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어젯밤 제 글에 충격을 받으신 분들께 사과를 드립니다.
좀 더 성실하게 피드백해드리고 싶었는데 댓글이 막히고 삭게로 가는 바람에 충분히 답해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에 답하면서 이준석이 도대체 왜 노무현과 자신이 닮았다고 하는 걸까 하는 질문을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왜 이리 화가 나면서도 뒷머리가 서늘한 걸까 하는 의문도 같이 들더군요.

그러다가 이 기분을 최근 여러 번 느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윤석열이 계엄을 발표할 때, 윤석열이 석방 전 헌재에 나가 헛소리를 늘어놓을 때, 그리고 대법원에서 선거법 3심 선고를 예정보다 훨씬 빨리 예고할 때 느꼈던 의아함이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이 타이밍에 하는 거지? 하는 기분 말입니다. 어리석은 헛짓일 수도 있고 별 의미 없는 예고일 수도 있었지만 그 결과는 매우 파괴적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인데, 저도 설마 그럴까 싶긴한데요, 이준석은 노무현이 정몽준과 단일화했던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김문수와 합치는 것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요?

원래는 이준석이 단일화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문수보다 지지율도 낮고, 국힘에 들어가면 당권은 커녕 적당히 이용만 당하다가 또 쫓겨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어요. 무엇보다 내란 세력과 합칠 명분이 없죠. 그래서 한 열흘 전에 다른 곳에서 어느 분이 이준석은 분명히 단일화할 거다, 만약 안하면 피자 10판을 쏘겠다고 하셔서, 저도 단일화 안하는 거에 줄도 섰었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이준석이 얼마전부터 꾸준히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노무현이 추구했던 삶과 닮은 점이 없는데도 자기가 노무현을 닮았다고 억지 밈처럼 계속 말하고 다녔죠. 자신의 행보를 노무현 인생 중 단편적인 키워드에 대입하는 방식으로요. 자기 지지율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고, 이재명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만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이상합니다.

제가 이준석을 싫어하긴 하지만, 김문수와 국민의힘 같은 명백한 내란동조세력과 비교해서 그래도 정치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 대선토론에서 김문수와의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관심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할뿐 절대 안한다는 말을 하진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이준석이 김문수와의 단일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부실한 예측이라 좀 민망한데요, 이 정권에서 일어났던 기괴한 일들을 생각하면, 이유를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날 때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감정으로는 이준석이 김문수와 단일화해서 같이 망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성으로는 이준석이 내란세력에 힘을 보태지 않고 앞으로 더 나은 정치인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 특히 이준석 지지자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1. 이준석이 김문수와 단일화하는 것이 이준석에게 도움이 될까요?
2. 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3. 두사람이 단일화 된다면 그 때도 이준석을 지지하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