금 세대는 30%의 투표율을 보여야 할 만큼의 절박함이 있는 거겠죠.
08/04/11 07:24
수정 아이콘
한두명이 사람도 아니고 한세대 전체를 단순헤 게으르기때문에 투표율이 낮은거라고 단정짓는건 정말 위험한 일이죠~
필요성 측면에서 설명하는게 맞다고봅니다.
戰國時代
08/04/11 09:52
수정 아이콘
캇카님// 정치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e-뻔한세상
08/04/11 10:40
수정 아이콘
마음에 와 닿는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절박함을 함께 느끼고는 싶은데 비슷한 주제의 여러 댓글을 보자면 아예 그런 건 느끼고 싶어하지도 않고, 이렇게 절절한 마음으로 글을 써도 한두군데의 논리만 꼬투리를 잡아서 틀린말이라고 반박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겠네요.
정말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당당하게 투표 안 하는 사람들, 투표권 영구반납하고, 반납한 사람들은 앞으로 선거일에 쉬지 말라고 하면 가만히 있을까요?
종묘사직까지 들먹이진 않더라도 정말 이 나라의 미래가 걱정됩니다.
08/04/11 11:25
수정 아이콘
펠쨩~(염통)님// 크게 동감합니다. 지금의 20대들은 '절박함'이 결여되어 있죠.
저도 이제 30대 초반이라 크게 다르지는 않을듯 하나, 초,중,고때 '서울의 봄'과 정권교체, 연대사태.. 등을 보고, 겪어왔으니까요.
그리고, 5공 청문회 등을 통해서 전두환정권의 만행들도 알 수 있었구요.

하지만, 지금의 20대 초중반 대부분은 그런 것 조차 알지 못합니다. 군사독재와 민중탄압, 계급투쟁 등에 대해서 얘기해봐야..
'그게 뭥미? 먹는거임?' 정도의 반응밖에는 보이질 않죠. 그게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민주화니 정치니... 하는 것에 대해선 관심도 없고, 당장 취업걱정 하기에 바쁩니다. 시대가 그런걸요...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거지만, 개인적으로는 요즘 20대들은 너무 나약해빠졌다고 한탄이 나옵니다.
듣보잡
08/04/11 12:1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학번 까페로 퍼가도 될까요?
[NC]...TesTER
08/04/11 13:3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 마디 첨언하자면,

현재 20대에게 안 보여지는 과거 30, 40대들의 모습을 바라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것 같습니다. 20대의 특징이 나타나는 많은 원인 중 바로 30, 40대에게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30, 40대가 대학을 다닐 때 그들은 선배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진정한 '자유'의 의미와 '민주주의'라는 것에 대한 많은 고민, 갈등, 고뇌 등을 봐왔고, 그렇게 성장했습니다만...

지금 20대들은 그런 선배의 모습을 30, 40대가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보여준 건 단지 정글이라는 사회 속에 남을 짓 밟고 올라가야하는 냉정한 승부욕과 취업 준비를 위한 초기단계로서만 인식하게 만들어준 것도 크다고 봅니다.

30, 40대가 대학을 다닐 때 최소 1, 2학년 때는 많은 고민을 할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 20대들은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선배들이 그렇게 해 왔고, 그 선배들이 사회에 진출 해 보여주는 모습 또한 그들에게 여유를 빼앗아 갔습니다.

20대의 여러 문제의 원인 중에 하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습니다.
오소리감투
08/04/11 15:41
수정 아이콘
지적 게으름이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취업이다 진학이다 여러 문제에 치여 수많은 활자에 찌들어 지내지만 정작 중요한 정신적성숙을 위한 독서에는 무관심하지요..
정치인은 싸잡아 욕하면서도 정작 정치에는 어떤 관심도 내비치려 하지 않는다면 정치인들은 더욱 젊은 세대를 우습게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표를 결집시키고, 민심을 표출해낼 때 비로소 그들을 위한 정치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Judas Pain
08/04/11 18:34
수정 아이콘
듣보잡님// 네, 괜찮습니다. pgr의 출저만 밝혀주시면 됩니다.

캇카님// 지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에 필요성을 모른단 말이었답니다.
Ma_Cherie
08/04/11 20:21
수정 아이콘
지금 '제가 속한 20대'의 문제점은 그것입니다. <---리플중 이문장을 읽고 더 놀라게 되네요.

항상 좋은 글을 많이 써주셔서 좀더 더 연령이 높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HoSiZoRa
08/04/11 20:25
수정 아이콘
본문하고는 다른 이야기지만...
그냥 단순히 "20대"라고 만 말하면... 전체(all=100%) 20대가 해당되는 느낌이라...
실제로 이런것에(단어의 사용) 대해서 반발하는 사람도 있구요...
(투표를 한사람던, 안한사람이던 해당 집단(혹은 지칭명)을 통으로 싸잡아 말하면 반발심리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봅니다.)
정말로 20대의 투표율이 19%(아직 공식 발표는 아니니...) 라면 "다수의 20대"라던가 "많은수의 20대가"이런식으로 표현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이글말고 다른글에서도 단순히 "20대"라고 지칭한게 많더군요)
어감이라는 게 정말 중요한것 같아요...
------
저는 투표 했습니다. 견제표와 소신표로...(결과는... 흠...;;)
08/04/11 21:50
수정 아이콘
멋진 글입니다.
말없이 추천.
08/04/11 22:28
수정 아이콘
진보와 보수 어느쪽도 88만원 세대를 신경쓰지 않았고 그날 우리들은 88만원 어치 영화와 꽃 구경을 했다.

이 말이 정말 공감가네요.
08/04/11 23:32
수정 아이콘
저는 투표한 20대입니다 :)
투표 하지도 않은 분들은 정치를 못한다느니 나라를 망쳐놨느니 불평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공방양민
11/09/04 08:04
수정 아이콘
지금 대통령을 뽑던 선거에서 외국에서 굳이 한국으로 들어와 무효표를 만들어 기표 했었죠..
누구는 절대 안되고 지켜보고 있던 진영의 단일화가 너무 맘에 안들게 되어
웬만하면 그 그룹에 투표하려 했으나 결국 투표용지 바깥에 도장을 찍어 냈습니다.

저도 그당시 무효표에 관심을 가져 개표방송을 유심히 봤는데
무효표 비율같은건 따로 안 보여주더군요
투스타이와칭
11/09/05 02:05
수정 아이콘
와 이런 좋은글을 추게에 온 지금에서야 보게되네요. orbef님 수고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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