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래 눈팅만하다가 피지알 가입하고 나서도 주옥 같은 글들을 가릴까 글을 한 번도 쓰지 않고 리플만 달았는데 오늘 처음 글을 씁니다.
조언을 부탁드려요…

아까 7시 30분쯤 집 앞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회사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터라 집 앞 편의점에서 라면과 꼬마김치를 사서 나오던 중이었는데요.
제 앞으로 검정색 에쿠스 1대가 지나가더군요.
굉장히 느린 속도로 지나가서 전 아는 사람이 타고 있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어쨌든 차가 살짝 지나갔고 전 한 손에 라면, 한 손에 핸드백을 들고 집을 향해 몇 걸음 걸었어요. 건물 사이의 골목길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지나갔던 차가 후진을 하기 시작하는데 제 앞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후진을 하는거예요.
지금도 그 때 생각을 하니 머리칼이 쭈뼛하네요… 정말 얼마나 놀랬는지…
전 당황해서 어! 했고

차가 저를 쳤어요. 빠른 속도는 아니었구요.. 1단정도의 속도.
골반 아래쪽 허벅지? 부위를 친 것 같은데 그 충격에 저는 반대편으로 튕겨 넘어졌구요.
넘어질 때 손바닥을 땅에 짚어서 크게 다치진 않았는데 정말 놀랐죠. 그리고 차가 워낙 큰지라 세게 부딪힌 게 아닌데도 금방 못 일어나겠더군요.

차 쪽을 보니 차는 그대로 있고 운전자가 내리지도 않길래 이거 뺑소니 아냐? 싶어서 일어나서 계속 쳐다보는데 그래도 반응이 없었어요… 황당해서 “저기요!” 하고 소리를 쳤는데 조금 있다가 운전자가 내리더군요.

그리고선 괜찮냐고, 못 봤다고, 죄송하다고 그랬던 거 같아요.
전 그제서야 제 상태를 확인했는데 제일 아픈건 무릎이었고 살펴보니 무릎이 까져서 피가 나더라구요. 근데 느낌상 크게 다친거 같진 않았고 찰과상 정도인 것 같았어요.

어쨌든 상처를 보여줬더니 운전자가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그 상태로 멀뚱히 30초쯤 서 있었는데 별 다른 조치도 없고, 저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몰라서 일단은 급한 대로 차 번호를 핸드폰에 입력했어요.

놀라서 그런지 손이 덜덜 떨리고 ㅠㅠ
그랬더니 운전자가 명함을 드릴께요. 전화주세요. 하면서 명함에 전화번호를 적어주는데 대리운전사 명함이더군요.
그래서 본인차가 아니세요? 하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그래서 전 명함에 적어준 번호가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그 자리에서 확인 전화까지는 차마 못 하겠어서 이름도 적어달라고 해서 받아서 집에 왔어요.

돌아서면서 집에 전화를 했는데 아빠 목소리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ㅠㅠ
집에 와서 보니 손에 들고 있던 라면은 박살이 났고 한쪽 무릎이 조금 많이 긁혀서 피가 났네요. 그리고 양쪽 손이 살짝 까지고 팔꿈치 까진 정도의 찰과상 이예요.
차에 부딪힌 부분이 누르면 좀 아프긴 한데 큰 이상은 없는 것 같구요…

지금은 살짝 목이 뻐근한데, 놀라서 그런 거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제가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정장 팔꿈치가 살짝 헤졌고, 구두 앞쪽이 시멘트에 쓸려서 벗겨졌어요. 휴~~

이런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아는 분께서 일단 후유증이 있을지 모르니 병원은 꼭 가보라고 하셔서 내일 가려고 해요.
그런데 보험 처리를 안하고 현금 합의를 하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죠?

경미한 접촉사고로 입원하고 그러는 거 너무 하다고 생각해 왔던 지라 저도 과하게 요구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그냥 넘어가자니 다친 것도 그렇고, 옷이랑 구두 망가진 거 하며, 내일 병원 가느라 회사에 연차도 내려 하는데 좀 억울하네요.

차와 차끼리 부딪혀서 살짝만 긁혀도 돈이 얼만데, 하물며 사람 쳤고 상처까지 났으면 꽤 큰 사고라고 보험회사 아는 분이 말씀은 해주시는데
그렇다고 대리운전 하시는 분, 부유하지도 않을 텐데 생각보다 금액이 높으면 절 원망할거 같기도 하고 ㅠㅠ

한편으로는 얼마나 부주의하게 운전을 했으면 천천히 지나가는 사람을 후진으로 쳤을까 싶어서 내가 걱정해 줄 부분이 아니다 싶기도 하네요…

이런 경우 제가 어떻게 처리를 하는 게 좋을까요. 현금 합의를 한다면 얼마 정도가 적당할까요?
옷이랑 구두만 괜찮았다면.. 싶기도 하고..
객관적으로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Timeless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5-11 09:02)