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11/05 08:52:22 |
Name |
MoMo |
Subject |
[펌] 간만에 요환군의 글이 카페에 올라왔는데, 재밌어서요^^ |
펌글을 가져올때는 언제나 뭔가 조심스럽고 찔리는(?) 듯한 느낌이지만, wcg 때의 요환군의 긴장과 압박감이 생생히 느껴지는듯 하여... 이미 결과가 다 나와서인지, 전 이 글을 보고 씨~익 웃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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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
이제서야 글을 올립니다..
어제 우승하고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오랜만에 푹 자고 좀 전에
일어났습니다...
2연패라니..
아직 꿈만 같아요..실감 나지도 않고요..
64강 8명 풀 리그 할때만 해도 정말 아찔했었는데....
그 페루 선수한테 뒷통수 맞고 나서 부터 계속 흔들흔들 거리다..
미국선수한테 한방 더맞고..
탈락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다가...
또 페루선수가 건네어준 한가닥의 지푸라기를 잡고..
한시간 동안 업치락 뒤치락.. 엉금엉금 기어올라온후에..
또 미국선수한테 옆통수 맞고 어질어질 -_-;;
그 후로 정신 바딱 차리고 프랑스 선수 잡고..
그후에 한시간 동안 업치락 뒤치락 했던선수랑 또 마지막게임-_-;;
붙어서.. 이번엔 한시간 쌈이 아닌... 엘리미전을;; 어렵게 이기고
16강에 올랐습니다..
홍진호 선수와 16강전을 하더군요..
저녘에 박신영선수와 열심히 해봤지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최고의 저그와! 최적의 저그맵에서! 노출된 전술을 가지고! 저의 단점인
최고의 실력 발휘가 힘든.. 방송경기로 경기를 치루어야하더군요..
모든 조건이 최악-_-;;
하지만 16강 부터는 많은 분들이 오셔셔 응원해주기 시작하셨고..
방심해 어렵게 치뤄온 풀리그때의 부진을 생각하면서
정말 온몸의 정신을 게임 한곳으로 집중했습니다..
떨리지 않게 우황 청심원도 먹고, 붙이면 추해보이는 집중력 파스도
붙이고 돌아다니고..
Sky배 박정석선수와 붙을때와는 정반대였죠..
그때는 긴장이 하나도 되지 않은 반면에 이번엔..
풀리그때의 기억도 있고...상황도 그렇고.. 너무너무 긴장되는것이
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경기가 있을때 역시.. 어느정도의 긴장이 있어야..더욱
집중도 잘되고 게임도 잘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렵게.. 홍진호 선수를 이기고 나니..
위너스 조에는 제가 생각하는 어려운 선수들이 거의 루저스로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우선.. 베르트랑 선수가 다음 상대지만.. 베르트랑 선수에게는
어느정도 자신감도 있었고 .. 또 다른 페루선수나 미국선수 불가리아
선수등등 내가 모르는 스타일이 아니라 알고 있는 스타일이라..
훨씬 맘이 놓였습니다..
그후로.. 여러분들께서 도와주시고 정신 바딱바딱 조심조심 플레이한결과
결승전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맘의 안정을 되찾았지만.. 그것도 잠시.-_-;;
지옥의 불구덩이(루저스)로 떨어진 홍진호 선수가 지옥의 사자들을
하나하나 물리치며 다시 저와 만나게 되었더군요..
저는 더 불안했습니다..
일딴 결승에 올라가고.. 휴식을 취하러 숙소로 갔는데...
아무도-_- 없더군요... 홍선수도 한선수도 박선수도..
그날 피파에 김두형 선수와 스타팀 숙소에서 잤습니다..조용히;;
다음날 하루 연습시간을 이용해서.. 조용호 선수,나경보 선수,박상익선수
랑 연습을 열심히 했습니다..
정말 자기 일인것 처럼 저의 전술의 장점 단점..을 지적해 주면서..
이전략 저전략을 추천해주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11:30까지 연습을 하고 숙소로 왔더니.. 역시-_-;; 아무도 없더군요..
씻기전 운동을 하고 있는데.. 홍진호 선수가 들어오더군요..
두둥..;; 평소에는 알수 없는.. 이.. 위압감;;;
하지만 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이것 저것 평소처럼 행동했슴다.
진호는 하루종일 연습해서 피곤했는지.. 들어오던 꼴로 침대로가 자더군
요;;
저도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서 자려고 했는데..
첨에는 TV소리에 깨고(저는 2층에서 자고 리모콘은 어디있는지 모르는
상태..귀찮아서 계속 누워있었음-_-)
누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에 깼습니다.. 잠시후 아는 동생에게
전화도 오더군요..
그후로..계속해서.. 자다깨다 자다깨다 했습니다..
첨에는.. 피파의 김두형 선수와 결승전에 만나서 이기는 꿈을 몇번
꾸더니 낭중에는 진호와 결승전에서.. 지는 .. 그런 꿈을 계속 꿨습니다
놀래서 일어나고 피곤해서 또 잠들고.. 또 같은 꿈을 꿔서 .. 또 깨고..
낭중에는 어떤것이 현실인지 구분이 안가더군요..ㅠㅠ;;;
예전에 영화를 찍을때의 현상이었습니다.. 너무 긴장했었나봐요..
아침 한 8시 까지 그걸 반복했습니다..
8시 정도에 깼을때는 진호가 자고 있는걸 확인했었는데..
어제 제가 일어나기로 생각했던..10시에 일어나고 나서 진호자리보니까..
없더군요-_-;; 벌써 일어나서 연습하러 간것이죠...
후다닥 일어나서 저도 연습하러 갔습니다. 늦게잔 경보,용호,상익을
억지로 깨워서.. 피씨방에가서 잠시 연습을 하다가..뒤늦게 대회장에
가서 셋팅하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 오셨는데.. 늦어서 인사도 못하고..그냥 뛰어들어가게 되었
네요.. 정말 죄송죄송..
뛰어다니면서 어떤 팬분께.. 따뜻한 손난로을 받았습니다..
정말 따뜻하더군요..
그 손난로...춥고 긴장되서 부르르 떠는 제손을 편안하게 해주더군요..
정말 고마웠구요..
많은 분들의 응원과 저의 노랫소리로-_-;; 게임을 하면서.
편안하게 게임을 할수 있었고.(그 감옥안에.. 그런 장점이^^;;)
준비해온 전략을 다 펼칠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준비해간 전략이 홍선수의 전략의 맞춤빌드 여서.. 운좋게 게임을
이길수 있었죠.
어제하루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되었어요..
겨울 날씨에도 응원하러 와주신 많은 팬여러분들과 혼자가 되 힘든점을
잊게해준 많은 게이머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P.S 게임 최강국 한국이 종합우승을 해서 너무너무 기쁩니다.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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