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을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생각하는지는 알겠는데, 그 구현에서 아쉬움이 좀 남는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쥬라기> 시리즈는 오리지널 트릴로지 ('공원' 시리즈)와 시퀄 트릴로지 ('월드' 시리즈)가 있을 거고, 두 방향성은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 3부작이 순수한 공룡과 모험이라는 테마가 있다면, 시퀄 3부작은 유전자 조작 공룡과 대결이라는 테마가 있을 겁니다. 월드 첫 작품은 티라노와 인도미누스, 두번째는 랩터와 인도랩터였죠.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그런 점에서는 유전자 조작 공룡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지만, 조난과 모험이 위주가 되는 오리지널에 가까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임팩트 넘치는 티라노씬이나, 모험극으로써 개별 장면의 퀄리티는 상당히 준수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어디까지나 개별 장면들이라는 한계가 붙습니다.
그러니까, 영화의 단점은 멋진 장면들을 잇는데 있다고 생각해요. 명확한 동기가 부족하고, 개별 장면의 배경과 내용은 만족스럽지만, 좋은 장면을 위해 공간과 시간적으로 건너 뛰는 장면들이 꽤 많아요. 모험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면 시간적-공간적 배경의 연결이 잘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서스펜스를 만드는 방식은 만족스럽되, 모험을 하는 방식은 그닥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게 '공룡'이라는 한계점입니다. 그러니까, 유전자 조작을 했다고 하더라도, 공룡이다보니까, 쉽게 말해 파워밸런스를 어떻게 맞춰야할지 좀 얼렁뚱땅 얼버무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까, 나름 용병들인데 화력이 매우 부족한 건 둘째치고, 화력을 조금이라도 갖추는 순간 공룡들이 학살당하다보니, 그 사이의 균형을 못맞추는 느낌이 들어요.
결국 전반적으로 밑그림은 이해하겠지만, 그 그림 위에 그린 퀄리티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비난받을 만큼 나쁜 영화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괜찮은 영화냐라고 묻는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 영화가 <쥬라기> 시리즈의 외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마치 <로그 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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