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6/24 11:45:36
Name 달과별
Subject [일반] 의외의 정책을 펼친 유럽의 보수정당
복지 축소, 세금 감면, 임금성장 위주의 경제성장을 표방해 집권한 보수정당은 유럽에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는 영국의 보수당과 스웨덴의 보수연합이 가장 유명할 것 같은데요. 여기서는 영국과 스웨덴의 보수정당이 펼친 의외의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동성결혼 합법화가 결정된 22개국 중 보수정당이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상정 및 지지한 케이스는 영국이 유일합니다.

마거릿 대처 시절의 영국 보수당을 떠올리신 분들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아닌가 싶으실지도 모릅니다. 1980년대에 현 러시아의 반동성애법을 떠올리게 만드는 Section 28가 제정된 배경에는 마거릿 대처와 보수당이 있었으니까요. Section 28는 지방의회가 의도적으로 동성관계를 옹호하는 행위와 동성관계를 옹호할 목적이 있는 자료의 개제를 금지시킨 법안입니다. 학교에서 동성애에 대한 교육은 금지당했으며 반동성애 교육이 권장되었습니다. 이 법안을 막기 위해 이안 맥켈런경이 커밍아웃을 한 사건은 유명하지요. Section 28는 2003년 폐지됩니다.

개인과 가족이 사회보다 우선시되어, 자신의 몫을 직접 해나가는 나라를 꿈꾸던 대처 총리에게 전통적인 가족의 틀에 위협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동성애가 얼마나 거슬렸을지요.

이렇게 강경하던 보수당이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강하게 지지한 캐머런 당대표가 있습니다. 2011년 보수당의 캐머런 수상이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을 소개합니다.

"의구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동성결혼은 평등권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닌, 헌신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보수당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관계들을 믿습니다. 서로에게 맹세하고 서로를 지지할 때 사회는 강해집니다. 그러므로, 저는 보수당원임에도 불구하고도 동성결혼을 지지하는게 아닙니다. 보수당원이기 때문에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2013년 7월. 동성결혼 법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됩니다.



스웨덴은 한국에 사민주의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나라입니다. 그 명성답게 19세기 스웨덴에 입헌군주제가 실시된 이후, 연임을 한 보수진영 출신 총리는 최근까지 한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2006년 총선에서 보수연합을 이끌며 승리한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가 2010년 연임을 하기 전까지 말입니다. 레인펠트 총리는 2014년 실각하게 되는데요. 실각한 이유에 대해서 한국에서는 양극화와 민영화같은 의견이 나옵니다만, 실제 사유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먼저 2000년 중후반은 스웨덴 근래 역사상 최고의 임금성장률을 보인 시기입니다. OECD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았으며 서민에게도 경제성장의 열매가 돌아간 편입니다. 물론 선진국 중에서도 심각한 임금 대비 집값 문제를 잡지 못한 면 등 여러 실책이 있긴 합니다만, 연임을 한 데에는 경제를 살렸다는 슬로건이 먹혀들어갔기 때문이죠.

스웨덴은 한국과 달리 도심지역은 보수정당이 강세, 시골지역은 진보정당이 강세를 보이는 나라입니다. 또한 비례대표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무소속 의원이 나오기는 불가능합니다. 이 점을 감안하고 총선 결과를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2006년과 2010년 총선에서 보수연합은 349석 중 각각 178석, 173석을 차지해 정부를 구성하였습니다.
2014년 투표 결과가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진보정당인 사민당은 31%의 지지를 받아 112석을 차지하였는데도 정부교체에 성공합니다. 사민당 역사상 두번째로 낮은 지지율입니다. 녹색당과 좌익당과 연대하여 총 159석으로 정부를 구성합니다. 보수연합은 141석을 차지하였습니다. 보수의 141석, 진보의 159석을 합치면 300석이 나옵니다. 49석이 어디로 갔는지가 핵심입니다.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에서 49석을 차지합니다. 즉 2014년 총선에서 보수쪽에 돌아간 표는 총 190표로 진보를 압도합니다.

여기서 왜 보수연합과 극우정당이 함께 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았나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는 다르게 스웨덴의 보수연합과 스웨덴민주당은 기름과 물처럼 섞이는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보수연합의 난민정책 때문]입니다.

최근 스웨덴 총선의 결과를 보통 국외에서는 난민과 이민문제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수연합의 경제적 무능(?)을 심판하려면 사민당에게 표가 갔어야 하지만, 사민당의 득표는 역사상 최하 수준이었습니다. 보수연합에서 떨어져 나간 표는 극우정당으로 향했고, 극우정당은 경제문제에서는 보수연합 편에 서고 있습니다.

스웨덴 보수연합의 난민정책은 보수정당 기준으로 세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경우입니다. 보수연합은 난민을 받아들이자는 쪽이며, 진보정당은 줄여보겠다, 극우정당은 추방하자로 의견이 갈립니다. 진보와 보수 자리가 바뀐게 아닙니다.

2014년에만 스웨덴은 8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스웨덴 전체 인구인 964만명의 0.8%로 한국으로 치면 약 [한해 42만명]에 달합니다. 인구 5억이 넘는 유럽연합에서 천만명도 안되는 스웨덴이 전체 난민의 20%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영주권을 "무조건"으로 부여하는 나라입니다.

유럽연합 대부분의 나라들은 난민에 매우 인색합니다. 현재 영국과 독일은 감옥이나 다름 없는 난민캠프를 만들어, 난민으로 인정이 되기 전까지 불법체류자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영국은 난민지위를 매우 높은 비율로 부여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전체의 10%만 난민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매우 까다로운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이웃나라인 덴마크와 핀란드는 아예 난민들이 기피하기로 유명한 나라들입니다. 스웨덴이 독보적으로 빛나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언어, 종교, 인종이 다르며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스웨덴이라고 없지 않습니다.

2014년 선거를 한달 앞둔 보수연합의 레인펠트 총리는 다음과 같은 연설을 합니다.

"저는 스웨덴의 국민들에게 기다려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open their hearts) 지구촌의 난민을 바라봐 주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도착하다 보니 긴장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에 난민들이 더 나은 스웨덴을 만들어갔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지금 도착하는 난민의 수는 과거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상당히 큰 폭탄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로 매우 손해보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스웨덴의 보수 여론이라고 세계의 보수 여론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난민들에 의한 폭동이 벌어진게 불과 1년 전입니다. 다문화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보수층에게, 경제문제만 봐달라는 보수연합의 이야기가 잘 먹힌다면 그것이 오히려 놀랄 일이겠지요. 난민들이 정착하는 지역은 다름이 아닌 보수연합의 지지기반인 도시권이기도 합니다.

아래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덴마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물론 난민과 이민에 극히 반대적인 덴마크 언론, 정계와 시민들은 아주 냉랭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 6월 18일 치뤄졌던 덴마크 총선에서는 극우당인 덴마크국민당이 제 2당으로 떠올랐으며, 우파연합과 연정하여 정권교체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북유럽 4개국 중 극우정당과 보수당이 같은 편에 서지 않은 나라는 스웨덴이 유일합니다.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모두 극우정당과 우파가 연립정부를 꾸리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능력을 기르고, 자립을 할 수 있게 하는 최고의 공동체를 만들 의무가 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풍토의 사회가 최고의 공동체가 아닐까 합니다.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배려와 이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일종의 용광로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그런 사회라면 지루하지 않을 겁니다. 혁신은 그런 곳에서 이루어지죠. ... 어떻게 많은 난민들을 스웨덴 사회로 편입시킬까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초대를 해야 합니다. 현재 지구촌은 많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웨덴으로 오는 것이죠. 우리가 그들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걸 보여줍시다."

이러한 보수정당이 있다는게 상당히 흥미롭지 않나요? 세금을 낮추고 경제를 우선시한다고 보수가 아니라, 전통을 옹호하고 기존 사회의 유지를 추구하는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보수니까요. 스웨덴 입장에서 보면 전통적으로 내려왔던 세금 위주 복지사회에서 탈피하고, 전통도 과감히 바꿔야 한다는 보수연합이 오히려 진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도깽이
15/06/24 12:01
수정 아이콘
서울시장 선거때 새누리당에서 서울인권조례안을 공약으로 들고 나오면 어떨지 궁금합니다.

지난번 서울인권조례안때 박시장의 행동 대처 사과문에서 박근혜의 그것을 느껴가지고 무척 실망했거든요.

행동도 문제지만 저는 동성애합법화를 지지하는 입장으로서 재 정책성향과다른 박시장에게 표를 주는것이 옳은 일인가 고민이되네요. 서울시민으로서 한표를 행사할 일이 올텐데요.

저같은경우에 새누리당이 서울인권조례안을 공약으로 내세운다면 박시장과 새누리당후보 둘중누구를 찍을지 고민될거같네요.
BetterSuweet
15/06/24 12:06
수정 아이콘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국내 보수기독교계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15/06/24 12:10
수정 아이콘
표가 된다면 인권조례안이 아니라 슈퍼 인권조례안이라도 공약으로 내걸수 있는게 새누리당이라고 봅니다.
그깟 공약 당선후에 안 지키면 그만이니까요.
알고보면 새누리당도 진보적인 공약 꽤 내걸었었어요. 안 지켜서 문제지
도깽이
15/06/24 12:15
수정 아이콘
다만 인권조례안은 표에 도움될만한 이슈가 아니죠.
동성애지지자들은 박시장에게도 버림받고 새누리당이 손내밀리도 없으니...

답답할따름입니다.
15/06/24 12:38
수정 아이콘
잔인한 말이지만, 정치인들은 표가 안되는 일에는 기본적으로 관심이 적죠
15/06/24 12:43
수정 아이콘
어느 당 어느 후보건 공약으로는 못걸 겁니다. 우리나라 인식상 표로는 무조건 마이너스죠. 그것도 꽤나 큰.
40대 이상 연령층과 친기독교 세력을 대부분 적으로 돌리고 선거를 치루겠다는 터라...
이걸 공약으로 걸려면 마이너스만큼 플러스 요인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해당자가 아닌 이상에는 무덤덤한 이슈고
다그런거죠
15/06/24 13:47
수정 아이콘
새누리당이 인권조례를 공약으로 내세운다고 찍을 가치가 있는 당인가요?

공약을 100% 이행한다고 가정하면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표를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에서 배우는 새누리당은 저런 정책을 지킬리가 없기 때문에 만약 공약을 낸다고해도 찍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로
15/06/24 12:06
수정 아이콘
연설 중 짧은 부분만을 인용했음에도 두 보수당 대표의 말들이 참 멋있네요. 말이 겉치레일 뿐일 수는 있으나, 그 겉치레가 좀 멋있다는 사소한 이유만으로도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게 인간이더군요. 근데 우린 리을혜 님이잖아... 아마 우린 안 될 거야...
세종머앟괴꺼솟
15/06/24 12:06
수정 아이콘
스웨덴은 좀 경우가 많이 다르지 않나요... 거기 보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스펙트럼 내의 보수가 아닐 텐데.
달과별
15/06/24 12:09
수정 아이콘
오히려 새누리당과 대통령의 공약 및 정책은 (이행이 된다는 가정 하에) 유럽 기준으로도 진보쪽에 속한다고 봅니다. 스펙트럼이 그리 다르지는 않습니다.
세종머앟괴꺼솟
15/06/24 12:12
수정 아이콘
하긴 하는 말만 보면... 그 부분을 좀 간과했네요 킁
DarkSide
15/06/24 12:26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래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2012년 대선 공약집을 보고 개인적으로 좀 많이 놀랐습니다.
대표적으로 진보 좌파 공약이라고 불리는 경제 민주화와 복지 공약이 핵심 의제가 된 공약집이라서 ...

(정통 보수라고 불리는 한나라 - 새누리의 기존 스탠스와 비교해서 거의 360도 역회전을 한 듯한 느낌이 ;;
사실 경제 민주화와 복지 공약 같은 경우는 민주당이 먼저 선점했어야 했는데 ;; 제가 이래서 선거 전략은 새누리가 훨씬 유능하다고 봅니다)

기존에 상대적으로 진보라고 불리는 민주통합당 및 야권 계열 진보 정당보다 훨씬 더 좌클릭을 했더군요.
물론 현재로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있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페이크 좌클릭이 된 것 같지만 .....
적당히해라
15/06/24 12:44
수정 아이콘
여왕폐하께선 공약을 이행하실수도, 이행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단지 여왕폐하의 마음에 달려있는것뿐이죠.
DarkSide
15/06/24 12:46
수정 아이콘
그런데 박통 집권 3년차에 접어든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봤을 때는 아마 이행하지 않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듭니다 ;;
질보승천수
15/06/24 19:21
수정 아이콘
어떤 의미로 보자면 지금의 한국 사회가 한나라당도차도 그런 공약을 내걸어야 할 정도로 가계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지금의 북유럽 국가랑 한국의 기반 상황이 너무 다릅니다.
쟤들이 이제 좀 이제 복지 덜 한다고 해봤자 한국에서 이제 걸음마 단계인 복지 더 늘려도 저쩍 동네 복지 성향이 더 강할겁니다.
그리고 결국 말로 끝나느냐 아니면 실제로 이행하느냐도 엄청난 차이고요. 지금 행보로 보면 공약이 눈곱만큼이라도 이행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생각쟁이
15/06/24 16:23
수정 아이콘
직접세율이 어마어마하게 차이나는데요... 새누리당은 세금동결이 공약 중 하나였고.
Shandris
15/06/24 12:17
수정 아이콘
보수주의라는 게 꼭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니 각 나라가 걸어온 길에 따라 형태가 다양하고, 또 정치적인 상황 등으로 오히려 진보주의보다 더 진보적일 경우도 있고 그런거겠죠. 노동자들의 시위를 무력진압하지 않는다고 국왕을 폐위한다 어쩐다 했던 비스마르크가 사회보장제도의 기틀을 마련했듯이...
소독용 에탄올
15/06/24 12:23
수정 아이콘
사회적 균열선은 사회마다 다양하고, 정당이 그중 어떤 분열선의 어떤 측면을 대표하느냐 역시 사회마다 다양성을 가집니다.
좌우 기준으로 보면 자유주의 우파양반들은 난민을 포함하는 '이민'정책에 조금은 관용적이일 수 있고, '노조'기반 좌파 양반들은 덜 관용적인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경제, 가족, 이민 등 정책영역별로 정당들은 '다양한 견해'를 보이죠.

스웨덴의 보수정당이 보이는 차이는 '보수'하고 싶은 '스웨덴 사회'가 무엇이냐, '전통'이 무엇이냐를 어떻게 정의하고 받아드리느냐의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달과별
15/06/24 14:11
수정 아이콘
스웨덴 사민당은 사실 (세계적 기준으로 보면) 난민에 우호적인 정당으로 분류해야 하긴 합니다. 작년 선거에서는 표를 위해 난민에게 보조되는 금액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했던 것이라서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지난 200년간 전쟁에 참가하지 않은 나라인 만큼, 지구촌을 도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어 난민 문제만큼은 정계 여야를 막론하고(극우정당 제외) 공감대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스웨덴을 최고의 나라중 하나로 만들었고,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 차별화가 되는 점이라 생각되더군요.
15/06/24 13:29
수정 아이콘
원래 기본적으로 우파들이 난민들을 지지합니다.
신자유주의 노선이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우호적이고,
그런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값싼 노동력의 공급이고요.

저도 미국에서 공부할 때 세금은 나쁜 거다, 복지는 나쁜 거다.. 라고 말하던 극단적 신자유주의 교수가
이민자는 좋은 거다. 했을 때 처음엔 이해가 안 갔는데 이런 이유가 있더군요.
이민자로 인한 값싼 노동력 공급으로 기업이 활성화되고 기업이 활성화되면 자국민을 위한 고급 일자리가 늘어난다나 어쩐다나...
달과별
15/06/24 14:16
수정 아이콘
스웨덴은 이민자를 많이 받는 나라가 아닙니다. '난민'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보수연합의 난민 정책 자체가 먼저 도착한 사람을 통해 일종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연대해 해결하자는 쪽이라, 저급노동력 공급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웨덴에서 난민이 일자리를 처음 잡는데는 무려 6-8년이 걸린다는군요. 그동안은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셈입니다.
15/06/24 14:30
수정 아이콘
뭐 이민자라고 했지만 난민을 포함한 개념입니다. 포인트는 출신 성분이 아니라 노동력 대비 임금이니까요.

그런데 정말 스웨덴에선 난민이 일자리를 잡는데 6~8년이 걸리는데 그 사이에 보조금만으로 살아간다는 건가요?
1년에 인구의 1%가까운 난민이 유입되는데 그 인구 전부를 국가보조금으로 충당한다는 건데..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안 되네요.
달과별
15/06/24 14:39
수정 아이콘
스웨덴 청년실업률이 23% 정도입니다. 자국민들도 취업이 쉽지 않은 형편이죠. 난민 신청해서 결과통지를 받는 시간만 최소 1년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을 때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언론사에서 인용한 출처를 찾을 수가 없군요. 자세한건 더 검색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추가: 난민신청 허가가 된 뒤에 2년간의 언어 및 일자리 재교육을 마치고 나서 고용이 된 비율이 26%밖에 안 된다는 정부 통계를 찾았습니다.)

또한 스웨덴의 복지는 철처하게 사회에 무언가를 내놓은 사람이 받는 시스템이라, 기여한게 없는 난민들의 생활기초금액은 한국 수준 정도랑 비견되는 정도입니다.
요정테란마린
15/06/24 20:18
수정 아이콘
노르웨이의 극우정당 명칭이 '진보당'입니다. 결국 정당정치가 발달해온 과정 및 역사적 경험 등이 보수, 진보를 가르는 것이지 명칭으로 판단하는 건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적 상황에서 이념의 좌표계와 상관없이 새누리당은 보수로 묶이고 반새누리당은 진보로 묶이는 현실도 있으니깐요. 심지어 민주주의 사회라면 마땅히 근대나 현대를 상정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어느 정도 전근대적 가치(예를 들면, 대통령을 왕에 가깝게 생각하는 부분, 위에서 시키면 아랫 사람은 따른다는 것 등)를 강하게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 근대성 내지 근대적 합의가 한국에선 절대적인 위치가 아닌 논쟁의 대상이 되는 면도 있고요.
달과별
15/06/24 21:11
수정 아이콘
노르웨이의 진보당은 이름만 진보당이고 실제로는 보수를 자체 표방하는 케이스입니다. 1973년 창당 당시부터 보수주의를 내걸고 시작되었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스웨덴의 보수연합도 정식명칭은 스웨덴을 위한 연대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보수를 자처하는 것처럼요.

정당 명 번역이 이렇게 된 것이지 정당정치 발달에 삼을 예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요정테란마린
15/06/24 21:34
수정 아이콘
보수, 진보도 사회가 걸어온 길에 따라 달리 해석된다는 것이지요.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정당정치 발달도 그 과정 가운데 하나고요. 또한 보수나 진보가 상대방의 것이라고 생각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놀랍거나 신박한 일이 아닙니다. 박정희의 건강보험, 김대중의 노동구조조정(물론 한국은 일하는 복지 개념이 바로 들어왔기에 같은 시기 실업급여도 도입되죠.), 노무현의 FTA가 그 예고요.
달과별
15/06/25 04:55
수정 아이콘
본문의 예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몇 없는 사례인지라 소개해 보았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327 [일반] 하루아침에 감옥에 갇혀버린 세인트헬레나 주민들 [19] 달과별13615 16/01/29 13615 6
62628 [일반] 덴마크, 난민의 귀중품 압수 법안 상정 [17] 달과별6512 15/12/18 6512 0
62411 [일반] 시리아 난민들, 캐나다행을 거부하다. [19] 달과별9110 15/12/07 9110 1
61919 [일반] 유럽인권재판소: 아르메니아 대학살 부정과 표현의 자유 [13] 달과별5410 15/11/08 5410 1
61413 [일반] 한국은 언제부터 선진국이 되었을까? [152] 달과별15324 15/10/10 15324 8
59314 [일반] 의외의 정책을 펼친 유럽의 보수정당 [27] 달과별7617 15/06/24 7617 7
58218 [일반] 프랑스의 대학입시 이야기 [38] 달과별12742 15/05/15 12742 10
57249 [일반] 최저임금에서 세금을 떼가는 것은 옳은 것일까? [96] 달과별18682 15/03/29 18682 7
56950 [일반] 영국과 북유럽: 일조량과 자살률과의 상관관계 [33] 달과별13211 15/03/12 13211 1
56917 [일반] 덴마크, 독일, 영국의 빈부격차 추이 [33] 달과별13056 15/03/10 13056 4
56625 [일반] 세계 각국의 경찰 연봉 [35] 달과별23039 15/02/18 23039 4
56549 [일반] 이 나라는 뭘로 먹고 살까? [34] 달과별9614 15/02/14 9614 7
56469 [일반]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중요하긴 한 것일까요? [70] 달과별9749 15/02/10 9749 32
56382 [일반]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법인세 이야기2 (한국 언론의 자기복제) [21] 달과별10873 15/02/05 10873 4
56275 [일반]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법인세 이야기 [7] 달과별11398 15/01/31 1139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