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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9/03 23:56:23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994392092
Subject [일반] 한참 뒤늦은 케데헌 후기.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굉장히 핫했었는데, 언젠가는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다가 방금 다 봤습니다. 아이패드로, 집에서 봤구요. 개인적으로, 좋은 스타일과 방향성이 잘 부합한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스타일리쉬'하다, 라는 얘기는 대체로 좋은 이야기입니다. 세련되고 독특한 방식으로 영화를 보여준다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일텐데, 동시에, 많은 영화들은 시각적으로는 과장되지만, 그게 영화의 분위기나 전반적인 모습과 조금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도 종종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소니 애니메이션의 전작인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얘기를 안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 영화는 말 그대로 그 지점에서 가장 '뛰어난' 영화였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멀티버스를 다루는 것 뿐만 아니라 서사와 감정적인 측면에서도 스타일리쉬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 장점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줄여서, <케데헌>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이 영화가 예상한 '목표 방향'에 도달하기 위한 스타일리쉬함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러니까, 슈퍼스타로서, 미디어에 노출되는 가수와 무대라는 지점, 그리고 그 부분에서 준수한 음악과 그에 어울리는 화려한 연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극장이 아닌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한 지점도 있고, 또, 반쯤 '뮤지컬 영화'이기에 가능한 지점도 분명 있습니다. 비교적 서사가 깊은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나, 캐릭터의 비중이 들쑥날쑥한 지점, 또 플롯의 전개가 고르지 않은 점이 있긴 한데, 어떤 측면에서는 넷플릭스 공개라는 점에서 (농담을 섞어서) '짤방형 영화'이기에 유효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딴짓을 해도 따라잡을 수 있으며, 적어도 눈과 귀가 집중되는 시점에서는 그만큼 보답을 해줍니다.

적어도 무엇을 보여주고,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 순간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줬던 것이 지금 흥행세의 원인 중 하나는 아닐까 싶습니다.

덧. 늦게 본 만큼, 패러디(들)을 먼저보고 원작을 나중에 본 셈인데, 반대로 원작에 패러디가 덧씌워지더라구요.
예를 들면 쌀다팜 같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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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포화
25/09/04 00:31
수정 아이콘
점유율이 늘고~ 접속자가 늘어~
유리한
25/09/04 02:32
수정 아이콘
나는 쌀 다 팜~ 난 이미 쌀 다 팜~
25/09/04 06:43
수정 아이콘
너희에게 고하니 매일 2시간씩 재획하라
aDayInTheLife
+ 25/09/04 11:46
수정 아이콘
이거 생각났..
덴드로븀
25/09/04 10:03
수정 아이콘
이동진 (★★★) : 기획을 제대로 관철시키는 스타일과 귀에 쏙쏙 꽂히는 수록곡의 파워.

이동진 평론가의 평처럼 케데헌은 [영화]라는 틀로만 보면 뭔가 대단하고 참신하고 기가맥히고코가맥히는 작품은 아니긴 합니다.
그런데 케데헌을 처음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반짝거린다] 였습니다.

이거 만든 사람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만든게 분명하다.
이거 만든 사람들은 정말 [혼(魂)] 을 담아 만든게 분명하다.

그리고 여러 기사와 인터뷰들을 종합해보면 정말 그게 맞았구요 크크

결국 케데헌 만든 사람들이 뭉쳐서 만들어낸 이런 반짝거림이
케데헌을 시청한 사람들 모두의 마음속에 울림을 주고, 연결하고, 더 크게 증폭되고, 그러다 결국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버린 영화가 된것 같습니다.
자가타이칸
25/09/04 10:55
수정 아이콘
그런데 '스토리는 Ai가 짜준거 같다'라고 말한것도 이동진 평론가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후려친것 같은데...
Asterios
+ 25/09/04 12:53
수정 아이콘
전후 맥락을 봤을 때 Ai가 짜 준 것 같다는 발언은 '스토리가 전형적이고, 아주 짜임새있는 건 아니다'는 말을 그렇게 표현한 게 아니었나 싶네요. 긍정적인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부정적인 의도로 말씀하셨던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aDayInTheLife
+ 25/09/04 11:46
수정 아이콘
크크크 근데 막 되게 좋다까지는 아니긴 했어요. 평균 이상이라곤 생각하지만.
우상향
25/09/04 10:46
수정 아이콘
제목이 주는 낮은 기대치, 다들 한번씩 꿈 꿔봤던 두 직업인 화려한 팝스타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악귀를 때려잡는 히어로라는 참신한 조합, 어린이도 무난히 이해하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어른들도 감동하는 메세지, 감각적인 음악과 그에 맞는 춤과 액션, 판타지가 아닌 현실에 실제 존재할 것 같은 주인공들이 나오는데 예쁘고 잘 생김, 클리쉐지만 마냥 밝게만 끝나지 않는 결말이 애니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편이라 신선하게 다가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OST에 감정 이입돼서 무한 반복 청취. 매기 강과 공동 감독인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봉준호 감독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듣고 보니 묘하게 봉준호 장르적인 느낌이 남. 기분 탓일지도...

대충 제가 생각한 인기 있는 이유인데 뮤지컬 영화라기 보다는 감각적이고 세련되면서 서사 있는 장편 뮤직 비디오로 같습니다.
aDayInTheLife
+ 25/09/04 11:47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그게 ‘짤방형 영화’와 맞닿은 지점 같기도 해요.
구치리
+ 25/09/04 11:30
수정 아이콘
스타일리시함 백번 동의합니다.
이것을 가장 잘하는게 스파이더맨에서 이미 보여준것 처럼, 소니애니메이션인데...
수혜를 가장 못받는 상황이 된 웃픈 사태가 흐흐..
aDayInTheLife
+ 25/09/04 11:47
수정 아이콘
그래도 넷플릭스가 판권 가져갔지만 히트는 쳤으니 크크
그래도 남는 게 없..을까요?
수메르인
+ 25/09/04 12:22
수정 아이콘
전개 자체는 여기저기 구멍이 보이긴 하는데 그런 부분이 하나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연출을 잘 했더라구요. 이게 뭐지 싶을 때 등장하는 뮤비 때문에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더해서 뭔가 쌈마이틱한 제목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강렬한 메시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aDayInTheLife
+ 25/09/04 12:43
수정 아이콘
결국에는 스타일을 잘 살리는 기획과 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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